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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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렸던 잭 리처 시리즈 19번째 작품.  전작들과는 달리 1인칭 서술을 택해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다.  그만큼 잭 리처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그에게 몰입된다고나 할까.  이제는 그가 실제인 양 느껴질 정도니 캐릭터에 대한 작가의 자신감인지도...

 

줄거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전역을 방랑하며 정처없이 떠도는 리처가 버스에서 우연히 군인 신문에서 자신을 찾는 오데이 장군의 광고를 보게 된다.  이에 응해 펜타곤의 기지로 찾아간 리처는, 얼마전 파리에서 일어난 프랑스 대통령 저격 사건의 용의자 중 한명이 자신이 예전에 살인죄로 체포한 존 콧트라는 사실을 듣게 되고, 얼마 안 있어 있을 G8 정상회담에서의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 범인을 잡으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이를 위해 파리와 런던으로 날아간 리처는 영국, 러시아의 특수 요원들과 때로는 공조하고 때로는 대결하며 범인 검거에 나선다. 

 

작품의 줄거리상 이전 작품들보다 훨씬 스케일이 커지고 국제 사회의 정보전, 첩보 요원들에 대한 내용이 가미되면서 좀 더 스펙타클한 느낌이다.  그래선가, 사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집중도가 떨어지고 산만한 느낌도 나고, 물론 결말의 반전은 예상 외였지만, 전체적인 스토리에 대한 흥미가 조금은 덜했다.  또, 문체의 변화 탓인지, 아니면 작가가 너무 멋을 부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전반적으로 글에 너무 힘이 들어갔다는 느낌을 작품을 읽어나가는 내내 지울 수 없었던 점이 좀 아쉬웠다.  그렇지만 역시나 잭 리처였고, 리 차일드였고, 그의 저력이 어디 갈 수는 없는 법, 시리즈의 한 장을 당당히 채우고 있음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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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럭
야쿠마루 가쿠 지음, 민경욱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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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아이자와 진은, 재혼한 어머니의 가정에서 홀로 독립하여 나름 성실하게 살아가고자 했으나, 녹록치 않은 현실에 점차 나락으로 떨어지며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자신 때문에 새아버지와 의붓형제에게 눈치를 보며 마음을 졸이고 살 어머니를 생각하니 차마 집으로 돌아가 손 벌릴 수 없다는 여긴 그는, 인터넷상의 불법 사이트에서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모아 한방의 인생역전을 노리고자 한다.  그러나 뚜렷한 계획도 없이 그저 당장의 급박한 사정을 모면해보고자 모인 다섯 사람.  결국 그들은 한 재력가의 가루이자와 별장을 털기로 모의하고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는데, 실제로 범행 당일, 별장에 침입하여 재력가 부부를 협박하여 금품을 털던 중 진은 뒤통수에 둔기를 맞고 쓰러진다.  깨어나 보니 별장은 불에 타고 동료들은 찾을 수 없고 그의 지문이 묻은 칼이 발견된다.  이대로면 그는 강도살인의 누명을 쓰고 목숨을 잃게 되는 터.  아무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진은 이제부터 자신의 무고함을 밝히고자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서야 한다. 

 

익명이라는 특성을 지닌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에 대한 실제 정보도 없이 그저 사소한 단서 하나하나에 의지해 추리를 거듭하며 진실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끈을 이어가는 진의 노력이 꽤 흥미롭다.  사실 큰 기대없이 읽게 된 작품이었는데, 의외로 가독성과 몰입도가 뛰어났다.  중반 이후 사건의 진상과 범인을 알아버리게 되어 후반 반전이 힘이 빠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나름 사회적 문제도 이끌어내면서,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와 닿은 등장인물들의 처지와 심리가 이해되고, 비현실적인 명탐정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수준에서 추리에 추리를 이어가는 과정이 묘한 설득력을 지니며 재미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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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살인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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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 도시오는 컴퓨터 게임을 즐기다 인터넷상에서 만난 '그'와 살인게임을 도모하게 된다.  이후 망치와 교살로 번갈아가며 무작위적인 살인행각이 이어지는데, 현장에는 늘 뜻 모를 숫자를 적은 쪽지가 남겨진다.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답게 (이 작품이 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란다), 하야미 경감은 가지마 경장과 함께 수사를 이끌어가나 곧 벽에 부딪히게 되자 동생들에게 이 사건을 의논한다.  역시나 신지의 추리 활약이 펼쳐지고, 점점 범인의 윤곽과 동기, 수법 등을 파악하면서 시나 도시오를 옥죄게 된다.  용의자로 한 남자가 체포되고 도시오는 '그'를 위해 게임을 계속하면서 신지와 조우하게 되는데...

