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의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필요의 탄생』

헬렌 피빗 지음, 서종기 옮김, 푸른숲 출판사, 2021년 1월 22일 출간


원제는 REFRIGERATOR -The Story of Cool in the Kitchen- 단순히 '냉장고'로 해석되는 원제가 담당 편집자들의 고민 끝에 꽤나 관심을 끌 법한 제목으로 다시 태어났다. 애써주신 편집자 여러분께 고마운 마음이 든다. 출판사에서 출간 후 필요한 일들을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순서대로 착착 잘 해주어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뤄지고 서평도 많이 올라왔다. 이 책만 보면 정말 좋은 일이긴 한데... 작년에 다른 데서 나온 『마이클 조던』의 마케팅 전개 상황과는 심하게 비교되는 수준이라 놀라운 한편으로 속이 쓰리기도 하다.


일을 맡기 전에는 분량이 많지 않고 사진이 많아서 쉽게 생각했으나... 번역의 세계에서 언제나 예상과 실전은 다르다는 교훈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끼게 한 책.


완성한 번역문과는 관계가 없지만 그 전에 알아둬야 할 배경지식이 하도 많아서 자료 조사에 허리가 나가는 줄 알았다. 그래서 한동안은 엎드려서 일을 하기도.


문장 간의 연결이 너무 헐겁다고 해야 할까, 내용이 툭툭 끊어진다고 할까, 저자가 박물관 큐레이터인지라 정보를 많이 제시하기는 하나 단편적일 뿐더러 갑자기 다른 주제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아서 부드럽게 연결하려고 정말 골머리를 앓았다.


편집된 결과물을 보니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잘려나간 부분이 좀 있다. 글 다듬는 데 많이 공을 들였고 교정 상태도 중간에 한 번 봤으니 괜찮겠거니 하고 넘어갔다가 속이 쓰린 결과를 맞았다. 마지막에 한 차례 더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나 보다. ㅠㅠ 의도한 바와는 다르게 바뀐 문장도 적지 않은데, 그로 인해 발생한 오류 같은 것은 다 정리해서 출판사에 보냈다. 요즘은 2쇄를 찍는 책이 드물기에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올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재쇄가 가능하다면 모두 고쳐서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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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1-03-08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와 같은 심정이군요. 오류 수정을 위해서 간절히 재쇄를 고대하는...이 책도 시간 내서 읽어 보겠습니다. 제가 미시 역사를 좋아해서 진즉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JK 2021-03-08 15:41   좋아요 1 | URL
얼마 전에 전자책이 나오면서 수정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책이 나온 뒤에는 오류가 있든 말든 그냥 잊은 채로 편히 지내고 싶은데 마음만 그렇더라구요. 읽어주신다니 감사 드리고 저도 작가님의 재쇄 발행을 위해 한 권 힘을 보태겠습니다. ㅎㅎ

scott 2021-03-08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오류,재차 확인했는데도 ,,편집장이 자르고 편집하고 역자에게 묻지 않고 수정했나봐요 jk님 수정 원고 까지 교정도 힘드셨을텐데,,, 이책 장바구니로 들어가라 얍!

JK 2021-03-08 15:47   좋아요 1 | URL
최종 확인을 소홀히 한 제 잘못이 큽니다. ㅠㅠ 출판사는 한번 더 보겠느냐고 물어봤었거든요. 중간에 징하게 교정 작업하고 원고 확인도 하고 해서 양쪽 다 어느 정도는 그만 봐도 되겠다... 이런 생각이었는데 그럼에도 제가 붙들고 체크했어야... ㅠㅠㅠㅠㅠㅠ 교훈을 얻었다 생각하고 다음 책은 더 깐깐하게 봐야겠습니다.

2021-03-08 1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년 9월 초에 출간된 『마이클 조던 Michael Jordan』의 프롤로그. 

알라딘에는 책 미리보기가 업데이트 되지 않은 관계로 올려봅니다. 

