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르발 남작의 성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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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온 작가의 첫 작품집이라는데, 더구나 경영을 전공했다는 작가의 이력을 보면서,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써낼 수 있을까, 작가의 상상력과 서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참 재기발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제작인 '퀴르발 남작의 성'을 비롯해 총 8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  작품 하나하나가 참 재미있고 재기에 넘친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휙휙 진행되는데, 가독성도 뛰어나고 그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감이 즐거운 경험이었다.  즐거운 문학의 난장을 경험한 기분이다.  최제훈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무척이나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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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살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6
나카마치 신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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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마치 신의 '살의' 시리즈 2편.  원랜 이런 제목도 아니었고, 시리즈도 아닌 것을, 나중에 시리즈물로 엮고 제목도 바꿔서 재출간한 모양이다. 

"모방살의"보다 한참 뒤 작품으로, 줄거리는, 추리작가 야규 데루히코가 잡지 편집자인 하나즈미 아스코에서 초고를 넘기고, 자신의 '문제편'에 이어 '해결편'을 다른 작가에게 집필을 맡기자고 제안한다.  초고를 읽어보던 아스코는 소설 속에 쓰여진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고, 사건의 범인을 드러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후 결말을 쓰겠다던 야규가 실종되고, 아스코는 직접 사건의 무대에 뛰어들어 관계자들을 만나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고자 한다.

미처 중반에도 이르기 전부터 논리의 전개상 당연스러운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고, 이후 계속되는 반전을 통해 사건은 그 면모를 자꾸 뒤집는다.  처음엔 이것도 서술트릭이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것이야말로 글을 통해 트릭을 설치한 진정한 서술트릭의 한 형태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규가 벌인 치밀한 계획이 서술트릭을 통해 진실을 드러내고 또한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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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밀실과 박사들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2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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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F가 된다"에 이어 모리 히로시의 작품을 읽었다.  사실은 이 작품이 쓰여진 시기로는 데뷔작이란다.  그래선가 "모든 것이 F가 된다"에 비해 문학적 상상력이나 소설적 재미가 확실히 좀 덜한 느낌이다.  뭔가 꽉 짜여진 기계의 톱니바퀴같은 느낌이랄까...  이공계적, 기술적으로는 오차없이 딱 들어맞는지는 몰라도, 너무 연구/실험 결과보고서 같은 느낌이 든다, 문학작품이라기 보다는...

 

그래서인지 막판까지 전혀 감도 잡을 수 없고, 거의 종반까지 그저 구조와 시간에 따른 사건 발생 순서를 복기하는데 급급하다 막판에 작가가 가르쳐준 범인과 동기와 수법 등을, 마치 강의 받는 식으로 설명듣는 느낌이다.

줄거리는, 대학 공학부 저온 실험실에서 교수와 대학원생들이 지켜보던 실험이 끝나고 뒤풀이를 하던 중, 사라진 두 남녀 대학원생의 시체가 밀페된 실험실 안에서 발견되는 경악스런 사건이 발생하고, 마침 실험 참관을 위해 현장에 있었던 사이카와 조교수와 니시노소노 모에는 또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 이후로는 별다른 사건의 진전이나 발생은 없다.  그저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며 이공학도들 특유의 방식과 논리로 사건의 재구성해보는 시도가 펼쳐질 뿐이다.  이 가설은 여기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또다른 가설이 제기되고, 이런 식으로 말이다...  결국 모든 걸 알아내고 알려주기까지 독자인 내가 끼여들 여지는 거의 없어서인가, 소설을 읽는 재미가 조금은 반감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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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F가 된다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1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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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때 부모를 살해하고 외딴 섬에 세워진 연구소 밀실에 갇혀 15년 째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천재 공학박사 마가타 시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막강한 부를 물려받은 재벌가의 외동딸 니시노소노 모에는 연모하는 사이카와 소헤이 교수와 함께 이 섬을 찾는다.  두사람은 그녀와의 면담을 요청하려 했으나, 박사가 1주일 동안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밀폐되어 있던 박사의 방이 갑작기 열리며 웨딩드레스가 입혀진 사지 절단된 시체가 로봇 위에 얹힌 채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후 이어지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 처리되는 최첨단 연구소에서 갑작스런 시스템 오류 등으로 외부와의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모에와 사이카와는 사건의 진상을 찾아나선다.  

모에와 사와카와 교수라는 콤비의 캐릭터적인 매력 뿐만 아니라, 공학부 교수 출신의 작가 작품답게, 일견 전형적인 밀실에서의 살인사건을 다루면서도 그만의 전공을 살린, 공학기술적(?) 추리소설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사실 그 분야의 문외한으로서 이해가 좀 덜 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기술적 부분을 제외하고라도 소설적 재미도 충분한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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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심판 모중석 스릴러 클럽 38
프레드 바르가스 지음, 권윤진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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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추리문학의 여제라 일컬어지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최신작이라는 소개를 보고 읽기 시작한 작품이다.  사실 그녀의 이름도 처음 들어봤는데...

 

이미 여러 작품에서 선보인 바 있는 모양인,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중 하나란다.  강력반 반장인 그와 그의 부하들이, 전설로 내려오던 중세의 유령 기마부대가 나타났다는 노르망디 마을로 가서 수사를 펼친다.  동시에, 파리에서 유명 사업자 노인이 방화로 목숨을 잃고 방화범으로 지목된 아랍계 청년 '모'가 경찰에 잡히나 아담스베르그는 노인의 두 아들을 의심하며 나홀로의 수사를 펼친다.

악행을 저지른 자들을 처단한다는 '성난 군대.'  그들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악당들이 잔인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 마을 기묘한 집안의 '리나'라는 여성이 '성난 군대'와 그들의 희생자들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돈다.  총 4명의 희생자 중 3명만 봤다는 그녀의 전언에 마을은 불안에 떨기 시작하고, 실제로 그녀가 지목한 희생자들이 하나씩 끔찍하게 살해되어 간다.  아담스베르그와 그의 팀원들은 전설 속 유령과도 싸우며 사건의 전모를 캐기 위해 이 마을에서 상주하며 고군분투 하는 한편, 파리에서 일어난 방화살인사건도 은밀히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사실 분량이 꽤 커서 읽어나가는 도중 좀 지루하기도 했다.  사건의 수사 진전보다는 주변을 훑어가며 진행되는 식의 구성이, 모든게 명확하지 않은 채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그러다보니 사건 자체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다소 방대한 작품 내내 너무나 많은 요소 요소가 나열되어 있고 그래서 더 헤매게 만들려는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막판까지 진실을 알 수 없게 만들다 반전을 이뤄 밝혀낸 사건의 실체는 전혀 의외의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임팩트를 갖지는 못했다.  그러나 원래 이렇게 사건 자체 보다는 인물 중심의 전개가 작가의 특징이라 하고, 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흡족한 작품일 수는 있겠다 싶다.  뭣보다 중세 유럽의  유령 군대가 악인을 처단한다는 전설 속 심판자라는 매혹적인 소재를 현재의 살인사건에서 구현하는 아이디어가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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