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황금시대의 살인 - 눈의 저택과 여섯 개의 트릭
가모사키 단로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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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실 황금시대의 살인


▪️ <책 소개>



제 20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문고 그라프리 수상작



✔ 삼 년 전 일본에서 처음으로 일어난 완벽한 밀실 살인. 그 사건으로 온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삼 년 전, 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현장이 완벽한 밀실이라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리고 어느 날, 밀실 트릭의 성지가 된 ‘설백관’에서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이번에도 모든 살인 현장은 밀실이다.



▪️ <밀실이면 무죄가 되는 세상>



- 참 황당하고도 흥미로운 설정이다!

<밀실 황금시대의 살인>은 이 발상 하나만으로도 꽤 강렬한 인상을 준다.



“완벽한 밀실을 만들면 살인도 무죄”라는 논리와,

실제로 그런 판례가 사회를 바꿨다는 세계관.



이 설정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 전체를 받쳐주는 핵심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단순 추리소설이 아니라

*밀실의, 밀실에 의한, 밀실을 위한* 소설이다.



▪️



-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떠오른 질문!

“과연 밀실 살인이 무죄가 되는 사회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밀실 살인=무죄’라는 공식이 통용된다는 건 꽤 극단적 상상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이라는 일종의 가상의 상황으로 본다면,

단순히 범인을 찾는 이야기에서 나아가,

법, 정의가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까지

깊게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 <밀실 좋아하니? 그럼, 이 책 읽어>



- 책에는 총 6개의 밀실 트릭이 등장한다.

450페이지 남짓한 분량에 6개의 트릭이라니, 엄청난 밀도다.



읽으면서 ‘아니, 작가는 이런 걸 어떻게 설계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사실 밀실 트릭과 공간을 글로 설명하는 건 복잡해지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이 책은 중간중간 트릭에 대한 ‘그림 설명’을 넣어두었다.

나 역시 글로 읽으면서 헷갈렸던 부분들이 그림 덕분에 훨씬 쉽게 이해됐다.







- 이야기의 흐름은 논리적이고 깔끔하다.

덕분에 몰입도 금방 되고, 독자가 사건을 따라가며 추리하는 맛도 있다.



다만 등장인물들의 감정이나 심리 묘사는 다소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다.



감정과 스토리보다는 트릭과 구조에 초점을 맞춘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트릭 중심’ 추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데뷔작이라니!>



-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 책이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점!



첫 작품치고는 트릭이 허술하거나 뻔하지 않고,

‘밀실’이라는 어려운 장르를 훌륭하게 다루고 있다.



다음 작품도 기대하게 만드는 데뷔작이다 :)



■ <요약하자면>



📚 밀실 추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무조건 추천!

6개의 트릭이 하나같이 독창적이고 이해하기 쉽다.



트릭 중심 추리 소설을 즐기는 독자에게 제격.



고전 추리에서 벗어난 색다른 설정과

퍼즐을 푸는 재미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추천한다!







✔ 광맥을 계속해서 파다 보면 언젠가는 금을 캐내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정말로 거기에 '금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은 절대 증명할 수 없다.

계속해서 파다 보면 언젠가는 나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금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란 간단하다.

실제로 파내서 사람들 눈에 보여 주면 되니까.

"여기 아직 금이 남아 있었어!"하고 소리 높여 외치면 된다.



"나는 그걸 증명하는 게 추리 작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 (p.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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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걸 서포트 그룹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류기일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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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널 걸 서포트 그룹



■ <책 소개>

✔ 미치광이 살인마로부터 살아남은 여자들 ‘파이널 걸’

생존 이후 그녀들의 삶을 상상해 본 적 있는가?



- 주인공 리넷은 수년 전 살인 사건에서 살아남은 ‘파이널 걸’이다.

그녀는 비슷한 생존자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서포트 그룹’을 통해

트라우마를 공유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날, 그룹의 멤버들이 하나둘씩 살해되기 시작하면서

리넷은 다시 한번 생존을 위한 싸움에 뛰어든다.





✔ 이 아이는 어젯밤 부로 다시는 예전처럼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파이널 걸이 된 것이다. (p.15)



- <파이널 걸 서포트 그룹>은

“공포 영화가 끝난 뒤, 그녀들의 삶은?”

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소설이다.



이 점이 흥미로운 점이다.

슬래셔 영화의 익숙한 공포 코드를 뒤집고 ‘이후’를 상상했다는 것.








- 주인공 리넷은 사건 이후 창문에는 철창,

자동차는 도주용으로, 외출 시엔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행동한다.



처음엔 리넷의 행동이 조금 지나치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편집증적 생활에 설득되기 시작했다.



일상에 뿌리박힌 트라우마.