이 책은 제가 2017년 6월부터 1년 반 동안 번역한 것으로, 농구의 정점에 해당하는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의 인생과 그가 거둔 무수한 성공 및 실패를 미국의 베테랑 농구 기자가 객관적으로 써내려간 전기입니다. 자서전에서는 흔히 미화되거나 삭제될 만한 일화들도 가감없이 실려 있어 기존에 널리 알려진 조던 신화와는 다른 관점에서 그의 삶을 평가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 조던은 알지만 농구 규칙은 전혀 모른다 하는 분들도 정말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니 많이들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Prologue


수비수의 눈이 저절로 커졌다. 인간의 눈과 머리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빠른 동작이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아마 슬로모션 영상으로 돌려본다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으리라. 하지만 인류에게 그 기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한 현란한 움직임을 그는 오롯이 맨눈으로 보고 막아야 했다.


결코 달갑지 않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상황이었다. 조금 전 농구 코트 한쪽 끝에서 공격이 중단되고 상대편의 속공이 시작되었다. 방금까지 공격하던 선수들은 모두 수비 태세로 돌아섰다. 그중 한 사람이 골대를 지키려고 코트를 전력 질주하지만, 다시 뒤로 돌아서는 순간 눈앞에 무언가가 나타났다. 붉은 옷을 입은 시커먼 형체가 드리블을 하며 엄청난 속도로 아수라장 속을 헤집었다. 검은 형체는 농구공을 좌우로 튕기다가 두 손으로 움켜쥐고는 걸음을 성큼 내디뎠다.


그때 입에서 혀가 삐져나왔다. 간혹 이 사이로 살짝만 보일 때도 있지만, 이번에는 수비수를 놀리는 듯 기괴하다 싶을 만큼 길게 혓바닥을 내밀었다. 상대편에게는 곧 눈앞에서 당할 덩크보다도 더 치욕적이고 불쾌한 기분을 안겨주는 표정이었다. 먼 옛날 전사들이 적을 위협할 때 그렇게 공격적인 표정을 짓지 않았던가? 어쩌면 그가 혀를 내미는 행동에는 그런 생각이 은연중에 깔렸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단순히 무언가에 집중할 때마다 혀를 삐죽 내밀던 아버지의 버릇을 그대로 물려받았는지도 모른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스물두 해째를 맞이한 젊은 마이클 조던은 명백한 공격 의지를 드러내고 죽음과 파괴를 일삼는 시바 신처럼 혀를 길게 내민 채 골대로 돌진하였다. 그러나 혀는 금세 입 안으로 모습을 감추고, 그는 크게 걸음을 내디뎠다.



어깨높이까지 공을 들어 올린 그는 자유투 라인에서 뛰어오르며 두 손을 공중에서 휘저었다. 이미 무너진 수비 대형을 헤치며 떠오른 거구는 골대로 접근하며 공을 커다란 오른손으로 옮겨 쥐었다. 그는 고개를 쳐든 코브라처럼 팔을 위로 펼치고 홀로 유유히 날아올라 공격 지점을 확인하였다. 관중은 쿵 소리를 내며 넘어진 수비수의 모습에 열광하였다. 이런 반응은 마치 조건반사 같았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사자의 가젤 사냥 장면을 뚫어져라 볼 때처럼 동물적인 본능을 따른 것일지도 모른다.


조던이 속공 마무리 단계에서 보인 움직임은 이륙부터 착륙까지 거의 완벽한 포물선을 그렸다. 얼마 후 물리학계의 석학들을 비롯하여 미 공군 장교까지 그 궤적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며 당시에 전 세계 시청자들이 궁금히 여기던 ‘과연 마이클 조던은 하늘을 나는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들은 조던의 ‘체공 시간’을 측정한 뒤, 그가 공중을 나는 듯 보이는 까닭이 빠른 도약 속도에 의해 가속도가 더해지면서 생기는 일종의 착시 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조던의 허벅지와 종아리 근력, 근섬유의 빠른 수축 속도나 공중에서의 ‘균형성’도 함께 언급했지만 대중에게는 설득력이 부족했다.


조던이 자유투 라인에서 골대까지 비행하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1초.


