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율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추지나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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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일곱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읽다보니, 장르소설,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그냥 작가가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짧게 써내려간 단편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각 작품이 기이하거나 의문스러운 부분을 담겨져 있긴 했지만, 그래도 가볍게 다루고 가볍게 읽히는 그런 작품들이었다.  '상처입은 사람들'을 다뤘다는 출판사 소개를 뒤늦게 읽고, 아 그랬나? 전혀 못 알아챘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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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드네의 탄환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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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이래로 다시금 다구치와 시라토리가 뭉쳤다!  의료계 일선에 있는 등장인물들로 인해 다른 추리소설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고, 다구치의 나른하면서도 소박한 유머와 시라토리의 장황한 논리와 번뜩이는 말빨의 조합이 감칠 맛을 더한다. 

 

의료계를 다루는 작품이라 관련 업계에 대한 설명, 묘사가 좀 장황하여 오히려 사건 자체가 묻히는 감이 있지만, 후반에 몰아치는 시라토리의 추리는 명쾌하고 질서정연하다.  의사인 작자의 이공계적 소양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번 작품에서는, 사후 검시 체계라는 소재를 가지고, 도조대학병원에 설치되는 Ai 센터를 둘러싼 경찰과 병원 측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사인 불명의 케이스를 줄이고자 사후 화상 진단 기계를 통한 사인 검사를 실시하려는 병원 측에 맞서, 수사 기밀이 유출될 수 있고 이른바 세 싸움에서 밀린다는 판단하에 이를 막으려는 경찰 세력은 Ai 센터에 고위급 간부들을 파견한다.  팽팽한 논리와 기싸움이 벌어지는 위원회 회의 속에서, Ai 기사가 돌연사를 하고, 연이어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병원장이 뇌물수수 혐의를 벗어나고자 살인을 저질렀다는 가설이 대두되는 가운데, 병원측에는 72시간이 주어진다.  그 시간 내에 병원장의 누명을 벗기고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야만 하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다구치는 시라토리에게 휘둘리면서 그의 능력을 빌릴 수 밖에 없게 되고, 시라토리는 특유의 논리로 사건의 진상을 캐기 시작한다.

 

사실 범인(들?)과 동기는 뻔하고, 문제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는가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사건 자체 외에도 시라토리의 기이한 언행이나 등장인물들 간의 밀당(?) 등, 사건 외적인 부분들도 재미있고 가독성이 뛰어났다.  가이도 다케루의 작품들은 단연 독특한 작풍의 추리소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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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국의 성 1 학생 아리스 시리즈
아리스가와 아리스 지음, 김선영 옮김 / 검은숲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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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접하는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  작품이 나온 지는 꽤 됐으나 이제서야 한국에 출간이 되었다.  '학생 아리스' 시리즈의 하나로, EMC 멤버들을 간만에 접하니 나름 반갑기도 했다.

 

줄거리는, 신흥 종교 "인류협회"가 자리잡은 가미쿠라로 떠난 에가미 부장을 걱정한 나머지 멤버 4인은 그를 찾아 역시 가미쿠라롤 향한다.  외계인과의 만남을 고대하며 지구인의 대표를 자처하는 인류협회는 예언자로 불린 회조를 시조로 하여 최근에는 젊은 여성이 교주로 올라서고, '성'의 모습을 지닌 본부의 탑 최고층에 거주함으로서, 이 마을은 '여왕국'이라 불리게 된다.  긴 여정 끝에 찾아간 인류협회 총본부에서 에가미 부장을 만나고자 하지만 협회측 사람들에 의해 방해를 받고, 뭔가 심상찮은 일이 성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된 EMC 멤버들은 지략을 합쳐 성 안으로 들어갈 작전을 짠다.  마침내 만난 에가미 부장과 멤버들은 그러나 곧 성 안에서 발생하는 연쇄살인사건을 접하게 되고, 범인 찾기에 나선 협회 사람들에 의해 감금 아닌 감금을 당하고, 결국 자유를 찾기 위해서는 진범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사실 읽기 전부터 꽤 기대를 했던 작품이다.  아리스가와의 작품이기도 했고, 이게 그의 대표작이라는 출판사 홍보문구도 있었고 해서.  그러나 실제로 읽고난 개인적인 소회는 대표작이라고 불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여겨진다.  신흥종교라는 소재를 차용한 건 좋으나, 그에 대한 내용과 서술이 중언부언 불필요하다 싶을 정도로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다보니 작품의 흥미가 꽤 떨어지고 사건의 집중도도 낮아지면서 전체적인 몰입도가 저조했다.  본격 추리물이 분명하긴 하지만, 대학생 멤버들의 장난스러움을 비교적 유쾌, 경쾌하게 서술하는 점도 작품의 분위기를 가볍게 하는데 한몫 하는 것 같고, 암튼 그냥 가볍게 한바탕의 소동을 보는 기분으로 읽으면 될 것 같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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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 23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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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여행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승객의 수가 연간 23명에 이른다는 한 통계를 소재로 삼아, 호화 크루즈 선에서 벌어지는 실종과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호한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크루즈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이끌려 읽게 된 작품.  크루즈 하면 타이타닉의 비극적 사랑이 떠오르는 전부였는데, 폐쇄된 공간인 크루즈 안에서의 범죄는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사실 작가의 전작 리스트들을 보니, 이제는 어느정도 식상한 서구의 사이코스릴러 물들의 연속인 것 같아 조금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이 작품은 뭔가 색다를 것 같아서였다.

