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다스리는 도구상자 - 불안에 발목 잡혀본 이들을 위한 사고&행동 처방전
엘리스 보이스 지음, 정연우 옮김 / 한문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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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에 현관문을 닫았는지 몇 번을 확인하고, 가스불을 잠갔는지 문을 열고 다시 확인하고, 여행 전날 밤이면 행여나 늦게 일어나서 버스나 비행기를 놓칠까 봐 쉬 잠들지 못하고, 새로운 업무에 대한 두려움과 내 능력에 대한 불신으로 최종 면접까지 합격한 회사를 포기하고, 조금이라도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점점 줄이고, 상처받았던 지난 일을 곱씹고, 인터넷 구매를 결정할 때면 교환이나 반품하는 일이 생겼을 때의 번거로움을 먼저 걱정하고 등등..

아주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겪고 있는 크고 작은 일상의 고민들.......

그 저변에 '불안'이라는 심리가 깔려 있음은 진작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 나를 지켜보는 게 그 누구보다도 나 스스로가 답답하고 한심하고 힘들어서 수없이 고쳐보려 했지만 불안을 떨치려 하면 할수록 더 깊은 불안에 휩싸여 매번 그 끝은 자기 비하로 이어졌다.

나의 발목을 꽉 붙잡고 있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어떻게든 말끔히 떨쳐내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스스로 파고든 굴이 너무도 깊어서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한동안은 자포자기하고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있었지만 이대로 영원히 컴컴한 굴 속에 갇혀 살아가기는 싫었다. 어떻게든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었다.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리라 결심하고 첫 번째로 택한 일은 심리서를 곁에 두는 것이었다.

확실하고 실용적인 처방법을 얻게 되다면 가장 성공적이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나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고 생각했다.

 

'불안을 다스리는 도구상자'.

책 제목부터 나를 위한 맞춤형 책 같단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책의 뒤표지에 실린 대표적인 5가지 불안 유형을 읽고는 확신이 더 깊어졌다.

망설임 - 하고 싶은 일 앞에서 늘 망설인다

되새김 - 자꾸 되새기고 고민한다

완벽주의 - 지나치게 높은 기준 탓에 포기를 거듭한다

비판에 대한 두려움 - 타인의 반응에 쉽게 상처받는다

회피 - 중요한 일 앞에서 고개를 돌린다

이 5가지 유형에 모두 해당!

이를 다스리는 도구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나를 강력한 힘으로 지배하고 있는 '불안'이란 몹쓸 불쾌한 감정을 깨끗이 몰아내고 안정되고 자신 있는 나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다.

이 책을 읽고 얻은 깨달음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불안'이란 심리를 불편한 것, 껄끄러운 것, 마음에서 온전히 몰아내야 하는 것이라 여겼던 생각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감정이라 인식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불안'은 근심 걱정과 초조한 감정이 특징인 정서적 상태로, 우리를 '과각성(위험을 감지하는 감각이 극도로 발달된 상태)' 상태로 만들어 하던 일을 멈추고 주위를 살피게 하는 진화의 이로운 산물이며, 불안을 완전히 없애기는 가능하지도 유용하지도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진짜 문제는 불안으로 무력해진 나머지 정체 상태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며, 이는 위에서 말한 5가지 불안의 덫에 빠졌기 때문으로 그로부터 탈피하기 위해서 3가지를 명심하라고 한다.

첫째, 불안을 일으키고 지속시키려는 생각과 행동 패턴을 자각해야 한다.

둘째, 불안의 덫에 걸렸음을 알아챘을 때 사용할 도구와 활용 전략을 익혀야 한다.

셋째, 자신을 믿어야 한다.

책은 위 세 가지 원칙에 충실히 따르고 있다.

각 장마다 자신의 현 상태를 자각하고 점검해 볼 수 있도록 검사용 질문을 던지고, 불안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데 필요한 생각의 전환 전략들과 더불어 행동 전환 전략들을 추천해 주고, 독자로 하여금 제시한 전략들을 절대 강요하지 않으면서 찬찬히 자신에게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차분하면서도 끊임없이 격려해 준다. 특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지겹도록 겪고 있는 불안감을 저자가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음이 오롯이 느껴져 책을 읽는 것만으로 위안이 되었다.

불안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나려면 자신의 타고난 성격에 맞서 싸우기보다는 그런 성격을 받아들이고 좋아하고 다스리는 법을 배우라고.. 불안한 성격을 타고난 것이 결코 문제는 아니라고.. 그 말만으로도 불안감이 일시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그 밖에도 많은 부분에서 저자가 제시한 생각 전환 전략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나는 선택했다.

더 이상 불안에 얽매어 살지 않기로!

책을 읽으며 그 마음이 점점 더 확고해졌다.

책에서 제시한 방법들은 하루아침에 효과를 줄 수 있는 것들이 아니므로 불안이 또다시 나를 엄습하려 들 때 언제든 꺼내어 읽을 수 있도록 손이 바로 닿을 수 있는 곳에 두려 한다.

현재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 '의미 있는 목표 찾기'를 적용 중이다.

그 목표가 크든 작든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목표를 추구하려 할 때 불안감을 먼저 없애려 하는, 또는 불안한 감정이 두려워 목표 자체를 제한하려 하는 고착화된 생각 패턴을 바꾸기 위한 일환으로 무엇이든 목표를 찾아 도전해 보고자 한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찬찬히 나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방법들을 적용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불안'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오지 않을까?

한 걸음 내디딘 것만으로도 활기가 느껴진다.

부디 내 이 첫 한 걸음이 헛되이 되지 않기를...

*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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