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놓아줄게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서정아 옮김 / 나무의철학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어느 비오는 날, 엄마와 함께 길을 건너던 어린 소년이 달려오는 차에 치여 죽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다.  가해 차량은 그대로 뺑소니쳐버리고, 남은 엄마는 죽은 아들 옆에서 절규한다.  경찰은 이 사건의 목격자를 찾으며 뺑소니범을 추적하나 단서가 거의 없다.  지체되는 수사에 경찰 수뇌부는 미결 사건으로 종결을 명하고, 말단 경찰 케이시는 상관 레이 스티븐스를 설득해 남몰래 수사를 계속해 간다.

 

한편 인적 드문 해변가 마을로 이사 온 제나 그레이.  그녀는 자신의 신상에 관한 건 모두 비밀로 한 채 어둡고 외로운 삶을 이어가던 중, 수의사인 피터의 구애를 받나, 모든 것을 뿌리친 채 거의 자신을 학대하는 삶을 영위해 간다.  그녀가 숨기려 하는 과거는 무엇이고, 뺑소니 사건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소설을 읽어나감에 따라 조금씩 점차 드러나는데...  중간중간 등장하는, 그녀의 남편 이안 피터슨의 시점에서도 障은 펼쳐지고, 그의 서술로 재구성되는 제나와의 불행한 결혼생활은 끔찍한 가정폭력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허구이나 사실일 수도 있는 이런 가정폭력의 모습은 너무나 가슴아프고 두렵고 분한 마음을 자아낸다.  실제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벌어지고 있을, 인간의 인간에 대한 폭력,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잔인한 폭력과 집착의 끔찍한 민낯을 그려내는 것만으로도 읽는 내내 불편하고 힘겨웠다.  사건의 진상은 쉽게 눈치챌 수 있었고, 제나 그레이의 행동이 다 이해되는 건 아니었지만 (어째서 그런 선택을 했을까가 좀 의아스럽긴 했지만), 어쨋든 그녀는 피해자였고, 미약하나마 스스로 사건의 종결자로서의 역할을 해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에 호의적인 감상평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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