사건 이후의 삶은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 파이널 걸들은 서로 약속을 맺었다. (...)

괴물이 나타나면 서로를 돕는다. 그게 누구의 괴물이든, 무엇을 해야 하든, 파이널 걸이라면 이런 일이 언제든 일어나기 마련이며, 우리는 매달 그룹 모임을 통해 이 합의를 상기한다. (p.59)



- <파이널 걸 서포트 그룹>에서

여성 연대는 소설의 핵심 주제 중 하나이다.



6인의 파이널 걸들은 살아남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외의 삶의 조건은 다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16년간 정기적 모임을 유지해 왔다는 사실이다.



리넷은 모임에서 유별나게 고립된 인물인데,

후반으로 갈수록 다른 파이널 걸들을

‘한 배를 탄 사람들’로 보기 시작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살아남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같이 살아남는 것.”



서로를 구할 수 있는 건, 같은 지옥을 본 이들뿐디다.





✔ 포르노 고어 관중들이 간과하는 것은 이러한 영화들이 실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p.61)



- 이 소설은 공포와 범죄를 소비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본다.

여성의 고통이 어떻게 대중에게 오락거리로 소비되는지,

실제 범죄 사건이 상업화되는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끔찍한 범죄가 스릴로 포장되어 ‘영화화’가 되고,
팬이 생기기도 하는 현실.



평소 스릴러 영화와 범죄 사건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던 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나 역시도 타인의 고통을 소비하는 데 무감각했던 건 아닐까?’







- 책은 액션의 리듬과 서스펜스도 굉장히 잘 살린 책이다.

굉장히 박진감 있다.



초반에는 리넷의 불안한 일상과 그룹 안에서의 갈등으로 정적일 수 있지만, 어느 지점에서부터 액션 스릴러의 속도감이 확 느껴진다.



도망, 추격, 총격, 납치, 배신 등 말 그대로 숨 쉴 틈 없이 전개된다.







- 이 책은 영화화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마의 정체가 드러나는 과정과

파이널 걸들의 역습으로 이어지는 결말부의 긴장감 넘치는 전투 장면들은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영상으로 그려진다.



읽은 후 메시지도 남지만, 전개와 연출에 감탄하게 되는 책이다.









- 읽는 내내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손을 놓기 힘들었고,

읽은 후엔 이 이야기들이 현실 어딘가에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오싹해지기도 했다.



장르의 익숙함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책.

특히 공포와 슬래셔 영화 팬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슬래셔 영화와 클리셰를 뒤집는 이야기에 흥미 있는 독자.

여성 서사, 연대에 관심 있는 독자

스릴러, 액션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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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코워커
프리다 맥파든 지음, 최주원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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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코워커


■ <책 소개>



- “이 책은 밤늦게 시작하지 마라!

해가 뜨는 것을 보게 될 테니!”



<하우스메이드> <네버 라이>의 작가 프리다 맥타든의 신작.



■ <간단 줄거리>



- 모두가 멀리하는 한 여자의 실종

모두가 사랑한 한 여자를 향한 의심



초 단위로 움직이며 정확한 루틴대로 사는

옆자리의 돈 쉬프는 ‘이상하다’라는 말로는 부족한 여자다.



그런 그녀가, 오늘 8시 46분이 되도록 출근하지 않았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녀,

하지만 문제는 그녀와 내가 사이가 좋지 않다는,

나를 모함하는 증언들로 인해 내가 피의자가 되어버렸다.







- 엄청난 페이지 터너인 프리다 맥파든의 전작들!

최근 <네버 라이>도 참 재밌게 읽었기에

<더 코워커>는 또 얼마나 재미있을까?

가슴 두근두근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 오늘 아침 사무실로 걸어 들어갈 때 돈이 자리에 없다면, 그것은 곧 세상이 망한다는 뜻이다. (p.13)



- 출근, 화장실 이용, 점심, 퇴근 등을

모두 정확한 시간에 움직이는 루틴이 확실한 옆자리의 돈.



그런 돈이 실종됐다.



스포일러는 빼고 이야기를 하자면

스토리가 진행되는 동안 돈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돈과 돈의 절친 미아가 나누었던 이메일로 돈의 입장을 알 수 있고,

이런 돈의 시점과 내털리의 시점이 교차로 등장한다.



이렇듯 시점이 교차하며 진실을 좁혀나가는 구조가

이 소설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이메일이라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드러나는 돈의 시점은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서스펜스를 극대화한다.



피의자로 내몰린 내털리와의 시점이 교차되며,

진실을 좇는 동시 ‘누가 더 믿을 만한 인물일까?’ 끊임없이 의심하게 된다.







- 이런 서로 교차한 시점에서 내털리와 돈, 두 사람은

자신의 경험을 ‘자기의 기준’으로 서술한다.



