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없다 1
전여옥 지음 / 푸른숲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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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없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요즘 베스트 셀러에 오르는 책들도 많이 보았지만 그것들은 나에게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고 공감도 가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왜지?..라는 의문이 계속 들곤해서 책을 반도 읽지 않고 덮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는 순간 제목부터가 마음에 와 닿았다. 일본.. 내가 평소에 매우 관심있게 지켜보던 나라였다. 일본은 없다니..그게 무슨 말이지, 라는 생각과 동시에 책을 꺼내들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그 무언가를 나는 주체하지 못하며 주먹을 불끈불끈 쥐곤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일본에 관한 책을 더욱 자세히 읽었으며 지금보다 더 어린시절에 간절히 꿈꾸던 '훌륭한 사람'을 다시금 갈망하게 되었다. 우선 전에는 일본과 한국은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본은 우리에게서 저만치 앞서가 위가 그토록 희망하는 선진국에 포함되어 그 선진국 중에서도 선진국에 속해있었다.

이 책을 진작에 읽지 않았던게 후회가 될 정도로 내가 모르고 있었던 일본의 약간을 읽고 많은 것을 배울수가 있었다. 98%정도는 제목 그대로 일본의 단점과 국가의 이익성 현실주의,개인주의등을 흉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인상깊게 읽은 부분은 중군 위안부 문제였다. 우리나라 여성들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필리핀, 중국, 인도네시아 까지 노리개로 삼았던 일본 남자들. 그 모든 여성들은 자신의 한번뿐인 인생을 망쳐놓은 사람들의 후손에게 물질적으로 보상받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어린 미안함을 요구했던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방식과 상식으로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니 '일본이 편안하도록'그녀들이 과거를 잊어주고 미소짓기를 원한다. 정말 짐승같은 나라이다. 사과의 말이면 될 것을 그런식으로 지껄여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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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의 열매
한강 지음 / 창비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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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내 문학사상에 또다른 혁명을 일으켰다. 인간을 생물화한 소설은 처음 보기 때문이다. 마땅히 읽을 것이 없어 학급문고를 뒤지던 중 어떨결에 손에 잡힌 책에 그것도 한 부분으로 들어있는 이 소설이 내 문학방 한 곳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사실 이름도 못 들어본 작가 이름에 다만 전남 광주 출신이라는 것에 일단 꺼내긴 했지만 그렇게 마음에 내키지 않았었다. 그러나 제목이 상당히 내 눈길을 끌었기에 일단 펴본 것이었다.

여기서 주인공인 나는 아내와 아주 친하게 지내던 사이다. 보통 이런 행복한 생활을 좋아하는 나는 서서히 집중하기 시작했다. 피멍. 첫 문장부터 나오는 별로 좋지 않은 단어에 마음 한쪽에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느낌이 올라왔다. 그렇게 둘은 사이 좋았다. 아내가 올해 스물아홉이 된 것을 보니 아마 신혼인 것 같았다. 이렇게 읽다가 갑자기 아내가 옷을 벗고 베란다로 나가는 부분 나왔다. 나는 혼자 봐서 다행이지 빨개진 얼굴에 어쩔 줄 몰랐다. 이 소설이 정말 제대로 된 소설인가 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보통 문학에서는 그런 장면이 한번씩 나오기 때문에 읽기를 계속 했다.

처음에는 멍이 한 두 개 생기던 아내가 점점 커지고 많아지자 심각성을 느낀 주인공은 아내의 옷을 벗긴 후 차근 차근 봐본다. 그러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 다만 멍이 생긴 곳에 감각이 없을 뿐. 나는 이렇게 아내가 죽는 줄 알았다. 이렇게 멍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머리카락은 푸석푸석해지고 눈의 흰자위는 엷은 쪽빛까지 난다. 그리고 더 심각한 증상은 햇빛만 보면 옷을 벗고 싶다는 것이다. 배는 고프지 않고 물을 예전보다 마신다는 것에 그때까지도 나는 그녀가 도데체 왜 그런지 알지 못했다. 걱정된 그는 아내보고 당장 내일 내과로 가보라고 한다.

