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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나라 - 영국 선생님의 5개국 학교 탐사기
루시 크레헌 지음, 강이수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영국에서 중학교 교사를 하던 루시 크레헌은 어느 날 세계 각국의 교육 제도를 탐방하기로 한다.읽기와 수,과학을 평가하는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서 좋은 점수를 보인 나라들을 지면 자료로 접하는 이상의 경험이
하고 싶어진 크레헌은 무작정 각국의 학교에 협조 메일을 보낸다. 막 석사 과정을 마치고, 구속하는 것이 없던 그로서는 결행하기 쉬운 멋진 도전이었을 듯싶다. PISA를
치르는 대략 70여개국중에 고득점의 나라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 1억
이상의 인구를 가진 일본, 동아시아 나라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낸 유일한 유럽 대표국 핀란드, 마지막으로 다양한 배경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는 캐나다가 클레버랜드(우리
제목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나라”)에 담겨 있다. 저자의 각국 탐방 연구와 집필의 목적은 PISA의 연구 목적에 대한
이견을 내세우려는 게 아니라 좋은 성적을 내는 요인들의 상관 관계를 각 나라의 문화적 맥락 안에서 유의미성을 찾는 데 있다.
책은 영국에 사는 저자와 가장 가까운 나라 핀란드부터 시작하지만 나는 우리 정서와 가장 가까운 일본,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를 먼저 읽었다. 하지만 먼저 찾은 나라에 대한 비교 분석으로 다시 핀란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저자의 동선에 따라 차분하게 세계 교육 여행에 동참한다. 앞서 언급했듯 좋은 성적을 이뤄내는 요인들은
각국마다 다르다. 목차에서도 각 나라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시아
나라는 우리와 비슷하지 않은가? 그러나 싱가포르의 교육이 그렇게 매서운지 이 책을 통해서야 제대로 알게
됐다. 아시아 나라에 공통적인 학구열은 지능은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과 공자 등 유학의
공부에 대한 마음 가짐과 방법 등이 배경이 된다는 크레헌의 분석에 이견을 달 이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반면
영미권 사람들이 지능에 대한 생각이 유동적이지 않다는 데 조금 놀랐다. 20세기초 프랑스 정부가 심리학자
비네에게 검사 개발을 의뢰하며 시작 된 지능에 대한 연구는 애초 고정불변의 지능이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네의 지능 검사를 소개한 미국을 포함한 유럽 나라들은 비네의 지능 검사인 IQ를 고정불변의 “지능”이라며 대중을 오도했다. 이런
오래 된 인식으로 그들이 학업에 대한 열의를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 대해서 우리처럼 “노력”(‘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류의 문화를 바탕으로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에게
공부에 좀 더 매진하게 한다)을 종용하지 않는 문화적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아직 미혼인 저자는 아이가 있다면 이 다섯 나라중에서 어떤 나라를 고를까? 저자는
각 나라마다 4주 정도 현지 교사의 집 등에 머물며 학교 현장과 기관을 찾으며 다양하게 그 나라의 교육
제도와 문화를 책에 담으려고 애썼다. 그런 저자의 노작을 통해서 우리 교육에 도입하고 싶은 요인들을
찾을 수도 있지만 내 아이라면 어느 나라에서 교육 받게 할까라는 대답을 찾는 교육 여행처럼 책을 즐길 수도 있다.
가깝지만 잘 몰랐던 아시아 나라들의 교육과 캐나다와 아주 먼 핀란드 다섯 나라를 지면으로 돌며 여러 질문들이
엉켜 든다. 공정한 대입 제도를 위해서 모든 아이들을 한 줄로 세우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필요하다는 비판적, 창의적 사고와 현 입시제도를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시킬 수 있는지를. 교육 좀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