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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손수연 옮김 / 저녁달 / 2025년 8월
평점 :
📙 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
- 이전에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리말디의 신간 <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가 나와서 읽게 되었다.
🚗 <줄거리>
- 아버지를 떠나보낸 장례지도사 ‘엘사’와
오래된 상처를 품고 무기력에 시달리는 작가 ‘뱅상’.
각자의 사정을 이유로 다니게 된 정신과에서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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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유독 나에게 상실과 애도, 무기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해였다.
3월에는 키우던 반려견을 떠나보냈고,
보름 전엔 갑작스럽게 시어머니를 보내드렸다.
남은 부모님에 대한 염려와 앞으로 겪을 상실에 대한 걱정도 커진 시기다.
이런 내 마음과 닮은 이야기가 책 속에 담겨 있어,
읽는 내내 깊이 공감하며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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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보다 이번 작품이
훨씬 무게감 있으면서도 부드럽게 읽힌 점이 인상적이었다.
정신과 진료를 배경으로 만난 인연이라는 점이 독특했고,
뱅상의 무력감과 엘사의 상실을 너무 가볍지 않게,
하지만, 우울하지만은 않게 그려낸 균형이 돋보였다.
웃음과 감동, 로맨스, 드라마를 모두 잡은 책인 것 같다.
이는 작가의 힘이 느껴지는 부분으로,
슬픔과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술술 읽히는 가운데도 충분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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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큰 매력은 ‘엘사’와 ‘뱅상’의 유쾌한 티키타카에 있다.
각자의 상처를 안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재치 있는 대화와 엉뚱한 위트가 곳곳에 숨어 있어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무겁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게 만드는 이야기 속에서
독자 역시 이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끌려 들어간다.
그 속에서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도 외면하지 않는 관계,
작은 말 한마디와 함께 걷는 일상에서 회복되어 가는 두 사람의 변화는
읽는 이에게도 따뜻한 위로와 힘을 준다.
결말 또한 희망적이어서,
상처와 슬픔을 딛고 다시 삶을 이어가는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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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내내 나도 내 가족의 마지막과 내 마지막을 떠올렸다.
‘앞으로 내 앞에 있을 상실에 대해 나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내 마지막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그때까지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나도 지난달까지 두 달 정도 상담센터를 다녔는데,
거기서 내가 상실에 취약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고민을 안고 있던 시기에 이 책을 읽으니,
더 와닿았고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생각해 볼 좋은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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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라는 왈츠는 우리 없이도 계속되고>는
상처에 대한 진심 어린 공감과
희망 섞인 회복의 과정을 잔잔하지만, 위트 있게 보여준다.
삶이라는 왈츠는 나, 우리 없이도 계속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손 내밀고, 아픔을 나누며,
웃으며 다시 걸어가는 일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상실과 애도, 상처의 회복 과정을 깊이 있게 따라가고 싶은 분
📚 따뜻한 위로와 동시에 생각할 거리를 찾는 독자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