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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 -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실전경제학 입문서
모셰 애들러 지음, 이주만 옮김 / 카시오페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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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경제학의 두 가지 측면

 

이 책은 세상을 움직이는 경제학의 두 가지 측면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것은 바로 '경제 효율성'과 '임금이론'이다. 경제 효율성과 임금이론은 현실적으로는 양립할 수 없다.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낮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유주의 시장 경제를 신봉하는 학자들은 시장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임금이 삭감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경제 효율성의 개념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임금이 결정되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 효율성을 근거로 자유시장을 신봉하여 불평등을 해소하고 고통을 줄이기 위한 큰 정부의 개입을 반대한다. 그런데 자유시장을 신봉하는 경제학자들은 경제 효율성 개념의 초기에는 소득 분배를 중요하게 여겼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나서서 부자에게서 빈민에게로 자원을 재분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론이 어떻게 해서 자원의 재분배에 대해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는지 눈여겨 살펴봐야 할 점이다.

 

2부에서는 임금이론과 최고 경영자의 연봉 문제를 다루면서 애초에 불평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보고 있다. 우리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거대한 회사가 부도 위험에 처한 경우를 많이 보았다. 결국 수 십 억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여 겨우 부도의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회사의 부도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할 최고 경영자들이 연말에 두둑한 보너스를 받고 아무런 피해 없이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뉴스가 보도 되었다. 왜 최고 경영자가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회사가 잘못되는 것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주류 경제학자들이 채택한 '신고전파 이론'에서는 답을 쉽게 제시한다. 노동자는 고용주에게 기여한 가치만큼 임금을 받는다. 만약 그가 현재 최저 임금을 받는다면, 고용주에게 기여한 가치는 시간당 최저 임금인 것이다. 만약 그가 시간당 수천 만원을 받는다면, 고용주에게 기여하는 가치도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그 가치만큼 일하고 있는 지는 불합리한 측면이 많이 있다. 자신들의 임금을 스스로 결정하는 권한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면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신고전파 이론 외에도 또 다른 임금이론이 있다고 한다. 신고전파 이론은 본래 고전파 임금이론을 대체하려 했던 이론이라고 한다. 고전파 임금이론에서는 임금을 결정하는 요인이 생산에 기여한 정도가 아니라 당사자 간의 상대적인 협상력이라고 주장하였다. 실증적 자료에 부합하는 이론은 신고전파 이론이 아니라 고전파 이론이라고 한다.

 

결국 경영진과 노동자와 고용주는 서로 다르다. 경영진노동자와 달리 고용주와 협상할 때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고용주에게 고용된 노동자와는 다르게 고용주에게 직접적으로 높은 임금을 요구할 수 있는 협상력을 가지고 있다. 경영진을 고용하는 사람이 기업의 주주이고, 이렇게 다수의 개인이 기업을 소유하는 구조에서는 기업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별한 경제학 지식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경제학적 지식이 있는 것이 이 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주류 경제학 이론과 함께 부자와 강자의 편익을 도모하는 주류 이론에 대한 대안으로서 실증적인 근거로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비주류 이론도 소개하고 있다. 또한, 각 이론의 개념적 설명과 함께 역사적 맥락이나 전개 과정도 살펴볼 수 있으므로 경제학의 역사를 알고 싶을 때 도움이 될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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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07: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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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1: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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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7: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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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
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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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제학으로 바라본 의식주

 

이 책은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의식주의 현상을 분석한 글이다. 의식주는 우리의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옷을 입지 않고는 추워서 살 수 없고 먹지 않고는 배고파서 살 수 없다. 그리고 집에서 살지 못한다면 우리의 안전은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의식주는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데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것들이다. 그런 만큼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의식주가 독자들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의류와 관련된 내용은 몰랐던 내용도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나폴레옹 시절에 군복이 화려했던 이유와 단추 대신 지퍼를 사용하는 데에 오래 걸린 이유, 웨딩드레스의 색깔이 흰색인 이유, 불편한 속옷을 계속 입었던 이유, 다이어트에 매번 실패하는 이유, 브랜드가 생긴 이유, 치마가 짧아지면 경기가 살아난다는 이야기가 생긴 이유, 빈티지가 유행하는 것과 국가 경제력과의 관련성, 명품과 SPA 의류의 양극화 현상 이유는 무엇일까? 등의 내용이 다뤄지고 있었다.

