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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 테리 이글턴의 아주 특별한 문학 강의
테리 이글턴 지음, 이미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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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고찰

 

 

최근 책을 읽는 사람을 보기 힘들어졌다. 뭐, 실용서나 웹툰, 장르 문학 등의 시장은 예전보다 넓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순수하게 문학을 읽는 인구는 많이 줄어들었다. 최근에 시행된 도서정가제는 오히려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골목 상권이든 오프라인 매장이든, 그들의 판매 상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된 도서정가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책'에 대한 거리감을 더욱 부추기게 된 것 같아 씁쓸해질 때가 많다. 소비의 형태가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 위해 다른 더 많은 것들이 희생되는 꼴이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문학'을 제대로 읽기 위한 방법서가 나왔다. 구체적인 방법서라기 보다는 '문학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고찰이었다. '테리 이글턴'이라는 작자의 이름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기분이었다. 어쨌든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그냥 일반 독자라면 어떨까? 테리 이글턴이라는 이름만으로 읽기에는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테리 이글턴이 문학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고찰을 시행하면서 사례로 들고 있는 책들이 모두 외국 책들이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외국 고전,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세계 고전을 예시로 들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꾸준히 읽어온 사람에게는 배경지식이 많이 이 책에 접근하기가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라면? 그래도 책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다. 필요한 부분은 인용이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모든 책들을 읽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는 조금 불만족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랜만에 문학비평서를 읽는 참이라 조금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나 설명은 거의 없고 문학을 제대로 읽는 방법론에 대한 서술이 더 많았다. 문학 작품에 대한 분석보다는 어떻게 읽어야 작품을 제대로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 섬세한 읽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반성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 책 속에서 테리 이글턴은 어떤 학생들이 문학 작품을 비평하는 모습을 그려 놓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은 흡사 친구들과 수다로 텔레비전의 어떤 드라마 내용을 얘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드라마 속의 남주인공이 잘 생겼고 여주인공이 예뻐서 잘 어울린다, 내용 구성이 우연적이지만 재미있다, 등등으로 말이다. 테리 이글턴은 이런 이야기 방식은 문학 작품을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나도 이 장면을 보며 뜨끔한 게 있었다. 학교 다닐 때도 어떤 내용을 나름대로 비평하고 분석했다고 했지만 결국 얕은 수준의 감상을 말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을까 하는 반성 말이다. 어쨌든 작품을 섬세하게 읽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 동안 훈련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가끔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읽고만 싶을 때가 있다. 문학을 분석하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게 더 먼저이지 않을까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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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01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평소에 책을 분석하듯이 서평 쓰는 것처럼 보여도 잘 읽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내용들이에요. 비평하기가 생각보다 어려워요.

바람향 2016-04-03 10:22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제대로 된 비평을 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냥 감상만 해왔던 자신을 반성해 보았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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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감 - 대중문화의 정치적 무의식 읽기
김성윤 지음 / 북인더갭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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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대중문화 파헤치기

 

 

우리의 일상 생활은 대중문화와 뗄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손 안의 작은 세상'이라고 하는 스마트폰이 나타나게 되면서 대중문화는 우리 생활에 더욱 가까이 있는 세계가 되었다. 대중문화 자체가 모든 미디어를 통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중문화는 단순한 놀이에서 최근에는 하나의 '한국문화', 사회 현상이 되었다. 그러한 대중문화를 분석하게 된다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걸크러쉬'라는 말이 있었다. 뉴스 기사나 대화에 '걸크러쉬'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한 것이다. 이게 대체 무엇일까? '여성들에게 호감을 주고 열광하게 만드는 여성'이라고 한단다. 스마트폰의 미디어가 우리에게 노출 될수록 가끔은 멍~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이렇게 전혀 몰랐던 말들을 듣게 되면 말이다. 내가 시대에 너무 뒤떨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것이다. 그러다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은어나 속어 등이 아닌데도 단어의 뜻을 인터넷에서 찾아봐야 하니 말이다.

