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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걸
메리 쿠비카 지음, 김효정 옮김 / 레디셋고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이야기는 '그날' 이전과 이후,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그날' 당일의 시간대에서, 납치된 미아의 엄마 이브, 납치범 콜린, 그리고 형사
게이브의 시점을 교차하며 펼쳐진다.
판사 아버지를 둔 부유한 가문의 둘쨋딸 미아는, 완고한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그리고 늘 비교되는 속물적이고 출세한 언니 '그레이스'와
달리, 어린 시절 방황을 거쳐 대안학교 미술 교사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 어느날 술집에서 만난 한 남자와 워나잇을 보내려다가 그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는 미아.
몸값을 받아내려는 범죄자들로부터 납치를 사주받은 콜린은 미아를 데리고 일당들에게 가던 중, 자신도 알 수 없는 결정을 내리며 그녀를 그대로
태우고 미네소타 북쪽의 외딴 오두막으로 향한다. 반항하는 미아를 힘과 공포로 제압하며 기묘한 둘만의 동거가 시작되며 그들은 각자의 공포와
추위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미아의 실종과 그녀의 방황했던 과거가 모두 자신의 탓으로만 여겨지며 매일을 눈물로 보내는 미아의 엄마 이브.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맘 아파하며 사건 수사에 열심인 게이브 형사. 이들 앞에 어느날 문득 미아가 돌아온다. 일부 기억을 잃은 채로.
자신을 '클로이'로 부르며, 납치되었던 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미아는, 이전과는 달리 멍하고 소심하고 무력한 모습으로 나날을 보낸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씨줄과 날줄처럼 그 시간들을 재구성한다. 콜린에게 납치되어 한동한 춥고 황량한 땅에 외딴 오두막에서 시간을
보냈던 미아. 그 시간만큼 그들의 심경과 상황에 변화가 일어나고 사태는 진전하며 파국의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미아가 무의식적으로 봉쇄하려던
기억의 진실은 마지막에 그 실체를 들어낸다, 지독한 고통과 함께.
사실 결말의 반전은 어느정도 예상도 되었고,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야기가 펼쳐지는 과정 내내의 세심한 심리묘사가 이 작품을
이끄는 힘인 것 같다. 무리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등장인물들의 심리 속으로 녹아들어 어느새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느꼈다. 장르소설의 구조를 지녔으면서도 결국은 슬픈 러브스토리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