 

5년 전 크루즈 여행에서 아들 티미를 바다에 던지고 자신도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한 니디아를 부인으로 둔 마르틴 형사.  삶의 모든 의미를 잃고 살아가던 그에게, 당시 사건의 새로운 진실이 나타났다며 바로 그 술탄호를 다시 타라는 한 노파의 연락을 받고 승선하게 된다.  거기서 그가 마주친 것은 아들과 부인의 죽음에 대한 단서 뿐 아니라 새로운 실종 사건 역시 접하게 된다.  2달 전 술탄호에서 사라졌던 어린 소녀가 상처입고 학대받은 상태로 다시 나타나고, 소녀의 어머니는 여전히 실종된 상태이다.  그 외에도 배안에서는 기이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많은 등장인물들은 서로 얽히고 설키며 저마다의 이해관계로 충돌한다.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호화 유람선, 그 폐쇄된 공간 속에서 위험한 음모와 추악한 진실이 난무하며 서로의 사연이 엮여진다.  수사와 추리를 통해 결국 마르틴이 뒤늦게 찾은 건 참으로 추악하고 끔찍한 진실이었다...

 

결말 부분의 이어지는 반전은, 예전 시드니 셀던 류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며, 살짝 작위적이고, 중반까지 이어지던 긴장감과 으스스함을 오히려 감소시키며 너무 짜맞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이 결말 부분을 위해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던 양, 이건 몰랐지? 놀랐지? 하는 느낌,,,;;그러나 그것이 다소 부자연스럽고 셀던 특유의 짜자잔하며 보여주기 식 반전이라 전반부의 매력이 감소되는 아쉬움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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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갈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3
사쿠라기 시노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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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호텔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사랑과 인간관계에 대해 짙은 냉소를 하게 됐다고 고백한 작가.  그런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작품 전체에 나른하고 시니컬하고 음울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어려서부터 엄마에게 학대받으며, 복잡한 엄마의 남자관계를 목격할 뿐 아니라 그 남자들에게 성폭행까지 당하고 자라난 세스코.  그녀는 엄마의 애인이었던 기이치로와 결혼한다.  나이 많은 남자의 세번째 부인으로 들어가 유복한 경제환경과 다소 메마른 결혼생활을 영위하며 단가 모임에 나가던 세스코.  그녀는 그 모임에 나오는 회원 미치코의 딸 마유미 역시 학대받으며 살고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그러나 삶이란 원래 그렇게 암울하고 비극적인 거라고 생각하는 세스코는 그들의 도움 요청을 단호히 거절한다.  어느날, 애인 사와키와 시간을 보낸 후 귀가하던 그녀는 남편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남편의 행적을 쫓던 차에 경악할 사실을 알게 된다.  여기에 마유미라는 소녀를 둘러싼 사건까지 세스코 주변이 온통 흐트러지고 소용돌이 치는 가운데, 특유의 어둡고 뒤틀린 분위기 속에서 세스코는 커다란 계획을 세우며 그녀 앞에 놓인 인생과 맞서며 앞으로 걸어나간다. 

 

중반 이후까지도, 장르 소설이라기 보다는 그저 나른하고 우울한 분위기의, 한 여성을 둘러싼 일반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다가 후반부에 휘몰아치는 사건의 진상들은 놀랍고 흥미로웠다.  그뿐만 아니라, '유리 갈대의 대롱 속을 흐르는 모래' 같은 인간들의 허무하고 권태로운 감정을 세심하게 잡아내고 그려내는 점이 놀라웠다.  단순한 장르문학으로만 볼 작품이 아니다.  삶이란 원래 그렇게 어둡고 침울하고 힘든 거지만, 애써 밝은척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리고 단호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멋지게 잘 그려낸 작품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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