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를 통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무의식이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 새삼 알게 되었는데 <나는 왜 생각만 하고 그대로일까>를 읽으며 우리가 무의식을 통제한다면 의식적 선택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책의 1부에서는 신체적 무의식, 인지적 무의식, 정신 분석적 무의식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의식의 12단계를 통해 무의식을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변화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가족 안에서 대물림되면서 우리의 세계관부터 대인관계 방식까지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사고 기반의 신념과 편견, 행동(p.213)을 일컫는 ‘세대 인지적 무의식’이라는 개념이었다. 우리를 형성하고 이루고 있는 삶의 영역 대부분이 은연중에 보고 들은 학습된 관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성장 과정에서 양육자가 무의식중에 드러내는 비언어적 신호를 보고 타인의 감정을 해석하는 법을 배운다는 사실도 양육자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절대적인가를 느끼게 되는 대목이었다. 양육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달까.자신을 통제할 수 없어 통제권을 되찾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하다. ‘당신의 의식은 당신의 것이고, 통제력도 당신의 것(p.204)이니까. 우리는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인간 본성에 자리한 어두운 면을 그려내는 저자의 글은 여전히 서늘하다. 잔인한 묘사 하나 없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소설집이었다.이들의 일상은 평범한 듯 흘러가지만, 일상의 고요를 흔드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삶의 균열이 발생한다. 가해자 부모로부터 스토킹을 당하는 남자 ‘기명’의 이야기 <어른의 호의>, 한밤에 걸려 온 의문의 전화를 받고 과거의 삶을 복기하게 되는 장이수의 이야기 <이윽고 밤이 다시>가 대표적이었다.가장 섬뜩했던 이야기는 금니를 파는 남자의 이야기가 담긴 <깊고 검은 구멍>, 도어락을 설치하는 유신의 이야기 <앨리스 옆집에 살았다>, 세입자와의 갈등을 담은 <모든 고요>였다. 편혜영 작가만의 서스펜스를 가장 강렬하게 담은 글이 아니었나 싶다.이 서늘한 소설 속에서도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라면, 사회 초년생이었던 엄마의 과거를 담은 <신발이 마를 동안>, 전학을 다니느라 어딘가에 정착하지 못했던 승주와 유미의 만남을 그린 <아는 사람>이다.어른의 미래는 우리가 꿈꿔왔던 대로 흘러가지 않고, 예상 밖의 사건을 마주하는 순간이 반복된다. 저자는 그러한 어른의 삶을 가장 서늘한 모습으로 비춘다. ‘인생의 저울은 계속 행운 쪽으로만 기울지 않(p.64)는 법이며, ‘어떤 관계든 힘든 순간이 있기 마련(p.84)이라는 것을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보여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남들이 보지 못하는 ‘어스름’을 보는 어스름 청소부 소요와 어느 날 나타난 어스름이 없는 신비로운 전학생 예나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다.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는 건, 누군가에겐 무용한 일과 다름없다. 어스름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어스름을 청소한다는 건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요는 외롭다. 친구라고는 어스름을 볼 수 있는 같은 처지의 제하밖에 없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소요에게 예나는 특별하다. 남들이 보기에 이상한 두 사람은 서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 ‘예나를 발견해 낸 건 족쇄 같았던 내 능력 덕분(p.74)’이었다고 생각하는 소요는 자신을 조금은 좋아할 수 있게 된다.소설 속에서 틈은 누구에게나 있는 약점, 혹은 빈틈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 약점을 어두운 마음으로 뒤덮어 타인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빈틈을 환한 빛으로 채워 나가는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던 게 아닐는지.그렇게 소요는 예나를 만나 점차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게 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메그는 엄마가 남긴 미니밴에서 생활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오랜 추억이 담긴 엄마의 집을 빼앗아 간 론을 도저히 그냥 놔둘 수 없는 메그는 론을 무너뜨릴 작전을 세우기로 한다.복수극이긴 하지만, 범인이 누군지 추적하는 스릴러물은 아니고 메그의 복수가 성공하냐 마냐를 지켜보는 내용이다. 거기에 이제 답답한 캣을 곁들인...소설을 읽는 동안 캣이 너무 답답해서 속이 터지는 줄 알았다. 그에게 벌어진 일이 안타깝긴 했지만, 그건 메그의 잘못이 아니었으니까. 물론 그 상황이면 누구든 원망하고 싶어지겠지. 그런데 대처도 제대로 안 하고 도망간 건 캣 자신이었고... 스콧을 철석같이 믿은 것도 캣 자신이었잖음. (말해 뭐해. 내 손가락만 아픔🙂↔️)마지막까지 캣의 역할이 못내 아쉬웠다. 두 사람이 함께 복수극을 펼치는 내용이었다면 더 짜릿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무능력한 서브 여주는 이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어떻게 보면 한 사람이 행하는 사적 복수에 가까운데 메그를 미워할 수가 없다. 살다 살다 내가 사기꾼을 응원하는 날이 다 오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을 적었습니다.<빨강 머리 앤>의 작품 배경이 된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작품 속의 배경지로 여행을 떠나는 곽아람 기자의 문학 기행기가 담긴 에세이다.저자의 문학 기행을 읽으며 어릴 때부터 다양한 세계 문학을 읽은 저자의 독서력에 놀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었다더라. 난 아직도 안 읽었는데) 게다가 문학 작품에 대한 배경지식도 화려하다. 저자 덕분에 오 헨리와 마크 트웨인이 필명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여행지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 된 애틀랜타였다. 미첼 하우스에서 시작해서 미첼의 무덤으로 마무리한 여행은 저자의 친구 말대로 수미상관이 딱 들어맞았달까. 미첼이 작품을 집필할 당시에는 ‘작가’라는 직업이 남성들의 일로 여겨질 시대라 몰래 소설을 썼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그녀가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독려한 남편이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다른 작가들의 남편은 아내가 죽고 사후에 아내의 일기를 멋대로 삭제하고 출판하기에 바쁜데 말이다. (ex. 실비아 플라스 남편, 버지니아 울프 남편)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꿔보았을 여행을 실천한 저자의 글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때로는 문학을 사랑하는 친구와, 때로는 홀로, 어떤 곳은 엄마와 함께 즐긴 그녀의 문학 기행이 부러웠다. 나에게도 문학 기행에 대한 꿈이 있다. 첫 번째 장소는 문학인들이 모여들었다던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서점’에 방문하는 것인데 죽기 전까진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저자의 다양한 문학 지식과 더불어 배경지의 사진까지 담겨 있어서 눈이 즐거운 이 문학 기행기를 한 번쯤 읽어보시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흥미롭게 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