 

세대 간의 단절을 논하면서 청소년들이 쓰는 은어가 예로 나온다. 뭐, '생파'나 '생선' 같은 거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모든 세대가 모든 말들을 짧게 축약해서 쓰고 미디어는 그것을 더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 가끔은 말을 너무 축약해서 뉴스 기사가 무슨 말인지 모를 때도 있다. 어쨌든 언어의 축약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다. 생각을 길게 하기 싫어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다음 세대에 어떤 결과로 나타나게 될지 궁금하다.

 

어쨌든 이 책은 먼저 연예인들의 팬인 '팬덤 문화'를 아주 상세하게 다루고 있었다. 서태지부터 HOT, 젝스키스, 그 이후에 수많은 아이들이 등장하게 되는 지금까지 팬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 그리고 그룹 멤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팬픽이 청소년들의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성숙한 팬들이 있는 반면에 연예인을 괴롭히는 사생팬의 형태까지,,, 팬들의 모습도 이렇게 다양하게 나타났다니 재미있었다.

 

게다가 여자 아이돌 그룹을 쫓는 '삼촌 팬'의 등장 부분은 그들의 딜레마가 공감되기도 했다. 어린 청소년들을 좋아하는 걸 변태로 볼까봐 누구한테 드러내 놓을 수 없는 마음,,, 나이가 들어가면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형 기획사를 비교하는 시선도 흥미롭게 읽혔다. 팬들의 카페를 돌아다니며 많은 자료를 활용하고 있어서 찾는데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외에도 명품과 짝퉁의 사회학, 박재범 사태를 다시 살펴보기, 과거를 회상하는 영화들의 의미 분석, 캠퍼스 드라마의 한계, 서바이벌 오디션 등등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었다.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고 우리의 사회 현상에 대한 의미를 분석해 보고 싶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최근 인터넷에서 '인육 괴담'이 자주 검색어에 오를 때가 있다. 흉악한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반복되는 일로서 조선족이나 다른 민족에 대한 혐오감이 무섭게 드러난다. 유럽에서 난민들에 대한 혐오감과 공격성이 드러나 듯, 우리도 다른 민족에 대한 증오 수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나타나게 된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을 심정적으로 아무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조금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 같다.

 

이런 차원에서 작자는 <비정상회담>에 대해서 깊이가 얇다며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온 다양한 외국인들의 다양한 가치관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내게는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어떤 나라든 자기 나라에 대한 애국심도 있고 반면에 자기 나라의 잘못되고 부족한 점은 비판하면서 말이다. 자기 나라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다른 나라에 대해 상대주의적인 관점을 갖는 것이 우리가 세계적인 감각을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다양한 미디어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대중문화와 사회, 정치적 문제점을 발견하고 있었다. 작자가 자기만의 시각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분석하고 비판하고 있는 점이 좋았다. 그 주장에 대해 공감하거나 반발할 수 있지만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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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 우주와 과학의 미래를 이해하는 출발점 사이언스 클래식 25
리사 랜들 지음, 이강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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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립자나 우주라는 세계의 비밀



누구나 드넓은 하늘을 보며 꿈꿀 것이다. 저 넓은 하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말이다. 철학자, 몽상가, 문학가, 종교인, 과학자 등의 수많은 사람들이 하늘 저 너머의 세계,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서 노력했다. 종교인에게는 하나님으로 통하는 절대자가 있을 것이라 상상하고, 몽상가나 문학가는 외계인 등의 또 다른 생명체의 존재를 꿈꿀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증명해 내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인 'Knocking on heaven's door'를 보면서 동명의 영화와 함께 노랫가락이 자꾸 떠올랐다. 한때 흠뻑 빠져 있었던 노래여서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 올랐다. 그러면서 작가가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열정이 느껴졌다. 바로 자신이 모르는 과학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알아가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리사 랜들은 이론 물리학자로서 하버드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녀는 입자 물리학과 우주론을 연구하고 있는데, 이론 물리학자로서 종신 교수직을 취득한 첫 번째 여자 교수이다. 그녀는 여분 차원 이론인 '랜들-선드럼 모형'을 제안하여 세계 물리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급팽창 우주론, 초대칭성 이론, 대통일 이론, 끈이론 등에 공헌을 했다고 하니, 앞으로 그녀가 제안할 물리학적 지식이 기대 되었다.


