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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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피요르의 나라, 노르웨이 오슬로의 해리 홀레가, 끈적이는 습도와 숨막히는 더위의 나라, 태국의 방콕으로 향한다.  주태국 노르웨이 대사가 모텔에서 칼에 찔려 죽은 사건을 수사하러.

 

복잡한 정치가들의 셈 하에 이 사건을 조용히 수사하고자 하는 외무대신과 경찰청장의 추천으로 해리가 발탁되고, 이국적 환경에 적응해 가며 태국 현지 경찰과 함께 이 사건을 수사해간다.  대사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면서 여러가지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사건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혼돈 속에서도 계속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전형적인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마치 바퀴벌레 마냥 숨어있지만 분명 존재하고 알지만 이를 애써 외면해 온 진실을 마침내 마주치게 된다.  복선과 힌트, 트릭 등이 꽤 정교하고 복잡해서 이를 다 완전히 이해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해리의 수사 과정을 함께 하는 여정이 흥미로웠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해리의 눈으로 보는 태국의 모습도 재미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해리 보슈'와 이름이 같아 자꾸 캐릭터가 조금 헷갈리는 점은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보슈만큼 홀레의 캐릭터가 뚜렷한 제 특징을 갖추지는 못한 느낌이다.  작가의 초창기 작품이라 그런 것도 있겠고.  이상하게도, 요 네스뵈의 작품을 읽다보면 다른 유명 스릴러 작가들의 작품과 다른 그만의 차별점이 잘 안 느껴진다.  물론 그러면서도 재미는 있고 탄탄한 구성이나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 등으로 흥행성은 분명 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뭔가 확 끌어당기는 흡입력, 그만의 차별화된 매력 등이 크게 안 느껴지는 점이 신기하면서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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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 밀리언셀러 클럽 147
야쿠마루 가쿠 지음, 박춘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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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에키 슈이치, 과거 누나가 잔혹한 범죄의 피해자로 죽고 난 뒤 경찰이 되었다가 가해자에 대한 가혹 행위로 파면되고, 작은 탐정사무소에서 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돈만을 밝히는 듯한 소장 또한 전직 경찰이고, 이 사무소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이를 해결하는 일곱 편의 사건들이 펼쳐진다. 

 

탐정 슈이치 뿐만 아니라 의뢰자들 또한 범죄의 피해자들로, 가해자의 행방 등을 묻는 등 대부분이 피해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따라가며, 그 매개체가 바로 슈이치인 것이다.  누구보다도 피해자의 눈으로, 피해자의 입장에서 감정이 이입되는 슈이치를 통해, 피해자 가족들의 상처와, 가해자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날것으로 드러나는 점이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성인 듯 하다.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이라는 난제도 다루며, 결론이 쉽지 않는 이 주제를 이 작품 역시 결론짓지 않고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뭔가 좀 미적지근하고 아쉬움이 드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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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선 가루카야 기담집
오노 후유미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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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소설을 싫어하는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읽을까 말까 하다가, 더군다나 "잔예" 등의 오노 후유미 작품이니 얼마나 무서울까 싶어 피하다가, 그래도 읽고픈 유혹에 몇몇 서평을 검색하였다.  다행히, 무섭기는 해도 막 끔찍한 공포가 아니라 나름 따뜻한 느낌이라는 글들을 읽고 나름 조금 안심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오래된 집이라는 구조적 배경을 공통으로, 여섯 편의 제각각 기이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계속 열리는 미닫이문을 서랍장으로 막아논 집 ('뒤뜰에서'), 천장 위에 누가 있다는 집 ('천장 위에'), 비오는 날 상복을 입은 여자가 나타나는 집 ('방울 소리'), 집안 곳곳에서 걸신 들린 노인이 나타나는 집 ('이형의 사람'), 우물 속에서 뭔가가 나타나는 집 ('만조의 우물'), 차고에서 소년이 사는 집 ('우리 밖'), 이렇게 6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특정 원한이나 복수심에 사로잡힌 악령이 아니라, 혹은 惡 그 자체의 괴기스러움이 아니라, 저마다의 어쩔 수 없는 사연들을 가진 저쪽 세계의 존재들이 이쪽 세계에 나타나고, 이를 젊은 목수 '오바나'가 이를 교통정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기담이기는 하나, 무조건적으로 미지의 기이한 존재를 물리치거나 없애려는 식의 폭력적인 방식의 해결책이 아니라, 때로는 절충안을 내어 함께 공생하거나 때로는 길을 터서 다른 곳으로 보내거나 그 원혼을 위로하는 과정을 통해 그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조금은 안심하며 재미있게 읽은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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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카토르와 미나기를 위한 살인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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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조금 이상은 하지만, 내용은 아웅다웅 다투는 두 절친(?) 메르카토르와 미나기가 함께 겪는 살인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단편들을 모은 단편집이다.

