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괴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 인물을 내세워 인생의 희비극을 그려내는 작가의 소설은 여전하다. 거침없는 문장으로 고독과 돌봄의 문제를 해학적으로 담아낸 소설이었다.이 소설을 읽고 복미영에게 입덕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버려야 할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그에게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복미영은 나는 ‘못’해가 아니라, 나는 ‘해’로 바꿀 줄 아는 사람이다.두 번째, 복미영은 “누군가에게 올바른 길을 알려주는 사람은 못 되어도 최소한, 먼저 헤맨 사람은 될 수 있(p234)”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먼저 길을 헤매는 일도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니까. 조금 헤매더라도 다시 출발하면 된다. 길을 돌아갈지언정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삶에서 처음부터 제대로 된 길을 알아서 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세 번째 이유는 그가 “침방울이든 비눗방울이든 작은 무지개 정도는 만들(p235)어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조그만 낙관이라도 품을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품게 만드는 사람.그러니 복미영이 한 명을 위해 설계한 역조공 팬 서비스는 실패했으나 실패한 것이 아니다. 이 소설을 읽은 한 명의 독자는 적어도 팬으로 확보하게 되었으니까 말이다.신기하게도 복미영을 지켜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결국 자신을 아껴줄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라는 것을, 복미영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오랫동안 위시리스트에 있던 책인데 좋은 기회로 책을 받게 됐다. 막연하게 제목만 보고 시간을 여행하는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시간을 파는 상점은 타인의 부탁을 들어주는 일을 하는 상점이다. 온조가 시간을 파는 상점을 운영하며 휘말리게 되는 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청소년 소설을 어른의 시선으로 읽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이 흉흉한 세상에서 고등학생인 온조가 자신의 얼굴과 신상을 자세하게 공개한 채로 인터넷 카페를 통해 상점을 운영한다는 것이 너무 위험해 보였다. 특히 의뢰자가 비공개로 운영된다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 아닌가. 그래서 온조의 용기를 가상하다고 해야 할지,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조금 난감한 시선으로 보게 됐다. (소설은 소설로 보라. 쫌..)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걸렸던 인물이 혜지다.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가는 온조와 다르게 혜지는 엄마에게 휘둘리고 억압당하고 있어서 안쓰러웠다. 혜지가 자기 주도적이고 심지가 굳은 온조를 만나 친구가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이 소설을 어른의 시선으로 보게 된 나는 책을 덮고 부모의 양육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혜지도, 끝내 이름이 등장하지 않은 PMP 도둑이 된 아이도 부모에게 휘둘리고 억압받으며 자랐으니까. 아이가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갈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 아닐까.한편으로는 삶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할 줄 아는 온조의 성격이 부럽기도 하다. 사실 이건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특히 주변 상황에 휘둘리기 쉬운 나이에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니까. 이런 온조를 보면서 많은 이들이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삶의 주체자는 ‘나’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말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외계 생명체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재주 많은 두 녀석>, 조금 섬뜩한 결말을 담은 소설 <5단계>와 <별종 윌리>, 꿈 때문에 휘말린 사건을 담은 <대니 코플린의 악몽>, 운이 없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핀>까지 굉장히 흥미로운 중단편선을 담은 소설집이다.가장 스릴 넘치게 읽은 내용은 <대니 코플린의 악몽>이었다. 너무도 생생한 현실 같은 꿈을 꾼 후 현장을 찾아갔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된 대니의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은 뒤에야 참은 숨을 몰아쉬게 되었달까.<재주 많은 두 녀석>, <대니 코플린의 악몽>과 <핀>을 읽으며 든 생각은 저자가 하고 싶은 궁극적인 이야기는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후속 <하> 편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겼을지 궁금하다.스티븐 킹이 왜 ‘이야기의 제왕’이라고 불리는가를 보여준 단편집이 아닐는지. 결말을 알고 보면 재미가 없는 내용이므로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스티븐 킹이 스토리 킹인 이유를 알고 싶다면 이 단편집을 읽으셔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발저의 시와 산문 등의 작품을 연대순으로 수록한 선집이다. 숲과 관련된 작품이 주로 수록되어 있어 그의 작품 세계에 영감을 준 존재가 ‘숲’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산책>이라는 작품이 탄생하게 된 실마리를 보게 된다고 해야 할까?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지만, 산문과 더불어 시까지 보게 되어 좋았다. 그가 자연을 비유하는 문장들이 아름다워서 그가 얼마나 자연과 숲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작은 설경>이라는 작품의 표현들이 너무 좋았다. ‘집들이 하얀 모자를 쓰거나 하얀 두건을 두르거나 하얀 지붕을 얹고 있었다. (P66)’라는 표현이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묘사라서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그의 미공개 작품과 더불어 화가였던 형의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더해진다. 나는 그의 형인 카를 발저가 화가라는 사실을 이 선집을 통해 알게 됐기 때문이다.작은 판형의 책이라 여름 휴가지의 초록이 가득한 풍경 안에서 가볍게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발저의 글맛을 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보이저 1호가 출발한 시각, 아디나 조르노가 지구에 도착한다. 아디나의 인간 관찰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타임라인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어쩌면 아디나의 이야기는 인간 실존에 대한 물음이며, 외로움에 대한 보고서가 아닐까.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불완전하기에 우리의 삶은 완전할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이라는 단어 자체가 결함(P437)’이라는 아디나의 말에 독자는 수긍할 수밖에 없게 된다.인간의 생에 완성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우리는 그저 무수히 많은 경험과 실패를 반복하며 덧없음과 충만함 사이를 오르내리는 게 아닐까. 그런 우리에게 아디나는 ‘이걸로 충분해’라고 답할 수 있는 삶이라면 족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닐는지.그저 생의 끝에 “당신은 인생을 충분히 사용했나요?”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