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탐정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9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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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작가 하라 료의,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사와자키 탐정'이 나오는 단편집이다.  낭만적이고 고독한 분위기의 마초적 탐정, 사와자키.  매력적인 분위기의 하드 보일드를 그려내던 이 캐릭터의 시리즈가, 이번엔 10대의 방황하는 청춘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다소 소소한 사건들을 그려내고 있다. 

 

6편의 단편을 통해 그려내고 있는 사건들은, 사실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란 거창하고 치밀하고 조직적인 거대한 음모 보다는, 사소하고 좀 엉성한 그런 사건들일 터, 그래서 사건의 전모나 해결도 이전의 장편들 보다는 좀 허무하고 덜 대단해 보일 수는 있지만, 여기서 작가가 그리려고 했던 건 그런 스펙타클함이 아니라, 허무적인 태도의 사와자키도 어린 청춘들에 대해서는 따스한 어른의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대한다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선가 더욱 더 사와자키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비정한 세계에서 살아가며 무미건조한 삶의 태도를 지닌 사와자키, 그는 진정 천사들의 탐정인 것이다.  동양의 필립 말로를 연상시키는 그도 이젠 나이도 꽤 들었을텐데, ㅎ, 어서 빨리 그의 이야기가 펼쳐진 다음 장편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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