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이란 무엇인가
매슈 드 어베이투어 지음, 김훈 옮김 / 민음인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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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거친 야생의 매력

 

어렸을 때 보이스카우트이나 아람단에 소속된 아이들이 있었다. 복장을 갖춰 입고 학교나 야영장에서 캠핑을 하는 그들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었다. 지금도 학교에서 보이스카우트나 걸스카우트 등이 있는 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런 단체 생활은 나중에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련회 같은 것으로 확대되었다.

 

수련회는 오랜만에 집이나 학교를 떠나 낯선 곳에서 밥을 해 먹으며 인간의 생존 본능을 나름대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학교 행사로서 자리잡아 갔다. 수련회는 체력장을 하고 밥을 해 먹고 캠프파이어도 하고 촛불의식도 하면서 우리가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낯선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것은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기 시작한 캠핑 열풍과도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왜 사람들은 캠핑에 빠져들고 있는 것일까? 낯설고 색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도시 생활에서 겪지 못한 '생존'의 참맛을 느낄 수도 있다.

 

캠핑의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캠핑은 우리에게 자립 정신을 일깨워 주고 홀로서기의 새로운 동기를 제공한다. 자신이 얼마나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가를 드러내 주고 역경에 처했을 때 인내해야 한다는 점을 가르쳐 준다. 새로운 즐거움에 눈뜨게 하고, 더 큰 자유를 안겨 준다. 마음을 쉬게 하고, 기분전환을 시켜 준다. 자기 식구들이 다른 식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제공하고, 식구들이 야성적이고 순수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한다. 신체 활동의 기회를 늘려 대체로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캠핑은 교육적인 힘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어째서 캠핑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캠핑은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화면들로부터 벗어나게 해 준다. 캠핑에 대한 우리 기대치는 낮은 편이어서 무사히 살아남는 것 이상의 것들은 죄다 보너스에 해당된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 환경 간의 대화다. 우리는 환경을 개선시킬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 또한, 우리 자녀들을 집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들어가게 해 준다. 자연은 자녀들이 모험을 하거나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배우는 곳이요, 그런 위험성들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가져다주는 곳이다.

 

책에서 작자인 매슈 드 어베이투어는 부인과 갓난 아이를 데리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버스와 비행기를 타고 캠핑을 하는 순간들을 적어 놓았다. 그것을 보면서 왜 저렇게 힘들게 캠핑을 가려고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들도 버스 승객이나 공항 관계자들에게서 뜨거운 눈총을 받았다. 그렇게 불편하고 힘든데도 캠핑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나중에는 하나의 경건한 의식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 자랐을 때도 그들은 여전히 캠핑을 다니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캠핑에 대한 의미와 역사적인 의의가 많이 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유명한 사람들이 캠핑의 참다운 의미를 깨닫고 될 수 있으면 캠핑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거대하고 숭고한 자연을 느끼며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걸 깨닫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간은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는 걸 느끼고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지구를 지키기 위한 작은 노력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캠핑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그 중에서 미국의 대통령인 루스벨트캠핑을 했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대통령이 되어서 힘들고 불편한 생활을 일부러 했다는 점이 말이다. 거기다 그 때는 눈이 많이 오는 겨울이었다. 숲에 있는 오두막도 아니고 수행원 없이 배낭을 메고 가이드를 따라 며칠을 산속에서 묵었다. 루스벨트는 13센티미터의 눈으로 덮인 상태에서 깨어나 주변의 은빛 침엽수들 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고드름을 보고 "내 평생 이렇게 멋진 밤은 처음이오."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이 캠핑의 경험 이후로 루스벨트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 외에도 <시튼 동물기>로 유명한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20세기 초 뉴욕의 사교계 명사로서 지역 젊은이들을 위해 개설한 숲살이 캠프는 나중에 보이스카우트 운동을 태동하게 하는 데 큰 영향미친 사람이었다. 또한, 심리학자인 로저스, 미국의 대통령 부시 등 유명한 사람들도 캠핑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특히, 미술가나 문학가 등 예술가들이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음식점을 평가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슐랭 가이드'1926년에 최초로 출간되어 처음에는 운전자들에게 시골 지역들을 상세히 소개하는 책자였다. 그 책자는 타이어 제조회사인 미슐랭이 마케팅을 활용하기 위해서 출간한 것으로 회사를 크게 발전시켰다. 이것이 바로 운전과 캠핑을 융합시키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캠핑은 불편하지만 우리에게 자연의 숭고함을 알려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캠핑 열풍이 불지만, 우리는 어느새 너무나 완벽하고 완전하고 불편하지 않은 캠핑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캠핑 관련 도구를 풀세트로 완벽하게 마련하고 텐트도 크고 넓은 것을 고른다. 집 자체를 옮겨놓은 것처럼. '캠핑'은 불편함을 감수해야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캠핑은 각오가 필요하다. 본말이 전도된 캠핑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 알라딘 민음인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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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 이별과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다시 살아가는 법
안 앙설렝 슈창베르제 &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 허봉금 옮김 / 민음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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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애도하는 방법

