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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의 역사 - 평평한 세계의 모든 것
B. W. 힉맨 지음, 박우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8월
평점 :
당연한 듯 특별한 평평함. 평면의 모든 것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책이다.
예술, 역사, 종교, 지리, 사회, 수학, 과학 등 여러 학문에서 접근하여 정말로 다양한 평면에 대해 설명하면서 3가지 관점에서 접근한다.
1. 우리를 둘러싼 이 세상에서 인간이 평면을 인식하게 된 방식
2. 우리가 평면을 창조하게 된 방식
3. 평면이 재현되는 방식
평면성은 이상적으로 요구되는 특질이지만 자주 간과되기도 한다. '평면'이라는 단어 자체에 긴장이 존재한다. 한편으로 '평면'은 매끄러움, 굴곡없음, 수평, 예측성을 암시하는데, 이러한 속성은 모두 이동성과 활동을 용이하게 하는 특성을 지니며 사회적 효용가 경제적 효용에 모두 기여한다. 동시에 '평면'은 단조로움, 단일성, 동질성, 공, 부재, 결핍, 평범 , 무미건조, 결함, 지루함, 무료함, 심지어 죽음 등과 같은 뜻을 포함한다.
우리는 규모와 시각의 차이 때문에 평면을 '모호'하게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바다의 배가 평평한 대양에 떠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곡선이다. 한때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할만큼 평지에 살아가고 있지만 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지구는 평면성이라는 개념이 모두 사라진다.
표면정밀공학에서는 절대적 평면성이 존재하지 않으며 획득할 수 없다고 가정한다. 평면성은 허용 오차와 인식의 정도 문제다.
의료 기술에서는 정밀함이 중요하기 때문에 변동의 허용 오차가 매우 작고, 철강 압연 공장의 허용 오차는 그보다 크다. 규정과 표준으로 정한 규칙에 따라 평평함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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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도 '평평함'의 필수 요소이다. 평평한 운동장을 통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이야기 한다. 구기 종목에서 반동력을 예측하기 위해 평평함이 매우 중요하고, 육상의 경우 마라톤을 제외한 모든 경주에서 평평한 트랙은 당연한 것이다.
기록할 수 있는 평평한 표면을 구하게 된 것은 세계문화 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울퉁불퉁한 돌 표면에 정보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은 여러모로 어려운 일이었다. 부피가 작고 가벼운 표면을 찾아 파피루스부터 종이의 발명에 이르렀으며 20세기 전자식 페이지에 이르렀다. 3차원의 '책'이 거의 사라지게 될지라도 모든 것을 기록하는데 이상적인 평평한 표면의 정수라 할 수 있는 페이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종말론적 입장에서 본 여러 종교의 예측에서 최후의 날 산들이 평평해지면서 세상이 평평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지질학적 평면화와 사회 계급이 평평해짐을 이야기 한다. 그 중심에는 최후의 날 '위쪽'도 '아래쪽'도 없는 완벽하게 평평한 지구가 회복된다는 개념이다. 또는 물에 완전히 덮힌 지구를 상상하기도 하는데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위협하고 있는 현대에 경종을 울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쉬운 책은 아니지만 세상을 보는 통찰력을 제공하고, 독창적이고 놀라운 내용이 가득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