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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올 여름은 정말 무덥군요.

  오늘 한낮에 거리를 걸었는데 마치 유령도시를 걷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바다에서도 그렇더군요. 정오의 태양이 작렬할 때는 해변마저 텅 비어버린 듯해

  보이더군요.

 

  '피서(避暑)'는 이제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방법이 된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피서 방법은 무엇인가요? 밤마저 무더운지라 책읽기도 힘겹습니다만

  그래도 역시 '피서(避暑)'엔 책만큼 또 좋은 벗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올 8월의 무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제가 고른 7월의 신간들은 이렇습니다.

 

  

  먼저, 미스터리 팬이라면 거의 '성경'과도 같은

  줄리언 시먼스의 '블러디 머더'

  올 여름 가장 벗하고 싶은 신간입니다.

  사실 오랫동안 번역되길 기다려왔던 책이기도 합니다.

 

  1972년에 출간되어 오래도록 미스터리 비평에 있어서

  하나의 준거점이 되었던 책인지라 미스터리 해설을 읽

  다보면 꼭 한번은 언급되곤 했던 책이기도 해서 그 진

  가를 두 눈으로 꼭 한 번 확인해두고 싶었습니다.

 

  저도 미스터리 비평을 어설프게 흉내내고 있는 형편

  입니다만 줄리언 시먼스의 이 책을 통해서 제대로

  한 수 배우고 싶군요. 한 며칠 두문불출한 채, 몰입해

  서 읽을 수 있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이. 럴. 수. 가 !!!!!!

 '알렉스'로 저를 열광시켰던

 피에르 르메트르의 작품이 벌써 나왔습니다.

 그것도 '알렉스'의 후속작이라고 하는군요.

 

 안그래도 '알렉스'를 읽으면서

 구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의

 자취를 느꼈는데

 이번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이 한 번의 결혼으로 내 인생은 무너졌다'라는

 말을 보니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는 더욱

 그 세계로 들어간 듯 합니다. 

 

 '알렉스'에서 보여주었던 능수능란하게 플롯을

 짜는 기교와 '마담 보바리'에로의 귀환을 통해

 이 현대가 가진 문제점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았던 깊이가 이번 작품에선 또 얼마나

 진화했을지 궁금하군요.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에서 또 다른 본격 미스터리의 매력을 듬뿍 보여주었던 노리즈키 린타로의 새로운 작품이 이번에 나왔습니다.

 

  '요리코를 위해'는 작가와 똑같은 이름의 명탐정 노리즈키 린타로가 나오는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더구나 이 작품은 '1의 비극', '또다시 붉은 악몽'으로 이어지는 린타로의 또 다른 시도라고 일컬어지는 '비극 삼부작'의 첫 작품이기도 해서 더욱 읽고 싶은 작품입니다.

 

  교묘한 술수도 없고 반칙도 없는 정정당당한 정면승부의 본격을 지향하는 린타로가 이 작품에선 또 어떤 본격의 새로운 풍미를 보여줄 지 기대가 되는군요. 

 

 

 

 

 

 

 

  

 

 

 

 

 

 

 

 

 

 

 

 

 

 

 

  사실 아직 텐도 아라타의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명성은 물론 많이 들었지만 그의 대표작 '영원의 아이'까지 포함해서

  이상하게도 저와 인연이 잘 닿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개정판이 새롭게 나온김에 그와 첫만남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과연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되는군요.

 

 

 

 드디어 '토탈 리콜'의 원작이

 번역이 되어 나왔군요.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꼭 한 번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거기다 콜린 파렐이 주연한

 '토탈 리콜' 영화 또한 새롭게 만들어져

 이번에 개봉된다고 하니 같이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영화 원작 소설이

 나왔습니다.

 바로 지금 개봉중인 린 램지 감독의 영화

 '케빈에 대하여'의 원작입니다.

 

 라이오넬 슈라이버는

 임신을 할 무렵 컬럼바인 총격 사건을

 뉴스로 들으면서 자신의 아이가 만일

 그런 일을 저지르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에서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저도 영화를 봤는데

 린 램지 특유의 영상미학으로

 자신의 아이가 왜 그렇게 되어버렸는지

 그 이유를 추적하는 어머니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그 내면에 일어나는 과정을 그대로 가감없이 드러내듯

형상화했더군요.

정말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더구나 틸다 스윈튼 특유의 무표정한 연기가

도무지 저 여자의 내면에 지금 자리잡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에

원작에선 저 때 어떤 말들이 쓰여있을지 호기심이 일더군요.

그래서 꼭 한 번 읽고 싶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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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8-06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덥다보니 언제나 유지되던 헤르메스님의 진지함을 약간 벗어버리고 편하게 글을 쓰셨군요.
요새는 살인적으로 덥잖아요. 밖에 나가 있다보면 뜨거운 햇볕이 살을 파고드는 느낌이 들어요. 살이 절로 익는 느낌에 도저히 나갈 수도 없고. 선풍기를 틀어 놓으면 더운 바람이 훅.
....... 소설을 써야하는데 ㅠㅠ

ICE-9 2012-08-13 23:29   좋아요 0 | URL
이런 이제야 댓글을 다네요 ㅠ ㅠ
죄송해요 소이진님^ ^;

저는 안 그래도 몸에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인지라 요즘처럼 무더우면 정말로 축 늘어진 강아지꼴이 된답니다. 그래서 책 읽기도 글쓰기도 너무 힘이 드는 것 같아요. 빨리 선선한 가을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 굴뚝 같네요
시체놀이도 지겨워요~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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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6월의 신간 추천이 도래했군요.

