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학술총서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기획, 신현준.이기웅 엮음 / 푸른숲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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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는 뉴욕의 예술가들이 모이던 첼시가  땅값이 올라서 더이상 예술가들은 버틸 수 없는 동네가 되었다는 얘기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어렴풋이 뜻을 짐작만만 했던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가 요즘은 여러 곳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됩니다. 저만해도 서울대입구역 샤로수길에 갈때마다 동네의 젠트리피케이션을 걱정합니다. 샤로수길 근방에서 살고있을 대학생이나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법한 가게들이 하나 둘 사람들을 끌어모을만한 가게로 변하는거야 좋은 일이라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 과정에서 자본에 밀려 떠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를 처음 보고 막연히 알고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을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해서 읽어봤습니다. 그런 사람이 저만은 아닌듯합니다. 책 14쪽을 보면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 이후에 여러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젠트리피케이션이 어떤 개념인지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 현황이 어떤지, 어떤 문제가 있으며 대안은 무엇인지' 등을 주로 물어봤다고 합니다.


 책은 베이징, 방콕, 도쿄, 타이베이, 하노이, 선전, 리수이, 자카르타 등지에 살고있는 연구자들이 쓴 글들이 모여있습니다. 다양한 도시에 살고있는 연구자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쓴 책이라 책을 구성할 때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출간된 책의 구조는 <젠트리피케이션과 대안적 도회주의: '글로벌 도시'에서 '아시아 도시'로>라는 글을 제일 앞에 서장으로 두고 그 뒤로 주제별로 나누어서 도시를 배치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관심으로 책을 펼쳤는데 두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로, 이과생이었고 여태까지 도시나 문화에 대한 글을 읽은 경험이 별로 없는 제게 책이 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처음 계획은 서장을 대충 읽고 개별 도시들은 관심가는 도시부터 읽어보는거였습니다. 그런데 개괄에 속하는 서장부터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두번째 문제는 책에 나오는 8개 도시 중 제가 직접 가 본 도시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홍콩에 가 본 적이 있으니 홍콩과 가까운 선전 정도가 그나마 제일 가까이까지라도 가 본 도시이고 다른 도시들은 근방에도 가 본 적이 없습니다. 한 번이라도 직접 땅을 밟아본 동네의 이야기를 읽는 것과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곳에 대한 글을 읽는건 차이가 클 것입니다.


 한 번 읽어서 머리 속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일반인들을 위해서 다시 써낸 내용이기에 차분히 읽다보면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평소에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셨던 분이라면 더 쉽게 읽으실 수 있을껍니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해외 여러 도시들의 사례도 해당 도시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겠지만, 애초에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경험을 간접으로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가 독서입니다.


 애초에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는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와 쌍이 되는 책입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아시아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 알아가는것도 좋지만 정작 발붙이고 있는 서울을 빼먹으면 공허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저는 <서울,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를 읽어볼 생각입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아시아, 젠트리피케이션을 말하다]를 다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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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이션 - 인간과 우주에 담긴 정보의 빅히스토리
제임스 글릭 지음, 박래선.김태훈 옮김, 김상욱 감수 / 동아시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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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포메이션]은 카오스의 저자 제임스글릭이 쓴 책입니다. '인간과 우주에 담긴 정보의 빅히스토리'라는 부제에 걸맞게 저자는 아프리카의 북소리로 시작해서 DNA를 거쳐 양자역학에 이르기까지 '정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면 전부 17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 장별로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감수자인 김상욱 교수의 말처럼 저자인 제임스 글릭은 '정보'를 역사, 이론, 홍수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순서대로 바라보면서 풀어가고 있지만,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각각의 장 그 자체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 앞부분의 역사에 대한 부분은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실들이 당연하지 않은 시절이 있었다는 소소한 앎아감의 재미가 있었고, 중후반에 걸친 정보이론에 대한 부분은 조금 어려웠지만 천천히 읽어가는 맛이 있었고, 마지막에서 다룬 정보가 넘쳐나는 현실에 대한 부분은 생각할꺼리를 줬습니다.




