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 2000개의 집을 바꾼 정희숙의 정리 노하우북
정희숙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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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정희숙 지음, 가나출판사(2020)


올해 중순에 집안 정리를 대대적으로 하며 그 과정에서 구입한 책. TVN 방송 《신박한 정리》를 본 뒤 공간 재배치의 효과를 느끼고 실제로 많은 물건을 비운 입장에서 이 책 제목이 크게 와 닿았다. 정리정돈을 잘하는 것이 (돈 들이지 않고) 집을 가장 크게 변화시키는 방법이라는 것!


분량이 많지 않고 정리 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어떤 물건을 어디에 두고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1, 2, 3...식으로 번호를 매겨 자세하게 나열하는 따위)은 적은 편이나 우리 삶에서 정리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글이 에세이 형식으로 편안하게 서술하는 방식이어서 그렇지 정리 방법도 페이지 곳곳에서 오며가며 많이 풀어낸 것 같기도... 이 점은 나중에 또 읽어보고 확인해야겠음.

내가 보기에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파트1과 파트2였다. 방법을 아무리 자세히 소개한다 해도 집주인이 정리를 하는 이유, 가치, 목적 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말짱 소용 없는 짓이다. 파트1의 제목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리란 '나'를 돌보는 일이고 삶의 통제력을 갖게 하는 수단이다. 집안의 모습이 결국 내 정신 상태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수시로 자각할 수만 있다면 정리 방법은 그 뒤에 궁리해도 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작년 초에 우리 집은 제1차 大정리정돈 기간을 거치며 수십 가지 물건을 처분했고 올해 7월부터는 공간 재배치 위주의 제2차 大정리정돈에 돌입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나름대로 깨우친 정리의 규칙은 이렇다.


⊙ 물건을 품목별로 철저하게 분류하고 갈 곳을 정하는 것이 기본.

⊙ 쓸 수 있는 물건은 내가 써버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준다. 괜히 아낀다고 쟁여놓거나 깨끗하게 보관 혹은 소장한다고 내버려두면 그 물건은 죽은 것. 또 물건을 둔 공간 역시 죽는다.

⊙ 용도가 유사한 물건이나 함께 사용해야 할 것들은 같은 공간 혹은 동선이 이어지는 가까운 위치에 두는 것이 효율적이고 보기에도 좋다.

⊙ 수납 공간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옳지만 그 공간이 꽉 찼다면 내 생활 어딘가에 문제가 있는 것. 즉시 쓸 것, 쓸 수 있는 것, 버려야 할 것을 골라낸다.


《신박한 정리》와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를 참고하고 수십 년간 익혀온 내 정리 기법을 최대한 활용한 덕분에 지금 우리 집은 어느 때보다 말끔해졌다. 예전보다 내부 공간이 시원하게 트였고 각 방과 거실의 목적이 확실해져서 누가 봐도 '정리깨나 했구나'하고 말할 정도인데, 정리 레벨이 한 단계 올라간 지금 집안을 둘러보면 또 비워야 할 것이 보인다. 하면 할수록 공간이 넓어지고 깔끔해져서 재미가 붙지만 점점 정리하는 기준이 빡빡해지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이긴 하다. 이제는 유지 관리를 잘하는 쪽에 더 신경을 써야겠지. 딱히 집을 꾸밀 물건을 사지도 않고 시끄러운 공사도 없이 곳곳에 차 있는 것들을 비우고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기만 했는데도 사는 것이 한층 쾌적해지고 집안이 볼만 해졌다. 정말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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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의 월든
서머 레인 오크스 지음, 김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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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 레인 오크스 지음, 김윤경 옮김, 흐름출판(2019)


식물을 매개로 한 여러 가지 '관계'를 주제로 한 책. 이렇게 표현하면 좀 모호한 감이 있지만 실제로 이 책의 중심 소재는 '식물'과 '관계'다. 우선 책을 펴고 '시작하기에 앞서'를 보면 이런 글이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관계에 대한 지침서다. 식물과 식물에 대한 지식을 우리 세계 안으로 끌어들이고, 식물의 경이로움을 찾아내어, 이 특별한 관계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 삶을 바라보도록 돕기 위한 안내서다.


