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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4 ㅣ 세계인문기행 4
이경덕 지음 / 예담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금년에 기행기를 많이 읽었다. 아마 여행을 동경하지만 정작 제대로 여행은 해보지 못한 아쉬움과 미지의 세계,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나의 호기심과 동경이 합작해 나로 하여금 이런 책들에 몰입하게 하는 것이리라.
일본을 이루고 있는 오키나와에서 북해도의 삿뽀로까지 일본 전역을 돌아본 기행기이다.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도시 기행이라 할 수 있다. 각 도시가 형성되기까지의 일본의 역사와 그 도시를 상징하는 성, 절, 신사, 정원, 박물관 등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이틀 만에 읽었으니 꽤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인 것 같다. 사진이 풍부해 좋았고 일본의 역사, 특히 오다 노부나가와 토요토미 히데요시, 도쿠카와 이에야스를 정점으로 하는 전국시대와 이후의 에도 막부시대, 무로마치 막부 이후의 무인정권, 메이지 유신 등의 주요 일본사를 잠시 앻눈질 할 수 있었다.
일본의 모든 도시는 성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곳곳에 절이 있는 것이야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도시가 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은 '중세적'이란 느낌을 준다. 흰색 백조를 연상시키는 히메지 성만 빼고는 대개 2차 대전 때 파괴된 후 복원한 것이라지만 일본의 성은 사실 성벽과 해자를 제외하면 궁이라 해도 괜찮을 듯싶다. 성,
성, 절과 함께 일본의 도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신사와 신궁이다. 신사는 일반적인 인물이나 신을 섬기는 곳이고 신궁은 천황을 모시는 곳으로 불교의 힘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신도(神道)의 공간이다. 우리가 보통 일본 신사 사진을 볼 때 등장하는 문은 '도리이'라 한다. 일본 정원의 모습은 그들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전국 시대 계속되는 전쟁으로 무사들은 자신들만의 자연을 원했고 전쟁으로 파괴되지 않는 자연을 원했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것을 축소하고 인워적을 꾸민 정원을 만들게 되고 이런 일본 정원은 담으로 둘러쳐지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니 분재 역시 축소지향의 일본인의 삶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