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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구리 냄새 폭탄 2 - 오예스와 저승사자 ㅣ 구리구리 냄새 폭탄 2
백혜영 지음, 김현정 그림 / 겜툰 / 2025년 8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익살스럽게 생긴 너구리가 인상적인 초등학생용 동화책이다.
본 작품이 2권이지만 이런 작품들의 특성상 전편을 읽지 않아도 그다지 무리가 없으므로 1권을 읽지 못했다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번 작품에서는 '오예슬'이라는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이 아이는 본인이 싫은 점이 있어도 싫다고 거절을 못 해서 별명이 '오예스'가 되었다.
요즘 초등학생들의 조숙함을 반영하듯 이 아이가 거절을 잘 못한다는 점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있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일을 보던 예슬이는 친구들이 자기가 없는 자리에서 예슬이가 호의로 베푼 일들을 오히려 조롱하며 '호구 같다'라고 놀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실제로 최근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는 왕따의 한 가지 유형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예슬이 앞에 냄새 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구리구리'라는 너구리가 나타난다.
이 너구리는 예슬이에게 '싫은 것은 딱 잘라 거절할 것'이라는 미션을 주고 이 미션을 수행하지 않으면 냄새 폭탄이 터지게 될 것이라 말한다.
예슬이는 냄새 폭탄이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거절하는 연습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여기까지가 작품의 초반 이야기고 이후 예슬이가 어떻게 미션을 수행하는지는 스포 방지를 위해 책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이어서 어리다고 어린이 손님들을 무시해서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편의점 할아버지 이야기도 나오는데, 앞 이야기보다는 비교적 짧고 간단하게 마무리된다.
일단 냄새 폭탄을 만드는 너구리라는 재미있지만 비현실적인 소재를 가지고 굉장히 현실적인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 신선했다.
최근의 학교 폭력이 신체에 직접 폭력을 가하는 유형 대신 언행을 통한 정신적 가해가 증가하고 있다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폭력의 피해자들이 대체로 예슬이처럼 소극적인 아이들이 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물론 어디까지나 동화이기에 그 해결법이 매우 교과서적이기는 하나, 싫은 건 단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태도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라는 점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인식시켜줄 수 있을 것 같다.
글씨와 그림의 분량을 볼 때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어도 무방할 것 같은데, 다루고 있는 내용은 살짝 더 연령대가 있으면 이해하기가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른들이 생각하는 어린이들의 정신 연령은 늘 당사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어릴 수밖에 없으므로 막상 초등학생들에게는 저학년이어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재미와 교훈의 중심을 잘 잡은 좋은 동화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