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
알렉스 자보론코프 지음, 최주언 옮김 / 처음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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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위기의 한국, 미래를 다시 설계할 힌트를 엿보다'

 위 문장은 책 표지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 문장입니다.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 저는 <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가 인구 증가가 아닌 인구 감소가 가시화된 시점에 국가 혹은 사회적인 관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조망하고 다루는 책일꺼라고 예상했습니다.

 "우리는 왜 늙는 거지?"하고 궁금해한 적이 있는가?

 들어가는 말의 첫 문장을 읽은 순간 제가 예상한 내용과는 전혀 다른 책임을 직감했습니다. <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는 인구 감소나 경제 성장 등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책입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1부 긴 수명의 시대
2부 노화 이해하기
3부 의학연구 개혁의 필요성
4 은퇴 문화

 <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는 노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좀 더 정확히는 길어진 수명에 대한 책입니다. 1부는 수명이 길어지게 역사를 간략히 살펴보면서 길어진 수명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2부에서는 노화 자체를 여러 측면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가 가장 말하고 싶었던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3부는 노화와 관련된 여러 연구들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4부에서는 그렇게 길어진 수명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여러가지로 알아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대목은 1부 2장의 '장수의 역사'입니다. 전반부에는 선사시대부터 히포크라테스를 거쳐 항생제까지 인류의 수명이 길어진 내용이 나옵니다. 그 뒤로 길어진 수명으로 인해서 새로 인류가 마주하게 된 질병들과 은퇴 등을 다룹니다. '막연히 오래 살면 좋은게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오래 살게 되었기에 새로 만나게 되는 여러 문제를 보여주면서 <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라는 책이 가진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책을 펼치기 전에 기대한 내용과 달랐지만, 인류가 마주하게 될 새로운 문제를 만날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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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옷장 - 알고 입는 즐거움을 위한 패션 인문학
임성민 지음 / 웨일북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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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패션'이라는 단어를 보면 가장 먼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앤드리아가 영화의 주 배경인 패션잡지사의 에디터인 미란다를 처음 만났을 때, 앤드리아는 자기 눈에 똑같아 보이는 아이템을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듯한 미란다에게 퉁명스럽게 대답했다가 미란다가 성질을 냅니다. 

"이딴 거"?
이게 너완 상관없는 일이다?
보풀이 잔뜩 일어난 블루 스웨터를 껴입고 대단한 지성이나 갖춘 양 잘난 척을 떠는데, 넌 자기가 입은 게 뭔지도 모르고 있어.
그건 그냥 블루가 아냐 정확히 세룰린 블루야. 또 당연히 모르겠지만 2002 년엔 드 라렌타와 입센 로랑 모두 세룰린 컬렉션을 했지.
세룰린 블루는 엄청 인기를 끌었고 백화점에서 명품으로 사랑받다가, 슬프게도 니가 애용하는 할인매장에서 시즌을 마감할 때까지 수백만불의 수익과 일자릴 창출했어.
근데 패션계가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그 스웨터를 니가 패션을 경멸하는 상징물로 선택하다니, 그야말로 웃기지 않니?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중

 그 때 화난 어조로 쏘아붙이는 미란다의 대사를 들으면서 영화를 보고있던 저도 한 방 먹었습니다. 패션에 문외한이고 패션쇼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제게, 별 생각없이 선택해서 입는 옷 하나하나가 그 시작이 있었음을 알게해주었습니다. 그 장면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도 패션에 대해서 알아보겠다는 생각을 안했을테고, 그랬다면 <지식인의 옷장>을 펼치지도 않았을껍니다.

