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보면 손해! 알아 두면 쓸데 많은 기발한 시작들
마이크 바필드 지음, 프란치스카 횔바허 그림, 김영선 옮김 / 사파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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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다행히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편인지라 이것저것 읽는 내용이 많아졌는데, 그러다 보니 요즘 토막 지식이 폭발하는 모양이다.

맥락 없이 단편적인 지식들을 많이 알고 있는 것 자체는 사실 사는데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아이가 학습을 하면서 뇌를 어떻게 쓰는지를 연습하기에는 상당히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행하는 학습이라는 과정이 곧 기존에 알고 있던 정보와 새로운 정보의 연결이라고 본다면, 토막 지식이 많다면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훨씬 이해가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괜찮은 정보가 가득 담긴 책이 나와 아이와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우리 삶에 깊이 스며들어있는 물건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초등학생 정도의 눈높이로 설명해 주고 있다.

테마파크에 없으면 섭섭한 롤러코스터부터 우리가 일상적으로 타는 교통수단, 매일 접하는 음식과 의복까지 총 여덟 가지 카테고리 아래 꽤 많은 사물들의 기원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단순히 그 사물의 시작이 언제 누구에 의한 것인지부터 그 사물과 관련된 여러 재미난 이야기들이 같이 수록되어 있고, 그 사물과 연관성이 높은 인물들의 생애도 소개되어 있는 등 담긴 정보의 양이 상당히 많다.

수록된 정보의 예를 들면, 풍력 발전에 쓰이는 터빈은 1887년에 스코틀랜드의 과학자 제임스 블라이드가 최초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후로 100년이 넘게 지난 지금 세계에서 풍력 터빈이 가장 많이 설치된 지역은 중국 간쑤성 근처인 고비사막으로 무려 7천 개가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일상에서 자주 보는 사물들이지만 어른들도 어지간하면 알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서 아이들이 읽는다면 한동안 토막 지식들을 자랑하느라 꽤 바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많은 정보를 다루면서도 주요 내용은 만화로 이루어져 있어서 글씨가 제법 많은 편이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그 정보들을 스스로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대부분의 내용이 만화로 되어 있지만, 글씨의 양이 적지 않기 때문에 만화나 그림책에서 줄글로 넘어가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어른들이 봐도 재미난 내용들이 많으므로 아이와 같이 읽거나, 읽은 후 서로의 토막 지식을 뽐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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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나이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윤경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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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저자의 작품을 꽤나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다작을 하니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아직 못 읽은 작품이 꽤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저자의 초기작으로 데뷔 40주년을 맞아 리패키지로 나온 버전이었다.

따라서 시대적인 배경이나 작품의 느낌이 살짝 예전 느낌이라는 점은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총 다섯 개의 단편이 옴니버스식으로 묶여 있다.

저자의 초기작답게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누군가가 죽은 채 발견이 되고 이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고조되어갈 무렵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탐정이 나타나 사건을 해결한다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형태를 보여준다.

저자가 여러 탐정 캐릭터를 만들어낸 바 있는데, 이 작품 속 탐정만의 특징이라면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일종의 회원비를 받고 운영되는 '탐정 클럽'이라는 단체 소속이라는 점이다.

당시 트렌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탐정의 이름이나 나이와 같은 개인적인 특성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그저 철저히 업무적이면서도 유능한 이미지로 등장한다.

스토리는 저자의 작품을 꽤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살짝 식상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 특유의 빠른 전개와 사건 속에 숨겨진 사람들의 이해관계 등은 여전히 상당한 몰입감을 주는 편이기에 이 작품만 읽는다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예상치 못하게 누군가의 죽음을 발견한 사람들이 그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잔꾀를 부리는 내용이 많아서 죽은 자에 대한 동정이나 안타까움과 같은 감정보다 인간의 이기심이 훨씬 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길 수 있었다.

후미에 수록된 역자 후기를 보니 저자가 지난 40년간 쓴 책이 무려 104권이라고 한다.

그중 한 서른 권쯤 읽은 듯하니 아직 삼분의 일도 읽지 못한 셈이다.

그만큼 그의 작품 세계를 탐험할 여지도 아직 충분히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오래된 작품이기는 하지만, 영화에도 팝콘 무비가 있듯이 소설에도 심심풀이로 제격인 작품들이 있게 마련인데, 이 작품 역시 그러한 목적에는 충실한 작품이었다.

이제 꽤 연로한 축에 속함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보여주고 있어서 과연 저자가 살아있는 동안 얼마나 더 많은 작품을 선보일지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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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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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서점이고 도서관이고 인기가 상당한 것 같아 읽어보게 된 단편소설집으로 총 일곱 편이 수록되어 있다.

처음 접하는 작가이기에 아무 기대감 없이 읽게 되었는데, 처음 두 작품까지는 크게 인상적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세 번째 작품이자 표제작인 '혼모노'부터 재미도 있었고 몰입감도 좋아졌던 것 같다.