 

 

 "모든 것은 변하고,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머니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순간부터 인생은 이별과 상실의 연속이다."

 

위의 말처럼 우리는 언제나 이별을 하고 상실을 경험한다. 딱히 인간관계만의 이별과 상실만이 아니라 우리가 '마음'을 준 동식물, 사물이 모두 포함된다. 정들었던 고향, 차, 집, 물건 등을 잃어버리거나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겪는 상실감을 똑같이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별' 방법에 대해서 어느 곳에서도 배우지 못한다. 우리는 학교에서 수학과 영어 등의 지식은 열심히 배우지만 내 마음을 돌아보고 이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고 배우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슬픔을 외면하고 무시한 결과 '마음의 병'을 얻게 된다. 그것은 결국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낳게 되고 더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을 겪다가 자살까지 선택하기도 한다. 아래의 말은 우리 사회의 비극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앞만 보며 달리고 성공하는 법만 배웠을 뿐 감정을 다스리고 깊은 슬픔에서 벗어나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제대로 이별하기 위해서 우리는 그 이별을 마주 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그 이별을 생각만 해도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슬프기 때문에 그 상황을 무시하거나 내 인생에서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기 위해 모든 흔적을 지우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내 자신을 모두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 사람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만이 그 사람과 내가 살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그 사람을 잊어버리려 노력하는 것보다 그 사람을 내 마음 속에 기억하는 일이 더 가치있는 일인 것이다.

 

이 책이 더 가치 있다고 느낀 이유는 4월에 일어난 비극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계속 연쇄적으로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 같아 더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데 그 사고 소식을 접한 모든 사람들, 사고를 당한 당사자, 생존자, 생존자의 가족, 그리고 대한민국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 소식에 아픔과 극도의 슬픔을 느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 아픔으로 인한 정신적인 공항 상태, 우울함은 아직도 우리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그들을 애도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겨우 그 아픔을 이겨내기도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그 아픔이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충분히 애도하고 난 후에야 고인은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게 된다. 하지만 슬픔이 우리를 파괴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보살펴야 한다."

 

우리는 남을 사랑하고 돕기 위해서는 먼저 내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 자주 듣던 말이지만 정말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흔히 여성들에게 자기 자신을 평가해 보라고 하면 대다수는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평균 체중에서 훨씬 못 미치는 데도 우리는 거기서 더 빼려고 혈안이 되어 있고 자신의 몸을 사랑하지 않는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작은 즐거움을 매일 주면 큰 도움이 된다. 작은 즐거움은 큰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이다. 자기에게 상을 주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평생 그 사실을 무시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우리가 어떻게 아픔을 이겨내야 할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외에도 내가 사랑하는 집, 장소, 고향, 직장, 자동차 등의 사물을 잃어버렸을 때의 아픔도 그와 맞먹는 트라우마를 우리에게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심리상담의 실제 많은 사례를 우리의 삶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심리극이나 역할극처럼 내 마음 속에 난 상처를 어떻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꿀 수 있을지의 방법도 나와 있어서 다른 상담에도 적용해 볼 수 있을 듯 했다.

 

모든 것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 슬퍼할 수 있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우리는 신체의 아픔도 시각화하여 마음으로 고통을 줄이는 일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치명적인 암에 걸려도 그것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더 나은 방향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좌절하든지 아니면 긍정적인 가치관으로 삶을 더 가치있게 받아들이든지, 그 선택은 바로 우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이렇게 외칠 수 있다. 바로 '평안'을 부르는 주문이다.

 

날마다, 모든 면에서, 나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날마다, 모든 면에서, 나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날마다, 모든 면에서, 나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그리고 아주 잘 되고 있다.