 인류가 정보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룰 수 있었던건 섀넌이 정보에서 '의미'를 빼버린데서 시작했습니다. 정보에서 의미를 빼고 개념을 확실히 하면서 정보는 불확실성, 엔트로피, 카오스를 잇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단촐해진 정보는 생물학에도 등장하고 양자역학에도 등장하고 급기야 우주를 여태까지 10^120회만큼 연산을 실행했고 지금 10^90비트 정도의 정보를 담고있는 존재로 규정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한때 인류가 생산하고 소비한 정보는 소멸해버렸다. 이게 정상이고 기본이었다. 537쪽

풍요로움의 낭패. 정보는 지식이 아니며, 지식은 지혜가 아니라는 것을 또다시 떠오르게 한다. 557쪽


 정보가 이처럼 모든 곳이 끼어드는 사이에 인류는 너무 많은 정보를 가진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텍스트를 손쉽게 다룰 수 있게 만들어준 인쇄기를 비롯해서 음성, 영상에 이어 더 많은 정보들을 쉽게 다룰 수 있는 즉 각종 정보가 '안정성과 영구성'을 획득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들이 만들어지면서 점점 더 많은 정보가 생성되었습니다. 급기야 너무 많은 정보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보르헤스가 '바벨의 도서관'에서 보여준 모든 지식이 존재하는 도서관은 어떤 지식도 없는곳과 마찬가지입니다. 도깨비 신부가 도깨비를 소환했을 때부터 서로에게 의미가 생기기 시작한것처럼 '필터'와 '검색'이라는 도구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불러낼 수 있어야 의미가 사라진 정보에 다시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됩니다.


필터링해주고 검색을 도와줄 맥스웰의 도깨비는 없다. ... 진짜를 고르는 데는 일이 필요하고 또 망각에는 더 많은 일이 필요하다. ... 이제 우리는 모두 바벨의 도서관의 이용자이면서 사서이기도 하다. 578쪽


 필요한 정보를 고르고 의미를 부여하는건 촛불을 불어서 도깨비를 소환하는 것보다 훨씬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합니다. 드라마에서조차 도깨비는 태어나지도 못할뻔한 도깨비 신부를 구해주는 '얽힘'의 과정을 통해서 도깨비 신부를 얻었고, 도깨비 신부는 억지로 지워진 기억을 스스로 되살려냈고 죽었을때도 '망각'을 선택하지 않음을 통해서 도깨비에게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제서야 자각한 취미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끝난 드라마 다시보기'입니다. 결말을 아는 드라마를 다시 보면서 드라마 속 상황을 즐기기도 하고 다시보는 장면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보기도 합니다. 새벽에 드라마 도깨비를 틀어놓고 [인포메이션]을 읽으면서 '끝난 드라마 다시보기'만큼이나 '한 번 읽은 책 다시보기'도 제가 좋아하는 취미라는걸 깨닳았습니다. 재미없는 드라마를 다시볼 이유가 없는것처럼 재미없는 책도 다시 읽을 이유가 없습니다. 다시 읽을 [인포메이션]이 벌써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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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 - 가장 기본적인 소망에 대하여
김승호 지음, 권아리 그림 / 스노우폭스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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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은 제 기준으로는 자기계발 서적입니다. 요즘은 자기계발 서적을 잘 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읽은건 제 기억 속 김승호 저자의 글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저자가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채로 유명해진 '아들에게 주는 교훈'이 바로 그 글입니다.


 스물 여섯 개 항목의 '아들에게 주는 교훈'은 지금까지도 SNS나 각종 게시판에 꾸준히 다시 올라옵니다. 항목 하나하나가 공감되었지만 특히 '어려서부터 오빠라 부르는 여자 아이들을 많이 만들어 놓으라'와'나이 들어가는 것도 청춘만큼이나 재미있다'는 조언을 아들에게 해주는 아빠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2010년 초에 구입한 '<김밥 파는 CEO> 김승호의 자기경영 노트'와 2011년에 나온 '김밥 파는 CEO'책을 읽었습니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은 1장 부를 이루는 길, 2장 사업을 하려는 사람에게, 3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산다는 것, 그리고 남는다는 것, 4장 조금은 느슨하게 함께하는 삶에 대하여, 5장 인생 어느 모퉁이에서 깨달음의 순간, 6장 자연, 그리고 순수한 순리를 따라 까지 모두 여섯 장으로 되어있습니다. 각 장은 8 꼭지에서 12꼭지의 글이 모여있습니다. 비슷한 책들이 다 그러하듯이 꼭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여섯 장 중에 맘에드는 부분을 몰아서 봐도 아니면 맘에드는 꼭지만 골라서 봐도 상관 없습니다.