표제작은 제목만 들었을 때는 해당 단어가 인터넷상에서 널리 쓰이게 된 계기인 '오타쿠' 문화를 꼬집는 작품일 것일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일절 관계없이 우리나라의 전통 무속신앙에 관한 이야기였다.

작품 속에는 두 명의 무당이 등장하는데, 오랜 기간 할머니 신을 모셨던 무당의 집 앞에 어느 날 젊은 처자가 신내림을 받았다며 이사를 오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자신이 모시던 영험한 할머니 신이 그 처자에게 붙어 자신을 버리게 된다는 이야기로, 최근까지도 정치권에 무속신앙의 영향력이 미쳤던 우리나라의 현시점에서 읽기에 딱 좋은 소재가 아닐까 싶었다.

특히 무속이라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소재를 가지고 굉장히 재미있으면서도 처절한 복수극을 만들어냈다는 감상이었다.

물론 작품의 결말상 누군가가 복수에 희생되는 것은 아니기에 그저 장렬한 자살에 지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결말을 지켜봤던 모든 인물들의 머릿속에는 아주 강렬한 최후로 기억에 남을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짧은 이야기 안에 무속신앙이 아직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상당하다는 현실도 잘 녹여내지 않았나 싶다.

이어지는 '구의 집'에서는 적당히 굴려 먹으려던 학생에게 오히려 압도당하는 건축학과 교수가 등장한다.

자신이 작업한 건물이 고문실로 쓰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인지한 후 오히려 어떻게 해야 더 고문에 적합할지에 집착하는 인물의 모습에서 인간이 가진 악의라는 것이 일에 대한 열정이라는 탈을 쓰고 나타나게 될 때의 섬뜩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표제작과 더불어 본 작품집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우호적 감정'이라는 작품에서는 스타트업 기업을 배경으로 세대가 다른 직장인들의 생존기가 펼쳐진다.

내용은 평이했지만, 저자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판교 사투리'라고 부르는 말투를 너무 잘 재현해둬서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이어서 장성한 딸의 육아(?) 문제를 두고 시아버지와 갈등을 겪는 며느리의 이야기인 '잉태기'가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 속 두 인물은 독자 입장에서 볼 때 그저 속물 1, 2일뿐이지만, 특이하게도 서로가 서로를 속물이라며 욕하기 바쁘다.

자신의 방식만이 아이(손녀)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며 서로를 헐뜯는 모습에서 아이를 진정한 어른으로 키워내지 못하는, 계속해서 부모나 조부모의 경제적, 심리적 지원에 의존하게 만드는 우리나라 특유의 육아 문화를 진하게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은 젊은 시절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뭉쳤던 세 친구의 이야기인 '메탈'이라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도 메탈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기에 등장하는 밴드나 노래 제목이 익숙해서 좋았지만, 작품의 내용은 젊은 시절의 꿈이 나이를 먹으면서 점차 사그라져 간다는 살짝 식상한 이야기였다.

이외에도 좋아하던 영화감독이 어린이에게 겁을 줘 눈물 연기를 시켰다는 논란에 빠지게 되면서 팬심에 변화가 생기게 된 한 팬의 이야기였던 '길티 클럽', 처음 한국을 와 본 한국인 3세가 태극기 부대를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였던 '스무드' 역시 소재는 굉장히 참신했던 것 같다.

다만 다른 수록작들에 비해 소재의 재미가 이야기 전개의 재미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책을 다 읽은 감상은 다소 미묘하다.

재미있는 작품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왜 인기가 많을까 싶었던 작품이 더 많았던 것 같은 느낌이다.

발간된 다른 작품집도 있어서 조금 더 읽어보면 저자의 작품들이 취향에 잘 맞는지 아닌지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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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유성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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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제목에 '시체'라는 단어를 써도 그리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유일한 저자가 아닐까 싶은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의 신작이다.

법의학자로서 수많은 시체를 부검한 경험을 바탕으로 죽은 뒤 우리 몸에 어떤 흔적이 남는지를 상세하고 자상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아직 죽음이라는 단어가 그리 피부에 와닿는 나이가 아니어서 그런지, 처음에 제목만 들었을 때에는 법의학자로서 사체를 봤을 때 해당 시신이 사고나 질병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범죄에 의한 것인지를 판별하는 기준 같은 것들이 많이 소개되지 않을까 했었다.

물론 그런 정보들도 제법 있기는 하나, 전체적인 내용은 건강 관리를 소홀히 했을 경우 시체에 어떤 흔적이 남는지를 주로 다루고 있었다.

사실 지병을 오래 앓았던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죽음이 예상 밖의 일이겠지만, 의료 기술이 좋아진 요즘은 사고가 아니라면 급작스럽게 진행된 심장마비나 암과 같은 원인으로 인한 죽음이 많을 것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이 쌓이다가 갑자기 어디선가 터지게 될 경우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에 시체에 어떤 흔적들이 남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물론 일반적인 독자들이야 법의학을 전공할 것이 아니니 시체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보보다는 그런 시체가 되지 않으려면 평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더 유용할 것이므로 이쪽에 더 비중이 쏠려 있다.