이에 따른 어긋나는 지점들을 독자는 보게 되는데,

이 둘에 대한 의심은 더 강화되고,

이 둘 모두의 입장을 알게 되는 독자는 불안하고 조마조마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누가 더 옳은가? 누가 더 나쁜가를 단정하기가 또 어렵게 된다.



‘내털리,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어? 아니네?’

‘아, 돈... 순진한 걸까, 아니면 사회성이 부족한 걸까?’



단순한 선악이 아니라 복잡하고 입체적 인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 선반마다 장식용 거북이 인형이 가득했다. 거북이 옆에 거북이, 그 옆에 또 거북이가 있었다. (p.58)



- 이 소설에서 돈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거북이’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다.



거북이를 향한 돈의 집착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그녀의 성격과 2부에서 드러나는 이야기의 본질을 상징하는 메타포다.



거북이를 통해 작가는 인물의 내면,

독자의 예상을 철저히 배반하는 구조를 만들어준다.





✔ 뻔히 예상되는 삶을 계속 사는 것보다 심연 속으로 삼켜지는 것이 더 나을 거라는 기분을 이제는 이해한다. (p.345)



- 처음엔 내털리가 안됐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묘하게 불편해지는 지점이 생겼다.

내털리의 말과 행동 사이 뭔가가 어긋나는 느낌.



어딘가 기이하고, 현실적인 두 여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의심받고 조사받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책을 덮고 난 후 머리를 떠나지 않던 건 ‘거북이’

2부에서 드러나는 그 상징들, 그 상징이 던져주던 메시지가

퍼즐처럼 맞춰지면서 꽤 소름이 끼쳤다.



내 옆자리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이 사람에 대해 정말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 스릴러, 반전이 있는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프리다 맥파든의 전작을 재밌게 보았거나, 입문하고 싶은 독자

심리묘사가 뛰어난 책을 찾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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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에밀리 오스틴 지음, 나연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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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책 소개>

✔ “혹시 제가 살짝 미쳐서 잘해주시는 건가요?”

 

- 어린 시절 키우던 토끼가 죽은 후,

죽음에 대한 극심한 공포와 근거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20대 후반의 무신론자 레즈비언 ‘길다’

 

우연히 성당에 들렀다가 얼떨결에 접수원으로 취직하게 되고,

신자인 척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을 떠난 전임 접수원에게 도착한 이메일.

차마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지 못한 길다는

그 사람인 척 답장을 쓰기 시작한다.

 
▪️

- “어느 INFP의 운수 좋은 날”이라는 문구에 꽂혀 읽게 된 책.

MBTI 결과로 늘 INFP만 나오는 내가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

 
▪️

✔ “건네받은 건 뭐가 들어갔는지 모를 스무디다.

알바생이 내 주문을 잘못 알아들은 게 분명하지만, 그냥 받아 든다.

내가 발음을 이상하게 했나 보지.” (p.33)

 

- 주인공 ‘길다’는

극심한 불안과 죄책감, 공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말 한마디 하지 못해 스무디를 잘못 받아들이고,

성당 면접에 엉겁결에 응하고,

죽은 사람의 이메일에 답장을 써버리는 사람.

 

설명도 제대로 못 하고,

마음속 말은 많은데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인물.

너무나 내 모습 같아서 웃기고, 또 짠했다.

(실제로 나도 얼마 전 미용실에서 갑자기 앞머리를 자르는데

한마디도 못 하고 그냥 “네…” 하고만 말했으니까😅)

 
▪️
 

- <전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는

삶과 죽음, 죄책감과 불안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소설이다.

 
길다는 예민하지만 정말 착하다.

근데 그게 오히려 삶을 버티기 어렵게 만든다.

 

죽은 전임자에게 도착한 메일에

그 사람인 척 답장을 쓰기 시작한 것도

“남들에게 슬픔을 주고 싶지 않아서”인데,

처음엔 “아니, 왜 이렇게까지… 너무 과한 거 아니야?” 싶다가도

점점 이해하게 된다.

 

나 역시 가족이 잠깐 연락 안 되면

납치부터 사고까지 상상하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그냥 뇌가 잠깐 멈췄으면’ 하는 순간들이 많으니까.

그렇게 읽다 보니 길다에게 점점 마음이 갔다.

 
▪️

✔ 스스로에게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게 있나?”라고 묻고, “감자튀김”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목숨을 끊는 대신 감자튀김을 사러 가기로 했다. (p.251)

 

-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게 남았다면

조금만 더 살아보자는 이 단순한 결론이

진심으로 와 닿았다.

 

버티는 삶이 굳이 멋지지 않아도 된다고,

그 이유가 감자튀김이어도 충분하다고.