 

여기에서 나폴레옹 시절에 군복이 화려했던 이유와 웨딩드레스의 색깔이 흰색인 이유가 기억에 남았다. 나폴레옹 시절에 군복이 화려했던 이유는 파티나 궁정 연회가 많아서 그러한 영향으로 사람들에게 돋보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대포를 쏘고 난 후 생기는 많은 연기 속에서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기 위해서 군복이 화려해야 했다니 그 이유가 신기했다.

 

그리고 웨딩드레스의 색깔이 흰색으로 굳어진 이유영국의 어린 여왕인 빅토리아의 결혼식 이후였다고 한다. 세계에서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고 부르며 번영을 누리던 영국에서 여왕의 자리에 오른 빅토리아의 행적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빅토리아 여왕이 독일의 삭스 코버그 공국의 알베르트 왕자와의 결혼식에서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따라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드레스를 순백으로 만드는 기술이 어려웠고 그만큼 값이 비싸졌다. 서민들은 값도 값이지만 쉽게 더러워지는 흰옷을 선호하지 않았다. 순백의 드레스는 옷을 흰색으로 탈색하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드레스의 값이 떨어져서 대중화 된 후에야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음식은 환타가 만들어지게 된 원인 제공자가 히틀러라는 것, 글로벌 불균형이 탕수육을 탄생시켰다는 것, 병뚜껑은 아무나 만들 수 없다는 것, 라면의 종류가 많은 이유, 최고급 커피 가격의 결정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여기서 몇 가지 이야기가 제법 흥미로웠다.

 

환타를 만들게 된 이유는 세계 대전 중에 콜라를 먹을 수 없게 된 독일에서 그와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실험을 하다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병뚜껑을 몇 개의 기업만이 독점하여 만들 수 있도록 한 이유는 그것을 토대로 정확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병뚜껑을 가지고 세금을 매긴다는 점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또한,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집은 미인이 누구와 결혼해 사는 건지, 결혼할 때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는 이유와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냈던 이유, 자동차가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구세주였던 점, 지방의 대형 마트가 더 큰 이유, 뉴욕의 부유층이 아파트를 싸게 임대할 수 있었던 이유, 경쟁사 옆에 가게를 차렸던 이유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여기에서 창문 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흥미로웠다. 그 당시에도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창문을 막아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어느 시대에서나 국가는 세금을 더 걷으려고 하고 국민은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갖은 방법을 동원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세금은 내지 않을 수록 개인에게는 이익이니 말이다.

 

그리고 뉴욕의 부유층이 좋은 아파트를 싸게 임대할 수 있었던 미아 패로 법을 다루고 있었는데, 이러한 미아 패로 법은 함께 읽은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에서도 다뤄지고 있었다. <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에서는 미아 패로 법의 내용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었고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에서는 그 미아 패로 법을 악용하는 상황에 대해서 비판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동일한 현상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측면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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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3 15: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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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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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의 미학

 

이 책의 핵심은 '단순함'이다. 그리고 그 단순함을 위해서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를 해야만 한다. 그 단순함은 이 책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선시에 대한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단순함은 고요함을, 고요함은 평안함을, 평안함은 무엇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가져온다. 모든 것을 다 비워버린 깊은 기쁨을 한 선시는 이렇게 표현했다. (352쪽)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먼지 하나 일지 않고

달빛이 연못 바닥까지 꿰뚫어도

물에는 아무 자국이 없네

물에 아무리 자국을 남겨도 아무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우리가 최근에 자주 말하는 '힐링'이 바로 선가에서 말하는 그 고요함이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단순함'을 설명하기 위해서 버리고 세우고 지키는 수많은 사례를 제시하고 있었다. 그 참고 자료와 인용된 내용에 놀라면서 저자가 이 책을 적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부분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창업 문화에 대한 비교였다. '실패'를 하는 것이 도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당연한 부산물로 여기고 그것을 훈장과도 같이 여기는 미국의 창업 문화 배워야 할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창업을 한다는 것은 수 십 억의 빚을 생산할지도 모르고 그것을 떠안게 될 다른 가족에 대한 위험부담이라는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패해도 그것이 인생의 끝이 아니라는 미국의 가치관이 정말 부러웠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높은 편인데, 이러한 미국의 가치관을 우리도 넓은 마음으로 인정하게 된다면 성적이나 다른 이유로 삶을 비관하는 슬픈 소식이 줄어들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보고 싶었다.

