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지우개 단비어린이 문학
박정미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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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을 싹싹 지우면 행복하게 될까요?

나쁜 기억은 정말 나쁘기만 할까요?

짜증이 많이 나던 날, 기웅이는 담벼락아래에 있던 기억 지우개를 만난다. 기억 지우개는 " 난 네가 화났던 기억, 나빴던 기억을 모두 다 지워 줄 수 있다고."(p19)하며 나쁜 기억을 적으라고 한다. 나쁜 기억을 다 적자 기억 지우개는 글자를 모두 먹어치우고, 기웅이는 나쁜 기억을 모두 잊어버리게 된다.

누나가 나쁜 친구들에게 기웅이의 비상금까지 갖다주며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보고 서로 언성을 높이게 된다.

"만약 내가 싸움에 지면 그딴 나쁜 기억은 싹 다 지워 버리면 그만이니까!"

" 나쁜 기억을 싹 지운다고? 그것도 네 기억인데 그걸 왜 지우니?"(p78)

기웅이의 엄마는 기웅이의 비상금을 채워주고 누나가 친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하고, 기웅이는 불평이 만들어 낸 기억지우개를 버린다.

이 세상에 기억지우개가 있다면 좋기도하고, 불편하기도 할 것 같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로 계속 슬픈 마음이 가슴 안쪽에 남아있는데 그걸 잠깐 지워보고 싶기도 하고, 잊혀질까 영원히 지우고 싶지 않기도 하다. 초등학생들에게 이 기억지우개가 생긴다면 잠깐은 나쁜 기억을 지우느라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에 의지하려는 마음이 강해질 것 같아 꿈속에서만 만났으면 좋겠다.

단숨에 읽히는 단비어린이 문학의 '기억 지우개'를 통해 상상력을 키워볼 수 있었고,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보려는 기웅이 누나의 선택과, 그 선택을 존중해주는 기웅이 어머니의 입장을 보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기웅이도 엄마의 틀을 벗어나 자신이 계획을 세워보려는 마음이 생긴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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