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페어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잭 리처 시리즈, 열여섯번째란다! 작품의 좋고 나쁨을 논하기 전에 이미 한 시리즈가 16번째나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고 작품이 갖는 힘을 나타낸다고 믿어진다.
반신반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비현실적인 캐릭터의 잭 리처. 이번에는 미시시피다.
미시시피 북동쪽에 위치한 카터크로싱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은밀히 수사하라는 명령을 받고 그곳으로 향한다. 알아보니 이전에도 유사한 살인사건이 있었고, 피해자들은 모두 아름다운 여자라는 공통점과, 칼로 목이 베어진 채 처참히 살해당한 연쇄살인이었다.
기지촌의 특성과 피해자들의 과거에서 범인은 인근 기지 켈햄 소속의 군인일 거라는 의심이 나오고, 군 당국에서는 문로 소령을 기지로 보내 내부적으로 이를 수사하도록 하고, 리처에게는 민간인으로 위장하여 마을의 상황을 살피게끔 하는 양동작전을 펼친다.
수사를 시작하자마자 마을의 여자보안관, 데버로에게 바로 정체를 들킨다. 그녀는 해병대 출신이었던 것. 그녀와 공조수사를 해나가면서 리처는 처음 명령받은 것과는 달리, 알 수 없는 거대 권력의 사건은폐 움직임을 느끼고 자체적인 수사를 펼쳐간다.
피해자가 모두 켈햄기지의 한 군인과 연인관계였다는 점, 그가 유력상원의원의 아들이라는 점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기에 충분한 듯 하였으나, 사건을 파고 들 수록 예상치 못한 사실들이 튀어나오고, 리처는 자신의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가 진실을 꿰뚫어보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를 응징하는데...
늘 그렇듯이 이번 시리즈에서도 잭 리처는 믿을 수 없는 힘과 지략을 내보인다. 이제 그런 다소 황당한 캐릭터는 웃으면서 그러려니 한다. 그런 점에서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 해리 보슈와는 대조된다. 보슈가 마치 실재하는 인물처럼 여겨지며 나의 오랜 지인같은 느낌에 그에게 감정몰입되는 반면, 리처는 그야말로 가상의 인물, 우리들의 환상이 투영된 허구의 인물이라는 전제가 깔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환상을 깨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이 시리즈를 계속 찾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촘촘한 그물 같은 서사 구조와 치밀한 복선,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도 대단한다. 리처가 의심할 때는 나도 의심하고, 그가 사실을 밝혀낼 때는 아, 그렇구나 하고 수긍하게 되고, 그가 자신의 방법으로 범죄자를 처단할 때는 그를 지지하고 있음을 느끼며, 역시나 이 시리즈에 빠져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