사실 오늘날 미국 프로농구(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 이하 NBA)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엘진 베일러나 줄리어스 어빙도 체공 시간은 상당했다. 하지만 그들의 전성기에는 그 모습을 전달할 만한 영상 기술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에어 조던은 그들과는 어딘가가 달랐고, 새로운 현상 같았으며, 고리타분한 구시대와의 결별 같았다.


농구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등장한 수많은 선수 가운데 하늘을 난 사람은 오직 그뿐이었다.


조던은 프로선수 생활 초기에 자신의 경기 영상을 본 뒤 그 질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제가 하늘을 난 거냐고요? 실제로 그런 것 같아요. 아주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진귀한 재능이란 일순간 하늘을 가로질러 사라지는 혜성과도 같은 것. 오직 타고 남은 광채의 흔적만으로 그 존재를 알 수 있을 뿐이다. 농구 하나로 수년간 전 세계를 매료시켰던 조던이 코트를 떠난 후 팬들과 언론, 그와 함께했던 여러 코치와 팀 동료들은 지금도 그 시절에 벌어졌던 놀라운 일들을 이해하려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점은 마이클 조던 본인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과거에 이런 의문을 품었었다.


“저도 이 모든 일이 먼 훗날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궁금해요. 그때 가서는 과연 현실처럼 느껴질는지 모르겠어요.”


그것은 모두 진짜였을까? 세월이 한참 흐른 뒤 조던이 만인 앞에서 옛일을 되돌아보던 날, 네티즌들은 퉁퉁 부은 얼굴로 우는 그를 그동안 NBA 구단을 경영하며 일으킨 실수나 개인적인 결점과 얽어매어 심하게 조롱하고 욕했다. 하지만 그러한 평가도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했던 선수 시절의 업적까지 가리지는 못했다.


어릴 적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마이크’ 조던으로 불렸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군이 되느냐 마느냐를 고민하던, 어찌 보면 미래가 불확실했던 평범한 청소년이었다. 그러다가 1980년대 초에 농구장의 대천사 ‘마이클(대천사 미카엘의 영어 이름)’로 놀라운 변신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나이키가 조던의 힘을 빌려 거대기업으로 부상하고, 그도 곧 스포츠용품 업계의 젊은 지배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 지위는 그에게 자유와 속박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이후 조던이라는 이름은 빼어난 능력을 나타내는 대명사가 되었다. 하지만 어느 분야의 누구도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을 능가하지는 못했다. 이런 관점에서 시카고의 베테랑 스포츠 기자 레이시 뱅크스는 ‘조던의 능력을 뛰어넘는 건 그의 자신감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과거에 프로농구는 ‘다 큰 어른들이 속옷 같은 것을 입고 설쳐대는 스포츠’라고 폄하 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조던의 ‘비상’과 더불어 한 단계 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또 처음에는 크게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지만 조던이 등장하면서 스포츠 세계에는 서서히 ‘멋’이라는 요소가 생겨났다. 곧이어 미국 텔레비전 방송의 영향력이 정점에 이르자 그는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1991년에 그를 주제로 제작된 게토레이 광고 음악은 공개되자마자 순식간에 청소년들의 주기도문이자 어디서든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이 되었다.



‘Sometimes I dream that he is me. You've got to see that's how I dream to be…… If I could be like Mike……(나는 가끔 이런 꿈을 꿔. 바로 그 사람이 되는 꿈. 다들 내 꿈이 뭔지 들어봐…… 정말 마이크처럼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중문화와 기술의 결합은 조던을 스포츠계와 세계 소비 시장을 지배하는 신처럼 비교 불가능한 위치에 올려놓았다. 세상 사람들은 그의 놀라운 활약에 열광했다. 한때 그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이하 UNC) 농구부의 일개 선수 정도로 치부했던 농구 전문 기고가 아트 챈스키는 나중에 시카고를 방문한 뒤 경탄을 금치 못했다.