  신간평가단을 해서 그런가 요즘 저의 시간 감각은 추천과 리뷰 마감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7월에 벗하고 싶은 신간들을 골라봅니다.

 

 

 

 

 

 

 

 

 

 

 

 

 

 

 

 

 

 

 

 

 두 말할 것도 없이 이번의 강력 추천은 바로 이 작품입니다.

 헤르만 브로흐의 '베르길리우스의 죽음'

 

 브로흐의 가장 대표작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번역된 적이 없었던 작품이

 세계문학의 숲 시리즈 중 하나로 드디어 번역되어 나왔네요.

 

 유럽 모더니즘의 걸작이라 평가받는 이 작품은 '아이네이스'의 저자이자 단테의 신곡에서 단테를 인도하는 유령으로도 나왔었던 베르길리우스의 마지막 24시간을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스 여행 도중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온 베르길리우스는 돌연 자신에게 삶이 정말 얼마남지 않았음을 예감하고 이제 막 완성한 자신의 대표작인 '아이네이스'를 불태우려 합니다. 그러자 그 작품의 위대함을 알고 있는 동료 시인들이 그것을 제지하려 하고 황제 또한 로마의 정체성 자체가 담긴 아이네이스를 불태워서는 안된다고 설득합니다. 말하자면 이 소설은 베르길리우스의 마지막 하루 동안에 있었던 이러한 논쟁들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논쟁의 주제 또한 다양해서 예술, 종교, 국가, 전체주의 등 거의 인간 사회와 문화 전반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사실 베르길리우스가 아이네이스를 태워버리려 했듯이 브로흐 자신도 창작의 고통이 너무 커서 이 작품을 태워버리려고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작품 속의 베르길리우스는 그대로 브로흐의 페르소나인 것이며 무대는 비록 과거의 로마이지만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논쟁들은 사실 현대 문명 자체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죠.

 

  독일 작가 브로흐는 나치에게 자유주의 작가로 찍혀 1938년, 그의 나이 52세 때 게슈타포에게 체포된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구체적 물증이 없었기에 풀려났는데 그 때문에 그는 바로 토마스 만과 아인슈타인의 도움을 얻어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은 의지할 데 하나 없는 미국에서 친구의 집을 전전하면서 써내려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많은 논쟁들이 나오듯이 문체 또한 고정적이지 않고 마치 물이 흐르듯이 유동적인데 그것은 아마도 현실의 브로흐 역시 유랑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원래 브로흐의 작품들이 아주 독창적이지만 이것은 그 정수와도 같은 작품입니다. 번역되어 나왔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경이로움인데 말로만 전해듣던 그 전설을 이 기회에 직접 확인하고 싶습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은 미국에 있는 동안 쓰여졌기 때문에 미국판이 독일어판 보다 먼저 나왔습니다. 옆에 있는 사진이 1944년에 미국에서 나온 초판본의 모습입니다. 그러니까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나온 판본이 되겠군요. 그래서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1,700달러에 거래되고 있더군요.

 이런 ㅠ ㅠ...

 

 

 

 

 

 

 

 

  렌조 미키히코를 좋아하시나요?

  네, 회귀천 정사, 저녁싸리 정사의 그 렌조입니다.

  개인적으론 참 특이한 작가였습니다.

 

  회귀천 정사나 저녁싸리 정사를 읽으면

  마치 옛날 유행했다던 순애보를 읽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서로에 대한 순수하고도 자상한 마음에

  오이 피클 처럼 푹 절여있다보면

 렌조란 작가는 참 말랑말랑한 마시멜로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왠 걸 그 순간 그는 솜씨좋은 외과의 처럼 매스를

 들고 그 이면을 파헤쳐 보여 주죠.

 

 

  "헤~ 과연 네가 보고 있던 것이 진실일까?" 하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표면과 이면을 능수능란하게 바꿀 수 있는 작가. 그가 바로 렌조 미키히코 입니다.

  별로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도 그의 매스가 한 번 가해지면 기이한 일탈들로 가득한 공간이 되고 한없이 아름다운 순애보 역시도 증오와 복수라는 감정 위에 세워진 치밀한 계산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마술사이기도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모자에서 토끼가 불쑥 튀어나오게 하는 마술사 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환영이고 정작 보이지 않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실체임을 놀라움 가운데 가져오는 작가인 것이죠.

 

  '조화의 꿀'은 유괴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유괴'란 실체를 탈취하는 전형적인 행위입니다. 바로 그 실체를 전유하는 테마 위에서 렌조는 또 어떻게 실체를 환영으로 만들고 그 이면에 배여있는 진실을 펼쳐보일까요? '조화(造花)'에서 꿀이 나오도록 만드는 그의 마술이 진정 보고싶군요.