 

우리가 실패나 남과 다른 길을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 그래서 나, 즉 정체성을 세우지 못하는 이유, 다시 말해 단순해지지 못하는 또 하나의 큰 이유는, 남과 비교하는 마음 때문이다. 아무래도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내가 부족해 보인다. 지지 않으려는 마음에 이것저것 내세우니 절제는 더욱 어렵다. 자신감이 없어지고 '따라쟁이'가 된다. (203쪽)

이 책에서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말들이 많았다. 나 또한 남과 전혀 비교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확실하게 아니라고 답할 수 없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도 모르게 남을 의식하는 나 자신을 나로서도 어쩔 수 없을 때가 있다. 어리석은 자신을 나무라 보지만 소용이 없기도 하다. 이런 게 바로 자신을 수양하고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말이다. 이에 대해 '토크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의 말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용기를 끌어모아 자신의 길을 갈 때 그 결과가 항상 산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난관에 부닥치고 넘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포기한다면 나중에 너무나 많은 날을 후회에 몸부림치며 살 수 있다고 윈프리는 강조한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쓰지 않고 살았더라면 과연 내 삶은 어땠을까?'라고 말이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192쪽)

이 책에서 대전에 있는 '선병원'의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대전에서 900병상이 있는 정도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실력은 서울 일류 병원에 뒤지지 않는 병원이라고 한다. 이 병원의 응급의료센터는 보건복지부의 평가에서 430개 기관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암수술 잘하는 병원 1등급, 뇌졸중 치료 1등급으로 꼽히기도 했다. 특히, 이 병원의 실력은 외국인 환자가 많이 찾는 곳이라는 점에서도 증명된다. 이 병원의 원장인 선원장은 환자 각자마다의 취향을 반영하고 환자들을 따라 다니며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병원이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이 책의 지적 유희가 즐겁게 느껴졌다. 하나 하나 곱씹고 다시 생각해 볼 말이 많았다. 경영인들이 자신의 실패를 통해서 전해주고 싶은 말들과 다양한 분야의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좋은 문구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함'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 우리가 뼈를 깎는 고통과 수행을 통해 겨우 도달할 수 있는 인생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단순함의 미학을 이해하고 내 삶에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 즉, 문을 발견한 느낌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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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3 0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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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 자기 홍보의 시대, 과시적 성공 문화를 거스르는 조용한 영웅들
데이비드 즈와이그 지음, 박슬라 옮김 / 민음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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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들만이 갖는 특질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즈와이그인비저블들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갖는 특질타인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 치밀성, 무거운 책임감, 전문성과 탁월성을 향한 매진, 협동, 겸손함과 자부심의 조화 등을 들고 있었다. 특히, 이 중에서 타인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 치밀성, 무거운 책임감을 공통적인 특질로 내세우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직업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숨겨진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특수 직업군으로 그 분야로 가려는 사람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배울 만한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이 책에 나오는 직업군으로는 앤디 존스라는 음향 기술자, 피터 칸비라는 사실 검증팀, 이외에도 기타 테크니션, 구조 공학자, 촬영 감독, 동시통역사, 길찾기 시스템 개발자, 조향사, 피아노 조율사 등이 등장하고 있다.

 

인기를 얻어 가거나 새로운 분야가 있기도 하고 전통적인 직업군이 있기도 하다. 이런 다양한 직업에서 결국 자신들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그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그들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처음부터 그쪽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거나 아니면 우연히 그쪽 계통으로 가서 경험을 쌓아 전문성을 높이는 경우가 있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는 일이라고 해도 자신의 일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오히려 사람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경우를 피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최근 한 대학은 취업이 잘 안되는 문과 계통의 전공을 없애기로 하고 전자나 공업 쪽의 전공에 치중하겠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문과 계통에서는 취업이 더 어려워서 결국 이과 계통의 전공을 복수 전공하거나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한다. 의학 분야에 합격했어도 그것을 포기하고 결국 전자나 공업 쪽으로 대학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현재 '열정페이'나 '청년실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당연히 취업이 잘 되는 학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취직이 잘 되는 전자나 공업 계통만 남고 다른 분야는 사라져 버린 다는 것은 사상누각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뿌리가 튼튼하지 않은 나무는 언젠가는 말라죽고 말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대학 교육이 좌지우지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일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며 감탄했던 것은 인비저블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갖는 정밀성전문성이었다. 조향사인 데이비드 애펠이 예전에 만든 향수 조제법을 나타낸 종이에는 어떤 재료가 얼만큼 들어가 있는지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렇게 배합하는 것은 하나의 재료를 넣거나 빼는 것에다가 어떤 향을 얼만큼 섞을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물질 하나를 분석하면 그 속에는 우리가 전혀 알 수 없는 성분들이 있었다. 오렌지 주스 하나에도 예순 가지 이상의 화학물이나 여러 성분들이 섞여 있다니, 그 세계가 이렇게 방대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조향사들은 대부분 약 1,200가지에 달하는 성분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하니, 나로서는 상상도 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저자는 피아노 조율사가 피아노 옥타브를 조율하는 방법에 대해서 써 놓았다. 하지만 피아노나 음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내게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만큼 피아노 조율사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써 놓은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직업에 대해 전문적인 용어까지 섞어 가며 방대하고 깊은 지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직업군들에 대해 가볍게 읽고 넘어가는 정도를 바라는 사람에게는 너무 진진하고 어려운 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특정한 직업에 대해 더 전문적인 지식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적절한 책일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도 다양한 직업을 드러내느라 아주 많은 양을 할애하고 있지는 못한 점이 또 아쉽기도 했다.