 <지식인의 옷장>은 영화 속에서 미란다가 '세룰린 블루(cerulean)'에 대해 말한것 같은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저같이 별 생각없이 선택해서 입은 여러가지 아이템들이 어디에서 시작했고, 어떻게 대중화되었는지 알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책은 1부 '옷장, 가까이 가기'가 'Step 01 패션은 판타지다'와 'Step 02 패션은 여자다'로, 2부 '옷장, 제대로 알기'가 'Step 03 패션은 물결이다'와 'Step 04 패션은 반항이다' 그리고 'Step 05 패션은 돈이다'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3부 '옷장, 가지고 놀기'는 'Step 06 패션은 이름이다' 와 'Step 07 패션은 궁합이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하나의 아이템에 대한 설명보다 1부 '옷장, 가까이 가기'의 'Step01 패션은 판타지다' 였습니다.  문외한의 입장에서 패션에 대해 과장되고 알아듣기 힘들게 표현하는걸 보면서 가지고있던 거부감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런 후에 2부 옷장, 제대로 알기에서 읽은 시대별 패션이나 여러 패션 상향에 대한 이야기들 그리고 지금 시대를 대표하는 여러 경향들에 대한 글을 읽으니 전까지는 이전까지는 우연히 생겼을꺼라고만 여긴 여러 패션들이 왜 거기에 도달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패션쇼에서 왜 그렇게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무대를 걸어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이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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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
스티븐 존슨 지음, 홍지수 옮김 / 프런티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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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더랜드>는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를 쓴 스티븐 존슨이 또다른 저서인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로 시작된 혁신에 관한 시리즈의 두 번째 저작입니다. <원더랜드>는 '쓸모없어 보이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자의 TED동영상


 서양 독자들이 잘 접해보지 못했을법한(현대 문명이 대부분 서양 중심이라 동양 사람이 우리나라 독자들도 잘 알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이슬람 시대의 도서인 <기발한 장치들의 지식을 담은 책>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책에 실려있던 장치들이 유럽에 나타난 1천년 후로 이어집니다.  저자는 18세기 런던 멀린 기계박물관에 전시되었던 자동 기계들이 마르크스에게 노동의 미래를 고민하는 영감을 주었고, 배비지가 오늘날 컴퓨터의 전신인 미분기를 만들게 했고,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을 쓰고 에드거 앨런 포가 탐정 소설을 쓰게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수많은 혁신들이 규칙을 깨고 새로운 관행일 시도해보는 행위인 놀이로부터 시작되었답니다.


 짧은 들어가는 말과 맺음말을 빼면 책은 옥양목에서 시작해 패션과 쇼핑에 대해 이야기하는 1장, 뼈로 만든 피리에서 시작해서 음악에 대해 말하는 2장, 후추를 비롯한 각종 향신료를 통해서 맛에 대해 풀어가는 3장, 유령 제조라는 이름으로 각종 시각적인 환영에 대해 다루는 4장, 체스와 지주 게임을 비롯해 각종 게임을 살펴보는 5장, 가만히 생각해보면 별로 쓸모없어 보이지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공장소에 대한 6장까지 모두 여섯 개의 이야기 꾸러미가 있습니다. 각각의 장들은 서로 전후관계가 없기 때문에 읽고싶은 부분부터 읽을 수 있습니다.


 대항해시대를 다룬 게임을 즐기면서 자란 저는 후추를 비롯한 각종 향신료에 대해서 다룬 3장을 가장 먼저 읽었습니다. 일본 코에이사에서 만든 대항해시대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인도까지의 항로 개척입니다. 게임 상에서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어찌어찌 인도까지 항로만 개척이 되면 그 뒤로는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역사 교과서 안에서 혹은 게임 안에서 막연히 알고있던 후추와 각종 향신료 교역에 대한 이야기는 제게 너무 흥미진진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쓸모없어보이지만 흥미로운 대상에 대한 이야기라 손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즐거운 내용만 적혀있지는 않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읽은 3장에만 해도 엄청난 경제적인 이득을 만들 수 있었던 향신료 무역을 위해서 행해진 인류의 잘못에 대해서도 나옵니다. 1장에는 목화 농사를 위해서 노예를 착취한 이야기도 나오고 6장은 아예 계급제라는 잘못된 관행에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저자인 스티븐 존슨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중요한 아이디어나 제도의 탄생에는 대부분 여가와 유희가 관여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재미있거나 놀랍다는 사실 말고는 딱히 수긍 가는 이유 없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습관, 관습,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원더랜드>에 실었습니다. 대개의 역사는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품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이지만, 한쪽 방향으로 흐르든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는 계기들은 결국 별 생각없이 즐기던 '무언가'였고 그런 '무언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원더랜드>입니다. 재밌습니다. 목차를 펼치고 흥미가 가는 장부터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런 후에 우리 시대에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을 놀이는 뭐가 있을지 찾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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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 -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로마사 이야기
박홍규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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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로마에 대해서 좀 더 알고싶어하던 차에 읽게 된 박홍규 교수의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는 목차를 들여다보면 책의 구성이 재미있습니다.