 

 

 

 

 

 

  이미 그의 대표작이라고 하는 '자유'가 발간되었습니다만 사실 조너선 프랜즌의 대표작은 바로 이 '인생수정'이 아닐까 합니다.   조너선 프랜즌은 '로컬리티(locality)'의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보편 보다는 특수를 지향하는 작가죠. 이를테면 그는 일반이라는 틀에서 한 개인이나 가정을 내려다 보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바로 그 특수하고도 구체적인 개인과 가정을 통해서 보편을 담는 작가입니다. 그렇게 그는 찰스 테일러의 서사적 주체(즉 주체란 다름아닌 특수한 집단, 지역의 소속감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의 입장과 유사합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이란 어쩔 수 없이 자기가 처해 있는 특수한 장소, 상황에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사람의 의식이란 그렇게 보편 보다는 언제나 특수한 맥락을 따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로컬리티란 바로 그러한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중요한 것으로 다룹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센델도 사실 이런 입장에서 정의로움을 고려하지요. 이렇게 지금에 와서 로컬리티가 중요해진 이유는 한 마디로 리오타르가 말하듯 거대 서사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보편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그 보편이 장악하지 못했던 특수한 상황, 지역, 정체성들에 집중하여 그것을 중심으로 다시금 '보편'을 사유하는 것이죠. 프랜즌은 바로 그러한 작가입니다. 그가 그려내는 가족의 이야기란 하나의 특수적 상황이지만 그것을 가지고 그는 오히려 시대 전반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죠. '인생수정'은 그런 로컬리티적 소설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아닌가 합니다 . 그래서 저역시 꼭 벗해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우울과 몽상'의 번역에 실망해서 사실 포의 작품에 대한 새로운 번역을 기다려온 저이기에 이 책의 출간은 반갑기 그지 없군요. 포의 대표 단편 16개가 실려있는 이 작품은 새로운 번역이기 때문도 하지만 무엇보다 편집한 사람이 마이클 코넬리라는 점. 그리고 각 단편마다  유명 스릴러 작가들이 짤막한 감상평이 덤으로 실려있다는 점 때문에 골랐습니다. 서점에서 보니 실물의 외관도 상당히 근사하더군요. 이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

 

 

 

 

 

 

 

 

 가나에의 작품은 모두 저의 관심대상입니다.

 '왕복서간'에서 보여준 그녀의 변화가 흥미로웠는데

 'N을 위하여'는 과연 어디로 나아갔는지 궁금하군요.

 

 

 

 

 

 

 

 

 

 

 

 

 편혜영 작가를 저는 잘 모릅니다.

 제가 한국 문학쪽 경험은 별로 없어서

 많은 분들이 언급하시길래

 조금은 공부를 한다는 기분으로 읽어보려

 골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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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7-07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르메스님^___________^
이번 소설은 재밌어보이는 게 참 많던데 말이어요.
편혜영의 소설이 가장 눈에 들어오고, 미나토가나에의 소설도 재밌어 보이고.
엊그제 타 인터넷 서점에서 재미삼아 신청한 신간평가에 당첨되었어요.
호스피스 이야기를 다룬 에세이집인데 받고보니 놀랍기도 하고 벅차기도 했어요.
늘 하는 이야기지만 좀 더 성실해질걸ㅋㅋ 셤 끝나고 일단 리뷰 하나 써야겠어요.
셤 기간에 주말이 끼어서 그런지 시험 안 같아요.
낮에 한두시간 낮잠을 잤더니 잠도 안와서 티비보고 있네요. 문제집 훑어보는것도 못할 망정...

ICE-9 2012-07-08 23:45   좋아요 0 | URL
오! 축하해요^ ^
원래 바로 시험을 앞두고 있으면 딴짓 많이 하게 되잖아요^ ^ 저 같은 경우도 시험 공부 하다가도 괜히 방청소 하게 되고 책 정리하게 되고 마구 그러던걸요. 사람 심리라는게 어쩌면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벼락치기가 더 힘든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소이진님은 모두가 부러워마지 않는 방학이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으니 그것으로 위안 삼아도 될 듯 싶어요. 방학이 없는 저로서는 정말 부럽기 그지 없는 일이에요 ㅠ ㅠ 좋은 한국 소설들 볼 때마다 소이진님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많이 하는데(전 이쪽은 정말 젬병이라서^ ^;) 언젠가는 같은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눌 때가 오겠지요. 그럼 남은 시험도 잘 치르시길^ ^

이진 2012-07-09 14:41   좋아요 0 | URL
에에, 방학이 방학이 아닌 걸요. 올해부터 학교도 주 5일제 들어갔잖아요. 방학이 확 줄어버렸어요. 보충학습 일수는 더 늘어났구요. 방학이 한 달도 안되는 4주인데, 보충학습이 3주랍디다. 아아... 저는 보충 듣다가 서울로 도피해버릴겁니다. 그걸 위안 삼아서 지내야지요. 저도 한국 소설에 강한 사람은 아니랍니다. 한국 문학에 심취한지 일년도 채 되지 않은 새내기예요.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작가와, 그 대표작 몇개만 나열할 수 있을 뿐이지 좋아하는 작가도 적구요. 그래도... 신간평가단은 하고싶다. ㅋㅋㅋ 시험 잘 칠게요. 개인적으로 국어와 사회가 주종목인데 사회를 망쳐서 지금 기분이 영 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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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6월이다.