 예전처럼 자기계발 서적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가끔 게을러진 스스로를 다잡고 싶을 때면 책장에서 혹은 서점에서 자기계발 서적을 찾아서 읽습니다. 많이 읽을 때는 내용을 보고 골랐지만 요즘은 내용보다 자기 이야기를 직접 쓴 책으로 고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면에서 실패와 성공을 다양하게 경험한 김승호 저자가 쓴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은 새해 들어서 다잡았던 마음이 살짝 흐트러지던 제게 꼭 맞는 책이었습니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은 불공평한 세상에서 개인이 갈 수 있는 최선의 길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서문에서 스스로 밝힌것처럼 '감히 세상에 대해 이야기해도 건방지다 욕먹지 않을 시간이 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직 그 시간에 도달하지않은 모두에게 유익힌 글입니다. 그저 경제적으로 부자가 되기 위한 길만을 얘기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1,2장을 제외한 3장부터 6장까지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할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줍니다.


 책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면서 동시에 아쉬움을 준 글은 6장의 첫꼭지인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입니다. 저도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공평하지 않은 세상이기에 불공평한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공평하게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공평하지 않은 세상을 인정하고 삶의 주인이 되고 남을 돌아보라고 말하지만 공평하지 않은 세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습니다.


 세상은 개인이 모여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런 개인들은 모두 여러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스템 속의 개인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가 사회를 움직이는 기본이지만,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고 작용하고있는지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자기계발 서적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빼고 개인에 대해서만 말합니다. 예전만큼 자기계발 서적을 읽지 않는데는 읽기만 하는 저에서 실천하는 저로 바꿔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시스템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자기계발 서적에 회의도 작용했었음을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읽다가 다시금 떠올렸습니다.


 누군가에게 자기계발 서적을 권한다면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권하겠습니다. 읽는걸로 충분하지 않음도 꼭 말해주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책을 읽어도 결국은 실행하는 사람만이 무언가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그르면서 동시에 책이 말하고있지 않은 측면도 있음을 함께 이야기해줄 것입니다.


 P.S.처음 책을 받아들었을 때는 생각보다 큰 판형에 살짝 불편하지않을까 했는데, 책 안쪽에 빈공간이 많아서 오히려 중간중간에 제 생각을 써넣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꾸준히 오래 곁에 두고 읽고 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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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가뭄
애너벨 크랩 지음, 황금진 옮김, 정희진 해제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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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중반 한 온라인 게임 제작진과 관련해서 시작된 논란이 오프라인까지 시끄럽게 만들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사안을 바라보는 의견이 평소에 돌아다니던 각종 게시판과 페이스북 타임라인 양쪽에서 그만큼 극명하게 대립한 적이 없었던터라 한동안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정도 제 생각도 정리했지만, 아직은 어떤 식으로든 사건에 대해서 표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게 있다면 '페미니즘'은 막연히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고만 생각했고 딱히 알고싶은 의지도 없었지만 지금은 알아야만 하겠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책을 몇 권 읽으려 해봤지만 이전까지 전혀 관심도 없었고 당연히 아는것도 없었던 분야라 그런지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차에 애너벨 크랩의 [아내 가뭄]을 만났습니다. 막연히 페미니즘을 이야기 하는 다른 책과 달리 '가사 노동'에 대해서 말하는 [아내 가뭄]은 십수년 전부터 혼자살고 있는 제가 늘 마주치는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가정 밖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유명한 정치 평론가라는 애너벨 크랩은 가정 안에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풀타임 직장을 가지고 있는 배우자와 함께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애너벨 크랩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책에서 들려줍니다. 너무 쉽게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지만 그런 이야기 사이사이에 각주를 통해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습니다.


 글 서두에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언급하면서도 최대한 사건이나 인물을 지칭하는 단어를 쓰지않으려 노력한건 워낙 민감한터라 흔히 쓰는 단어 하나에도 의견일 갈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 가뭄]에서 이야기하는 아내가 곧 여자를 뜻하는게 아니라는건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서론에서 애너벨 크랩은 '전통적으로 아내란 집 안 여기저기 쌓여가는 무급 노동을 더 많이 하려고 유급 노동을 그만둔 사람'이라고 표현하면서 '남자일 수도 여자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중요한건 가정 밖에서 직업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에게 '아내는 끝내주게 좋은 직업적 자산'이라고 강조합니다.

