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오브 어스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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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메그는 엄마가 남긴 미니밴에서 생활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오랜 추억이 담긴 엄마의 집을 빼앗아 간 론을 도저히 그냥 놔둘 수 없는 메그는 론을 무너뜨릴 작전을 세우기로 한다.

복수극이긴 하지만, 범인이 누군지 추적하는 스릴러물은 아니고 메그의 복수가 성공하냐 마냐를 지켜보는 내용이다. 거기에 이제 답답한 캣을 곁들인...

소설을 읽는 동안 캣이 너무 답답해서 속이 터지는 줄 알았다. 그에게 벌어진 일이 안타깝긴 했지만, 그건 메그의 잘못이 아니었으니까. 물론 그 상황이면 누구든 원망하고 싶어지겠지. 그런데 대처도 제대로 안 하고 도망간 건 캣 자신이었고... 스콧을 철석같이 믿은 것도 캣 자신이었잖음. (말해 뭐해. 내 손가락만 아픔🙂‍↔️)

마지막까지 캣의 역할이 못내 아쉬웠다. 두 사람이 함께 복수극을 펼치는 내용이었다면 더 짜릿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무능력한 서브 여주는 이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이 행하는 사적 복수에 가까운데 메그를 미워할 수가 없다. 살다 살다 내가 사기꾼을 응원하는 날이 다 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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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들의 도시 - 독서 여행자 곽아람의 문학 기행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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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빨강 머리 앤>의 작품 배경이 된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작품 속의 배경지로 여행을 떠나는 곽아람 기자의 문학 기행기가 담긴 에세이다.

저자의 문학 기행을 읽으며 어릴 때부터 다양한 세계 문학을 읽은 저자의 독서력에 놀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었다더라. 난 아직도 안 읽었는데) 게다가 문학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도 화려하다. 저자 덕분에 오 헨리와 마크 트웨인이 필명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여행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 된 애틀랜타였다. 미첼 하우스에서 시작해서 미첼의 무덤으로 마무리한 여행은 저자의 친구 말대로 수미상관이 딱 들어맞았달까. 미첼이 작품을 집필할 당시에는 ‘작가’라는 직업이 남성들의 일로 여겨질 시대라 몰래 소설을 썼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그녀가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독려한 남편이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다른 작가들의 남편은 아내가 죽고 사후에 아내의 일기를 멋대로 삭제하고 출판하기에 바쁜데 말이다. (ex. 실비아 플라스 남편, 버지니아 울프 남편)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꿔보았을 여행을 실천한 저자의 글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때로는 문학을 사랑하는 친구와, 때로는 홀로, 어떤 곳은 엄마와 함께 즐긴 그녀의 문학 기행이 부러웠다.
나에게도 문학 기행에 대한 꿈이 있다. 첫 번째 장소는 문학인들이 모여들었다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에 방문하는 것인데 죽기 전까진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저자의 다양한 문학 지식과 더불어 배경지의 사진까지 담겨 있어서 눈이 즐거운 이 문학 기행기를 한 번쯤 읽어보시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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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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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빌 게이츠가 처음으로 펴낸 회고록이라 관심이 갔다. 이 책에는 그의 어린 시절 성장 과정부터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오늘날이었으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았을 것이라는 그의 예상에 동의하는 게 그는 상대의 감정을 읽는 게 서툴러 보였고, 다소 독특한 면모를 보이곤 했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다소 독특한 일화들이 많다. (소의 허파를 학교에 가져간 일 등등)
무엇보다 혀를 내두르게 만든 것은 미국의 주를 하나 골라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제를 받은 일화였다. 그는 델라웨어주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다 못해 그 지역에 있는 듀폰이라는 회사를 분석하기까지 하며 177페이지의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초등학생이 말이다. 나는 이 부분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물론 그의 똑똑한 면도 여러 차례 부각된다. 사립학교인 레이크사이드에 입학하고 싶지 않아서 고의로 시험을 망칠까 고민했지만, 문제를 풀다 보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합격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 연극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다른 자아를 장착한 채 프린스턴, 예일, 하버드에 지원했고, 그는 세 군데 다 합격했다는 점이 그렇다. (이 부분에서 조금 얄미울 정도였음...)