 

 

* 알라딘 민음사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즐거움의 목록에는 끝이 없다. 편히 쉬기, 몽상에 잠기기,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 순간을 음미하기, 휴식의 즐거움과 달콤함을 맛보기, 빈둥거리며 게으름 피우는 즐거움, 자신을 위한 꽃 배달, 하늘 쳐다보기, 비오는 모습 쳐다보기, 독서, 미술관 관람, 공원 산책, 친구와의 수다, 운동, 여행, 그림 등의 취미 생활, 자기만의 공간 갖기, 생활 패턴의 변화 등 일상의 작은 즐거움은 무궁무진하고 다양하며 대단히 개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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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애니멀 - 인간은 왜 그토록 이야기에 빠져드는가
조너선 갓셜 지음, 노승영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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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과거, 현재, 미래의 이야기


 

우리는 언제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소비한다. 이야기는 끝이 없다.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는 엄마의 자장가와 옛날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 왜 우리는 '이야기'에 열광하고 그 이야기에 몰입하고 빠져드는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먼저 우리는 어린이들이 이야기의 세계 속에 있는 것을 살펴 볼 수 있다. 그들은 어린이로서 언제나 네버랜드에 살고 싶어한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철이 들면서 그 이야기의 세계 속에서 빠져 나오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우리는 영화, 책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한 '이야기'를 소비한다.

 

왜 우리는 이야기를 만들고 몰입하게 되는 것일까? 조너선 갓셜은 다양한 분야의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이야기'는 옛날 원시시대부터 사회화를 위한 도구로서 활용되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의 놀이에서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역할이 고정화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성평등을 부르짖으며 놀이 방식을 바꾸어봐도 여전히 남자아이들은 거칠게 싸우고 뛰어다니는 모험의 이야기를 쫓았고 여자아이들은 보호와 모성, 집안일 등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이것은 한 사회에서 어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도덕성이나 윤리, 가치관에 대한 내용을 배울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꿈'의 역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왜 꿈을 꾸는 것일까? 우리의 기억을 정리하는 중에 생기는 쓸모없는 부산물로 보는 학자들도 있지만 조너선 갓셜은 한 사회의 도덕이나 윤리, 가치관을 미리 배울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라고 보았다. 우리의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소망을 꿈 속에서 이뤄지는 정도라면 우리는 악몽을 꾸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부자가 되거나 하늘을 나는 등의 꿈같은 일이 이뤄지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안 좋은 일을 꿈꿀 때가 더 많다. 이것은 꿈에서 우리에게 도덕적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한 사회화의 예행 연습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영상이나 책을 보면서 실제에서 일어났을 때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느낀다. 이건 꿈을 꿀 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우리가 꿈을 꾸면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이유는 그때에는 몸의 근육이 무기력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공포를 느꼈을 때와 공포영화나 공포 관련 책을 읽었을 때에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분이 똑같다. 그래서 우리는 영화나 책 등의 창작품에서 받을 수 있는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뇌의 같은 부분이 활성화 되므로 어떤 가상의 이야기 하나로 우리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아돌프 히틀러가 어렸을 때 바그너의 오패라 <리엔치>를 관람하고 나서 독일 민족을 해방시키고 자유로 이끌어야 하는 의무가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섯 살 아이가 받은 영향은 끝없이 이어져 결국 독일 게르만 민족의 위대한 영웅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것 외에도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 흑인 노예 해방과 미국의 남북전쟁에 준 영향, KKK단을 부활시킨 <국가의 탄생>, 자살 모방을 일으킨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1984>, <앵무새 죽이기> 등 세계 역사에 영향을 준 작품들이 적지 않다.

 

결국 '이야기'는 과거부터 존재해 왔고 현재, 미래를 관통해 나갈 것이라 확신할 수 있다. 단지 그 도구가 달라질 뿐이다. 이야기는 게임산업과 접목해 나가서 현실보다 더 다양한 사이버 세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옛날의 시는 오늘날의 노랫말 가사로 재탄생되고 있다. 랩에서는 시의 작법들이 많이 적용되어 이제는 시와 함께 노랫말도 문학적인 가치로 인정받게 될 날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아무것도 없는 두 장의 사진이나 도형에서도 우리는 그 둘 사이의 관계에서 무수한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노력하는 동물이다. 우리가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동물'이라는 것을 여러 사례를 들어 흥미롭게 서술해 나가고 있다.

