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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두루미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25
이연실 글.그림 / 봄봄출판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외출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신갈오거리에 군인들이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답니다.
영화에서나 봄직한 군인들이 권총을 들고 군복을 입은 모습을 보는 순간
‘맞아... 우리는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지’라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지요.
일상의 생활을 할 때는 전혀 느끼지 못하다가 천안함 사건이나 디도스 공격과 같이
북한의 소행으로 알려진 일련의 사건들을 겪다보면
우리의 땅에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닌 현재 진행형임을 실감하게 되네요.
사람만이 그것을 느낄까요? 아니랍니다.
동물도 식물도 한반도가 대치국면에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요.
시베리아를 떠나 철원 땅에 도착한 두루미들에게 이 땅은 천국과도 같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폭탄이 터지고 두루미는 죽을힘을 다해 도망을 치지요.
정신을 차린 후 주위를 살펴보지만 온통 잿더미로 변해 있고, 알고 보니 전쟁이 일어난 거랍니다.
가족을 잃고 재두루미와 살게 된 두루미는 사방으로 불길이 번지는 전쟁을 목격하지요.
수많은 두루미가 죽어 나가고, 엄마와 아빠, 형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모르지만
두루미는 철원을 떠나 다시는 돌아올 수 없었어요.
새롭게 일군 가족들을 위험한 곳에 데려갈 수 없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악몽과도 같은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철원 땅에서 왔다는 두루미를 통해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 두루미는
철원 땅을 다시 찾아 갑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철조망이 가로 놓여 있는 그 땅에서,
두루미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두루미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리도 그리워했던 형 두루미였지요.
전쟁은 끝났지만 아무도 들어 올 수 없는 DMZ는 불안한 평화의 땅입니다.
동식물이 번성하고 울창한 숲이 있고, 우리의 역사적 유물들이 고스란히 있지만
그곳은 아무나 갈 수 없기 때문이며, 언제라도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산가족의 아픔과 전쟁의 상처, 고향을 그리워하는 많은 분들이 계심에도
세월이 흘렀다는 이유로 전쟁의 아픔과 기억들이 흐려지는 요즘입니다.
전쟁 세대가 아닌 지금의 우리들은 전쟁의 상처를 오롯이 느낄 수는 없지만
두루미의 눈을 통해 바라본 DMZ는 왠지 아슬아슬하고,
인적이 드물기에 풍요로우면서도 슬퍼 보이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닌 아직까지도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이 가슴을 아프게 하는 오늘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잊혀져가는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고,
통일의 중요성과 통일을 위한 노력에 더욱 분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더불어 하루라도 빨리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철원 땅을 밟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