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마 유키오 - 우국·한여름의 죽음 외 2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4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출판사 현대문학에서 제공해준 도서를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삶 전체를 통해 예술과 삶의 일치를 추구한

탐미주의 문학의 거장,

그가 직접 고른 단편 문학의 정수

 

세계가 환호하는 매혹의 선입을 일본 당시 시대상으로 잘 녹여놓은 단편들이었다.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는 이 책으로 처음 접하는데, 펼치기 전 뒤표지를 먼저 살펴보았을 때 소개란에서 내 시선을 곧바로 빼앗을 만큼 강렬한 단어가 있었다. ‘탐미주의 문학’. 아마 이 단어를 발견한 때야말로 내가 미시마 유키오라는 철조망에 몸을 밀어 넣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다. 유명한 작품인 우국한여름의 죽음’, 데뷔작인 꽃이 한창인 숲까지. 외에도 수많은 그의 단편들이 있었고, 나는 그 유명작부터 읽어보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며 차례로 첫 단편부터 펼쳐 읽었었다.

 

이 작가가 강조하고 싶은 아름다움은 뭐였던 걸까? 파멸? 죽음? 욕망?

하나하나 문체가 서늘한 눈발에서 뜨겁게 비릿한 향이 담겨 있었다. 죽음을 부르는 판 위로 사랑을 꾸며냈고,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 그 어떤 지옥도 여실히 애정하게 만드는 이야기. 미시마 유키오는 휴화산과 활화산 사이의 찌릿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이야기 끝에 차갑게 마침표로 독자의 가슴을 찢고 지나갔다. 특히 작품 우국은 그 죽음에 가까워지는 묘사에 완벽히 내가 갖고 놀아졌다는 걸 깨닫게 만든다! 그 가녀린 실로 내 목을 죄며 천천히 끝에 다다르는 느낌이 하여금 작별과 또 다른 탄생과 희망을 기꺼이 받들도록 하였다. 그러나 나는 단언한다. 그들 몸에 흘러나온 피는 앞으로 몇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뜨거울 것이다.

 

아름다움을 왜 멀리서 찾나.

이 책이야말로 탐미하는 아름다움인데.

 

사랑은 생의 과정과 같다. 설렘에 잉태되어 어린아이같이 유치해졌다가 점차 상대의 감정까지 인정하는 성숙을 지나, 함께 아름다운 마감을 하거나 괴로운 죽음을 보게 된다. 미시마 유키오에게서 사랑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일깨워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지. 나는 몇 밤을 이 책을 끌어안아 철조망 가르며 피어난 그 붉은 꽃의 형태를 매만져볼 생각이다. 그것이 내가 그를 찬미하고 또 탐미하는 행위이다.


그녀는 숲의 꽃이 한창일 때 죽어갔다 -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