결국 가본 아내는 의사선생님께 '노말' 이라는 판정을 받는다. '노말' 이라고 해서 난 제일 처음 큰 병이 난 줄 알았다. 그러나 노말은 영어로 보통, 정상이라는 뜻이라는 것을 눈치채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 뒤로 아내가 지금 사는 아파트에서 살기 싫어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는 것. 보통병원으로 안된다는 생각이 든 그는 종합병원에 가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거기서도 여전히 이상이 없다고 판정 받는다. 아니, 이상을 못 찾겠다고 판정을 받는다. 아내는 말수를 잃어 갔고 그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아내가 마음의 병을 얻었다는 것을 느낀 후 좋지 않는 생각이 그의 머리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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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세트 - 전10권 - 양장본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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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장면마다 소설 속에 있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모르는 우리나라가 정말 힘들었던 5·60년대부터 경제성장기인 7·80년대를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내가 모르던 시대였지만 그들의 삶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2003년도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한강'은 우리의 삶을 그려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 사람들의 고통과 열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참 감동적이었다.

나는 10권 마지막장을 넘길때까지 '한강'의 시대와 동시대를 살았다. 눈 감으면 난 4·19혁명의 한 가운데 있었고 다시 눈 감으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분신자살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나의 입에선 매일 '한강'에 대한 얘기만 흘러나왔다. 친구들은 그런 나를 보고 웃었고 아빠는 이 책에 대해 조금 비판적인 면이 없지 않아서 이해하지 못하셨지만 그래도 나는 말했다.
'한강'의 감동을 입을 통해서라도 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나의 이 모자란 솜씨로는 그 감동을 표현할 수가 없어서 너무 안타까운데...

'한강'의 인물 하나하나 기억에 남지 않은 사람이 없다. 자신의 아버지 때문에 자신의 꿈을 펼치지도 못한 여러 인물들, 권력에 타협할 수 밖에 없었던 나약한 여러 인물들, 사랑 하나로 자신의 인생을 단 한 사람에게 바친 여러 인물들, 권력과의 대응에서 승리한, 그리고 패배한 여러 인물들... '한강'에서는 주인공이 따로 없다.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주인공인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너무 많은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금방이라도 글을 다 채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쓰고 보니 앞,뒤도 맞지 않고 내가 받은 감동을 모두 적어 놓지 못해서 답답하다.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이 독후감을 읽었을 때 그 때의 그 감동이 살아날 수 있도록 적고 싶었는데... 하지만 이젠 상관없을 듯하다. 내가 잘못 생각한게 한 가지 있었기 때문이다. 몇 년이 지나도 '한강'의 그 감동은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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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로 보는 일본 기행 - 세계 인문 기행 4 세계인문기행 4
이경덕 지음 / 예담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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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 기행기를 많이 읽었다. 아마 여행을 동경하지만 정작 제대로 여행은 해보지 못한 아쉬움과 미지의 세계,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나의 호기심과 동경이 합작해 나로 하여금 이런 책들에 몰입하게 하는 것이리라.

일본을 이루고 있는 오키나와에서 북해도의 삿뽀로까지 일본 전역을 돌아본 기행기이다.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도시 기행이라 할 수 있다. 각 도시가 형성되기까지의 일본의 역사와 그 도시를 상징하는 성, 절, 신사, 정원, 박물관 등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이틀 만에 읽었으니 꽤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인 것 같다. 사진이 풍부해 좋았고 일본의 역사, 특히 오다 노부나가와 토요토미 히데요시, 도쿠카와 이에야스를 정점으로 하는 전국시대와 이후의 에도 막부시대, 무로마치 막부 이후의 무인정권, 메이지 유신 등의 주요 일본사를 잠시 앻눈질 할 수 있었다.

일본의 모든 도시는 성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곳곳에 절이 있는 것이야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도시가 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은 '중세적'이란 느낌을 준다. 흰색 백조를 연상시키는 히메지 성만 빼고는 대개 2차 대전 때 파괴된 후 복원한 것이라지만 일본의 성은 사실 성벽과 해자를 제외하면 궁이라 해도 괜찮을 듯싶다. 성,