 1장 마키아벨리 읽기

 2장 리비우스 읽기

 3장 마키아벨리의 <리비우스 강연> 읽기

 4장 나의 '마키아벨리의 <리비우스 강연>' 읽기


 제일 처음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나오고, 그 뒤에 로마사를 쓴 리비우스와 그가 쓴 로마사에 대한 글이 나옵니다. 그 다음장에서는 리비우스가 쓴 로마사에 대해서 마키아벨리가 강연한 내용이 나오고 마지막 장에서는 저자인 박홍규 교수가 마키아벨리의 강연에 대해서 이야기해줍니다. 책의 부제인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로마사 이야기'를 보고 로마에 대해 알고 싶어서 편 책의 목차에서 '로마'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로마에 대한 책 목차에 로마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알 수 있습니다.


 500년 전 피렌체에 살았던 마키아벨리가 2000년 전(그 때 기준으로는 1500년 전)에 쓰여진 리비우스가 쓴 글을 굳이 강연한 이유는 로마의 공화정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말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법을 공부하고 연구한 박홍규 교수가 마키아벨리의 <리비우스 강연>에 대해서 언급하는 이유도 바로 민주주의를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리비우스도 마키아벨리도 박홍규 교수도 각자 로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말하고 싶었던건 로마 자체가 아니었기에 목차에 '로마'가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는 분명히 로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0년 전 리비우스가 로마 이야기를 할 때와, 500년 전 마키아벨리가 <리비우스 강연>을 할 때 그리고 오늘날 박홍규 교수가 '마키아벨리의 <리비우스 강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 모두 각자의 시선을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가 말한것처럼 '조금도 숭배하거나 예찬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책을 제대로 읽은 후에 비판해야할테고, 그러기 위해서 읽고싶은 부분을 떼어내서 읽기보다 순서대로 읽는편이 바람직해보입니다.


 1장으로 들어가면 저자는 먼저 피렌체로 안내합니다. 저자와 함께 500년 전 피렌체로가서 마키아벨리를 만나고나면, 2장에서 2000년 전 로마로 갑니다. 각 장마다 서두에 피렌체와 로마를 보여주는건 막연히 머리속으로 상상하고 있던 모습과 실제 당시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마키아벨리는 사실 도시국가인 피렌체 사람이고, 같은 도시국가라고 생각했던 피렌체와 로마는 그 시작부터 너무 다른 점이 많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알아가는것부터 시작한 이야기는 3장에서 다시 500년 전 피렌체를 들린 후에 4장에서 우리가 살아가고있는 지금으로 돌아와서 끝납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은건 결국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입니다. 작년 10월 말부터 많은 이들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있습니다. 아직은 광장의 촛불이 꺼질때가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하지만 촛불을 드는 시간이 길어지고 사람이 많아질 수록 여러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추운 겨울 들었던 촛불이 그냥 꺼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 시작인 지금 시점에, 우리가 나아가야할 곳이 어디쯤인지 아니 최소한 어느 방향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를 읽으면서 2000년 전 로마와 500년 전 피렌체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지금 어느쪽을 바라봐야할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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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에르케고어의 스스로 판단하라 Bridge Book 시리즈 1
쇠얀 키에르케고어 지음, 이창우 옮김 / 샘솟는기쁨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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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전서 4장 7절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마태복음 6장 24절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학교다닐 때 도덕 혹은 윤리 교과서에서 처음 이름을 들었을 키에르케고어(처음 들었을 때는 키에르케고르였습니다)는 실존주의(기독교와 거리가 멀어보이는)를 열었다는 인식과 어울리지 않게 대부분의 글이 기독교적인 글이거나 혹은 기독교를 변호하는 글입니다. <스스로 판단하라>는 대놓고 키에르케고어가 앞선 두 성경구절에 대해서 변증한 내용입니다. 성경 구절에 대한 글이라하면 교회에서 들을 수 있는 설교를 떠올리기 쉽지만, 모르긴해도 <스스로 판단하라>에 있는 내용을 설교 그러니까 말글로 들으면 머리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듯합니다.


