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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없어도 돼? - 팬데믹 시대의 교육을 다시 묻다
이영철.신범철.하승천 지음 / 살림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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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조금 자극적으로 썼다. 그런데 요즘 저 말이 안 붙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정말 어쩌라는 거냐고. 길어 봐야 일 년, 그 안에 우리는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겠거니 막연하게 짐작했었다.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여전하다. 어쩌라는 걸까.
내가 학생인 만큼, 또 학생인 동생이 있는 만큼 이 시국의 등교에 관한 관심은 가지지 않으려야 안 가질 수가 없었다. 수없이 번복되는 등교와 등교 중지, 지역별로 다르게 내려지는 조치, 학년별로 상이한 조치. 누군가는 이게 청기백기냐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을 것이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된다. '어쩌라는 거야.'
물론 전례 없이 심각한 상황이니 우왕좌왕, 체계가 어수선한 것으로 누구만의 탓을 할 수도 없다. 하지만 학교와 관련하여 일각에서 '이럴 거면 학교를 없애라.'라는 말이 나왔을 때는 조금 충격이었다. 물론 지금 상황이 이렇지만 학교를 없애라는 말이 그렇게 쉽게 나올 수 있는 말인가. 물론 과민해진 사회 분위기에 개인들의 의견일 테니 나도 날서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테지만 한 번 상상해 보았다. 학교는 정말 없어도 되는 걸까?
그 사람들도 '배울 곳'을 아예 없애자는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러한 논쟁의 이유를 <<학교는 없어도 돼?>>에서는 인식론적 불일치 때문이라고 집어냈다. 전통적인 학교관은 토대론에 해당하며 '신성한 교육'외의 교육 활동은 학교의 역할이 아닌 것으로 규정한다. 반면에 정합론의 입장에서 학교란 단일의 신념을 바탕으로 유일한 사명만을 지키는 공간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학교라면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 걸맞은 교양과 사회적 기능을 함양하는 곳이라 정의 내릴 수 있겠다. 다양한 교육법과 제조들이 융통성 있게 동시에 살아 숨 쉴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학교는 기존의 역할에 '정합성'을 갖춘 교육 환경 재구조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재택근무에 이어 재택 교육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상반된 의견이 오갈 때 내가 충격을 받은 이유도 이것이었다. 내 생각에, 그리고 실제로도 '학교'라는 공간이 수행하고 있는 일은 단순히 지식의 전달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습 자료를 구할 수 있는 다양한 기관들과 그에 대한 접근성, 무엇이든 찾아낼 수 있는 온라인 환경에서 지식을 전달하고 받는 것쯤은 혼자서 할 수도 있다. 오히려 편리한 검색 기능, 정보 스크랩과 저장 기능면에서는 오프라인보다 훨씬 뛰어나다.
그러나 여기에는 배움에 대한 '돌봄'이 없다. 열심히 수업을 듣고 정원을 거닐다가 함께 급식을 먹고 반찬 투정도 하는 '어울림'이 없다. 학교는 학생들과 교내 구성원들의 향유가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기존의 학교 체제 유지를 위하여 정합성 없이 고집을 부릴 수 없는 노릇이라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지금 이 사회가 해야 할 일은 다시 미래 교육 환경을 준비하는 것이다. 각종 전자기기들을 동원하여 온라인 학습 환경을 구성하고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르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러한 활동들이 이루어지던 학교의 역할과 존폐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일부에서는 단편적으로 학교는 이제 더 이상 필요 없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때 누군가는 기존의 학교가 교과 수업에 집중되어 있던 환경을 뛰어넘어 사회적 기능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 총체와 돌봄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써 그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학교는 없어도 돼>>는 이 시국 시기의 학교교육이 과연 어떻게 운영되었고 앞으로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교육 기관과 시민사회의 입장에서 다각도로 조망한다. 제기된 사안들은 사회학적 교육학적으로 이론적인 근거를 두어 심층적으로 분석하였으며 그에 따른 내용들은 읽는 모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적절한 설명이 잘 들어가 있다.
여전히 온라인 개강을 하고 있는 학교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답답한 마스크를 쓰고 하루 종일 시간표에 따라 지루할 학생들이 있는 것도 안다. 그러니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대답해 보았으면 좋겠다.
학교는 없어도 돼?
본 #서평 은 출판사 #살림터 와 #네이버책카페 #책과콩나무 로부터 #학교는없어도돼? 를 제공받아 #서평단 으로서 스스로 읽고 자율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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