 올 봄 이사할 때만 해도 그리도 멀리 느껴지던 계절이었는데

 어느새 성큼 다가와버린 듯 하다.

 하긴 무더위는 이미 시작되어 버렸지만...

 이런 나날에 무엇보다 나를 살맛나게 하는 건 역시 장르소설이다.

 해서 이번 신간 추천 페이퍼는 오로지 장르에 대한 편애 만으로

 채워볼까 한다.

 

 

 

  온다 리쿠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최고의 작품이라 평가하기도 했던 '부러진 용골'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지난 겨울 이 작품의 수상 경력을 보았을 때 부터 기다리던 작품이었다.

 

 제64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2012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 10 1위.

 2012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1위.

 2012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29011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2위... 등등

 작년은 거의 '부러진 용골'의 해였다고도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화려한 수상 경력도 경력이지만 마법이 횡행하는 판타지적 세계를 배경으로 '추리'라는 본격을 가져온 설정이 참으로 독특해 보인다. 전작 '인사이트 밀'이나 '덧없는 양들의 축연'에서 거의 장르를 가지고 마음대로 노는 듯 해 보였던 호노부인지라 그가 이 작품에서는 또 어떻게 판타지와 본격 추리를 주무를지 자못 기대가 크다. 물론 판타지와 정통 추리의 혼용은 호노부가 처음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마술사가 너무 많다'로 유명한 랜달 개릿이 이미 제대로 보여준 바 있으니까. 하지만 개릿은 서양 작가고 호노부는 동양 작가인지라 같은 세계를 형상화한다지만 동양인만의 독특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이 무더위에 가장 벗하고 싶은 작품이다.

 

 

 

 

  네델란드 작가하면 얼른 떠 오르는 것은 '천국의 발견'으로 유명한 하리 멀리쉬이다. 장르 소설로 보자면 역시 작년엔가 서극이 유덕화를 주인공으로 영화로 만들기도 했던 당나라 때 실제로 유명했던 판관 디 공을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를 내 놓은 로베르토 반 훌릭이다.

 '디너'의 작가 헤르만 코흐는 이번에 새로이 소개되는 네델란드 작가이다. 모두 여섯 편의 작품을 썼다고 하는데 아직 단 한 편도 소개된 적은 없으므로 '코흐'는 이 작품을 통하여 처음 만나는 것이다. 아이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려 그 부모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한다는 내용인데 에라스무스나 스피노자에서 보듯이 네델란드 특유의 회의주의가 도덕적 딜레마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 대해선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요리가 나오는 작품을 좋아하기에 선택한 소설이기도 하다. 맛있는 요리들의 향연이 펼쳐진다면 무더위마저 잊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입가심용으로 맥주는 필수겠군...) 

 

 

 

 

 펠레빈의 '벌레처럼'을 읽은 사람이라면 펠레빈의 이 책을 그대로 지나치기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오래전에 읽은지라 희미한 기억이긴 하지만 카프카의 변신 저리가라 할 정도로 곤충과 인간의 경계를 말끔히 지워버리면서 소련 붕괴 후의 러시아를 그렸던 그 소설은 분위기와 독특한 문체만으로도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오몬 라'는 그런 그의 첫 작품이라고 하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다. 그 첫 발자욱이 어떤 자국을 남기는지 정말 궁금하다. 

 

 

 

 

 

 

 

  이 작품은 일단 픽션이 아니다. 논픽션이다. 그러니까 상상의 허구적 세계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진짜 존재하는 사실의 세계를 그린다. 그렇게 1960년대 미해결로 남은 12개의 괴이한 사건들에 대해서 기록한 책이 바로 이 '일본의 검은 안개'인 것이다. 1960년대는 68혁명이나 흑인해방운동이나 히피즘 등 전 세계적으로 이데올로기들이 첨예하게 들끓던 그런 시기였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전공투로 대표되는 좌파와 보수 우익의 전선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마츠모토 세이초는 바로 그 시기를 12개의 해결되지 못한 그렇게 검은 안개로만 남은 사건들을 통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기자 출신의 사회파의 거장 답게 그는 이 모든 사건들 집요하게 추적하고 그리고 해결을 위한 나름의 가설을 세운다. 이 모든 것은 또한 혼돈으로 점철되는 60년대의 일본 자본주의를 해부하여 진실을 포착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했다. 세이초의 작품을 정말 좋아하는 나이지만 이런 이유로 더욱 읽고 싶은 작품이다. 그가 그려내는 혼돈으로 얼룩진 시대의 공기, 그 필치 아래 압축된 밀도 속에 깃들어있을 서로 충돌하는 정념들의 아우성이 정말로 궁금하다.