 
▪️

- 이 소설은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

조금은 어색하고, 엉뚱하고, 우스운 장면들이

이야기를 유쾌하게 만든다.

 

그래서 더 편하게,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어느 날은 안 좋은 상상 때문에 밤잠을 설쳐봤거나,

어떤 날은 조용히 혼자 가라앉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길다의 이야기가 분명히 닿을 거라고 생각한다.

 
▪️

✔ “다른 사람들을 볼 때마다 생각하곤 해요. ‘하느님 제발, 저 사람이 웃게 해주세요.’ 사람들 입을 계속 봐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수 있나요?” (p.373)

 

-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가면 길다가 점점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자기보다 남을 더 생각하고,

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길다가 조금만 더 편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됐다.

 

그리고 어쩌면 누군가도 길다와 같은 마음으로 나를 봐줬을지 모르겠다.

그 생각이 들면서 괜히 또 코끝이 찡해졌다.

 
▪️

- 불안, 고립, 죄책감 등을 다루지만

유머를 잃지 않는 이야기.

 

아직 감자튀김이 먹고 싶은,

그러니까 아직 살아볼 이유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 없는 위로가 잔잔히 전해지는 그런 소설이었다.

 
📚 생각이 많은 사람

불안장애,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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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한다는 것은
김보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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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을 한다는 것은




▪️<책 소개>

✔ 아주 오래된 악기로, 아주 낯선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



-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의 해금 연주자 김보미의 에세이

전통과 록이라는 상반된 장르 사이에서

새로운 소리를 길어 올린 한 연주자의 기록.



이 책은 해금을 처음 접한 중학교 시절부터

세계 무대에 오르기까지,

30년간의 음악 여정을 담고 있다.



▪️<잠비나이>

✔ “잠비나이, 팀 이름으로 어때? 뜻은 없어.”



- 도산대로를 지나가던 중 갑작스레 생각난 팀 이름 ‘잠비나이’

뜻이 없다니 정말 너무 쿨하잖아?



잠비나이는 국악을 기반으로 한 5인조 포스트 록 밴드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

나는 이번 책으로 잠비나이라는 밴드를 처음 접했다.



록과 국악이라니, 음악을 듣기 전에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이었다.



▪️

✔ “나는 카세트테이프처럼 낭만과 절망이 공존하는 시간을 보냈다.” (p.18)



- 처음엔 낯설었던 국악과 록의 조합이라는 것이

어쩌면 저자 김보미의 복합적인 면에서

자연스럽게 태어난 결과라는 생각을 했다.



<음악을 한다는 것은>은 해금 연주자로서의 고뇌,

잠비나이 음악의 실험적인 면모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낸다.



▪️



- 나는 국악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고,

예전에, 거문고에 잠깐 빠졌던 시기를 제외하면

국악을 접한 경험도 드물었다.



이런 나에게 이 책은 국악에 대한 호기심도 충족 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책을 읽으면서 잠비나이의 <온다>, <소멸의 시간>, <커넥션>도 들어보고

저자의 <해금 산조> 공연 영상도 보았다.



‘과연 어울릴까?’라는 의심을 단숨에 무너뜨린 잠비나이의 음악.

난 <온다>와 <소멸의 시간>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소멸의 시간>은 뮤직비디오로 접하고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좋았다.



▪️

✔ “무릇 인생이란 즐거움과 기쁨만 존재할 수 없고 슬픔과 비극이 공존하듯이 음악도 마찬가지로 곱고 예쁜 사운드만이 아닌 파괴적이고 거친 면모도 함께할 수 있어야 청자로 하여금 해소되는 지점이 있다고 늘 생각했다.” (p.121)



- 위의 이야기가 특히 멋졌던 건, 연주자로서의 철학 때문이다.



연주자로서 ‘불편하고 날카로운 소리’도 음악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

아름다움만 좇지 않고,

삶의 거친 부분까지 음악에 담아내고자 하는 자세가 참 인상 깊었다.



▪️

✔ ‘무엇을 해보자’가 아닌 ‘무엇을 하지 말자’로 모이게 된 셈이었다. (p.114)



- 책에는 해금을 처음 접하고 전공으로 삼게 된 과정부터,

학생에서 연주자로 나아가기까지의 고민과 갈등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해금(좋아하는 일)으로 돈을 벌어야 함에서 오는 고민과 답답한 마음은

좋아하는 일을 잠시 업으로 삼았던 경험이 있는 나 역시,

그 고민이 낯설지 않았다.



▪️



- 새로운 것을 접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책이었다.



잠비나이의 음악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기를.

낯설지만 강렬한 울림이,

세계 곳곳에서 더 오래, 더 깊이 퍼져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

새로운 영감을 찾고 싶은 사람.

국악과 록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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