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살면서 후회를 하지 않는 인간이 있을까?
인생을 살면서 수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삶 아니겠는가!
자신의 선택이 언제나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면야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자꾸만 과거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 후회!
그때 A가 아닌 B를 택했더라면...
가보지 못한 길이라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 후회!
어디 후회가 한, 두 가지뿐이랴만은 만약 생의 마감을 코앞에 두고 있다면 가장 절실하게 되돌아가고 싶은 단 하나의 순간이 떠오르지 않을까?

'70세 사망 법안, 가결',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난 가키야 미우의 소설 '후회병동'.

후회병동은 호스티스 병동을 무대로 속마음과 달리 눈치와 말주변이 없어 종종 의도치 않게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의사 루미코와 그녀의 다섯 환자들이 함께 하는 기묘한 체험을 담고 있다.

환자들을 최우선으로 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진심이 닿지 않아 고민인 루미코에게 어느 날 마법같은 일이 일어난다. 병원 화단에서 주운 청진기로 환자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순간으로 함께 되돌아갈 수 있게 된 것!

온 국민이 다 아는 유명 여배우의 딸로 자신도 배우가 되길 꿈꿨지만 엄마의 반대로 이루지 못하고, 또한 철저히 매스컴으로부터 숨겨져 자라온 것에 후회와 원망을 가지고 있는 '사토코'의 이야기 dream.

가족을 위해서라는 일념으로 일밖에 모르고 살았지만,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돈 걱정만 하는 아내와 대화조차 나누려 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지난 삶을 되돌아보는 '휴가'의 이야기 family.

처음 데려온 결혼 상대를 반대한 이후로 40대 중반이 넘도록 결혼을 하지 않는 딸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지토세'와 그녀의 옆 병실에 입원한 며느리에 대한 원망을 가지고 있는 '노부'의 이야기 marriage.

학창시절 우연히 친구와 둘이 좋아하는 여자 아이의 절도를 목격, 대신 죄를 뒤집어 쓴 친구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있는 '야에가시'의 이야기 friend.

 

읽으면서 한 번 책을 손에 쥐면 다 읽을 때까지 눈을 뗄 수 없는 강한 흡입력에 '역시 가키야 미우!'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옴니버스 형식이라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것으로 마무리가 되는데도, 다음 주자의 사연이 못내 궁금해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었다.

루미코가 환자들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면 그들이 마음속으로 하는 이야기가 들리고, 루미코가 사실을 얘기하면 믿지 않다가 그게 무엇이었는지를 맞추면 그제야 믿으며 자신이 후회했던 과거로 돌아가는 문을 열고 들어가고...

이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건 다소 지루했지만 후회했던 과거로 돌아가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걷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첫번째 이야기인 dream을 제외하고는 결말이 모두 시원치(?) 않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나를 아연실색케 했던 휴가의 아내와 지토세의 딸, 그리고 야에가시의 아내와 장모...
이후에 살아갈 그녀들의 삶이 궁금했다.
적어도 야에가시의 아내와 장모에게는 권선징악을 보여줬더라면...

언제나 기발하고 흥미로운 설정으로 흡입력 강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가키야 미우.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와 마찬가지로 이번 책도 다소 아쉬움이 들었지만 여전히 그녀의 또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다. 다음 소설도 예약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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