 

 

 

 

  권여선 작가의 15년만의 작품이다. 레가토는 음악 용어로 둘 이상의 음을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라하는 뜻이다. 아마도 소설에서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듯 하다. 그렇게 이 소설은 30년전의 과거 그러니까 80년대를 호출한다. 그런 의미에서 천운영 작가의 '생강'과 비슷한데 고문기술자의 내면을 경유하여 과거와 오늘을 레가토로 보여주었던 '생강'과 달리 이 작품은 정확히 그 반대에 위치하고 있는 운동권 써클을 통해서 레가토를 연주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괴물로 살았던 자와 인간으로 살려고 했던 자들의 양쪽 시선 모두를 아우르며 80년대를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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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05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정말정말 이상한것 있죠. 이번 신간 추천 페이퍼에 들어있는 책들은 왠지 눈에 다 익어요. 권여선의 <레가토>는 벌써 몇년전에 본 책같고, 세이초의 <일본의 검은 안개>는 두세달 전에 본 책 같아요. 다른 분들 소설 추천 페이퍼 읽으면서 의아해했었는데 헤르메스님도 이렇게 꾸미셨군요. 나도 추천 페이퍼 쓰고싶다. 그땐 참 귀찮았었는데, 지나서야 후회가 되네요. 잘 쓸걸.

ICE-9 2012-06-08 11:23   좋아요 0 | URL
와! 소이진님 왠지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아요.^ ^
소이진님 눈에 다 낯익어 보인다는 건 이 책들이 모두 5월달 신간들이라서 그럴까요. 그만큼 시간이 빠르게 흘러서 오래도록 본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일까요? 아니면 표지 때문에? 음, 저도 궁금해 지는데요.^ ^ 이번 달은 집계를 해보니 저번과는 달리 책들이 꽤 고루 표를 받았더군요. 그래서 정말 어떤 책이 될 지 모르겠더라구요. 소이진님의 페이퍼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저도 참 아쉽네요. 다음엔 꼭 보게되기를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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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따라 밤이 왜 이리 무덥게 느껴지는 것일까요?

 불면의 눈으로 바라봐서 그런가, 베란다 창문 밖 덩그맣게 뜬 달이

 참으로 고독해 보입니다.

 

 불면은 불면이고 허기는 또 허기인지라

 라면을 끓여먹다가 손가락을 데었습니다.

 따끔한 통증이 오늘은 그냥 넘기리라 생각했던

 신간 추천 페이퍼를 다시금 잡게 하는군요.

 때로는 이상한 인과관계로 일상은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튼 11기의 첫 신간추천페이퍼를 쓰게 되었습니다.

 얼른 신간을 검색해보니 4월달은 발간수가 그리 많지 않은 가운데

 그래도 반가운 작품들이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돈 윈슬로의 '개의 힘'이 그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작품입니다.

2005년에 나온 이 작품은 돈 윈슬로가 완성하는데 취재와 집필까지 해서 모두 6년이나 걸렸습니다. 그 긴 시간이 투자된 만큼 재미도 재미이지만 지금도 잔혹함으로 종종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곤 하는 맥시코의 마약시장을 이 소설만큼 제대로 형상화낸 작품은 없다고 평가받을 만큼 압도적인 현실감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제르미날'의 에밀졸라나 '레미제라블'의 빅토르 위고 처럼 때로는 소설이 그 어떤 역사서 보다도 당대의 사회를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곤 하는데 바로 이 '개의 힘'이 바로 그와 같은 소설이 아닌가 합니다. 사회 고발 스릴러의 대표작으로 기꺼이 일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음에 들어온 것은 발라드의 '물에 잠긴 세계'입니다.

개인적으로 출간이 무척 반가운 책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영화 '크래시'의 원작자로 그리고 어린 시절 일본 포로수용소의 체험을 바탕으로 쓰여져 결국 스필버그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던 '태양의 제국' 원작자로 유명한 J. G 발라드의 소설이었으니까요. 원래 그는 SF 작가였습니다. '물에 잠긴 세계'는 1962년에 나온 그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당시에는 아직 지구 온난화에 대한 개념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발라드는 특유의 상상력으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빙하가 녹게됨으로써 지상의 도시들이 서서히 잠겨 버리는 세계의 종말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후 이 월드 연작으로 64년에 BURNING WORLD를  66년에 CRYSTAL WORLD를 2년 간격으로 꾸준히 발표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은 후에 이 세 작품을 묶어 지구 종말 3부작이라 부르고 많은 이들이 발라드의 대표작으로 꼽았습니다. 때문에 발라드를 좋아하는 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었는데  이 중 우리나라에는 유명한 그리폰북스로 '크리스탈 월드'가 한 차례 출간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3부만 출간되어 그 시작을 볼 수 없어 더욱 애태우게 만들뿐이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출간되었네요. 앞으로 3부작의 남은 작품들도 모두 출간되길 기원해 봅니다.

 J.G 발라드는 2009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죠.

 뒤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조이스 캐롤 오츠는 초기의 대표작 '그들' 때 부터 실제 인물을 모델로 소설을 써왔습니다. 그렇게 오츠는 현실이 어떻게 문학으로 걸려지는가 혹은 과연 문학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가를 작품을 통해 탐구해왔었죠. 얼마전에 나온 마를린 몬로를 모델로 한 '블론드'도 이러한 오츠의 작가의식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츠는 그것을 통해 오히려 문학의 한계를 발견하고('그들'은 단적으로 현실 앞에서 문학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그 한계를 인정하는 가운데 그대로 문학이 할 수 있는 영역을 타진하며 나아가는 작가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 '좀비' 역시도 그러한 오츠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역시나 실제 연쇄살인마 제프리 다머를 모델로 쓰여졌으며 그 사실이 의미하는 것 전부를 문학적으로 다양한 방면으로 살펴보는 작품입니다. 어둠을 그려내는데 더 탁월한 빛을 발하는 오츠의 매력이 유감없이 드러난 작품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가장 출간이 반가운 작품이로군요.