『도시 속의 월든』 중 '시작하기에 앞서'에서 발췌


나는 처음에 제목을 보고 책 속에 '식물과 함께 도시에서 살아가는 방법'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예상했다. 결과만 얘기하면 예상이 크게 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내용은 책의 후반부에서 주로 다뤄지고 초반에는 작가가 접한 개개인의 경험과 사례를 곁들여 '식물이 주는 치유력과 위안' '식물로 인해 생겨나는 여러 가지 관계의 중요성' 등을 이야기하는 데 적지 않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사실 나는 전체 분량의 1/3 정도가 넘어갈 때까지도 '식물'과 '관계'라는 개념의 관계성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서 작가가 말하고자 한 주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글을 읽었다. 1, 2장에서 식물을 키울 때 얻는 이점, 식물과 멀어진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에 관해 지인들이나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의 사례를 통해 다소 장황하게 소개하지만, 해당 파트에서는 글에 딱히 공감이 가지도 않고 어딘지 모르게 모호한 남 얘기를 듣는 느낌이 들어 그때까지는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태였다고 할까.



그러다가 '3장 식물의 속도로 들여다보기'에 들어가서부터 슬슬 글 읽기에 속도가 붙었다. 아무래도 내용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책에서 다루는 주제의 해결책 비슷한 것들이 속속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식물이 지치고 망가진 현대인/도시인의 마음을 어떻게 치유 하고, 식물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해주고, 식물과 좋은 관계를 맺을 때 주변의 인간 관계가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지, 또 그런 혜택을 얻기 위해 어떤 자세로 식물을 고르고 키워내야 할 지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자세하게 그려진다. 나는 그 과정에서 이 책이 진정 '식물과의 관계' '사람들 간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법을 다뤘음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초반부에 대놓고 "이 책은 한마디로 관계에 대한 지침서다."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다 끝날 즈음에 와서 이 책의 가치를 안 셈이다.

지금까지 집 안에서 식물을 몇 번 길러봤지만 온전히 살아남은 것들이 없어서 '식물 키우는 재주도 없고 노력도 많이 들어서 그만둬야겠다'라고 다짐(?)했는데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가르침을 잘 실천한다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조금만 끈기를 갖고 읽는다면 재미도, 교훈도 잡을 수 있는 책.


목차


서문

- 식물을 삶으로 끌어들이는 순간


1장 도시로 떠난 사람들

- 우리에게 식물이 필요한 이유

2장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연

-도시 속의 월든을 위해

3장 식물의 속도로 들여다보기

- 식물을 마음에 담기까지

4장 숲에서 나무가 쓰러질 때

- 식물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5장 실내 정원의 역사

- 실내 정원의 역사

6장 반려식물에 대해 공부하기

- 식물을 만나는 일

7장 식물에게 사랑받는 법

- 식물에게 필요한 것들

8장 나만의 녹색 공간 꾸미기

- 나만의 작은 녹색 오아시스

감사의 말

추천의 글

- 식물을 기르는 것은 관계를 어떻게 보살피고 대하는지를 배우는 여정이다

- 식물이 펼쳐내는 완전한 기적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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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되는 법 - 책 읽기 어려운 시대에 책 만드는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땅콩문고
이옥란 지음 / 유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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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되는 법, 이옥란 지음, 유유 출판사, 정가 10,000원


아마 작년이었던 것 같은데 알라딘은 아니고... 시청 쪽의 한 서점을 구경하다가 고민 없이 집어들었던 책이다. 아, 150쪽이라는 얇은 두께에 만 원이라는 가격 때문에 잠시 고민을 하긴 했다. 하지만 대강 훑어봐도 꽤나 읽어볼 만한 내용이란 생각이 들어서 눈에 띈 김에 구입했다.

저자는 오랜 세월 편집자로 일하고 출판 관련 강의를 해온 이옥란이라는 분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직접 편집 일을 하고 그간 강의를 통해 출판인들을 만나며 느낀 바와 경험을 실무적으로 담담하게 풀어냈다. 다시 말하면 감성 위주의 에세이가 아니라 실제로 젊은 편집자들(혹은 출판 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을 풍부하게 담고 편집 및 출판 과정을 잘 소개한 책이라는 뜻이다. 나는 번역을 하는 입장에서 원고를 넘긴 뒤 편집 단계가 어떻게 되는지, 책 제작은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항상 궁금했고 그래서 출판 관련 서적을 자주 찾아봤다. 그러나 이 『편집자 되는 법』만큼 단순하고 명확하게 알고 싶었던 부분을 잘 설명한 책들은 없었던 것 같다. 원래는 책이 얇은 만큼 가볍게 볼 생각이었으나 저자의 글솜씨가 워낙 좋은데다가 읽으면 읽을수록 '잘 알아둬야 할 내용'이다 싶어 줄 긋는 곳이 많아졌다.