성, 절과 함께 일본의 도시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신사와 신궁이다. 신사는 일반적인 인물이나 신을 섬기는 곳이고 신궁은 천황을 모시는 곳으로 불교의 힘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신도(神道)의 공간이다. 우리가 보통 일본 신사 사진을 볼 때 등장하는 문은 '도리이'라 한다. 일본 정원의 모습은 그들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전국 시대 계속되는 전쟁으로 무사들은 자신들만의 자연을 원했고 전쟁으로 파괴되지 않는 자연을 원했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것을 축소하고 인워적을 꾸민 정원을 만들게 되고 이런 일본 정원은 담으로 둘러쳐지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니 분재 역시 축소지향의 일본인의 삶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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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 3, 다시 읽는 이효석
이효석 지음 / 맑은소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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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은 지도 오래 된 것 같다. 허 생원이 장돌뱅이여서 메밀꽃이 피어있는 길을 늘 걸어 다니곤 했다. 어느 날 여름날 동업자인 조 선달과 함께 술집에 갔는데... 여자와 놀아나고 있는 젊은 총각 동이를 보고 괜히 화가 치민 허 생원은 따귀를 한 대 갈기고 욕을 하고 술집에서 쫓아 버린다. 나중에야 허 생원과 동이가 부자지간이라는 것을 알았는데 아마 이때도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동이를 혼낸 것이 아닐까? 같이 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부자간의 정은 끊을 수 없는 것이니까. 그것은 아마도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은 근원적 원리일 것이다. 동이가 아무 말 없이 맞고만 있고 술집을 나오는 장면을 읽고서 나는 왜 저럴는지 궁금했다.

나 같으면 남의 일에 상과하지 말라고 왜 때리냐고 하면서 대들고 더 화가 나면 주먹도 나갈 것이다. 이런 동이의 모습을 조금 의아해 했다. 이런 동이의 모습을 보고서는 허 생원은 동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때 동이가 뛰어 들어와 '생원 당나귀가바를 끊고 야단이에요.' 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걸었다. 나는 동이의 이 인품도 부러웠다. 자신에게 화를 냈다고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무시하지 않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 할 줄 아는 그런 동이의 마음을 본받았다. 이런 성격이라면 나도 친구들과 싸우는 일이 없고 선생님께 야단을 듣거나 충고를 들어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자존심이 무지무지 하게 쌔기 때문에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야단을 맞거나 친구들과 티격태격할 때 동이를 생각하면 조금이 나아지겠지?????

허 생원의 당나귀는 그와 함께 생을 살은 유일한 동반자였다. 비록 지금은 가스러진 목뒤털과 눈곱이 흐르는 눈이 주인처럼 볼품없는 모습이지만 나귀는 생원에게 있어 짐승 이상의 존재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늙은 나귀가 어느 암 당나귀를 꾀어 제 새끼를 얻었다고 ? 磯? 이 당나귀의 모습은 예전의 허 생원의 모습니다. 가끔씩 허 생원은 첫눈에 반했던 여인을 생각한다. 허 생원도 그런 여인이 한 명 있었을 뿐.... 하지만 동이도 의지할 대 없는 외로운 몸이었다. 자신의 어머니도 자신의 아버지 없이 외롭게 자신을 키워왔다고 말을 한다. 이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뒤숭숭해지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허 생원은..... 비록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동이가 측은한 마음도 들고... 이런 생각을 하다가 생원은 개울가에서 발을 헛디뎌 개울 한 가운데서 넘어지고 만다. 동이는 생원에게 뛰어가 생원을 업고 개울을 건넌다. 개울을 건너면서도 생원은 계속 생각했다. 오랜만에 다른 사람과 살을 부대끼는 생원에게 동이의 등은 따뜻하고 정겹고 반가웠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혹시 동이의 아버지라는 사람이 내가 아닐까???하는 그런 추측을 하지만 아니겠지 하고 넘기고 만다.

하지만 다시 한번 의심이 가는 부분을 찾는다. 동이가 나귀를 채찍질할 때 왼손으로 친다. 허 생원 역시 왼손잡이다. 유전적으로는 왼손잡이라는 것이 유전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소설 속에서는 동이가 허 생원의 아들? 繭遮?것을 암시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몸도 마음도 외로운 두 사람은 친 부자가 아닐지라도 함께 라는 사실이 많은 힘을 줄 것이다. 허 생원의 아들이 동이라는 것은 소설 속에서 확신 짓지는 않지만 아마도 동이가 아들일 것이다. 소설 속에서 그런 것을 그렸으니까. 이 소설을 읽고서 가족이라는 것이 참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평소 지내면서 잘 느끼지는 못 하지만 내가 힘들거나 아프거나 할 때 나에게 가장 힘이 되고 나를 가장 많이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나와 한 핏줄을 가지고 있는 가족이라는 것을 이 설을 읽고서 되새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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