 세라 워터스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을 이루지만 유일하게 출간되지 않았던 '끌림'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정말 얼마만에 '벨벳 애무하기', '핑거스미스'와 더불어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이 완성을 보게 되는 지 모르겠네요. 하필이면 딱 중간이 빠져있던지라 더욱 애태웠었는데 이제야 그 목마름을 해갈하게 되나 봅니다.

 

 

 

 

  

  마지막은 존 어빙의 2009년도 작품인 '트위스티드리버에서의 마지막 밤' 입니다.

어빙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는 것이겠죠. 또한 그는 무엇보다도 '작가로서의 자신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늘 염두에 두고 있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작가로서의 자의식은 데뷔작 '가프가 본 세상'에서 이미 투영되고 있는데 그 때문에 그의 작품에선 성장이 종종 주된 테마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사이더하우스'가 그 대표적인 경우겠죠. 이 '트위스트리버에서의 마지막 밤' 역시도 '사이더 하우스'와 비슷합니다. 자신의 작가로서의 자의식이 반영된 '성장'을 다루고 있으며  '사이드 하우스' 처럼 그 성장을 '부자관계'를 통해 다루고 있으니까요. 사실 알고보면 어빙이야 말로 작가는 무엇보다도 얼레에 매인 연 같은 존재임을 말해주는 작가가 아닌가 싶어요. 방식은 매번 다르지만 한결같이 천착하는 그 주제가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표현되어질 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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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tat 2012-05-04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포스팅에는 어떤 책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쟁쟁한 책들이 많네요. 개인적으로는 발라드의 책을 가장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공사 그리폰북스의 크리스탈 월드는 정신나간 중고가로 읽을 엄두도 못 냈었는데, 문학수첩에서 나머지 지구종말 시리즈 두 편도 출판할 계획이라니 더욱 반갑습니다. 끌림도 엇그제 교보문고에서 봤는데 이쁘장하게 잘 나왔더군요. 끌림이 시리즈 두 번째라고 하시니 첫 번째 시리즈부터 읽어 봐야겠네요. 벨벳이 첫번째고 핑거스미스가 세 번째 인가요? 아님 반대인가요? ^^: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품은 이번 좀비를 통해서 처음 접했는데, 제 취향은 아닌가 봐요. 책소개에 박찬욱 감독 얘기가 나와서 솔직히 더 관심을 갖고 나오자 마자 읽었습니다. 박 감독님이 추천한 책을 읽고 실망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좀비는 좀 아니더군요. 이 분이 실제 모델을 주인공으로 글을 쓰신다고 하셨는데, 그럼 다른 작품들도 이런 스타일인가요? 그렇담 이 분 작품은 제 취향하고는 차이가 좀 있을 거 같네요.

ICE-9 2012-05-05 22:2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Sean님 이렇게 들러주시고 또한 댓글까지 남겨주셔서 반갑고 또 감사합니다. 와! Sean님도 발라드의 책을 가장 많이 기대하시는군요. 저 역시
발라드의 작품들을 좋아하는지라 이번에 '물에 잠긴 세계' 발간은 정말로 깜짝 놀랄만한 일이었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3부작이 다시금 평가받게 되었으면 하네요. 세라워터스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은 벨벳 애무하기가 첫번째이고 핑거스미스가 가장 마지막 작품입니다. 핑거스미스는 BBC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었는데 작품의 분위기와 주제를 정말 잘 살려놓았기 때문에 소설을 읽기전에 한 번 감상하시면 이 삼부작이 대강 어떤 작품인가 잘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네, 대부분 조이스 캐롤 오츠의 스타일은 실제 삶을 모델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사람들이 들어가기 어려워하는 어둠이나 고통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걸 일종의 원칙으로 하지요. 그래서 사실 오츠가 그리 많은 이들에게 호감을 얻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구요.^ ^; 개인적으로는 창비에서 나온 '멜베이니 가족'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오즈의 진가를 알기에는 더없이 좋은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JayJay 2012-05-14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분들이 좀비를 꼽으셨네요. 아마도 선정 확률이 높을 것 같아 저는 추천리스트에서 뺐지만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라도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에요. 개의 힘도 추천이 많더라구요. 스토리텔링이 완전 굳이라고...

starover 2012-05-15 20:00   좋아요 0 | URL
개의 힘
남자의 자리
좀비 중 하나는 무조건 될 것 같네요
 
<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회자정리라고 하더니 결국 10기도 마지막 신간 추천 시간이 도래하고야 말았습니다.

 요번엔 이사도 있고 해서 몇 작품은 채 소화도 못 한 채 서둘러 리뷰를 해야 했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 아쉬움도 곧 추억이 되겠군요.

 10기 여러분 다들 수고 많으셨구요.

