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인문학 - 50가지 질문으로 알아보는 나와 세계에 대한 짧은 교양
이준형.지일주 지음, 인문학 유치원 해설 / 나무의철학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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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가까이 하는 집의 책장에 인문학 기본서 한 권쯤은 다들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정독한 책이 꽃혀 있는지, 그 책이 얼마 만큼의 감동을 줬는지가 궁금해진다. 혹시 그런 책들이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 여기 이 책 정도는 어떨까 싶다. 철학적 사유를 일상화 하는 프로젝트에 함께 한 이준형, 지일주 두 저자의 철학 워크북 같은 [하루 10분 인문학]이다. 부담되지 않는 시간(10분은 솔직히 가볍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2,30분 정도는 소요된다) 동안 매일 철학적 사유를 하기에 좋다. 프랑스 대입 시험의 하나로 알려진 바칼로레아 질문들이라니 지적 호기심도 더 동한다.


 

 인간, 생각, 윤리, 정치와 권리, 과학과 예술의 총 다섯 장으로 나눠서 50 가지 질문에 대한 논제를 제시한다. 철학을 전공한 이준형 저자의 식견이 질문들에 대한 핵심 개념을 짚어주지 않았을까 싶고, 질문에 얽힌 책, 영화 등 매체와 개인적 경험 등은 지일주 저자의 목소리가 덮여진 글들이 눈에 띈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예로 이 책의 특색을 살펴 보면 이렇다. 저자들은 니체와 그의 유명작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시작하며 많이들 아는 ‘신이 죽었다(없다)’라고 외친 니체가 정말 신을 부정한 것인지를 독자에게 반문한다. 이 책의 미덕은 “나에게 묻기”이다. 매 질문의 마지막은 내게 묻는 질문으로 마친다. 철학을 하는 여러 이유중 ‘나를 되돌아 보고 연마하기’란 기본에 충실한 책이다.


문송하다는 시대인데도 인문학 독서는 유효한 것일까? 인문학을 여러 이유로 배우겠지만 인문학을 가까이 하면서 달라졌다고 말하는 여러 기사 중 가장 눈길이 갔던 것은 인문학을 배우면서 달라진 노숙인들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래서 인문학은 코로나 시국 등 더 어려워진 현재에는 더 필요한 생존 조건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 우리를 버티게 하는 것은 결국 인문학적 식견과 내재화한 생활이라고 감히 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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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속 화학 - 우리 집에서 배우는 과학
이경윤 지음, 권나영 그림 / 꿈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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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과학자로 태어난다는 교육학자의 말이 있지만 아이들 천성이라는 과학자 성향은 점수와 직결되는 학습과 만나면 왠지 엇박자 걸음을 걷게 된다. 우리집에서 배우는 과학이란 부제를 단[냉장고 속 화학]은 과학 교과서를 만들었던 저자의 아이들을 향한 애정이 담긴 책이다. 과학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기 보다는 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하여 시험 시간에 빨리 풀고 고득점을 받기 위한 과학 교육의 현실을 안타까워 하는 저자가 맛있는 음식이 가득 담긴 냉장고 안 음식 재료(요리)등으로 화학을 설명하여 아이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저자는 아이들의 이목을 잡기 위해 또래 친구 새미를 주인공으로 과학자 어머니, 수학 교사 아버지와 어머니의 비밀 학습 도우미를 내세운다. 우리 보통의 친구처럼 과학 성적을 잘 받지 못한 새미는 속 상하다. 과학자 어머니는 딸의 성적과 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새미와 남편의 협업 과제를 완수하도록 이끈다. 새미는 주 목적인 새 폰을 선물로 받고 싶어 아버지와 냉장고와 과학 요리를 시작하지만 갈수록 새미는 아버지와 과학 요리하는 시간을 즐기며 화학 지식도 쌓아간다. 11장에는 이처럼 여러 먹거리가 다뤄지고 있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소재도 눈에 띈다. 요구르트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소개하기도 하고 느끼한 음식과 함께 하면 더 맛있는 탄산 음료 이야기도 있다.

