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누군가 없어졌다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나쓰키 시즈코 지음, 추지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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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 재벌의 초대를 받아 갑부집 딸 하루카를 비롯한 5명의 승객과 선장, 선원 총 7명을 태운 최고급 요트 인디아나호가 출항한다.  출항 다음날 오너 일가를 태우기로 한 크로즈 여행의 첫날, 녹음기에서 7명의 과거 범죄 행각을 꾸짖는 자칭 '재판관'의 목소리가 나오고 분위기가 이상해진 가운데, 탑승자들이 하나씩 연쇄적으로 살인을 당한다.  그리고, 탑승자들이 죽을 때마다 피해자의 띠를 나타내는 동물 인형이 하나씩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들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처럼 누군가가 자신들을 단죄하기 위해 이 무대를 마련했다고 믿으며, 서로에 대한 의심과 불안으로 동요하기 시작한다.

 

제목 뿐만 아니라 무대 배경이나 설정에서 보다시피, 이는 아가사 크리스티에게 바치는 오마주이고, 사건의 결말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오리엔탈 특급살인"에 가까운 작품임을 느낄 수 있다.  거장의 유명한 작품을 오마주하는 소설이라, 그 트릭과 반전을 비교적 쉽게 눈치챌 수 있었음이 아쉽기는 하나, 그래서 더욱 더 쉽지 않았을 작품을 꽤 잘 이끌어나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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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밟기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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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설로 유명한 요코야마 히데오가 뜻밖의 주인공을 내세운 단편집이다.  그는 바로, 도둑 마야베 슈이치.  뛰어난 두뇌로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그는, 삐뚤어진 채 도둑질을 일삼던 쌍둥이동생을 보다 못한 엄마가 택한 극단적 선택으로, 슈이치를 제외한 일가족이 화재로 죽는 비극을 겪게 된다.  그 후 그는 학업을 포기하고 절도죄로 복역까지 하게 된다. 

 

출소 후에도 계속해서 절도범으로 살아가는 그가 그나마 마음을 털어놓는 건, 사고로 죽은 동생 뿐이다.  동생은 죽은 후에도 계속 그의 옆에 남아 슈이치만이 들을 수 있는 귓속말로 그와 동행한다.

그 과정에서, 슈이치는 본인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연들에 대해, 타고난 두뇌와 배짱을 이용하며 이를 해결하고 고뇌하고 아파하고 그러면서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편같이 보이나 실제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한편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실제 죽은 동생의 목소리인지, 그를 떠나보내기 싫어했던 슈이치의 또다른 인격인지는 모르나, 동생과의 이별과 가족에서 일어났던 비극적 사건의 진상에 다다른 그가 앞으로 보여줄 행보가 기대되어지는 까닭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요코야마의 즐거운 외출이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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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의 저주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8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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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상이 보인다는 쓰루야 슌이치를 주인공 탐정으로 내세운 사상학 탐정 시리즈 첫 편. 

 

어려서부터, 무녀였던 할머니의 능력을 이어받은 슌이치.  남에게 없는 능력을 얻은 대신, 마음의 문을 닫고 평범한 인간관계를 거부한 채 도쿄에 탐정사무소를 개설한 그가 첫번째가 맡게 된 사건이다. 

최근 약혼자를 잃고 그의 집에 머무르게 된 '사야카'라는 여인이 찾아오고, 그녀에게서 사상을 보게 된 슌이치는 그녀와 함께 그녀 약혼자의 집에 머물게 되고, 기이한 현상과 연쇄적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그 곳에는, 약혼자의 모친, 그리고 배다른 4명의 남매들과 함께 가정부가 살고 있다.  슌이치는 도착 즉시 사야카 뿐만 아니라 가족들 모두의 몸에서 검은지렁이를 보게 되고, 급기야 사람들이 하나씩 급사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계속해서 의미를 알 수 없는 자잘한 사고 등이 가족 전원에게 벌어지고, 죽은 약혼자의 유령이 출몰하는 등, 슌이치는 사건의 진상은 커녕 그 의미까지 도통 파악하지 못한 채 시간은 자꾸 흐르고 기이한 죽음은 계속되는데...  생존자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침내 슌이치가 파악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호러나 SF 보다는 논리적인 본격추리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 때문인지, 이 작품은 내게는 별로였다.  미쓰다 신조 답지 않게 다소 평이하고 가볍다 (약간 아동문고 같기까지 할 정도로).  주인공 탐정은 그저 사상을 볼 줄만 알지 추리와 해결은 마지막까지도 지지부진하기만 한 게 지루하고 답답했다.  역시 내게는 '도조 겐야'의 민속적 분위기가 짙게 깔린 호러 미스터리가 훨씬 나은 것 같다.  시리즈라는데, 계속해서 읽게 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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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물 이야기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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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의 오캇피키 '모시치'의 활약을 그린 단편집이었다.  미미여사의 작품 치고는 조금 심심한 느낌도 났으나, 에도시대 당시 서민들이 즐겨 먹던 식자재 및 음식 이야기가 곁들여져 슴슴하면서도 감칠 맛 나는 작품이었다.

 

참고로, 맏물이란 한 해의 맨 처음에 나는 과일, 푸성귀, 해산물 따위로 이것을 먹으면 수명이 늘어난다고 하여 길하게 여겼다 한다.  출판사 소개에 의하면, 초봄의 뱅어, 여름의 맏물 가다랑어, 가을의 감 등 각 계절의 식자재를 기이한 이야기에 버무린 미야베 미유키 수사물의 대표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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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섬 - 악마를 잡기위해 지옥의 섬으로 들어가다
나혁진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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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브라더"가 별로라서, 망설이다가 읽게 됐는데, 역시나...였다.   

최악의 경제 위기로 무법천지가 된 한국이, 공포 정치의 일환으로 필리핀 섬 하나를 사들여 강력범죄자들을 유배시킨다.  경찰간부였던 장은준은, 가족을 살해한 살인범을 쫓아, 거짓으로 연쇄살인의 범인이 되어 '카베사'라는 교도섬에 오게 된다.  악당들이 힘의 논리로 지배하는 이 섬에서, 그는 복수를 대상을 발견하나 쉽사리 그에게 가까이 가지 못하고, 우연히 만난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아 복수의 장을 펼친다...

는 내용이나, 처음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장은준은 그저 분노의 감정에만 휩쓸린 무력한 인간으로 묘사되고, 실제 주인공은 오히려 그의 조력자가 된, 전직 암살자 추응이었다.  무협지에 나올 만한 무술의 달인 같은 영웅적 캐릭터의 추응의 활약 없이, 장은준의 복수극은 시도도 되지 못했을 것이고, 도대체 무슨 생각과 계획으로 이 무시무시한 섬으로 그것도 어마어마한 죄를 뒤집어 쓰고 들어왔는지 참 허무하고 우스꽝스러운 설정이다.  그저 쎈 것만 보여주고 싶어하는, 한 편의 무협지 같은 소설...  앞으로는 더 안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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