그의 회고록을 읽다 보면, 온 우주의 기운이 그를 프로그래밍의 길로 인도한 것만 같다. 카풀 등교를 통해 알게 된 모니크 로나 부인부터 시작해서 청소년 시기에 ISI와 계약을 하게 된 일까지. 프로그래밍에 관해 그가 예측한 전망대로 자연스레 나아갔던 것 같다.

그리하여 열아홉 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본격 행보가 시작되고, 워즈니악과 잡스의 이야기가 살짝 등장할 때 흥미진진했다. 그도 인정하는 바지만, 그가 누린 성장 환경은 '불로 소득 같은 특권'(P.481)과도 같았다. 그를 프로그래밍의 길로 이끈 배경도 행운이 따른 일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그의 천재성과 노력도 있지만, 모든 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회고록은 더 깊게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를 다루지 않고, 창업을 막 시작한 단계의 이야기까지만 다룬다. 그 점이 조금 감질나지만, 그 뒤의 이야기는 차후에 펴낼 회고록에 담길 예정이라고 하니 조금 기다려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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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 제3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대상 수상작 텍스트T 16
유진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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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유주는 언니가 스스로 고립을 택하면서 부모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아이다. 유주는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초록색 캡슐형 알약을 먹고 잠이 든 유주는 꿈속에서 전혀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된다. 친구도 없고, 기피 대상인 양유주가 아니라 외모도 예쁘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양유주로. 이게 꿈이라면 깨어나고 싶지 않다!

이미 무리가 이뤄진 그룹에 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을 읽을 때마다 마음이 짠해진다. 이 소설에도 그런 아이가 등장한다. 어디에도 어울리지 못해 겉도는 유주라는 아이가. 그런데 꿈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면 깨고 싶지 않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러나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으며 유주는 용기를 낸다. 자신을 살게 하는 건 똑같은 오늘이 아닌 달라진 ‘내일’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유주는 자신이 만든 한계를 부수고 나온다. 마치 알을 깨뜨리고 나오는 새처럼.

무엇보다 유주에게 필요했던 건 가족들의 따듯한 관심과 사랑이 아니었을까.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세계를 붙들고 싶지 않은 건 청소년만이 아닐 테니까.

이 소설을 읽는 청소년 독자들이 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는 것도, 그걸 깰 수 있는 것도 자신이라는 것을 많은 아이들이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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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광선 꿈꾸는돌 43
강석희 지음 / 돌베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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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연주는 자신을 문제 그 자체라 여기고 살아간다. 불현듯 3년째 연락하지 않던 이모가 생각난 연주는 이모를 만나기로 결심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생활에 발붙이지 못하는 연주와 장애가 있는 이모 윤재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다.

윤재는 타인에 의해서 1인분을 할 수 없는 삶으로 비친다. 온전히 1인분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어림짐작으로 말이다. 그러한 시선은 용순 씨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나 정작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머물게 만드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닐까. 그들의 이동권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으니까. 그래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투쟁하는 윤재의 모습이 값지게 느껴진다.

연주는 자기가 1인분의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엄마의 보살핌을 벗어나 이모와 함께 살면서 자신의 삶을 지키는 법을 배우고, 이모의 삶도 지지할 수 있게 변화한다.

연주가 ‘검은 돌’을 갖고 싶었던 이유를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단단한 돌처럼 단단한 마음을 갖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겠고, 쉽게 부서지지 않는 마음으로 회복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대로 두어도 쉽게 변하거나 죽어 사라지지 않는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이리라. 연주의 검은 돌에 온기를 불어넣어 다시 손에 쥐여주는 생활 트래핑 친구들의 모습이 그래서 더 귀하게 다가온다.

연주처럼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을 누군가의 마음이 이 책을 만나 더 단단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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