 여러분들이 추천한 신간과 리뷰를 보면서 느낌을 나누고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럼, 이제 마지막 신간 추천 제가 선택한 작품들입니다.

 

 

 

 

 

 

  파스칼 키냐르는 제가 가장 닮고 싶은 문장을 쓰는 작가입니다. 카나르의 문장들은 마치 라이프니츠의 모나드 같습니다. 그 짧은 문장 하나가 얼마나 많은 사유의 되먹임을 거친 끝에 나왔는지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응축. 그 절대 영도의 문장들을 정말 배우고 싶은데 천성이 수다꾼인지라 여간해선 잘 안되는군요.

 

 이번에 나온 빌라 아말리아는 장편소설 입니다. 명성은 2008년에 영화도 나왔고 해서 익히 듣고 있었는데 키냐르의 작품 치고는 좀 시간이 걸려 이제야 나오게 되었네요. 소설의 내용은 제가 '옛날에 관하여'에서 읽었는지 '심연들'에서 읽었는지 지금은 얼른 모호합니다만 아무튼 분명 그 둘 중 하나에 나왔던 김포공항에서 키냐르 자신이 한 외교관 아내에게 느꼈던 사랑의 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 식당에서 마주앉아 키냐르는 그녀의 스커트 아래로 드러난 다리를 보며 솔직한 욕망에 따라 무모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냐 아니면 이대로 포기하고 비겁한 일상을 지속할 것이냐 고민합니다. 그 변화에 대한 갈급함과 그 못지 않은 현실의 중력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 저는 빌라 아말리아가 그것을 장편으로 버전 업 한것으로만 느껴지는군요. 아무튼 키냐르 입니다. 이외에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할까요? ...

 

 

 

 

 

 SF의 팬으로서 문학수첩은 지금 가장 응원하고 싶은 출판사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발라드의 하이라이즈, 저번 신간서평단 선정작이었던 로보포칼립스 그리고 이렇게 폴 앤더슨의 브레인 웨이브 까지 꾸준하게 SF를 발간하여 목마름을 해갈시켜 주고 있으니까요.

 

 걸작 시간여행 시리즈인 '타임패트롤'로 유명한 폴 앤더슨은 시간 여행외에도 압도적일만큼 어마어마한 시간을 우주여행하는 자들의 존재론적 불안과 진화를 다룬 '타우제로' 같은 작품도 썼는데요 이 '브레인 웨이브' 또한 다른 식의 테마를 추구한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제목에서 짐작되듯이 갑자기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의 지능이 수직 상승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을 다룬 작품입니다. 다니엘 키스의 소설 '앨저넌에게 꽃을'에도 나오는 것입니다만 우리는 흔히 지능이 갑자기 확 올라가면 그 존재의 생활마저도 얼마든지 상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IQ에 대한 집착도 아마 그 믿음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만 과연 그렇게 지능의 진화가 삶에다 순기능만 가져오는 것일까요? 행여 역기능도 분명 가져다 주지 않을까요? '브레인 웨이브'는 그렇게 지능의 갑작스런 증가가 가져올 다면적인 변화를 흥미롭게 풀어간 작품입니다.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들이 열린책들에서 나란히 출간된다고 들었을 때 저는 저도 모르게 열린책들의 '서드 임펙트'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작년에도 '메그레'와 '하자르 사전'의 재발간으로 놀래키더니 올해는 또 이렇게 찰스 부코스키로 놀래키는 군요. 사실 가장 반가운 출간소식이기도 합니다. '팩토텀' 밖에는 볼 수 없었기에 이렇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그것도 두 작품이나 연이어 읽을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군요. 그저 닥치고 추천입니다. 

 

 

 

 

 

 

 미미 여사가 가장 존경한다는 일본의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 마츠모토 세이초. 그의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이 나온다는 사실은 세이초의 작품을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가슴 뛰는 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미미 여사가 화차에서 그려낸 혼고의 연민과 고뇌의 시선이 바로 세이초의 시선이 아닐까 하는데요, 아무튼 '모래그릇'이나 '점과 선'을 읽어보면 그 시선으로 그려내는 당시 일본 사회의 그늘이 지금 우리가 가진 그늘과 그리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마도 바로 그 이유로 이렇게 세이초의 작품들이 오늘날 부활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역사비평사의 임프린트 모비딕과 북스피어가 함께 힘을 합쳐 의욕적으로 펴내는 시리즈입니다. 국내출판계에서는 획기적인 시도이기도 하니 부디 잘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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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3-08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스칼 작가님의 책은 표지가 딱 제스타일인걸요~
그나저나 벌써 마지막이라니 얼마 한거 같지도 않은데 끝이군요.
제가 읽고싶은 책이 많이 걸리질 않아서 그런거 같아요.
애초에 에세이 부문을 신청한것이 저에대한 이해부족과 판단미스였습니다...
아직은 제가 에세이를 읽을만한 지적수준이...아니더군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소설파트에 지원을 해보고싶어요.
아주 기회가 된다면 헤르메스님과 같이 리뷰를 올리며 의견을 나누는... 후후