 

 

* 알라딘 민음사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인간은 이야기에 탐닉하도록 진화했다. 이 탐닉은 전반적으로 인간에게 유익했다. 이야기는 쾌감과 교훈을 준다. 우리가 현실에서 더 잘 살 수 있도록 세상을 시뮬레이션 한다. 우리를 공동체로 결속하고 문화적으로 정의한다. 이야기는 인류에게 귀한 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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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반양장)
문재인 지음 / 가교(가교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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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 선 대한민국의 운명 

2009년 5월 23일, 아침의 뉴스 속보를 접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충격으로 머릿속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그저 "정말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었다. 가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다들 말을 끝맺지 못하고 놀란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그저 뉴스를 보고 있었다. 누가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내 몰았을까? 그리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한민국은 무언가 바뀌었을까? 우리는 내년에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치르게 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싶은 세상, 어떤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노무현은 조금이라도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돈이 사람을 팰 수 있는 권리까지 만들어 주는 우리나라에서 돈 없고 힘없는 약자들이 권력을 가진 강자에 대항해서 조금이라도 인간적인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랐다. 그런 일을 하는데 누가 등을 떠미는 것도 아니고 돈을 더 많이 주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위한 자기희생이었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옳은 게 정의가 아니라 '돈'이 법이 되는 세상이었다. 사회의 기득권을 가진 집단은 이런 노무현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다. 자신들의 지위가 불안해진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를 바꿔보려고 노력했던 한 사람의 운명을 뒤흔들어 버렸다. 

문재인의 <운명>은 '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있었던 여러 사건들, 즉 노동자들의 파업, 사회적인 운동, 탄핵, 사법개혁, 과거사 정리, 국가보안법, 한미FTA, 파병, 미국 소고기 문제 등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지독한 언론플레이로 인해 언론, 정당, 국민 등 모든 것에 외면을 받아 고립되어 지독하게 외로웠을 노무현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나름대로 힘겹게 고민해서 어떤 정책을 펼치려고 해도 그에 대한 역풍은 언제나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로 다가왔고 과격하고 가볍다는 등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문재인은 노무현 정부 시절에 원칙을 지키며 조금이라도 나라의 이익을 위해 일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책을 낼 정도로 국민 앞에 떳떳하고 당당한 것이다. 어느 누가 대통령 시절을 이렇게 드러내놓고 논할 수 있을까? 그만큼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기득권 세력들이 그들을 깎아 내렸고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그런 플레이에 놀아나고 말았다. 검찰의 언론플레이도 문제지만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기르지 못한 우리 자신도 잘못이었다. 세상의 겉모습에 놀아나지 말고 그 이면의 핵심을 바라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해도 그것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견도 받아들여 토론과 토의를 통한 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정책들이 잘못된 것도 있었고 좋은 의도로 추진했지만 나쁜 결과가 나온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은 잘못이다. 사회 현실은 복잡해서 이론과 다른 결과를 내놓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단기간에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로또에 항상 당첨되는 불가능한 행운을 바라는 것이다. 핀란드의 교육정책이 1, 2년 만에 만들어진 게 아니듯이 말이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금 더 나은 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5년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사회 전 영역의 정책이 전부 바뀌어 버리고 만다. 그 전에 추진하면서 생긴 여러 문제점들을 지워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시간과 돈의 낭비인가. 

'시행착오'를 위해서는 '원칙'이 필요하다. 이 원칙은 어느 한 집단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통용되는 이념이다. 복잡한 사회 속에서 이러한 이념을 갖기란 매우 어렵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아닌 사회 전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원칙을 굳세게 밀고 나갈 '소신'이라는 뚝심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믿고 기다려 줄 수 있는 '국민'이 소신을 가질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언론플레이에 놀아나지 않고 국가 정책에 대한 비난이 아닌 비판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사고하는 우리'가 되도록 노력하자. 앞으로 한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통합'이라는 원칙을 가진 문재인이 '소신'을 가지고 밀고 나갈 다음 행보를 눈여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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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김앤장 - 신자유주의를 성공 사업으로 만든 변호사 집단의 이야기 우리시대의 논리 10
임종인.장화식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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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 