“저는 시카고 스타디움을 가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마이클은 코트를 오갈 때 주로 골대 뒤편의 통로를 이용했는데, 그 근처를 지나기만 해도 사람들 반응이 굉장하더군요. 누구랄 것도 없이 모든 이들이 열광했죠. 경기 시작할 때부터 그런 자리에 앉으려면 꽤 큰돈이 들어요. 그런데 다들 몇 발자국 앞에서 마이클을 보려고 그 자리를 원하더라고요. 표정을 보니 다들 무슨 구세주라도 만난 것 같은 얼굴이었어요. 경기가 끝나고 탈의실에서는 기자들이 마이클 앞에 발 디딜 틈도 없이 모여들었고요.”


구세주, 실로 그러했다. 조던을 향한 숭배는 해가 갈수록 심해져서 시카고 불스의 홍보부장이었던 팀 핼럼은 그를 예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때때로 핼럼은 홍보부 직원들에게 이렇게 묻곤 했다.


“자네, 오늘 예수님을 만나 뵈었나?”


조던이 그만한 선수로 발전하기까지는 분명히 행운이 뒤따랐다. 과거 NBA에서 활약했던 랄프 샘슨은 대학 시절에 조던과 올해의 선수 타이틀을 두고 다투던 경쟁자로서, 이후 수년간 오랜 적수의 성장을 유심히 지켜봤다. 샘슨도 인정했듯이 사실 조던은 뛰어난 신체 조건과 견줄 데 없는 성실성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이룬 성공에서 운이 차지하는 비중을 간과할 수는 없다. 선수 시절에 최고의 감독과 코치들, 훌륭한 동료 선수들과 함께하는 축복을 누렸기 때문이다.


랄프 샘슨. NBA 입성 초기 휴스턴 로케츠에서 하킴 올라주원과 이룬 일명 '트윈 타워'로 명성이 자자했다.


“마이클은 열심히 시합에 임했고, 몸에 익지 않은 기술이 있으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늘 노력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마이클은 좋은 팀에 있었고 전반적인 여건이 괜찮은 편이었죠. 선수들의 재능을 잘 알아보는 좋은 코치들이 있어서 마이클을 중심으로 팀을 유기적으로 잘 짜줬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그런 여러 가지 조합 덕분에 지금의 마이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샘슨이 2012년도 농구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 전날 인터뷰에서 한 말이었다.


물론 누구도 마이클 조던의 삶을 만든 놀라운 사건들을 당사자만큼 잘 알지는 못할 것이다. 나이 오십에 이른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이밍입니다.”


그러나 타이밍과 행운은 조던 신화를 만든 밑바탕에 불과하다. 스포츠 심리학자 조지 멈포드는 만 서른둘이라는 나이에도 훈련 중에 무지막지한 에너지를 쏟아내던 조던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불스 구단에 고용되기 전에 조던의 왕성한 욕구나 잠을 거의 자지 않는 특성 등을 이미 전해 들었던 멈포드는 이 팀의 슈퍼스타가 혹시 조울증에 걸리지는 않았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멈포드는 당시 훈련 광경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스포츠 심리학자 조지 멈포드. 1990년대 후반 시카고 불스에서 mindfulness(마음 챙김) 훈련을 담당했다.


“마이클은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았어요.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서 사방에 뿌려댔지요. 저는 마이클이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가 기억하기로 조던의 반응은 분명히 조증에 가까웠다. 조울증에 걸리면 기분이 극단적으로 들뜨는 기간과 심하게 가라앉는 기간이 번갈아 나타난다. 멈포드는 이후 몇 주간 조던에게서 우울증의 조짐이 나타나는지 자세히 관찰했다. 그러나 한참을 지켜본 뒤 극히 활동적이고 과하다 싶을 만큼 경쟁적인 심리가 조던의 평소 상태임을 깨달았다. 매사추세츠 대학 시절에 농구부 활동을 하며 줄리어스 어빙과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썼던 멈포드는 우수한 운동선수들을 관찰할 기회가 많았다. 그런 그는 조던이 그들과는 완전히 다른 부류라고 결론지었다. 다른 선수들은 육체적, 정신적인 능력이 최고로 발휘되는 ‘무아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는 반면에 조던은 그 경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멈포드는 그 점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마이클은 동기부여를 할 만한 목표를 찾으면 늘 그런 상태가 될 수 있었어요. 선수들은 그 영역에 도달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 역시 길어지길 바라지요. 하지만 그걸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자기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계속 집중하는 그런 상태를 줄곧 지탱한다는 건 초인이나 다름없어요. 한마디로 마이클은 딴 세상에서 온 사람 같다고나 할까요?”