특히, 리사 랜들은 취미로 암벽 등반과 스키를 즐기며 오페라 각본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그녀의 이런 열성적인 활동이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하면 일과 생활을 이렇게 완벽하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만큼 허투로 버려지는 시간이 없이 효율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일 것이다.


어쨌든 저자는 먼저 우리 현실 속에서 과학의 실생활 적용을 다루고 있었다. 특히, 종교와 과학의 대립되는 영역을 분명하게 구분하여 비교하였다. 종교는 종교의 세계에서 존재하고, 과학은 소립자나 우주의 영역의 비밀들을 증명하여 밝혀내는 것이라고. 관념적인 세계와 물질적인 세계를 분명히 나눠서 이해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소립자의 세계인, 원자나 쿼크 등의 입자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 전문적인 서적인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지 않아 평이한 말로 쉽게 설명하고 있는 점이 좋았다. 하지만 소립자들의 세계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이 없다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소립자 세계 이후에는 바로 우주의 비밀을 다루고 있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부분은 블랙홀이나 암흑물질에 대한 내용이었다. 우주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것 같다. 우주는 얼마나 더 넓고 그 세계에는 대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주의 중심에는 대체 무엇이 있을까? 수만년 간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왔어도 세상은 너무나 많은 비밀로 감싸여 있는 것 같다. 양파의 껍질처럼 알아도 알아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과학자들도 그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돈을 투자해 LHC를 지은 게 아닐까? LHC의 역할은 아무리 설명해 줘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립자들의 충돌을 유도하는 것 같은데, 그 넓은 땅에 그렇게 큰 규모로 짓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어쨌든 그곳은 화성으로 이주하여 지은 우주 기지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과학 시설이 지어지고 있었고 그 사이에 과학계에서 중요한 발견이 이뤄지고 있었다니 쉽사리 믿기 힘들었다.


어쨌든 이 시설이 우리 인류의 과학을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줄 거라는 저자의 설레임이 내게도 전해졌다. 정말 우리 인류는 언젠가는 천국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까? 다음의 탐구 세계를 두드리며 기다려 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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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업 사회 - 일할 수 없는 청년들의 미래
구도 게이.니시다 료스케 지음, 곽유나.오오쿠사 미노루 옮김 / 펜타그램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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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문제, 무업자



'무업자'? 생소한 용어였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도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말이었다. '취업 대란'이라는 말이 있다. 대학교를 졸업해도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찾기 힘든 현재 우리의 시대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말이다. 취업이 힘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좋은 일자리는 많지가 않아서 경쟁이 심하다. 그만큼의 스펙을 쌓기 위해서 대학교 교육 외에도 유학이니 인터쉽과 같은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만큼 대학교 졸업을 유예하게 되고 경력을 쌓기 위한 시간이 더 투자되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투자 시간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는 찾기 힘들어졌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경제가 어려워지고 그만큼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정규직을 뽑기보다는 인턴이나 비정규직, 계약직이라는 임시직이 너무나 많아진 것은 아닐까? 싼 값에 사람을 부려먹고 너무나 쉽게 계약 만료를 들어 사람을 자를 수 있게 되었다. 불안한 현대 사회 속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동동거리며 돌아다녀 보지만 취업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취업이 되었어도 그 자리에 만족할 수 없어 거의 대부부은 또 다른 곳으로의 이직을 꿈꾸게 된다.


'평생 직장'이라는 말이 무색한 시대에서, 그나마 평생 직장의 명맥을 잇고 있는 '공무원'에 대한 열풍이 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공무원이라는 한 가지 직업에 몰려드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강한 사회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런 사회 속에서 최근에 하나의 법이 논란이 되었다. 기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다는 법이 말이다. 저성과자를 퇴출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말은 어떤 면에서는 타당한 말같이 들린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저성과자'를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 않은 것 같다. 명확한 기준이나 잣대가 없는 상황에서 '저성과자'는 기업의 입맛에 맞게 아무렇게나 적용해 버릴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의 주장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수 있을 것인가.