11장의 음식 이야기와 요리로 실전을 익힌 새미는 새 폰을 받는 기쁨과 더불어 과학이 재미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와 요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선물 받는다. 새미처럼 재미있게 화학 공부를 하면서 우리 아이들도 과학 학습의 부담은 약간이라도 줄어들기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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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나라 - 영국 선생님의 5개국 학교 탐사기
루시 크레헌 지음, 강이수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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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중학교 교사를 하던 루시 크레헌은 어느 날 세계 각국의 교육 제도를 탐방하기로 한다.읽기와 수,과학을 평가하는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서 좋은 점수를 보인 나라들을 지면 자료로 접하는 이상의 경험이 하고 싶어진 크레헌은 무작정 각국의 학교에 협조 메일을 보낸다. 막 석사 과정을 마치고, 구속하는 것이 없던 그로서는 결행하기 쉬운 멋진 도전이었을 듯싶다. PISA를 치르는 대략 70여개국중에 고득점의 나라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 1억 이상의 인구를 가진 일본, 동아시아 나라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낸 유일한 유럽 대표국 핀란드, 마지막으로 다양한 배경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는 캐나다가 클레버랜드(우리 제목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나라”)에 담겨 있다. 저자의 각국 탐방 연구와 집필의 목적은 PISA의 연구 목적에 대한 이견을 내세우려는 게 아니라 좋은 성적을 내는 요인들의 상관 관계를 각 나라의 문화적 맥락 안에서 유의미성을 찾는 데 있다.


책은 영국에 사는 저자와 가장 가까운 나라 핀란드부터 시작하지만 나는 우리 정서와 가장 가까운 일본,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를 먼저 읽었다. 하지만 먼저 찾은 나라에 대한 비교 분석으로 다시 핀란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저자의 동선에 따라 차분하게 세계 교육 여행에 동참한다. 앞서 언급했듯 좋은 성적을 이뤄내는 요인들은 각국마다 다르다. 목차에서도 각 나라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아시아 나라는 우리와 비슷하지 않은가? 그러나 싱가포르의 교육이 그렇게 매서운지 이 책을 통해서야 제대로 알게 됐다. 아시아 나라에 공통적인 학구열은 지능은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과 공자 등 유학의 공부에 대한 마음 가짐과 방법 등이 배경이 된다는 크레헌의 분석에 이견을 달 이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반면 영미권 사람들이 지능에 대한 생각이 유동적이지 않다는 데 조금 놀랐다. 20세기초 프랑스 정부가 심리학자 비네에게 검사 개발을 의뢰하며 시작 된 지능에 대한 연구는 애초 고정불변의 지능이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네의 지능 검사를 소개한 미국을 포함한 유럽 나라들은 비네의 지능 검사인 IQ를 고정불변의 지능이라며 대중을 오도했다. 이런 오래 된 인식으로 그들이 학업에 대한 열의를 보이지 않는 아이들에 대해서 우리처럼 노력”(‘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류의 문화를 바탕으로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에게 공부에 좀 더 매진하게 한다)을 종용하지 않는 문화적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아직 미혼인 저자는 아이가 있다면 이 다섯 나라중에서 어떤 나라를 고를까? 저자는 각 나라마다 4주 정도 현지 교사의 집 등에 머물며 학교 현장과 기관을 찾으며 다양하게 그 나라의 교육 제도와 문화를 책에 담으려고 애썼다. 그런 저자의 노작을 통해서 우리 교육에 도입하고 싶은 요인들을 찾을 수도 있지만 내 아이라면 어느 나라에서 교육 받게 할까라는 대답을 찾는 교육 여행처럼 책을 즐길 수도 있다.


가깝지만 잘 몰랐던 아시아 나라들의 교육과 캐나다와 아주 먼 핀란드 다섯 나라를 지면으로 돌며 여러 질문들이 엉켜 든다. 공정한 대입 제도를 위해서 모든 아이들을 한 줄로 세우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필요하다는 비판적, 창의적 사고와 현 입시제도를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시킬 수 있는지를. 교육 좀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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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Strong Words - 말대꾸 에세이
딥박 지음, 25일 그림 / 구층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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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박이라는 필명을 가진 한 회사원의 솔직 과감한 [글쎄 Strong Words]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는 일상을 보내지만 말놀이에 있어서 다른 재주를 갖고 있다고 뽐내듯, 재치 번뜩이는 일상의 관찰과 해석의 말놀이를 담고 있다. 부제처럼 붙은 ‘말대꾸 에세이’라는 낯선 말도, 달걀 프라이가 담긴 팬의 시차 같은 샷이 표지 앞, 뒤를 장식하고 있어 독자의 호기심도 자극한다.