시합 중에는 또 어땠을까? 멈포드는 이렇게 말했다.


“마치 태풍의 눈 같았습니다. 주변 상황이 정신없이 돌아갈수록 점점 더 침착해졌거든요.”


조던은 프로선수가 된 후 그 능력을 팀 스포츠라는 틀 안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늘 고민했다. 그는 무엇보다 승자가 되고 싶어 했다. 처음 관중의 시선을 끈 것은 화려한 ‘에어쇼’였지만, 그 쇼를 유지한 힘은 그의 넘쳐나는 승부욕이었다. 이후 사람들의 관심은 조던에게 무한한 추진력이 되었고, 이윽고 그는 자신과 맞닥뜨린 모든 상대를 시험하기에 이르렀다. 조던은 사랑하는 연인과 친구들의 신의를 시험했고, 팀 지도부와 동료들이 자신만큼 단단히 정신무장을 했는지도 시험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는 더 많은 이를 시험에 들게 했다. 이런 부분에서 가혹하기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UNC 농구부 선배이자 동료였던 제임스 워디는 그런 조던을 ‘깡패 같은 놈’이라고 묘사했다.


실제로 조던도 1998년에 인터뷰에서 그 점을 인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제가 남들한텐 좀 힘든 사람일 수 있어요.”


사실 그가 가장 많이 시험한 대상은 자기 자신이었다. 그는 경쟁으로 가득했던 생애 초반에 자신의 비밀을 알아냈다. 스스로 강한 압박을 가할수록 더 큰 능력이 나타난다는 특성이었다. 이후 그 깨달음은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결과를 낳았다.



시카고 불스에서 전술을 담당하며 역대 어느 코치보다도 조던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텍스 윈터는 60년간 농구계에 몸담으면서 그토록 난해한 인물은 처음 봤다고 한다. 그는 조던과의 동반자 관계가 끝나갈 무렵 이런 말을 했다.

“마이클의 성격은 진짜 한번 연구해볼 가치가 있어요. 녀석이 지금처럼 까다로워진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 머리로 그걸 단박에 이해하기는 어렵겠죠. 물론 내 나름대로는 그놈을 잘 분석했다고 봅니다만, 여러모로 신기한 녀석인 건 분명합니다. 그건 앞으로도 변함없을 거고, 아마 마이클도 본인 성격을 다 이해하진 못할 거요.”

2009년에 농구팬들은 조던의 유별난 면모를 알게 되었다. 그는 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식 연설에서 선수 시절에 만난 주요 인물들을 혹평하여 잡음을 빚었다. 그중에는 대학 시절 은사였던 딘 스미스도 있었다. 선수 시절의 동료들과 방송해설자들, 팬들은 그 연설이 끝난 뒤 놀라움과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그 옛날 완벽한 인간으로 상상했던 마이클 조던이 아니었다.

그동안 우리는 그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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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08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마지막 문장 ,,,,모든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는것 그럼에도 조던, 조던,

JK 2021-03-08 15:37   좋아요 1 | URL
제가 어릴 적에 보던 마이클 조던은 정말 완벽했습니다. 여전히 백인이 중심이던 세상에서 피부색과는 무관하게 모든 이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인물이었고 그를 둘러싼 모든 역사가 완벽해 보였는데, 나이가 들고 이 책을 번역하면서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마이클 조던이라는 스타는 곧 제 어린 시절의 꿈이었기에 그의 현실을 알고 저 어마어마했던 거인도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조금은 안타깝고 슬프고 그랬습니다. 그럼에도 놓지 못하고 잊지 못하는 빛바랜 꿈 같은 존재...
 


『새들의 밥상』에 새가 먹는 나무 열매 이야기가 나와서 궁금증에 뒤이어 읽게 된 책. 

현재 내가 보는 책은 2008년에 나온 구판이고 상품 정보로 걸어둔 건 2015년에 나온 개정판이다. 