일단 이 책의 주요 대상이라 하면 3~4년차 이하의 출판 편집자가 될 것 같은데, 꼭 그쪽 직군이 아니라도 책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어떤 분야든 취업을 앞둔 사람(특히 5챕터 지원서 쓰는 법과 6챕터 "너무 열심히 하지 마세요"가 도움이 될 듯)이거나 회사에서 자기 프로젝트를 맡을 위치가 된 사람(6챕터 "너무 열심히 하지 마세요"와 7챕터 편집자는 혼자 일하지 않는다)이라면 읽어봄직한 도서라고 생각한다. 책을 편집하는 업을 다룬 책이지만 편집자 역시 조직의 일원이고 조직의 생리란 여느 회사에나 존재하기 때문에 '편집자'라는 단어에 다른 직업을 대입해도 완전히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 꽤 많다.


조직에 막 들어간 사람은 해당 조직의 생리를 따라 배우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 잘 해내면 쉴 틈도 없이 더 잘하기를 바라는 것이 조직의 생리죠. (...) '일머리'란 개인이 지닌 지식이나 기술만 가지고 파악하기 어렵고, 거기에 더해서 일을 가능하게 하는 물적, 인적 시스템을 일정한 기간 동안 경험해서 스스로 운용해 보아야 어느 정도라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가지고 일하게 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책임져야 할 때 책임질 수 있는가'가 '왜 지금 내가 결정할 수 없는가'보다 중요합니다. (...) 좋은 일터가 적지 않지만 일하는 당사자에게 좋은 회사인가는 다른 문제입니다. (...) 적절한 수준을 스스로 정하려 하지 않으면 협상은커녕 결정권 자체를 넘기게 됩니다. 임금은 일단 정해지면 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 자기 소개서는 읽는 이를 설득해야 하는 목적이 뚜렷한 실용문입니다. (...) 서류를 검토하는 사람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지원서를 쓴 이유는 누군가 지금 이 지옥에서 나를 꺼내 주었으면 좋겠다는 무기력 말고는 없습니다. (...) 자기 소개서는 시간을 내서 조사를 하고, 전략을 짜서 목적에 맞게 성실히 써야 하는 '자기 보고서'입니다.


『편집자 되는 법 -책 읽기 어려운 시대에 책 만드는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중 '5 지원서 쓰는 법'에서 발췌



목차


이 책의 핵심은 아무래도 '2 편집자는 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이겠지만 아마 책을 쓰는 작가나 번역가라면 '3 편집 기획을 하십니까?'가 가장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와 편집자의 관점에서 원고와 기획안을 선택하는 기준을 알 수 있고 그 점을 직접 쓰는 기획서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 제시된 관점만 편집자에서 작가와 번역가로 바꿔보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3챕터는 '기획서 쓰는 방법'에 관한 일종의 포인트레슨 처럼 느껴진다.

또한 편집자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그 관계를 설명한 챕터 '7 편집자는 혼자 일하지 않는다'도 글을 다루고 편집자와 소통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읽어볼 필요가 있다.

'9 제작은 어떤 일인가'는 책의 구성 성분을 하나씩 나눠보고 제작 시 필요한 자원을 계산해보는 챕터인데 책의 원가를 계산하거나 특정 도서의 판매 전략을 역추정(책 출간 기간과 부수를 이용)해보는 데 유용하다. 그리고 전체 챕터가 끝난 뒤 덧붙은 '+ 편집자의 책 읽기'와 유유 출판사의 출간 도서 목록도 앞으로 읽을 책을 찾아보는 데 꽤 유용했다. 현재 글을 다루는 일을 하거나 앞으로 글을 다뤄보고 싶다면 참고해볼 만한 책이 많았다.

나는 번역을 하는 사람이지만 교정, 교열처럼 편집자와 일부분 작업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고 실제로 함께 일을 하고 때로는 만나기도 하는 관계여서 이런 책이 필요했다. 출판에 관한 서적이 적지 않지만 이만큼 중요한 포인트를 잘 짚어주고 거기다 읽기까지 편한 책은 드물지 않나 싶다. 사실 내가 편집 분야를 다 알 필요까지는 없지만 저자의 글솜씨가 좋은 것인지 글이 정말 술술 읽혔고 내용도 쉽게 이해됐다. 그야말로 실용적인 책이고 나와 관계 없는 부분도 꽤 있는데 담담한 글귀 속에 유머처럼 느껴지는 센스가 많이 담겨 지루하지 않았다. 물 흐르듯 넘어가는 문장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크... 내가 문학 서적도 아닌 걸 읽고 이렇게 감탄할 줄이야!

