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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 - 앤드 엔솔러지
이서수 외 지음 / &(앤드)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가까이 지내는 언니, 혹은 자매와의 관계를 그려낸 앤솔러지 소설집이다. 제목에서부터 여성의 연대를 그렸을 것 같아 호기심을 자아냈고, 관심 있는 작가의 라인업이라 궁금했다.
<어느 한 시절>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잠시 코끝이 시큰해졌다. 나는 현시대의 문제를 포착하여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서수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에도 내가 고민했던 지점이 동일하게 들어있어서 더 공감하며 읽었다. <그 언니, 사랑과 야망>은 시대성과 함께 여성 연대를 그려낸 점이 좋았고, 언급된 작품 <러브 누아르>의 이야기까지 읽어보고 싶어졌다. <나를 다문화라 불렀다>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문제를 언니와 동생의 관계로 풀어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순영, 일월 육일 어때>는 앤솔러지 제목의 내용이 언급되는 단편이다. 언니라고 부르고 싶었던 순영과 화자의 이야기는 소중했던 존재의 상실과 애틋한 순간을 가만히 풀어내는데, 묘사된 마지막 장면이 아련해서 마음에 더 오래 머물렀다. 나에게도 그런 언니가 있었다. 자매가 아니더라도 ‘언니’라고 부르며 더 가까이 지내고 싶었던 사람들. 나에게는 ‘언니’라는 단어가 주는 포근함, 동경 같은 것이 있었으니까.
여성이라면 누군가에게 한 번쯤은 해봤을 것 같은 말, ‘언니라고 불러도 될까요.’를 읽으며 한 시절을 함께 보낸 ‘언니’를 추억해 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