전공이 이런 분야 비스무리한 쪽이라 2008년에 언젠가 읽어보겠다고 샀다가...... 거의 13년을 책장에서만 묵었네;;

그래도 결국은 펴볼 날이 와서 다행이다 싶다만은 백과사전처럼 정보를 나열한 것이라 소설처럼 슥슥 읽히진 않는다. 이런 책은 왠지 지면에 실린 지식을 외워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주기도 하거니와 한 번 읽어서는 실생활에서 어떤 나무를 보자마자 척 맞출 만큼 도움이 되지도 않기 때문에 잠시 펴서 보고는 이내 접어두게 된다. ㅠㅠ 그래서 첫 페이지 넘긴 지 꽤 시일이 지났는데 끝을 못 내는 중.

다행히 아는 나무가 좀 나와서 중간중간에 부담이 살짝 줄어드는 때가 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식물을 눈여겨 본 것이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고. 각 나무 이름의 어원이 무엇인지 많이 나오는데 책 초반에 나도밤나무와 너도밤나무의 접두어 설명이 재미있었다. 웃음기 하나 없는 진지한 책인데 어쩐지 나무들이 우리도 밤나무로 불러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아 빵 터졌음. 참고로 나도 이번에 알았지만 나도밤나무와 너도밤나무는 밤나무가 아니었다! 


* 나도: 원래는 완전히 다른 분류군이지만 비슷하게 생긴 데서 유래

예) 나도국수나무, 나도밤나무, 나도박달


* 너도: 원래는 완전히 다른 분류군이지만 비슷하게 생긴 데서 유래

예) 너도밤나무, 너도양지꽃


이 책의 단점을 하나 들자면 명색이 도감인데도 사진이 좀 부족해 보인다. 페이지마다 하나씩 들어가긴 했는데 식물은 성장 상태나 계절에 따라서 생김새가 다를 수 있기에 더 다양한 사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종자, 열매, 꽃, 잎 형태 등등.... 게다가 일부 나무는 설명만 있고 사진이 없다. 개정판에서는 이런 문제가 개선됐는지 모르겠다. 

현재 중간 정도까지 봤는데 낮에는 일감으로 눈여겨본 원서들을 보고 공부 삼아 다른 책을 하나 더 펴놔서 이 책을 언제 다 볼지는...? 그래도 언젠가 다 읽긴 하겠지 뭐.

* 나도: 원래는 완전히 다른 분류군이지만 비슷하게 생긴 데서 유래
예) 나도국수나무, 나도밤나무, 나도박달 - P13

* 너도: 원래는 완전히 다른 분류군이지만 비슷하게 생긴 데서 유래
예) 너도밤나무, 너도양지꽃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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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03 2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도와 나도 밤나무 서로 생태계에서 경쟁하다가 이도저도 아닌 먹지 못하는 밤나무가 됐을지도 ,,,도감 책의 생명은 선명한 사진 도판인데 아쉽네요 ^.^

JK 2021-03-04 17:14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셋 중에 경쟁에서 이긴 녀석이 먹을 수 있는 밤나무가 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식물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이런 도감은 경쟁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사진이 많아지면 가격이랑 두께가 늘고 뭐 그런 문제도 있으니 어느 정도 타협을 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켄 일구나스 지음, 구계원 옮김, 문학동네 출간.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학자금 대출로 고생하는 청년들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 같은데 미국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이 책은 앨프리드 대학교와 버펄로 대학교에 다니면서 학자금 대출로 2만 7,000달러나 빚을 진 켄 일구나스의 경험담을 다루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에 가고 수업을 듣고 별다른 교내 활동 없이 하교하여 친구와 컴퓨터 게임을 즐겼던,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미국 고등학생보다 80~90년대의 우리나라 고등학생과 생활이 닮은 듯한 저자는 그 나이대의 청소년들이 흔히 그렇듯 '다들 가기 때문에' 대학교에 진학하고 그 '진지하지 못한 결정' 때문에 우리 돈으로 약 3,000만 원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면 어딘가 취직을 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지만 현실에는 자신과 똑같은 학생들이 넘쳐났다. 