 책 뒷장에도 '키에르케고어는 모범 답안처럼 쓰지 않았다'는 문구가 있고, 역자 해제도 아예 '키에르케고어의 글은 일반적으로 난해하고 복잡하다'는 언급으로 시작합니다. 역자는 그 이유를 '끊임없이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도록 이끌'기 위해서리라고 짐작하면서 키에르케고어가 객관적인 지식이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스스로 판단하라>는 키에르케고어 책답게 쉽게 읽히지 않았습니다.


 책을 펼치면 '확신을 가지고 홀로 읽으라'는 제목의 '책머리에'가 나오고 그 뒤에 '이 책의 출간이 미루어진 이유'라는 제목의 '프롤로그'가 나옵니다. 어려운 책이라 짐작했기애 엘부러 더 순서대로 '확신을 가지고 홀로 읽으라'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머리에'까지는 읽을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출간이 미루어진 이유'라는 너무도 명확해보이는 제목의 프롤로그를 다 읽었는데, 도대체 왜 책의 출간이 미루어졌다는건지 뮌스터 주교와 관계있다는거 말고는 머리속에 남지 않았습니다. 겨우겨우 프롤로그를 끝내고 책의 전반부인 베드로전서 4장 7절에 대한 변증을 읽다가 결국 책 뒤에 부록으로 달려있는 '역자의 해제'를 먼저 읽었습니다. 해제를 읽은 후에 다시 본문으로 돌아가서 읽을 때는 해제를 읽은덕인지 두 번째 읽어서인지 어찌어찌 읽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개역개정판에 '정신을 차리고'라고 번역되어있는 베드로전서 4장 7절은 원문인 헬라어 단어의 본뜻이 '술 깨다'라고 합니다. <스스로 판단하라>는 베드로전서 4장 7절의 '그러므로 술 깨라'는 구절에 대한 변증을 책 전반부에,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할'것이라 말하고 있는 마태복음 6장 24절에 대한 변증을 후반부에 싣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구절에 대한 변증이기에 아무쪽이나 먼저 읽어도 상관없을듯하지만 '진정 깨어있음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전반부와 애초에 불가능함을 따르라고 말하고 있는 후반부가 흐름이 있기에 이왕이면 본문은 순서대로 읽는편이 좋겠습니다. 원래 글을 어렵게 썼다하니 단번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고, 혹시 도저히 책장이 넘어가지 않으면 저처럼 부록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는 책 제목에서부터 <스스로 판단하라>고 말하는데 해제부터 읽어도 될까 싶다가도, 어짜피 번역본을 읽는 자체가 역자의 도움을 받는걸테니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혼자 끙끙대다가 책을 읽지 못해서 스스로 판단할 기회도 얻지 못하는것보다, 처음에 다른 이의 도움을 받더라도 결국 읽어내고 스스로 판단할 기회를 갖기를 저자도 바랐을테고 책읽기의 지평을 넓히는 길일터입니다. 서평을 위해 급하게 읽었는데, 여유있는 시간을 만들어서 다시 한 번 <스스로 판단하라>를 읽으면서 키에르케고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스로 판단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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