편집자 되는 법. 이 글을 초년의 편집자들께 드립니다. 이제 막 일을 시작해서 두어 해, 어쩌면 가장 왕성하게 일하실 분들입니다. 부디 빛나는 실력을, 지금 발 디딘 곳을 널리 두루 살피시고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자기만의 작은 영토에 도달하실 때까지 연마하시기 바랍니다. - P9

원고는 대체로 편집자 개인의 역량보다는 출판사의 이력과 저자에 대한 대우, 홍보력, 시장 점유 등의 역량에 영향을 받습니다. - P33

편집자는 책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매번 책 한 권이 만들어지는 ‘판‘을 운영합니다. 당면한 원고나 일정, 닥친 문제에만 빠져서는 판을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면 일을 장악할 수가 없습니다. - P35

교정은 그런 일입니다. 잘했을 때는 안 보이고, 못했을 때 두드러져 보이는 일. - P45

신간은 발행 후 3년이 지나면 대부분 수요가 쇠퇴하고 상품으로서 의미를 상실합니다. 책의 수명은 3년! 발행 후 서너 달 동안의 판매량이 총 출고 부수의 30~40퍼센트, 1년 이내에 50퍼센트 이상이라고 합니다. - P72

"너무 열심히 하지 마세요." 좋은 결과를 얻는 것, 열심히 하는 것, 잘하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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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윤거일(파비) 작가님이 보내주신 스위스 허니문 스토리, 『스허스』!

볼 일이 있어 잠시 들렀던 카페(작년 10월경)에서 금세 다 읽었다. 작가님이 결혼 1주년을 맞아 아내분과 함께 작년의 신혼 여행기를 책으로 엮어 낸 것인데 몇 년 전 경험했던 나의 신혼 여행을 떠올리며 큭큭 거리면서 한 장씩 넘겨봤다. 


처음 가는 유럽 여행이라는 것이 내 경험과 같았고 

현지의 맛집이라고 찾아가봤지만 생각보다 맛이 없다거나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한 점, 맥주와 라면 사랑, 인종 차별에 대한 걱정ㅠㅠ, 현지 슈퍼마켓에서 느꼈던 재미, 화장실 문제, 여행지에서 처음 겪었던 부부 싸움 등이 우리 부부의 신혼 여행과도 많이 닮아서 '그래, 그때는 그럴 수 있지' '우리도 그랬더랬지' '지나면 다 추억이지' 이런 생각으로 고개를 수없이 끄덕이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본인들의 경험이라 해도 1년 가까이 된 일을 다시 떠올리며 글로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이 책에는 여행 중에 벌어진 상황들이 꽤 자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아마도 당시 찍었던 사진들이 그 추억을 생생하게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되었을 듯 싶다. 작가님은 여행 중에 사진 찍는 문제로 아내분과 다툼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난 지금은 뭐든 간에 일단 찍어둔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시지 않을까? ㅎㅎ 이렇게 책으로 기록을 남기는 데는 적지 않은 노력과 정성이 들었을 텐데 작가님 내외분께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내가 다 뿌듯하다. 


요즘은 워낙 인터넷에 여행 정보가 많고 관련 서적도 다양한지라 아무래도 가벼운 여행 수필에 속하는 『스허스』를 스위스 여행의 필독서 자리에 올려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여행 전에 읽어볼 만한 재미난 참고서는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보통 여행 서적에 경비와 숙소, 일정 등을 잘 따져보라는 설명은 있지만 나와 함께 여행 중인 동반자의 마음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기에 누군가와 여행을 떠날 생각이라면 『스허스』에서 약간의 힌트를 얻는 것도 좋지 않을까?




네이버 책 소개

1년 뒤에 쓴 스위스 신혼여행기, 스허스(SWISS HONEYMOON STORY). 10일간 취리히-인터라켄-체르마트(마테호른)-로이커바트-로잔-제네바-루체른에 방문했다. 그 과정에서 소소한 스위스 여행정보와 문화, 신혼여행에 대해 따로 또 같이 느낀 18가지 이야기를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담았다. 딱히 남의 신혼여행기가 궁금하지 않더라도 읽는 사람이 조금은 남는 게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했다.

저자 소개

파비 
글 쓰는 일을 하며, 뭐든 기록하는 걸 좋아한다. 여행 에세이의 공동저자로 몇 차례 참여한 경험이 있다.

안젤라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여행을 사랑한다. 사실 신혼여행 계획과 안내도 도맡아했다.