TV, 퇴근후, 혼밥의 총 세 장을 구성으로 주중 회사 격무와 주말 홀로 생활하며 TV와 벗 삼으며 떠오르는 여러 단상을 가벼운 말장난 같은 시적 말놀이로 담아내고 있다. 더러 긴 일기처럼 깊고 여운 있는 시간도 독자에게 제공한다. 짧은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거북목의 체형을 탓하며 독자에게 긴 글을 못쓰는 이유를 변명하듯 자신을 소개하지만, 그 짧은 글에는 번뜩이는 말 놀이를 넘는 깊이 있는 생각거리를 독자에게 제시한다. 마치 ‘내 생각에 넌 어떻게 맞받아칠 거야?’ 라고 작가는 우리에게 반문하기에 우리는 말대꾸 에세이 부제를 자연스레 떠올린다. 저자의 말놀이 대결장에 빠져들어 나만의 말대꾸를 고심한다. 일상에서 우리는 제때 말대꾸를 못해서 손해(?) 본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는가? 그런 실수를 줄여 주기 위해 저자가 우리에게 말대꾸 교육의 장으로 부른 듯하다.


총 세 장중 퇴근후와 혼밥의 시간은 자신을 단련해 주는 시간으로 제격이다. 그런 시간에 사색이 깃들기는 좋다. 하지만 우리는 TV를 볼 때 가끔 자신을 놓친다. 다큐, 예능, 뉴스에 담긴 저자의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마음이 울리기도 한다. 혼자 사는 저자(곧 가족이 생긴다고 한다^^)가 TV를 보면서도 혼자 사는 무료함을 달래며 TV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TV에게 말대꾸를 잘 해댄다. 그리고 혼밥에는 혼자 사는 독립한 아들의 부모, 가족 생각에 대한 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여느 에세이처럼 자신의 개인사가 잘 배어든 글이 책의 후미를 채우고 있다. 책방에 가면 아름다운 말로 우리 인생을 위로하는 책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에 불편하다는 저자의 고백이 이 책에 역설적으로 채워져 있다. 말장난 같지만 결국 그의 의중도 우리 모두에게 우린 잘 하고 있고 잘 할 거란 응원이 담겨있다. 요즘처럼 비 오고 쳐지는 날에 읽기 딱 좋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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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라서 그런 거 아니거든요! 탐 청소년 문학 24
이명랑 지음 / 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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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들 현상, 건우, 태양과 그 아이들의 엄마들의 총 여섯 이야기를 번갈아 가며 한 책에 담은 [사춘기라서 그런 거 아니거든요!]은 세대간의 이해와 소통을 재밌는 구성으로 담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핵인싸(인기있는 아이)가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은 공부, 싸움, 게임이라고 한다. 현상이는 세 가지중 게임에 올인하는 이유엔 다른 두 가지와 달리 재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엄마에게 강변한다. 재미와 인기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게임에 몰두하며 레벨을 올리기 위해(만렙) 태양이에게 어릴 적부터 모은 돈을 가져다 주고 급기야는 좋아하는 전집까지 책방 아저씨에게 맡기고 돈을 얻어 태양이에게 주기까지 한다. 게임이 뭐라고?! ^^ 현상이 엄마를 비롯한 모든 엄마들이 게임 때문에 아이들끼리 얼굴 붉히며 주먹다짐까지 일어나는 것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세대마다 좋아하고 즐기는 것에 대한 이해가 전제된다면 엄마(부모)-아이들간의 마찰은 덜 일어날 것이다. 설령 마찰이 일더라도 부정적인 마찰이 아니라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책마을 아저씨의 중재로 아이들의 주먹다짐은 큰 사건으로 번지지 않고 세 엄마들과 만날 수 있게 도와준다. 책마을 아저씨는 세 아이들을 왜 도와주고 싶었던 걸까? 에필로그는 아저씨의 이야기를 다루며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는 말을 담고 있다. 아저씨가 엄마들에게 전하는 마법의 세 단어 OK, No problem, Fighting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그간 청소년 심리를 잘 다뤄온 이명랑 작가의 이 신간을 만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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