 

두 사람이 함께 있거나, 혹은 미나기가 어떤 사건에 휘말려 곤란에 빠졌을 때 메르카토르가 나타나서 이를 해결해주는 형식이다.  추리소설작가라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사건 추리에 아무런 역할을 못하는 미나기에 비해, 그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모욕하지만 천재적인 추리 능력으로 사건을 접하자 마자 진상을 파악하는 메르카토르 탐정 두 콤비가 주고니 받거니 하는 다툼도 심각하지 않고 재미있으며, 다소 허황되고 비현실적인 메르카토르의 사건 해결 과정도 흥미롭기만 하다.  사건 해결의 과정은 꽤 논리적이고 진지하며 본격 추리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주인공 탐정인 메르카토르의 과장된 캐릭터도 작품의 재미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추리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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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억하니 세트 - 전2권
시바타 요시키 지음, 김혜영 옮김 / 콤마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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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수학여행지에서 같은 조원들끼리 버스를 타고 이동 중에, 조원 후유하가 갑자기 사라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서둘러 그녀를 찾았지만 결국 그녀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 20년이 지났다.  그녀의 실종 당시, 같은 조원이었던 나머지 여섯 아이들은 은근한 비난과 질타 속에서 그 일을 가슴에 묻은 채, 각자 저마다의 삶을 살아내느라 바쁘게 세월을 보냈다.  이제 30대 중반이 되어 버린 그들에게, 어느날 문득, '나를 기억하니? 후유하.'라는 문자 메세지를 받게 되고, 놀란 이들은 이를 계기로 재회하게 된다. 

 

세월의 무게만큼 각자 아픔과 변화의 시간을 겪어내고 있는 그들.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 소송 중인 편집자 게이코, 가수와 소설가로 스타의 자리에 올랐지만 마약과 스캔들로 나락에 빠진 미야, 정리해고의 위기에 놓인 대기업 사원 유키타,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지만 남편의 실직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다카코, 경시청 형사로 고된 삶을 살고 있는 고지, 그리고 행방이 묘연한 유키까지.  제각각의 인생과  자잘한 사건들이 얽히고 설킨 가운데, 그들은 과연 이 의문의 메세지를 보낸 사람은 누구인지, 그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후유하가 아직 살아있는지를 궁금해하며 이를 조사해 나간다. 

 

후유하의 메시지 매개체를 통해 20년 전 자신들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기도 하고, 현재 자신들 앞에 놓여진 현실이 그래서 더욱 극명하게 다가오는 과정을 방대한 분량으로 펼쳐 보인다.  큰 줄기로는 과거의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 가는 과정이지만, 그 전반에 걸쳐 여러 등장인물들의 현재의 모습을 과거의 기억과 함께 교차하며 풀어내고, 또 다양한 사건들을 얼키설키 엮어놓기도 한다.  결국은 이들 모두가 한 방향을 가리키는 건 아니고, 부분적으로 독립된 사건임이 드러나면서 장르소설로서는 반전의 묘미나 임팩트가 약한 점은 분명하지만, 어쩌면 이게 더 현실성은 있겠다 싶었다.  오히려 추리소설로의 장르적 특성보다는, 각 등장인물의 드라마에 좀 더 치중한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결국 이들에겐, 한반 친구였던 후유야를 기억하는 건, 자신들의 과거를 기억하는 것, 그리고 현재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정돈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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