목차 

프롤로그6
퐁듀보다 라끌렛 그래도 국밥 9
맥주와 함께라면 18
SBB & 구글맵 앱 23
에어비앤비와 호스트 31
협동조합 쿱 마트 38
밥해먹기 43
기차타면서 멍 때리기 49
국제기구가 한자리에 57
기념품 그리고 립밤 30개 68
빵 이제 그만 먹고 싶다 72
로이커바트 온천에서 신선놀음 78
인종차별 논란 84
옥의 티 흡연문화 90
에비앙으로 끓인 컵라면 95
스위스의 맛 뢰스티 103
비싼 화장실 111
여기 좀 보라고! 사진 딜레마 116
스위스 시계 125
에필로그 132



윤거일 작가님의 스포츠에픽 블로그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s://blog.naver.com/winz1


퐁듀의 낯선 맛을 잊게 해주는 조금은 익숙한 치즈의 맛은 녹아 없어질 때마다 아쉽기도 했다. 퐁듀보다 조금 비싸긴 했지만 라끌렛에 더 높은 점수를 주며 훨씬 저렴한 국밥이 계속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 가격이면 국밥 두 그릇에 소주가 몇 병이냐! - P17

맥주와 함께라면 여행이 몇 배는 더 즐거워진다. 혹시나 신혼여행 중 분위기가 안 좋다면 재빨리 맥주를 투입하자. - P22

스위스 기차가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창밖에 펼쳐지는 멋진 풍경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5월의 녹음으로 뒤덮인 산이 펼쳐지다가 설산으로 바뀌기도 하고 푸른 호수가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어지면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 P52

코드를 꽂고 기왕 호사를 누리는 김에 우리는 에비앙으로 (라면)물을 끓이기로 했다. 마침 큰 사이즈의 에비앙을 사기도 했지만 호텔에서 제공해준 생수 대신 우린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이다. 과감한 선택에 결국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었던 것은 안비밀이지만 말이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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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늦봄과 초여름에 번역하고 같은 해 가을에 출간된 책.

하나은행의 경영전략도서 소개란에 나이키 이야기가 나왔길래 퍼왔다.

(http://www.hanabank.kr/contents/cor/hbinf/book/book1/1388197_23139.jsp?menuItemId=s_h3831)

요약 치고는 본문 내용이 너무 많다 싶어 다수 생략!



『나이키 이야기』 라이온북스 / 2011년 9월 / 249쪽 / 13,000원


저자 트레이시 카바쇼

독창적인 탐사보도 능력을 인정받은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13년간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한 일간 신문의 기자이자 편집자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그녀는 2000년부터 전업 프리랜서의 삶을 시작해 미국 도처에서 발행되는 경영관련 간행물과 법률 잡지에 글을 썼다. 순도 100퍼센트의 나이키 이야기에 대한 열망 하나로 나이키가 시작된 그 지점으로 돌아간 그녀는 방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일류 스포츠 선수들, 마케팅 전문가, 나이키 경영진들의 인터뷰를 통해 나이키라는 기업의 ‘역사’를 담는 일은 유독 어려움이 많았다. 이 엄청난 작업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은 그녀는 지금 또 다른 꿈을 향해 뛰고 있다. 


역자 서종기

농구, 나이키, 록음악, 기타, 만화를 좋아하는 90년대 청소년이었던 그는 마이클 조던과 농구 대잔치, 마지막 승부, 그리고 슬램덩크의 열풍이 몰아치던 그 시절에 농구와 농구화에 빠져들었고 에어 조던 11탄을 시작으로 나이키 운동화와 인연을 맺었다. 어릴 때부터 갖고 싶었던 운동화를 걱정 없이 살 수 있어서 어른이 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고려대학교 졸업 후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 코리아에서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식물 역사를 바꾸다』『당신과 조직을 미치게 만드는 썩은 사과』 등이 있다. 



Short Summary

‘나이키’는 원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날개 달린 승리의 여신이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아는 단어가 되었다. 그러나 이 이름을 세상에 각인시킨 회사가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힌 덕분에 우리는 지금도 나이키라는 단어를 보면서 승리라는 본연의 의미를 잊지 않는다. 사실 나이키는 수많은 운동화와 의류, 장비와 장신구를 생산하는 일류 기업이라는 점 외에도 여러 면에서 그 명성이 자자하다. 육상선수와 코치가 만든 평범한 벤처 기업에서 시작한 나이키는 세계 최고 스포츠 스타들과의 제휴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수십 년에 걸쳐 나이키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데에는 마이클 조던, 보 잭슨, 존 맥켄로 같은 운동선수들이 큰 힘이 되었다. 


