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키메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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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에서부터,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시선을 느낀다면 책을 덮어라, 책임지지 않겠다, 이 책을 읽겠다고 한 순간 본인의 책임이다,라는 엄포를 놓고 시작한 책.  막상 뚜껑을 열으니, 그다지 무섭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고, 추리보다는 호러에 가까운 소설이라 느꼈다.  민속학적 전승을 배경으로 괴담의 분위기와 추리의 결합이 미쓰다 신조의 시그니처 이기는 하지만.

 

우연히 접한 두 편의 체험담이 공통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게 되는 '나.'  이 소설은 이 두 편의 체험담을 옮겨놓고 마지막 장에서 '나'의 추리를 펼쳐 놓는 구성이다.

 

우선 첫번째, "엿보는 저택의 괴이."  리조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4명의 대학생, 가지 말라는 리조트 관리인의 당부를 무시하고 건너가 본 마을에서 엿보는 시선을 느끼게 되고, 이후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한편, 오래 전, 한 시골 마을에서 배척당하는 사야오토시 가문의 끔찍한 과거와, 현재까지 이어지는 흉사에 휘말리게 된 한 민속학자의 괴이한 경험을 담은 "종말 저택의 흉사."  여기에도 역시 엿보는 소녀의 시선이 등장하고, 이 알 수 없는 '노조키메'의 정체를 파헤치려는 '나'의 추리가 펼쳐진다.

 

그러나 작가가, 해석 따위 필요치 않으며, 그저 무서웠다,라고 말하면 그걸로 만족이라고 말했듯이, 나중에 드러난 노조키메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모든 죽음과 사건들이 명쾌히 이해되는 건 아니다.  그야말로, 그저 괴이한 일은 영문을 모른 채 그대로 존재하면 된다고 말한 그대로이다.  그런 면에서, 역시 이 소설은 추리라기 보다는, 괴담에 가까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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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스머신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박재현 옮김 / 반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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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즈키 린타로의 신작이라고만 알고 주저없이 읽어나가는 순간, 문득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장편이 아닌, 4편의 중편 소설집인 걸 깨달았고, 거기에 장르가 본격 SF 라는 걸 알게 된 순간, 흥미가 절감됐다...ㅜ  아무래도 난 SF는 별다른 흥미가 없고, 거기에 과학적 지식이 상당하지 않는 한, SF적 요소가 결합된 본격 추리(SF가 결합된 본격 추리라는 게 있을 수 있을까...?)를 즐기기에는 무리가 따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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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의 살인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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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에 이르는 병"의 작가작가 아비코 다케마루가 쓴, 유머러스한 본격 미스터리 소설!
작가의 말에서 쓰인 대로, 개운하고 상쾌한 미스터리다^^  살인이라는, 그것도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단순하고 유머러스한 문체로 다루어 색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작가는 책머리에서, 범인은 후지타 가쓰, 미우라 겐지(가쓰의 동생), 구시다 다쓰오(가쓰의 조카), 구시다 히로코(가쓰의 조카) 4명 중에 있다고 밝히고, 이 간단한 문제를 대부분은 알아맞추겠지만 그렇지 못한 백 명 중 한 명에 당신이 포함되길 바란다는 유머섞인 도전을 해온다.  그리고 난 그 백 명 중 한 명에 속했다...^^;

후지타 가쓰의 집에 모인, 그녀의 변호사와 의사, 그리고 미우라 겐지, 구시다 다쓰오, 구시다 히로코.  식사 후 가쓰와 의사는 먼저 가쓰 방으로 가버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는데, 구시다 히로코가 독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한정된 용의자들 사이에 범행이 벌어지고, 누가 어떻게 왜 살인을 했느냐를 밝혀내는 경찰의 역할 등, 마치 서양의 고전 추리소설을 보는 듯한 구도 속에서 계속해서 사건이 발생한다.  담당 형사 하야미 교조를 포함한 경찰은 열심히 수사를 하나 시간이 흘러도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점차 사건이 잊혀져갈 무렵, 교조는 추리소설 마니아인 두 동생에게 이 사건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한다. 
 
이들이 밝혀낸 사건의 진실은 접하고, 뒤늦게 제목의 의미를 깨닫고는 아, 그렇구나! 했다.  읽어나가는 동안은, 살짝 유치하고 아동추리소설 다운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그래도 추리 자체는 본격 미스터리였음을, 그리고 그 트릭과 실체를 전혀 눈치 못 챘음에, 역시 아비코 다케마루다,라고 다시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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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치 체포록 - 에도의 명탐정 한시치의 기이한 사건기록부
오카모토 기도 지음, 추지나 옮김 / 책세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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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일견 괴담스러운 사건를 오캇피키 '한시치'가 추론과 현장수사로 진실을 밝혀내는 단편 모음집이다.  예스러운 괴담으로 시작해 잔뜩 기이하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다가도, 한시치의 수사 앞에 모든 게 살아있는 인간에 의한 범행임이 논리정연하게 드러난다.  그 동네서 오래 살아 소소한 일들과 온갖 풍문들을 잘 아는 논리적인 수사관이 그냥 척 보고 사건을 파악해 내는 게 어찌 보면 좀 싱겁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에도 시대상이나 당시의 풍습들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읽어나가면서, 한편으로는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시대물이 떠올랐는데, 미미 여사도 시대물을 구상할 때 이 작품을 참조한다니 어느정도 비슷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겠다 싶다.  물론 작품의 완성도나 흡인력 등은 미미 여사의 작품을 따라갈 수는 없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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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후카마치 아키오 지음, 양억관 옮김 / 51BOOKS(오일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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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너무나도 하드코어이다...  읽어나가기가 힘들 정도로, 주인공이 이처럼 정이 안가고 혐오스럽고 싫은 것도 처음이다.  뭔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서 읽어나가다가 점점 주인공의 실체를 알게 되고, 이런 쓰레기 같은 인물이 주인공이라니 기가 막히고 정떨어졌다.  거기에 주변 인물들도 온갖 일본의 추한 면을 드러내는 극단적인 인물들이라 읽어나가는 동안 정신이 피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드물게 작가의 말을 찾아 읽어보니, 자신의 어두웠던 청춘을 짜증스럽게 회상하며 쓴 작품이라고...  심한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그게 바로 나다...), 찬란한 태양을 향해 침을 뱉고 싶어하며 이 소설의 세계에 공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는 말이 있다.  내게는 그냥 치기어린 우울과 분노로만 여겨지는 소리다...

 

간단한 줄거리는, 전직 형사 후지시마가 실종된 딸 가나코를 찾아나서며, 잘 알지 못했던 딸의 모습을 하나둘 알아가게 되는 과정이다.  거기에, 3년 전의 시점에서, 왕따를 당하다 가나코와 엮이는 한 중학생의 시점이 교차서술되며 가나코의 과거가 재현되는 구조이다.  한마디로, 금기가 깨져버린 인간이, 자신을 포기하고 타인까지 지옥으로 빠트려버리며 펼치는 끔찍한 복수극이다.  결코 편안히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물론 세상에 존재하는 현실일 수도 있지만, 역으로 조금은 밝은 태양이 내리쬐는 한편으로 더 다가가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다.  거기서만이 이 작품의 미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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