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대로, 지나도 괜찮아
안주현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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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P37.
나도 언젠가 시간이 허락 한다면 나만의 화분을 가꾸고 싶다. 난 하나를 키우는 것도 결코, 녹록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 나는, 함부로 식물 을 키우지 않을 것이다. 난에 집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을 때, 나는 할아버지가 남기신 화분에 씨앗을 심으련다.

제목을 보고 홀리듯이 신청했던 책.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에 조그마한 책이라 가볍게 보였는데 실상은 전혀 달랐다.

에세이로 어린 시절부터 마주했던 이별의 아픔들을 에세이로 풀어 놓았는데 이별의 슬픔과 아픔을 덤덤하게 표현하였다.
읽으면서 글은 덤덤하다고 느꼈지만, 세심한 표현들로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읽으면서 슬프게 느껴졌다.
친구의 죽음, 할아버지의 아픔과 죽음, 부모님의 이혼… 다양한 이별의 아픔들을 겪으면서 슬픔에 빠져들 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

이별을 마주하였을 때 계속 붙잡아 두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면 빨리 잊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책 제목처럼 흐르는 대로, 지나도 괜찮다는 말이 너무 따듯하게 안아주는 느낌이라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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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동아리 창비아동문고 339
진형민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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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P134.
학교 아이들에게도 석탄 발전소 문제를 알려야 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왜왜왜 동아리만 알고 있을 수는 없었다. 다른 아 이들도 앞으로 겪게 될 산불과 무더위와 가뭄과 폭우와 전염 병에 대해 알 권리가 있었다. 앞으로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 지 말할 권리 또한 있었다.

P138.
"네가 과일 가게 딸이든, 시장님 딸이든 똑같다고"
"당연하지. 나는 나니까."
"맞아. 너는 너니까."

P152.
"저는요, 어른들이 좀 이상한 거 같아요. 산불 때문에 복실 이가 다치고 집도 불탔다고 하면 다들 불쌍하다, 안됐다. 도와 주고 싶다, 그러거든요. 근데 왜 자꾸 산불이 나는지, 산불이 안 나게 하려면 어른들이 지금 당장 뭘 해야 하는지,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그럼 벌써 관심이 없어요. 지구 온도 얘기까지 꺼내면 아주 귀찮아하는 얼굴이 돼요. 내일 날씨는 그렇게 궁금해하면서 10년 뒤 날씨에 대해서는 아무도 걱정하지 않아요. 10년 금방인데, 자기들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나 봐요. 진짜 웃기지 않아요?"


주인공 록희가 혼자 놀고 싶어서 친구와 만든 자율 동아리.
어쩌다가 동아리에 오게 된 건지 이야기하다가 한 친구가 알고 싶은 게 있어서 왔다는 말에 궁금해하면서 동아리 활동이 시작된다.
아이들은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서, 친구의 누나는 왜 학교를 안 가고 다른 곳을 갈까? 누나의 머릿 속이 궁금해서 등 여러 사건을 해결하다 보니 의문점이 생기게 된다. 왜 자꾸만 산불이 발생하게 되는 걸까. 사과나무를 땅에 묻어야 했을까. 장래 희망을 포기 하려고 할까.
그 의문점들은 하나같이 같은 원인을 내놓았다. 그 원인은 무엇이었으며 앞으로 왜왜왜 동아리 회원들은 어떤 활동을 하게 될까.

이 책을 읽고 나니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부끄러움이었다.
내가 기후 위기를 위해서 한 일이 무엇이었나 생각부터 들었다.
하나하나 사건들을 쫓아가다 보니 결국에는 원인이 기후 위기라니.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일들이 서로서로 이어져 있었다는 것을 아이들의 시각으로 알기 쉽게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꼭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어른들도.
왜왜왜 동아리 아이들이 다음은 어떤 사건들을 맡을지, 어떤 행동을 할지 너무 궁금해서 금방 읽어버렸는데 아이들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또한 아이들처럼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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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아이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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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P94.
나에게는 하나의 저주처럼 들리는 주문.
"여행 잘하렴, 라이카."
마지막 여행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셈이다.

P112.
그러나 저 애틋한 존재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건 우주의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었다.

P183.
이 모든 직관이 내 머릿속에 저절로 떠오른 것도 이상하다.
그렇다면 이 숲에 흘러들어온 나는, 나 자신은 실험동물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P211.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돌연변이의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주에 드문드문 켜진 가로등처럼 어느 별에서 인가 앨리스가 살아가고, 꺼져간다.