이후 나이키는 각 스포츠 분야의 인기스타들과 지속적으로 후원 계약을 맺고 이를 활용했다. 심지어 2009년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타이거우즈는 여전히 나이키 운동복을 입고 나이키의 로고와 이름을 계속 알리고 있다. 나이키의 공동 설립자인 필 나이트와 빌 바워만은 성공을 향한 강한 열망을 품고 있었으며, 운동선수들에게 최고의 운동화를 제공한다는 명확한 사업목표가 있었다. 이러한 정신은 오늘날 나이키 경영진에게 그대로 승계되고 있다. 


나이키와 관계를 맺고 있는 많은 스포츠 스타들은 어린 시절 나이키의 광고를 보면서 그들이 우상으로 여기던 스포츠 영웅과 하나로 맺어져 왔다. 이제는 그들 자신이 나이키라는 거대 기업의 일부가 되어 자신의 신발과 옷에 새겨진 그 유명한 로고를 자랑스럽게 뽐내고 있다. 선수들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환경친화적인 소재로 제품을 생산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나이키의 태도에서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나이키는 운동화 업계를 리드하며 벌어들인 엄청난 부를 세상과 나눌 줄 아는 기업이다.


나이키라는 이름은 'Just Do It'이라는 구호와 동의어로 여겨진다. 1980년대 등장한 이 유명한 문구는 여러 세대를 고무시켜 그들이 스포츠와 각자의 생활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게 해 주었다. 최고의 제품 개발을 위해 엄청난 시간, 자본, 노력을 쏟아부은 나이키는 탁월한 마케팅 능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스포츠 기업이 되었다.


차례

추천사

이야기를 시작하며 


story1 - 탁월한 영감을 불어넣다 

story2 - 승리의 여신이 이끈 미래 

story3 - Just Do It! 

story4 - 전설이 되어라 

story5 - 대학 스포츠에 전례를 남기다 

story6 - 나이키의 선수들이 흔들린 순간 

story7 - 첨단기술은 위험을 수반한다 

story8 - 업계의 모범이 되다 

story9 -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story10 - 부를 공유하다 

story11 - 결승선은 없다 


옮긴이 후기 



JUST DO IT

작가이자 경영 컨설턴트인 딘 드비어스는 운동화 산업을 휘어잡은 나이키의 행보를 주시해왔고, 이 회사가 광고에 어떤 노력을 들였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1982년 광고를 시작하기 전까지 나이키는 프로선수들과 대학생 운동부를 후원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 이러한 전략으로 이 브랜드는 열렬한 지지층을 획득했다. 그들의 신발이 운동선수에게 맞춰 제작된다는 말은 진정성을 얻었고, 이와 더불어 나이키는 선수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요인과 그들의 기질을 매우 잘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이 회사는 인간의 심정적 동기를 그 특유의 시선을 통해 이해하고 있으며, 또 거기서 파생되는 보상을 알고 있었다. 'Just Do It’ 광고는 이런 내용을 압축해서 나타낸 것이다. 경쟁과 건강한 신체가 안겨주는 활기, 도전을 구체화한 광고이다." 


1980년대의 시작과 함께 나이키는 기쁨의 폭죽을 터뜨렸다. 이 무렵 증권시장에 상장되었고, 테일윈드 운동화와 함께 나이키 에어 기술을 공개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나이키는 침체를 겪었다. 당시 나이키는 급격히 인기를 얻던 에어로빅 분야에 대해 큰 오판을 했고, 미개척지나 다름없었던 그 시장을 새로 등장한 경쟁자들에게 넘겨주면서 신발 업계의 리더라는 위치에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나이키는 1987년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혁신적인 에어쿠셔닝 시스템을 밖으로 드러낸 최초의 운동화, 즉 에어맥스를 세상에 알리며 신발업계의 왕좌를 재탈환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듬해 'Just Do It’이라는 광고 문구가 화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나이키의 기발한 광고는 이후 남은 1980년대 내내 이 회사가 줄곧 업계 수위를 차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1989년에는 '보는 뭐든지 잘해요'라는 광고가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미식축구와 야구에서 활약하던 보 잭슨을 주인공을 내세운 이 독특한 광고는 나이키가 크로스 트레이닝 분야로 점차 발을 넓히면서 탄생했다. 