ICE-9 2012-03-08 22:25   좋아요 0 | URL
정말 이렇게 마지막 시간에 서 있고 보니 저 역시 소이진님과 똑같은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이사 준비로 바빠 리뷰에 공을 많이 못들였기도 하고 또 소이진님과 똑같이 이번 신간평가단에선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이 거의 선택되지 않은 탓도 있고 해서^^; 저는 소이진님의 글을 읽을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데 지적 수준이 안되신다니 너무 겸손이 지나친 듯 합니다. 와! 저역시 정말 소이진님과 꼭 같이 리뷰단 되었으면 좋겠어요.^ ^ 그런데 1년이나 했는데 또 시켜주실지 자신이 없어요 흑흑 ㅠ ㅠ

이진 2012-03-08 22:29   좋아요 0 | URL
에이,헤르메스님이시라면 당연히 붙지요. 제가 신간평가단 단원이라면 일단 헤르메스님은 고정 멤버로 제치고 들어가겠습니다. 성실하신데다가 글도 잘쓰시지 않으십니까!
아니에요... 흑흑 성석제나 프랑스 작품은 손을 못대었단 말입니다. 성석제가 글을 어렵게 쓰는것도 아닐텐데도 저와는 맞지 않는 것인지 말이어요. 무라카미 하루키도 별로였고... 어쨋든 이제는 에세이에는 자신이 없어요. 적어도 소설에서는 에세이보단 잘할자신이 가득가득인데!! 소설이라면 그냥 모든 책이 다 읽고싶을거 같아요... 헤헤

ICE-9 2012-03-08 22:44   좋아요 0 | URL
지금 제가 소이진님 노다메 페이퍼 보고 왔는데요, 실력이 후덜덜 하시던데요 뭘^ ^ 그치만 정말 에세이는 리뷰쓰기가 어렵더라구요. 저도 리뷰를 썼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도 사실 처음엔 얼른 맥을 잡기가 어려웠어요. 제 생각에 문제는 소이진님이 아니라 에세이라는 것 자체에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특정한 형식도 없고 그렇다고 이야기가 죽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리뷰라는 글의 본질상 바탕이 되는 텍스트에 근거해야 할 텐데 그 텍스트 자체가 곳곳에 단절과 균열이 있어놔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게다가 자칫하면 신변잡기로 갈 수도 있는데 그건 또 소이진님이 만족하지 못하실 것 같고... 그러니 이참에 에세이는 관두시고 소설로 빨리 전향하세요. 소이진님의 글솜씨라면 소설의 리뷰가 더한층 빛날듯해요.^ ^

이진 2012-03-08 23:06   좋아요 0 | URL
히히...후덜덜까진 아닌데. 저는 처음 이런 식으로 리뷰를 쓰기 시작했을때는 제대로된 기준을 잡질 못해서 에세이리뷰를 쓰는것이 훨씬 편했어요. 소설 리뷰를 쓸때는 생각해야할 것도 많고, 써야할것도 많아서 복잡했는데 에세이는 편하더군요. 그래서 나는 에세이와 맞구나! 하고서는 옳다구나 하고 에세이부문 신청했는데 선정이 딱 되어버린거죠. 생각해보니 저는 글 에세이말고 포토에세이 리뷰를 괜찮게 썼던 것 같아요. 그냥 내 이야기만 주저리 주저리 하면 되니까 말이에요. 맞아요 얼른 소설로 전향해야겠어요. 에세이는 제게 너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헤헤... 11기에 잘해보아요 ^______^ (아 이거 신간평가단 직원분이 보시면 괘씸하다고 안뽑아주시는건 아니겠죠!)

ICE-9 2012-03-08 23:19   좋아요 0 | URL
저는 자기 이야기를 쏟아놓을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부럽더군요. 제가 그걸 잘 못하거든요. 사실 제가 가장 힘들어하는 게 자기소개서 쓰는 것이었어요. 그 여백을 탁 마주하고 있으면 도대체 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난감해서 머리가 새하얗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어요. 학교 다닐때도 나에 대해서 말하는 걸 참으로 싫어했었죠. 그래서 선생님과 상담시간이 저에겐 가장 힘들었어요. 지금에서야 저도 이제 차츰 나를 객관화 시키려고 노력 많이 하는 편인데 소이진님은 오히려 그게 더 편하다고 하니 정말 부럽군요^ ^ 그렇게 같은 소설을 읽으며 소이진님은 작품을 객관화 시키고 저는 나를 객관화시키는 쪽으로 노력하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그럼, 11기를 향하여 아자아자!!

교고쿠도 2012-03-09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찰스 부코우스키..<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를 몇 년 전에 헌책방을 뒤져 구한 후 참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퇴폐적인 냄새도 나지만, 뭔가 통쾌한 느낌도 동시에 들어요. ㅋ

ICE-9 2012-03-09 03:36   좋아요 0 | URL
저는 무엇보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루저가 되는 그 모습이 좋더라구요. 너무도 당당하게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의지로 추락을 감행하니까 그것을 오로지 누추함과 비루함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 사실은 얄팍한 편견에 불과했음을 드러내고는 부끄럽게 만들더군요. 그러한 피학 속의 깨달음이 제가 부코우스키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어요.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정말 읽어보고 싶네요. 교고쿠도님 반갑고 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