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스케치 핸드북 : 원근법과 투시도 어반 스케치 핸드북
스테파니 바우어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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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반 스케치'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나 여행지에서 마주하는 풍경들을 현장에서 그리는 화가들의 모임인 '어반 스케쳐스(USK)'라는 단체에서 생겨난 말로 초반에는 도시의 건축물이나 풍경만을 그리는 것을 뜻했었지만, 지금은 '야외 스케치'와 같은 의미로 보다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단, '어반 스케치'라고 불리기 위해서는 한 가지 꼭 지켜야 할 사항이 있는데, '현장'에서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네 단골 카페에 앉아 그곳의 실내 모습을 보면서 그렸다면 어반 스케치라 할 수 있지만,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가서 실제로 에펠탑을 보았다고 해도 현장에서 그리지 않고 사진을 찍어와 집에서 그린다면 어반 스케치라 할 수 없다.

 

내가 어반 스케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이다. 여행을 가면 사진을 잔뜩 찍어오지만 당시 내가 사진 속 대상의 무엇에 끌려 찍었던 건지 기억이 안 날 때가 많다. 심지어는 분명 내 두 눈으로 본, 내가 찍은 장소임에도 마치 처음 보는 곳처럼 생경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서 그저 셔터만 한 번 까딱 누르면 되는 사진이 아닌 대상을 마주하고 앉아 오래도록 보면서 관찰해야 하는 그림으로 여행지의 추억들을 남겨보고 싶단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미술적 재능도 공간지각력도 없는 내게 있어 어반 스케치란 나의 능력을 벗어난 영역이기에 섣불리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제 겨우 책을 보며 작고 간단한 그림들을 따라 그리기 시작한지라 어느 정도 실력이 향상된 다음에 어반 스케치를 시작할 생각이었다.

 

과연 언제쯤이면 어반 스케치를 시작할 수 있을는지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건만 '어반 스케치 핸드북 시리즈'를 알고, 그 꿈이 지금 바로 눈 앞에 펼쳐질 수도 있겠단 기대에 부풀었다.

 

건물을 그린다고 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원근감을 살리는 것과 비율을 맞추는 것인데, 이에 대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으로 '어반 스케치 핸드북 : 원근법과 투시도'가 적격이여 보였다.

 

어반 스케치 핸드북 시리즈(건물과 도시 풍경, 인물과 움직임, 컬러와 채색법, 원근법과 투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어반 스케쳐들이 그린 실제 작품들이 예시 그림으로 잔뜩 실려 있다는 점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원근법과 투시도가 적용된 어반 스케쳐들의 작품들을 예시로 들고 있어 보면서 어떤 원근법의 원리가 적용되었는지, 몇 점 투시로 눈높이를 어디에 두고 그렸는지를 추측해 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작품 아래나 옆에는 간략한 작품 설명이 적혀 있는데, 사용한 스케치북의 크기와 이름, 펜과 물감의 이름, 소요된 시간 등과 함께 몇 점 투시로 그렸는지와 눈높이를 어디에 두었는지도 나와 있으므로 정답을 맞혀볼 수도 있다.

 

책은 어반 스케치나 원근법과 투시도란 말 자체에 생경함을 느낄 수 있는 초보자들을 위하여 어반 스케치에 필요한 도구들과 기본적인 용어부터 시작해 원근법과 투시도에 대한 기본 원리 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솔직히 나는 워낙에 공간지각력이 부족해서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책을 보면서 원리를 이해하기 보다 예시로 들고 있는 어반 스케쳐들의 작품들을 보면서 감탄만 할 뿐이다.

 

이 책만 보면 바로 어반 스케치를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건만 아무래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다.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이야 이론적인 원리를 모르더라도 감만으로도 그릴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나는 책을 여러 번 보면서 기본 원리를 먼저 확실하게 깨우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그저 꿈만 꾸고 있을 때보단 막막함이 많이 줄었으니, 머잖아 펜도 들 수 있지 않을까?

 

 

*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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