1980년대 이래로 미식축구, 야구, 농구, 테니스, 축구, 골프 경기에서 이름을 날린 수 많은 선수가 나이키 운동화를 착용했다. 마이클 조던과 보 잭슨에서 시작된 그 면면은 코비 브라이언트, 마이클 조던, 아드리안 피터슨 등 셀 수 없이 많은 운동선수로 변화했다. 광고를 빛낸 얼굴이 오늘날의 스포츠 스타로 바뀐 것과 마찬가지로, 거기에 담긴 메시지 역시 시대에 맞춰 진화했다. 나이키는 2000년과 2002년 각각 '다음 날 아침(Morning After)'과 '움직여(Move)'라는 TV광고로 에미상을 받았다. 드비어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이키는 브랜드 전체가 현재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근원적인 수준에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이것을 잘 반영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런 특성을 기반으로 이 브랜드는 특유의 독창성을 잘 살려나갔고, 광고계의 흐름을 서서히 바꾸면서 거기에 큰 추진력을 부여했지요." 그는 나이키가 늘 새로운 유행을 이끌면서도 꾸준히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며, 한 브랜드를 움직이는 힘이 고객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첨단기술은 위험을 수반한다 

나이키의 디자이너들이 연구실에 발을 들일 때마다 그들의 창의력과 과학기술, 프로선수와 고객의 요구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많은 결과물이 탄생한다. 이 회사는 철저한 연구와 각종 개발 기획을 기반으로 삼아 동종업계에서 현재의 위치까지 올랐으며, 이러한 기술적 토대는 고객 충성도, 브랜드 지명도, 투자 수익률을 몇 배로 높여 주었다.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조사를 시작하면서 나이키가 만들어낸 수많은 제품을 보고 할 말을 잃을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아마 각 제품을 쭉 늘어놓은 채 거기에 적용된 기술만 설명해도 책 한 권은 거뜬히 나오고도 남을 것이다. 


나이키는 2009년 12월에 토털 900 레이저 3탄 축구화를 출시했다. 이 축구화에는 힘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샷 실드(shot shield) 기술이 담겨 있다. 화려한 색상의 골프화처럼 보이는 이 신발의 가격은 약 200달러이다. 이 제품을 구입하면 사용자 식별 코드가 제공되는데, 구매자는 이것을 사용해 나이키 사커 플러스 웹사이트에 접속한 후 이탈리아 프로축구 유벤투스 FC의 훈련 코치들로부터 슈팅 정확성을 키우는 방법과 각종 훈련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리버풀 FC에서 활약 중인 페르난도 토레스로부터 그만의 특수 기술을 배울 기회도 함께 제공한다. "저는 나이키 디자인 팀을 도와 이 축구화를 제작하는 데 참여했어요. 이 신발은 축구 경기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고 슈팅의 정확성과 힘, 그리고 휘어짐을 한층 높여주죠."라고 토레스는 말한다. 나이키 사커의 버트 호이트 본부장은 최상의 기능성 축구화가 등장하면서 이뤄진 기술적 혁신에 대해 이런 소견을 밝혔다. "이 기술이 나이키 사커 플러스의 디지털 교습 프로그램과 결합하면서, 이제 소비자들이 단순히 신발만 사는 게 아니라 실력 향상을 위한 종합 선물 세트를 갖추게 되었다는 거예요." 


최근 나이키가 개발하는 제품에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디자인 요소와 더불어 환경과 지속가능성 원리를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도 함께 담겨 있다.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는 스포츠계의 유명 인사들은 근래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 개념을 옹호하며 이 단어가 붙은 제품을 발빠르게 후원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친환경이란 해당 제품이 무독성 원료를 사용해 디자인되고 환경에 무해한 방식으로 제작된다는 의미를 달리 표현한 것이다. 1993년 그러니까 위의 단어가 유행하기 한참 전인 시절에 나이키는 신발 재활용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활동의 일환으로 헌 운동화를 모으고 갈아서 나이키 그라인드라는 분말을 만들었는데, 달리기 경주로와 각종 경기장을 만드는 데 사용된 소재의 이름으로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 아닌가 싶다. 나이키는 환경친화적인 제품에 컨시더드 디자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2009년 4월 지구의 날에 한정수량으로 출시된 '줌 MVP 트래쉬 토크' 농구화는 기능과 지속가능성의 결합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피닉스 선즈의 스티브 내쉬를 위해 디자인된 이 신발은 운동화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되었다. 