어쨌든 일자리를 찾기 힘든 경쟁 상황 속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고민도 하고 경력도 쌓으려고 했고 이력서도 넣고 면접도 보았다. 하지만 결국 취업이 되지 않았다. 이것이 본인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경쟁이 심화된 사회 구조적인 모순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자신의 의도와 달리 '무업자', 즉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편한 일자리만 찾으려고 하는 게 잘못이라고.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에게 나약해서 그렇다고 말이다. 하지만 일하다 보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된다는 희망이 있었던 옛날과는 시대가 달라졌다. 지금은 아무리 일해도 지금의 상황을 바꾸기 힘들고 이렇게 일해도 노후 생활이 보장되지 않을 거라는 불안한 미래를 떠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불안한 사회 속에서 어떻게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저런 걱정으로 매일 밤잠을 설치면서 고민하는데 말이다.


이러한 여러 문제적 상황을 개인의 잘못이라고 치부하면서 혼자서 극복하라고 해서는 안된다. 어쨌든 일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을 수록 사회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도 고용지원센터 등을 통해 국가가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들이 더욱 더 활성화되어 많은 청년들이 '무업자'의 상태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찾고 즐겁게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은 일할 수 없는 청년들이 많은 '무업 사회'가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는 책이다. 일할 수 없는 청년들도 나름대로 취업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다양한 이유의 장애 때문에 일을 못한 것 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우리 사회에서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일본 사회에 대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그들과 많이 다르지 않은 우리 한국 사회를 엿볼 수 있기 때문에 이해가 어렵지는 않았다.


오늘날 언제 어디서나 애쓰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파이팅~!"을 외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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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불감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도덕적 불감증 - 유동적 세계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너무나도 소중한 감수성에 관하여
지그문트 바우만.레오니다스 돈스키스 지음, 최호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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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도덕'은 어떤 의미일까?

 

 

오늘날 우리에게 도덕성과 윤리는 의미가 많이 희석된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게 도덕성을 요구하기보다는 경제적인 여유를 더 추구하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순수해야 할 청소년들까지도 돈을 많이 주면 감옥에 갈수도 있겠다고 하면서 물질적인 것을 더 가치있게 여기고 있다. 인생을 살면서 우리에게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오로지 물질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현대 우리 사회에는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게 된 것 같다.

 

이러한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언제부터인가 인문학을 공부하자는 열풍이 불었다. 인문학이란 무엇일까? 바로 우리, 우리 사회,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도 살아가기가 너무 힘든 현실 속에서 '사람답게' 사는 게 너무나 힘든 일이 되어 버렸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해 갈까?

 

이러한 고민이 묻어 있는 게 바로 이 책이었다. 먼저 이 책에서는 도덕적 마비 상태를 '아디아포라'라고 하였다. 아디아포라는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즉 일종의 도덕적 마비 상태를 함축한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활동, 언어, 생각 없이 그저 안전하게 모방하면서 말하거나 행한 모든 것이며, 모두 우리가 성찰하지 않은, 그러나 잠자코 동의한 악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도덕적 불감증의 상태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 듯 했다. 너무 많은 것들이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찾지 못하고 헤매게 되었다. 여러 곳을 이사하고 다른 곳으로 공부를 하러 가고,,, 언제나 떠돌아 다녀야 하는 인생을 살게 되었다. 게다가 어떤 직장을 얻더라도 정년까지 가기도 힘든 시기에 우리가 믿고 버틸만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눈앞에 보이는 현실, 바로 '물질'인 것이다.

 

그래서 옛날과 달라진 것은 눈에 보이는 독재자가 '악'이 아니라 익명의 다수가 바로 '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인간관계가 물건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태도를 닮아간다고 한다. 모든 게 단순화되고 순간적인 쾌락과  욕구만 추구하게 되었다. 우리의 현실적인 고민이 절실하게 묻어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지금 국정 교과서를 만들려고 하는 우리 사회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역사는 어떤 정치적인 신조나 그것에 봉사하는 정권의 소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그리고 역사는 민주주의 정치가든 권위주의 정치가든 정치가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고 한다. 우리의 역사 자체도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어쨌든 모든 게 불안한 현대 사회에서 많은 것을 곱씹어 봐야 하는 책이었다. 그만큼 '천천히 읽기'를 위한 책으로 우리 사회이 다양한 양상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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