삼백 년 후의 미래인 식민지 화성을 배경으로 실험실에서 태어난 신인류, 수다쟁이 유령 개 라이카, 오래된 탐사로봇 데이모스, 눈꺼풀이 없는 소녀 등 비인간들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임신한 채로 화성에 오게 된 류의 이야기가 제일 먼저 시작이 된다.
같이 화성으로 온 실험체 열두 마리의 실험체 중 혼자 살아남은 류는 유령이 되어 떠돌아다니는 개와 만나고 탐사로봇과도 만나게 된다.
인간이라 할 수 없는 비인간들의 존재들이 모인 화성.
그들은 어떻게 모이게 되었으며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척박한 땅인 화성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환상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나무에서 열리는 생명체들까지.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상상치도 못한 전개로 흘러간다. 관계가 없어 보였던 이들도 알게 모르게 얽혀있기도 하고 마지막 이야기는 생각지도 못한 이의 이야기로 끝난다.
로봇과 유령 개가 보모로 아이를 돌본다든지, 낯선 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과 .저마다 생김새와 종이 전혀 다르지만 그들이 맺는 관계들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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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따는 사람들 서사원 영미 소설
아만다 피터스 지음, 신혜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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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4.
어째서, 자신은 루시를 봤다고 말하면서 우리도 볼 수 있게 데려오지 않은 걸까?

P252.
비밀과 거짓말은 그 자체로 부풀려지기도 하고, 왜곡되거나 조작되기도 하며, 정신을 놓은 누군가의 입을 통해 세상에 터트려지기도 한다.

P307.
나는 과연 내가 누군지, 그들이 아직 나를 그리워하는지 궁금했다.


원주민 가족들이 블루베리 따는 일을 하기 위해 캐나다에서 미국 메인주로 왔다. 얼마 뒤 가족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 어느샌가 네 살배기 막내딸이 사라진다.
소녀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소녀의 막내 오빠인 조.
조는 소녀가 바위 위에 앉아 있었던 걸 마지막으로 본 자기의 잘못이라 자책하며 힘든 삶을 살아간다.
같은 메인주의 노마라는 소녀는 어머니의 과잉보호 속에서 답답해하지만,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로 자란 소녀이다.
꿈이라고 하기엔 아주 생생한 기억들로 인하여 혼란스러워한다. 하지만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어른들이 모두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리는 바람에 의심을 외면하게 되는데…

이 책은 조와 노마의 이야기가 각각의 시점으로 번갈아 가면서 진행된다.
그래서 더욱 조와 노마는 어떤 사연이 있을지 뒷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결말까지 너무 조마조마해서 읽는 내내 종종거리며 읽은 것 같다.
각자 자신의 혼란스러움과 죄책감을 한구석에 숨겨놓고 지내와도 속은 괜찮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가슴 아픈 가족 상실에도 다시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건 가족의 사랑이 있어서가 아닐까.
원주민들이 이주해 와서 정착 후 생긴 갈등과 어려움도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서 그들의 삶과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단순히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원주민들의 삶과 생활까지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슬프지만 그만큼 따뜻했던 이야기라 가을에 읽기 좋은 책.

여러 수상을 받은 책이라 너무 기대했었는데 정말 기대 이상이라 작가님의 다음 책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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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
심너울 지음 / 한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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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P93.
"아무하고도 엮여 있지 않으면 외롭지 않니?" 아이리스가 고개를 돌리고는 싱긋 웃었다.
"외로워.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혼자일 때만 보이는 게 있더라고."

P412.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 운석이나 지구 온난화일 거로 생각했다. 완전히 틀 렸다. 우리 종의 생존은 신의 어설픔을 눈치챈 몇몇 프로그래 머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심너울 작가님의 단편선을 모아놓은 책으로 총 9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제목부터 어떤 내용일지 도무지 예상할 수도 없었는데 단편 단편들마다 생각지도 못한 상상력들이 들어있어서 다음 작품은 어떤 내용일지 기대하며 읽는 재미가 컸다.
얼마 전부터 유행이였던 MBTI가 미래에는 각각의 MBTI 유형에 맞춰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한다? 거기다 인공지능이 국정 전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키스를 통해서 공유되는 것은 충치균뿐만 아니라 다른 무언가도 있었다 등등의 다양한 내용들과 세계관들로 빠져들어서 읽게 되었다.
짧은 단편들에다 재미있어서 술술 읽게 된다.
하지만 읽고 나면 여러 생각이 드는 작품들이라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
작가님의 다음 책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들어있을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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