이 운동화에 대한 스티브 내쉬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지속가능성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주제입니다. 나이키와 저와 손을 잡고 동종업계에는 모범이 되고 또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지구 자원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신발을 제작한 것은 올바른 길로 향한 한 걸음이라 볼 수 있어요. 저는 이런 일을 솔선하게 도와준 나이키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 농구화가 컨시더드 디자인에 속하는 이유는 내쉬가 중요하게 여기는 '고쳐 쓰기, 재사용, 재활용' 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신발의 끈은 모두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섬유로 제작되었고, 깔창에는 재활용 발포고무, 그리고 갑피와 밑창에는 각각 재활용 가죽과 친환경 고무 소재가 사용되었다. 나이키는 2011년까지 모든 신발 제품의 디자인 기준을 컨시더드 디자인에 맞추고, 의류와 기타 장비는 각각 2015년 2020년까지 이 방침에 따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나이키의 제품 공급망에서 나오는 폐기물량이 현재보다 17% 정도 줄고 친환경 자재의 사용량은 20% 정도 늘게 된다. 굉장히 야심찬 계획으로 보이지만, 나이키는 운동화 업계에서 늘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는 회사로 유명하다. 


결승선은 없다

나이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이키 사람들은 변함없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펼치면서 후원 계약을 맺은 선수들을 응원하는 동시에, 지역 사회를 위해 뛰고 더욱 새로운 기술에 도전하며 매 순간 만반의 준비를 갖출 테니 말이다. 지금까지 나이키는 선수들의 생각대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제품을 주로 생산했다. 이렇게 순종적인 개념을 바탕에 깐 디자인은 스포츠 의류 산업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통념을 거부하고 논란에 직접 맞서는 이 회사 리더들의 사고방식과 다소 상반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사실은 이들의 경영 철학 역시 소속 선수들을 받들고 지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일까? 나이키의 각종 제품군은 이러한 경영진의 생각만큼이나 다양하고 화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 기업을 새로운 미래로 이끌 적임자인 마크 파커는 이렇게 말한다. "나이키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회사가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는 1979년 나이키 최초의 신발 디자이너 중 하나로 입사해 이 회사와 오랜 세월을 함께 보냈다. 지금까지 그는 임원으로서 여러 가지 중추적인 일을 담당하며 수많은 혁신적 기술과 변화에 추진력을 부여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나이키에서 생활한 덕분에 그는 두 설립자의 훌륭한 업적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필 나이트와 빌 바워만의 제휴가 완벽한 만남이었다고 말하면서, 명석하고 고집 센 두 사람의 기질이 회사를 경영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이 두 남자는 오리건 대학의 헤이워드 경기장에서 처음 만난 그 행운의 날부터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고, 수많은 이에게 감동을 안겨주며 결국 그 이상을 현실로 이루었다. 


마크 파커는 나이키의 성공을 이끈 힘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나이키가 살아남은 데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스포츠를 향한 열정이 중요한 비결이며, 선수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깊이 이해한 것 역시 생존비결에 속합니다. 행운도 따랐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저 나름대로 세운 지론이 있습니다. 저는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공통된 신념, 우리 모두가 더욱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오래 전 헤이워드 경기장에서 시작된 만남과 오늘날의 나이키를 잇는 찬란한 빛이 설립자 두 분의 마음을 강하게 연결했다고 믿습니다. 나이키의 본질을 지킨다는 말에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나이키가 업계를 선도하고, 선수들과 깊이 소통하고 세계 최고의 제품이 되기 위한 영감을 얻을 기회가 더욱 많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나이키는 설립자들과 앞으로 이곳을 계속 이끌어나갈 이들의 꿈을 투영한 기업이며, 우리는 모두 같은 믿음을 안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앞날에 결승선은 없습니다."

나이키가 살아남은 데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스포츠를 향한 열정이 중요한 비결이며, 선수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깊이 이해한 것 역시 생존비결에 속합니다. 행운도 따랐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저 나름대로 세운 지론이 있습니다. 저는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공통된 신념, 우리 모두가 더욱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 그리고 오래 전 헤이워드 경기장에서 시작된 만남과 오늘날의 나이키를 잇는 찬란한 빛이 설립자 두 분의 마음을 강하게 연결했다고 믿습니다. 나이키의 본질을 지킨다는 말에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나이키가 업계를 선도하고, 선수들과 깊이 소통하고 세계 최고의 제품이 되기 위한 영감을 얻을 기회가 더욱 많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나이키는 설립자들과 앞으로 이곳을 계속 이끌어나갈 이들의 꿈을 투영한 기업이며, 우리는 모두 같은 믿음을 안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앞날에 결승선은 없습니다. - P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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