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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발견 - 5,000년의 사랑 이야기
이수현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내가 멋대로 착각한거지만 폼페이 재앙 이후에 발견된 사체 로부터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폼페이의 최후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 책을 고른 것이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훨씬 옛날인 5000년 크로마뇽인의 시체였다. 앞으로 책 소개 글을 꼭 자세히 읽어보고 책을 골라야 겠다.
첫 단추부터 안 맞은 이 책에게는 여러 가지 불평사항이 많다. 그 첫 번째는 시점의 혼동이다. 작가의 소개 글을 보면 국문과를 나오신 걸 로 되어 있는데 어찌 안 나오신 작가 분보다 별로이신 것 같다. 난 처음에 3인칭 관찰자 시점 특히 릴라를 중심으로 하는 줄 알았는데 전지적 작가시점이 나왔다가 릴라도 아닌 루가로 되었다가, 시점이 혼란스럽다. 좀더 정돈되게 글이 쓰여져 있다면 독자도 편할텐데 말이다.
그리고 두 번째 너무 남성과 여성으로 나눠 놓은 것 같다. 남성을 대표한다고 할수 있는 바위종족사람들은 씻는 것을 싫어하고 무조건 화부터 내는 성격으로 나온다. 그리고 여성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물가족은 무엇인지 의논하는 것을 좋아하며 특히 꽃을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물론 설정이 고대이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의 분류가 우화소설에 들어가는 만큼 현대인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성격이 서로 다른 사람이 서로 맞쳐 주면서 사랑을 발견한다는 작가의 의견에는 나도 동의하는 바다. 하지만 이렇게 남자와 여자의 성을 분리 시켜놓는 것을 전제 하에서 하다니. 너무나도 아쉽다. 남자의 성격과 여자의 성격을 본래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회적 성(gender)일 뿐이다. 남자인데도 우리 친오빠는 씻는 것을 좋아하고, 남자인데도 우리 아버지는 화부터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어머니보다 인자하시고 더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신다. 여자인데도 나는 꽃 같은 것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오히려 이 책의 루가처럼 먹을 것이 더 좋다. 또한 여자인데도 나는 다른 사람들과 무엇이든지 의논하는 활발한 사교성보다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 책을 읽는다던지 컴퓨터를 한다던지 이런 것을 더 좋아한다. 이 소설은 사랑의 발견이라는 것을 도출해나가기 위한 과정을 고대의 크로마뇽인 커풀을 통해 현대인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의 중성화( 이 말도 별로 맘에 들지 않지만) 나 성역할의 바꿈이 반영되지 않은 책의 아쉬움을 클 수 밖 에 없다.
그리고 세 번째는 에필로그에서였다. ‘아들 하나는 병으로 잃었고, 딸 하나는 승냥이에게 물려갔다. 또 다른 아들 하나는 사냥 길에서 성난 들소에게 밞혀 죽었다. 하지만 루가와 릴라는 슬퍼하지 않았다. 사랑만 하기에도 삶은 짦았 으니까’ 뭔 소리란 말인가! 자식이 죽었는데도 슬퍼하지 않다니. 사랑만 하기에도 삶이 짧아서 슬퍼하지 않다니. 나의 정서상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실망을 안겨 준 책 이다. 우화소설을 다시 볼 일이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