 

조향사나 피아노 조율사 외에도 UN에서 일하는 동시통역사의 세계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동시통역사들은 자신들이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서 30분마다 교대를 하지만 나름대로 그 긴장과 몰입의 상태를 즐기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동시통역사가 되기 위한 길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앞으로 UN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단지, 한국어는 UN에서 사용하는 공식어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언어를 해야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말이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더 많이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해졌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서양과 동양의 가치관을 비교해 놓았다. 서양 특히, 미국과 같은 곳은 자신을 드러내고 홍보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동양의 가치관에서 살펴보면 자기 홍보를 잘난 체라고 생각하며 좋게 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렇게 저자가 다양한 학자들의 의견을 인용하고 있는 걸 보면 이 책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해온 것이 느껴졌다. 그 중에서는 한국인 학자의 견해도 덧붙여져 있어서 반가움이 일었다.

 

인비저블은 결국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걷는 장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쉽게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작품에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는 장인들,,, 앞으로 더 많은 장인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게 나의 작은 소망이다.

 

내가 인비저블을 사랑하는 이유는 쉽게 공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상심을 심어 주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적어도 삶의 어떤 면에 있어 아무리 힘겹게 일해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인비저블과 동질감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인비저블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수많은 장점을 갖고 있고, 그들의 특성이 현대의 지배적인 풍조를 거스른다는 사실은 그들을 더욱 존경하게 만들 따름이다. 자기 계발서 독자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진정한 행복이 우리 내면에 있다는 진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남들의 인정이나 찬사가 아닌, 자신이 하는 일에서 만족감을 얻는 사람이야말로 그 철학을 가장 잘 실천하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350쪽)

 

* 알라딘 민음인의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인비저블의 삶과 가치관은 우리의 경제, 사회적인 삶뿐만 아니라 개인적 삶까지도 개선할 수 있다. 책임지는 법을 배우는 것은 한편으로는 두려운 일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권한을 얻는 것이다. 치열하게 일하고 자신이 좋아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일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괜찮은 수준`에 만족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탁월하다. 남들에게서 인정받기보다 지금 하는 일에서 조용한 자긍심을 느낀다면 진정한 기쁨과 충족감을 얻는 곧고 탄탄한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인비저블의 특성을 습득하려면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고, 나는 매일같이 일에 전념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며 겸허해질 수 있었다. (3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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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컨셉의 법칙]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끌리는 컨셉의 법칙 - 세계적 히트상품 속 정교한 컨셉의 비밀 17
김근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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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컨셉의 법칙

 

프로스펙스의 워킹화 'W'가 히트제품으로 대박을 친 이후에 건강을 위해 정장에 워킹화를 신는 경우가 많아졌다. 같은 운동화인데도 프로스펙스의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워킹화와 런닝화를 구분하여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유한킴벌리의 '하기스 매직팬티'는 10년 가까이 한국 시장을 두드린 끝에 '걷는 아기용'이라는 컨셉으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의 남이섬은 2006년에 '나미나라공화국'으로 독립을 선언하였다. 나미나라공화국은 하나의 동화세계로서 내각책임제로 운영되고 독자적인 국기와 여권, 화폐, 전화카드 등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개념의 유원지로서 국제적인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예들은 인식을 전환하여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컨셉의 법칙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아니라 제품이 가진 컨셉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성적인 소비자라고 하더라도 물건을 살 때에는 다양한 심리나 정서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여 비이성적인 소비자를 연구하는 행동경제학이 최근 각광을 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 책은 다양한 컨셉의 사례만을 제시하고 있는 마케팅 관련 서적은 아니다. 컨셉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마케팅을 동서양의 인문학적인 사상에서 그 정신을 융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사고가 요구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러한 동서양의 사상이라는 인문학적인 통찰을 바탕으로 마케팅의 지평을 넘어 감성으로, 과학을 넘어 예술로 넓히려는 사고는 마케팅의 세계를 더 넓혀주고 있었다. 하지만 동서양 사상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이 책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저자인 김근배는 총 17가지의 컨셉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었다.

