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 - 아주 사소한 질문에서 출발한 세상을 바꿀 실험들
이창욱 지음 / 어크로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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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웃기려고 한 과학 아닙니다 [이창욱]

이 책은 재밌고,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다소 엉뚱한 연구가 담겨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이 책은 시작부터 남다르다. 생체유체역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의 대변과 소변의 연구부터, 청각이 맛을 느끼는 감각이라는 발견, 쏘는 곤충들의 독성 연구, 운과 재능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 욕설에 관한 연구 등. 조금은 엉뚱해 보이지만, 의미 있는 발견으로 이어진 연구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어려운 수식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실험의 내용이라 다양한 연령이 읽기에도 좋다. 모두가 주목하는 연구는 아닐지 몰라도, 유의미한 발견이 담겨 있는 책이다. 게다가 저자의 필담이 꽤 유머러스해서 여러 번 폭소를 터뜨리게 된다.

그렇다고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이 연구들이 우스운 연구인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 당장은 무용해 보일지 몰라도 과학에서 쓸모없는 실험이란 없다. 모든 과학의 발견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과학계의 이단아로 보일지 모를 이들의 실험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아주 사소한 질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게 되었는지 알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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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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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로스토프 백작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종신 연금형을 선고받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소설이다. 그가 호텔에서 인생의 절반 이상의 삶을 꾸려나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로스토프 백작이 호텔에 구금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개 내내 잊게 할 정도로 이야기가 다채롭다. 그가 호텔에서 니나라는 소녀를 만나 함께 호텔 내부를 탐험하고, 레스토랑 직원들과 환상의 호흡을 이뤄내는 장면들이 흥미진진하다. 특히 에밀과 안드레이와 백작, 이 삼총사의 조합이 재밌었는데 부야베스를 만들기 위해 펼치는 작전이 폭소를 자아낸다.

그뿐만 아니라 백작은 배우인 안나와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오시프와 뜻밖의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이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곳이 ‘호텔’이라는 좁은 세계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백작이 누비는 세계는 비좁지 않다.


소피야와의 만남도 주목할 부분인데 처음엔 어색하던 두 사람의 호칭이 바뀌는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아저씨’로 불리던 백작이 어느새 소피야의 ‘아빠’가 되는데, 부득이한 돌봄에서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좋았다. 성인이 된 소피야에게 로스토프가 전하는 인생의 조언은 그가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품위를 지키며 삶을 영위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야기를 따라가는 내내 호텔이라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로스토프의 삶은 풍부하고 다채롭다. 호텔이라는 좁은 공간이 단 한 번도 떠오르지 않았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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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 관하여 수전 손택 더 텍스트
수전 손택 지음, 김하현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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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 그리고 정희진 선생님이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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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왈츠 로빈의 YA 역사소설
원유순 지음 / 안녕로빈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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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아련한 청춘물 같은 표지이지만, 이 소설은 1987년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은수와 연우, 두 사람은 신촌에서 열리는 콩쿠르에 참가하러 갔다가 우연히 친구가 된다. 저자는 중학생 소녀를 주인공으로 당시의 상황을 담아냈다.
소설은 실제 사건과 적당히 닿아 있으면서도 직접적이지 않다. 당시의 시대 상황을 주변 인물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은수는 바이올린 레슨 선생님을 통해서, 연우는 사라진 친오빠를 통해서 민주 항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은수가 광화문에 갔다가 우연히 시위 현장을 목격하고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는 장면을 보며 독자는 은수와 같은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그날의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얼마 전까지 거리에 나가야만 했던 우리가 겹쳐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 아닐까.

민주주의를 되찾게 해준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벅차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이 늘 마음을 뜨겁게 만든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는 귀하다. 더 많이, 더 자주 언급되고 기억되어야 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위기에 빠진 국가를 구한 것은 언제나 권력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 힘없는 국민이었음 상기시키고 싶었다(p197)”라는 작가의 말을 옮기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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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카베 악바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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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

사이러스는 엄마의 죽음 이후, 의미 있는 죽음에 집착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해군 함정의 격추로 인한 비행기 사고로 생후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엄마를 잃고 쭉 아버지와 살아야만 했으니까. 죽음에 대해 계속된 그의 생각은 오르키데의 ‘죽음-말’ 전시로 그를 이끌게 된다.

어머니의 죽음이 너무 허망한 것이었기에 사이러스는 삶의 허무를 이겨내지 못하고, 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그의 관점에서 허무한 죽음처럼 무의미한 것은 없었기 때문에 그는 끝없이 의미 있는 죽음을 갈망하게 된다. 그런 그에게 오르키데와의 만남은 그 인생의 큰 전환점을 그리게 되는 하나의 사건이다. 오르키데와의 만남 이후에 비로소 죽음을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죽음의 의미 부여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는 사이러스와 질문을 공유하게 된다. 인간에게 죽음은 필연적인 일일 수밖에 없는데, 과연 의미 있는 죽음이라는 게 있을까. 그 질문을 곱씹다 보면, ‘어떤 죽음을 맞이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 듯하다. 결국 답은 삶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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