 

단지 즐거움을 위해서 마치 게임하듯 살육을 계속해 가는 이런 식의 무차별 살인이 제일 불쾌하고 기분이 안 좋다.  그래서 그닥 공들여 읽진 않고 그냥 휙휙 넘겨가며 읽었다.  마지막에 이른 반전은 후반부에 눈치를 챘던 거라 크게 놀랍지도 않고...  작가의 대표작, "살육에 이르는 병"의 모티브가 되는 작품이라고, 그와 분위기가 비슷하다고는 하는데, 난 오히려 전에 읽은 우타노 쇼고의 "밀실 살인게임"의 느낌을 받았다.  그저 이유도 논리도 없이 롤플레잉 게임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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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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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칭 '도쿄전력 OL 살인 사건'이라는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이란다.  즉, 엘리트 여성의 두 얼굴과 생활을 들여다보며, 거기에, 거품경제의 역사, 힘든 취업의 현실, 불법 낙태 등의 소재가 가미되어 현실 비판적인 요소도 띄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친밀하고도 끈끈한 여자들 우정 깊숙한 곳에 숨겨진 진득진득한 어둠'이라는 출판사 문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작가가 그려내려 했던 게 이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읽기에는 그런 출판사의 시각은 별로 와닿지 않았다.

 

줄거리는, 무계획적인 개발붐으로 인해 덩그러니 세워진 초고층 맨션에서 두명의 독신여성이 잇달아 죽은 채 발견되고, 이를 홀로 끈질기게 조사해가는 르포작가 노에의 르포로 대부분의 이야기가 이끌어진다.  그녀가 밝혀냈다고 생각한 진상은 반전을 거쳐 새로운 사실을 드러내고, 결말에는 또다른 반전과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추리 과정 자체에 중점을 두었다기 보다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간중간, 인물들의 행적을 통해 현사회를 비판하는 요소들이 다루어지는데 더 주안점이 두어진 느낌이다.  그래선가, 조금 산만하고 지루하고 그래서 맥을 놓치게 되는 부분도 없지 않았던 점이 아쉽다.  '살인귀 후지코의 충동'의 작가 작품이라 그래서 꽤 기대가 컸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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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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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죄를 사해주는 조용한 의식을 치르는 남자, 소니.  마약중독자이기도 한 그는 권세가들의 죄를 대신 뒤집어써주고 그 댓가로 마약을 공급받으며 교도소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장기수감자 하나가, 경찰이었던 소니의 아버지가 억울한 죽음을 당했음을 알려주고, 이를 계기로 소니는 아버지의 복수, 피해자들의 복수를 위해 탈옥을 감행한다.

 

오슬로의 배후의 실력자, '쌍둥이'와 그의 무리들을 처단하기 위해, 그리고 첩자로 몰린 아버지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죄인의 처형에 나서며 진짜 첩자를 찾아 나선 소니.  그리고 그를 쫓는 경찰과 '쌍둥이'의 부하들, 이들이 얽힌 채 음모와 탐욕과 죄가 가득한 음울한 오슬로의 모습이 펼쳐진다.

 

자신의 도시 오슬로를 사랑하는 요 네스뵈지만, 그만큼 그 이면에 감춰진 오슬로의 어두운 모습을 까발리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는 그다.  스탠드얼론 작품으로, '해리 홀레' 시리즈와는 또다른 맛이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소니의 능력이 영웅화되었다는 생각에 현실감이 꽤 떨어지는 느낌이고, 반전이 생각보다 시시한 편이라 조금은 아쉬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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