이 책을 읽느라 힘들었다. 급기야는 이 책을 읽다가 중간에 다른 책을 읽고야 말았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다시 이 책을 손에 들고 끝까지 읽어 내었다. 이 책이 재미없었기 때문에 읽기 싫었던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우울해서 읽어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최근에 읽었던 책들이 모두 한국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드러내고 있어 더욱 슬펐다. 김용철의 <삼성을 생각한다>, <배신>, <검찰공화국, 대한민국>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것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일 것이다. 하지만 빙산의 일각만으로도 읽는 내내 짙은 한숨이 새어 나오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김앤장에 대한 이미지는 그저 우리나라에서 로펌 중의 로펌으로 굵직한 사건들을 주로 다루어 내는 곳이라는 정도였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회적 약자보다는 엄청난 수임료를 감당해 낼 수 있는 재벌들과 관련된 경제적인 사건 등을 변호해 주는 정도일 뿐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엄청나게 심각한 것이었다. 그저 우리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않아 모르고 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만의 세계에서 오고가는 수임료, 자문료, 보너스, 월급과 연봉 등은 우리가 생각해 내기 힘든 천문학적인 숫자였다. 정말로 이런 세계가 있는 걸까? 자문이나 문서 작성 한 번으로도 몇 천 만원이 오고가다니. 어쨌든 이런 것들은 그들의 사업 수완 중 하나이니 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IMF 이후 어려워진 기업 간의 인수 합병, 공기업의 민영화 등이 많이 이루어졌다. 이때 법률적 해석에 따라 외국계 기업이 우리나라 은행이나 기업을 인수 합병할 수 있는 방법이 달라져야 했다. 그것은 건전한 투자가 아니라 엄청난 수익률을 기대하는 적대적인 투기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법률적인 장치였다. 김앤장은 그러한 법률적인 장치를 무력화하고 어쩔 때는 법을 바꿔서라도 외국계 기업이 우리나라 은행 등을 인수할 수 있는 길을 열도록 만들었다. 은행을 인수한 외국계 기업은 몇 년 간 안정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직원들을 잘라 구조조정을 해서 높은 수익률을 남기고 다른 곳에 팔아버렸다. 이런 것들이 기업의 이익을 위한 거라는 이유만으로 그냥 넘어갈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소버린은 2005년 7월 18일 SK 주식 14.8%를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소버린이 SK 주식을 최초로 매집하기 시작한 것이 2003년 3월이니 불과 2년 4개월 만에 경영권 분쟁이라는 선진 금융 기법(?)을 활용해 소위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소버린은 불과 1,768억 원을 투자해 주식매각 차익 9,300억 원과 환차익까지 포함해 약 1조 원의 수익을 올렸다.(199쪽) 

2005년 6월 진로소주가 3조 4,288억 원에 하이트맥주로 재매각 됐다. 진로 채권의 70%를 가지고 있던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액면가 1조 4,600억 원의 채권을 불과 2,740억 원에 샀던 골드만삭스는 1조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얻게 되어 400%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192쪽) 

이 외에도 김앤장이 관여한 것은 한미은행과 칼라일펀드, 외환은행과 론스타펀드, 삼성에버랜드 편법증여 사건, 하나로텔레콤 인수 등이 있다. 이러한 사건들에서 김앤장은 자문, 법률적 해석 등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관련 부처에 있는 고위공직자를 억대 연봉으로 끌고 와 인맥, 학연, 지연 등을 활용해 법적인 장애물을 손쉽게 넘어갔다는 점이다. 이것은 고스란히 해당 기업의 직원들, 국민들에게 피해가 오게 된다. 많은 노동자들은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고 해고무효 소송을 걸어봤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다.  

김앤장의 전체 수입이 얼마인지, 회사 사무실이 모두 몇 개가 있고 어디에 있는지, 사무실 모습이 어떤지, 누가 변호사로 있는지, 고문이 누가 얼마나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태다. 국회의원이 관련 부처에 자료를 요청해도 받을 수 없고 김앤장을 폭로한 신문사나 방송사에 명예훼손으로 몇 억대의 소송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협박을 당한다. 앞으로 그 세력이 더 커질 것이란 사실이 두려워진다.

법을 가진 자들의 힘은 국가의 뿌리를 뒤흔들 정도로 엄청나다. 그들이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그 힘을 사용하지 않고 경제적인 목적만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뻔할 것이다. 그러한 불법적인 방법이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지, 라는 사고방식으로 우리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고착화 되어 가는 우리 사회가 슬프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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