초반에 소개되는 심장, 혈관, 뇌는 그야말로 단번에 목숨과 직결되는 부분이고, 이어지는 위, 소장, 간, 췌장 등도 당연히 우리 몸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있는 만큼 망가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물론 멀쩡하던 장기가 갑자기 망가지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서서히 나빠지는데 문제는 나빠지는 과정을 우리가 느끼지 못할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검진 체계가 잘 갖춰져 있으니 검진을 제때 잘 받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사실 평소에 관리를 잘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뻔한 이야기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자꾸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가 건강하게 장수하기 위한 비결이 결국 잘 먹고 운동하는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결국 갈비뼈 아래에 숨어 있는 작은 주머니 모양의 작은 장기까지도

빠짐없이 챙기는 일입니다.

(pg 158)

특히 저자는 몸에 좋은 것들을 애써 하는 것보다 좋지 않은 것들을 단호히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여기에는 흡연, 음주와 같은 것들이 당연히 포함될 것이고, 비만을 가져오는 식습관 같은 것들도 포함될 수 있겠다.

특히 흡연과 음주는 별도의 챕터로 상세하게 그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술, 담배를 다 하던 시절이 있었다가 지금은 금연에는 성공했는데 술은 몇 차례 시도해 봤지만 도무지 끊을 수가 없다.

책 속에 소개된 여러 부작용들이 무섭게 느껴지고, 워낙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라 이러다 언젠가 비명횡사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데 그럼에도 끊어지지 않으니 중독이긴 한 모양이다.

물론 채소 위주의 식단과 적절한 운동이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이를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몇 안 되듯이 나처럼 늘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위로해 본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마주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치게 고통스러울 필요는 없을 겁니다.

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겠지만 우리가 어떻게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게 될지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평균적인 기대여명이 길어진 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매일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법의학자로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그 시간을 온전히 더 누리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 한다는 겁니다.

(pg 226)

누구도 죽음을 피해 갈 수 없기에 자신의 죽음을 미리 그려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단언컨대 그렇다 하더라도 비명횡사를 그려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급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인한 죽음은 자신에게도 비극이지만,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의문을 남기게 되고 결국 부검이라는 고통스러운 선택마저 강제하게 만든다.

인간인 이상 습관을 바꾼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 중요성은 너무나도 명백하기에 작은 변화부터라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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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문해력 게임 1 나민애의 문해력 게임 1
나민애 지음, 이정태 그림, 김혜련 글 / 겜툰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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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문해력'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어릴 때부터 영상 매체에 노출된 아이들의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회적인 진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저절로 책으로 관심을 돌릴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만화라도 읽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많은데, 이 책은 만화를 보면서도 충분히 문해력 향상이 가능하다고 하니 부모들 귀가 솔깃해질법하다.

학습만화로는 충분한 문해력 향상이 어렵다는 전문가들도 많은데, 과연 이 책은 무엇이 다른지 궁금해서 아이와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펴면 본 시리즈를 기획한 교수의 사진과 소개가 나온다.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도 본인이 서울대 교수가 되었고 더욱이 본인의 아이들에게도 읽게 하고 싶어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하니 일단 믿어보기로 한다.

(게다가 좋아했던 만화 리스트 중에 흔히 포함되기 어려운 '북두의 권'도 포함되어 있어 진성 만화 덕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통 쉬운 콘텐츠로 문해력을 향상하겠다는 책들을 보면 대체로 어휘 중심인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영상 매체로는 접하기 어려운 어휘의 의미와 활용 예시를 알려주는 선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이 책 역시 그럴 것이라 짐작했었는데, 생각보다 콘텐츠의 종류가 많다.

대화를 보고 그 인물이 무엇을 하는 중인지 맞혀야 한다던가, 사건이 일어난 순서대로 문장을 배열하는 문제, 글의 중심이 되는 문장을 찾는 문제 등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등장인물들이 풀어가야 할 문제들의 수준이 생각보다 좋았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딱딱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만화라는 매체에 충실하게 텍스트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으면서도 읽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문제에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등장인물들이 제목 그대로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가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문해력을 겨루게 된다는 학습만화의 전형적인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만, 진짜 게임 속 세계처럼 NPC가 등장한다거나 아이템, 미션, 능력치와 같은 게임 설정들이 있어서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학습만화에 대한 인식을 많이 바뀌게 해 준 책이었다.

물론 만화보다는 줄글을 읽는 것이 당연히 더 좋겠지만, 독서습관이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어린이들에게는 이 정도로 괜찮은 학습만화를 찾기도 힘들겠다 싶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아이들을 유도하기에도, 책을 좀 읽는 아이들에게 보상으로 선물하기에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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