 

 서론 '아내 가뭄 주의보 발령'에서 결론 '우리에게 다시 혁명이 필요하다면?'까지 총 열 장으로 이루어진 책을 통해서 애너벨 크랩은 '가사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남자은 '가사 노동'을 감당해주는 아내가 있기에 가정 밖에서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자연히 제법 [아내 가뭄]은 '가사 노동'을 여러 관점에서 보여줍니다. 책에 나오는 여러 사안들이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고해서 그들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는건 아니겠지만 책을 통해서 제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관점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책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도 제가 '페미니즘'을 조금은 안다고 할 자신은 없습니다. '평범한 남자가 행동을 바꾸려면 대개는 외부적 사건이 필요하다'는 애너벨 크랩의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외부적 사건이 필요하다'라는 주장이 잘못 발현되는 예를 작년에 너무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남자들이 달라져야 할 차례'라는 애너벨 크랩의 결론에는 동의합니다. 책을 읽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지만 책을 통해서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고 구체적으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아내 가뭄] 한 권 읽는다고 인류의 반인 여성을 혹은 페미니즘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는 말씀드리지 못하겠지만, 배우자와 함께 가정을 좀 더 잘 꾸려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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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별을 팔자 - 별을 팔아 부활한 시골 온천 마을의 기적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 남혜림 옮김 / 처음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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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보면 내용이 전혀 짐작되지 않았서 더 호기심이 생겼던 책 '그래, 별을 팔자'는 실제로 나가노 현 아치 마을에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방식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책 첫머리에 대략의 지도가 나오긴 했지만, 더 자세히 알고싶어서 책을 읽기 전에 구글 지도에서 나가노 현 아치 마을을 검색해 봤습니다. 일본 가운데 즈음에 위치하는 나가노 현 남쪽 부근에 아치 마을이 있습니다. 아치 마을 왼쪽편에 헤븐스소노하라가 보이고 거기서 사람들이 올린 사진에 별 사진이 제법 있습니다. 검색을 해서 사진을 본 덕분에 책을 읽는동안 더 현실감있게 다가왔습니다.


 책의 구성은 간단합니다. 쇠락해가는 히루가미 온천이 위치한 아치 마을을 '일본 제일의 밤하늘' 스타빌리지 프로젝트를 통해서 되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보여줍니다. 72개의 짧은 이야기들을 STAR 1부터 STAR 10까지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까지 모두 열 두 장에 걸쳐서 합니다. 책의 제목보다 인상적이었 두 가지는 '쇠락한 온천 마을이 디즈니를 뛰어넘어?'라는 프롤로그의 제목과 권말부록인 '이 책의 바탕이 된 경영전략이론' 부분이었습니다. 온천을 살리기 위해서 휴식이나 경험이 아닌 감동이 필요하다는것을 '디즈니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표현으로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권말부록은 책 속에 잠시잠시 드러난 여러 경영전략이론들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장별로 정리해놨습니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의 정보도 잘 정리되어있어서 꼼꼼하게 번역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단지 책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 '그래, 별을 팔자'를 읽은건 아닙니다. 책의 내용은 '별을 팔아 부활한 시골 온천 마을의 기적' 이야기 이지만, 그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본질은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낼 것인가입니다. 책 표지 아래쪽에도 존 코터의 '변화관리 프로세스'로 지역 살리기에 성공한 마을의 실화라고 되어있습니다. 치과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변화를 만드는게 쉽지 않다는걸 새삼 깨닫는 제게 마을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낸 이야기인 '그래,별을 팔자'는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인 나가이 다카히사가 말하는 변화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하는 대목마다 치과에는 어떻게 적용해야할까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첫째로 변화가 한순간의 결심으로 가능하지 않다는걸 책 읽는 내도록 알아갔습니다. 둘째로 에필로그에서 '리스크 생각에 변화를 거부하는 자신이야말로 최대의 적'이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성공체험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변화하지 않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라는데 정작 저부터도 몇 년 전처럼 되기만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고있었구나 싶었습니다.


 권말부록에 실려있는 여러 책들과 이론들을 보면서 짧은 시간에 재밌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보고싶은데 아직 국내로 번역되지 않은 책들이 제법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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