법칙1은 컨셉은 '일이관지'하게,

법칙2는 컨셉력=차별성×필요성,

법칙3은 오감으로 확인하라,

법칙4는 하나의 키워드로 콕 찍어라,

법칙5는 기대감을 높여라,

법칙6은 좋아 보이는 것을 실제로 좋게 만들어라,

법칙7은 이로움과 해로움, 둘 다 살펴라,

법칙8은 PASS를 차별화하라,

법칙9는 상징으로 브랜드에 의미를 부여하라,

법칙10은 색형동물촉,

법칙11은 스토리를 개발하라,

법칙12는 감각의 비빔밥을 만들어라,

법칙13은 친숙한 개념으로 컨셉을 KISS하라,

법칙14는 소비자 눈높이의 언어로 말하라,

법칙15는 지시와 암시가 보완되게 하라,

법칙16은 숨은 사회적 욕구를 헤아려라,

법칙17은 모든 법칙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법칙을 만들라,

 

이러한 법칙들은 하나의 이상적인 논리일 뿐이다. 성공한 마케팅 전략에 법칙들을 뽑아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법칙들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법칙을 만들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본적인 마케팅 전략을 알고 있다면 광고 전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컨셉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어도 내게는 그 법칙을 설명하기 위한 실제 예시들이 더 흥미로웠다. 컨셉의 법칙은 동서양 고전의 인문학적인 사고로 설명해 준다고 해도 이론적인 측면이기 때문이다. 컨셉의 법칙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들은 우리나라에서 광고되는 실제 제품들이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가고 재미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반포에 위치한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는 천년이 지나도 빛나는 곳이란 컨셉으로 분양을 해서 경북 고령에서 가져온 수명 1,000년이 넘는 느티나무, 1,000평의 연목, 연못을 지키는 수호신의 상징인 1,000근 무게의 청동 해태 조각상이 컨셉의 일관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딤채는 냉장고와의 차별성으로 인해 성공, 락액락은 밀폐 용기를 시각적으로 검증하여 성공, 유한킴벌리는 '코텍스'를 '화이트'로 이름을 바꾸어 성공, 덴마크우유의 명화의 성공, 계절밥상의 매장 인테리어의 성공, 실제 매실을 넣은 설중매의 성공, 한경희의 진동 파운데이션의 시각적인 성공 등으로 실제 사례를 제시해 주었다.

 

이 외에도 이케아, 움프쿠아 은행, 요거트랜드, 할리데이비슨의 위기 극복, 말보로의 컨셉 변경, 해조소금의 색깔 변경, 올림피아 가방, 인코코 네일스티커, 아이오페의 에어쿠션 등의 마케팅 전략들도 흥미로웠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었지만 몰랐던 내용들도 있어서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실연당한 누나를 위해 만들었다고 알려진 메이블린 마스카라를 보면 제품에서 얼마나 스토리텔링의 힘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광고에서도 에디슨이 연설하는 장면을 활용한 예도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그리고 학습지 회사 대교의 '눈높이 교육'이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중년의 신사가 무릎을 구부려 키를 낮춘 자세로 그림을 올려다 보던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신기했다. 그 신사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현장학습을 할 때 아이들 눈높이에서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해주기 위해서 앉은 키로 그림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신사의 상황은 대교의 수준별 맞춤형 교육이라는 브랜드컨셉이 되었다고 한다.

 

소비자는 하나의 제품을 구매단계와 사용단계로서 두 번의 평가를 거친다. 구매단계에서 샀다고 하더라도 사용단계에서 만족스럽지 못한다면 두 번의 구매를 하지 않는 것이다. 나도 소비자로서 제품을 살 때는 이성보다는 감정적인 측면이 강해지는 것 같았다. 알면서도 속는다고 할까? 하지만 점점 교묘해지는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들은 이보다 더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컨셉의 법칙은 대부분은 시장에서 성공한 법칙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은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성공 법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일상 속에서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세상사를 감각이 제거된 이성으로 인식하고, 비유와 상징이 없이 이성의 언어로만 표현하려는 좁은 관점에서 벗어나야 세상사가 보이는 것이죠. 세상사 양면성을 보고 인간관계에서 또 다른 양면성인 동감의 원리를 보아야 합니다. 공자처럼 세상사를 넓게 보면 세상사도 마케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상사가 마케팅이고 컨셉인 것입니다. (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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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17: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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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7 0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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