저자는 이 시점부터 고민을 시작한다. 아무 고민 없이 지냈던 고교 시절과 무심코 한 대학 진학 결정, 막연히 선택한 전공, 사회 구성원들에게 빚을 지우는 현대 사회와 대학 체계의 문제점 등에 관해서. 그러다가 어느 날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빚을 갚기 위해 원치 않지만 매일 같이 나가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알래스카를 향한다. 


여름방학에 알래스카의 콜드풋에서 모텔 청소 일을 하다가 휴일에 블루클라우드라는 산을 오른 그는 거의 죽을 만큼 고생을 하고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느꼈다. 그 후로 알래스카는 저자의 또 다른 고향이 되었다. '자신이 바라는 진짜 삶'에 대해 쉬지 않고 고민하던 일구나스는 버펄로 대학 졸업 후에 다시 알래스카를 찾아와 모텔 청소부, 임시 조리사, 여행 가이드, 쓰레기 청소부 일을 하고 히치하이커와 뱃사공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 번듯한 기업에서 큰돈을 벌며 일하지는 않았지만 알래스카에서 숙식을 공짜로 해결하며 번 돈을 모두 빚 갚는 데 쓴 덕분에 오히려 통장 잔고가 늘기까지 한다. 


대학 때문에 빚을 지고 빚 상환을 위해 고된 경험을 했지만 그 경험을 통해 저자의 마음속에는 인문학 교육을 받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그리하여 세상을 보는 눈을 더 키우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고 숙식에 드는 비용을 최소한으로 낮추기 위한 '봉고차 생활'이 시작된다. 학교 주차장에 봉고차를 세워놓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짠했지만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바를 실천하기 위한 결연한 의지에 끝까지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초반에 70쪽 정도까지는 긴장감이 들지 않아 조금 졸리기도 했지만 저자가 알래스카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부분부터는 거의 책을 놓지 않고 본 것 같다. 자연 묘사가 아주 세밀하지만 그게 오히려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은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자잘한 영미식 표현이 문장에 다 들어간 걸 보면 번역자가 단어 하나도 빼놓지 않고 우리말로 살리려고 노력한 것 같은데 아주 가끔 '이런 건 아예 빼버렸으면 더 자연스레 읽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꽤 좋은 번역이었다는 느낌. 다른 말 필요 없이, 재미있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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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2-17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고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제 아이들 ^^

JK 2021-02-18 14:26   좋아요 1 | URL
소설처럼 쉽게 읽히고 좀 더 열심히 살아보자, 이런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하지만 읽다 보면 ‘이렇게까지 빡세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저자가 20대 초반에 인생관이 바뀐 뒤로 주변 상황에 맞춰 흘러가는 대로 살면서 경험한 것을 글로 남긴 건데,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좀처럼 선택하기 어려운 생활이 이어지기 때문에 계속 놀라워 하며 읽었습니다. 자기계발서처럼 요점을 조목조목 짚어주지는 않지만 삶을 바꾸려는 의지, 그 과정에서 필요한 융통성, 유연성, 인간 관계... 같은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확인할 수 있었네요. 그래도 일부분 어른들(?)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혹시라도 자녀분들께 권하시려면 먼저 책을 보고 판단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레이스 2021-02-18 14:2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작은 새를 좋아해서 평소에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며 관찰을 하곤 한다. 

참새와 박새, 직박구리, 멧비둘기, 까치 정도가 아파트 안팎에서 흔히 보이는데 이런 새들에 막 관심이 생겼던 재작년에 마침 이 책이 나와서 구입했더랬다. 그 사이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고 이래저래 집 근처를 벗어나지 않는 생활을 하면서 새 관찰을 계속 해왔지만 책 자체는 계속 책장에 꽂아둔 채로 읽지 않다가 이제야 다 봤다. 


노랑텃멧새는 동네 큰 나무 위에서 떼로 모여 있는 걸 자주 봤다. 바짝 선 머리 깃이 특색. 


글이 많지 않고 그림의 비중이 커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책이지만 작가가 공 들여 그린 세밀화를 허투루 지나치고 싶지는 않아서 색색으로 묘사한 새털의 미세한 결과 나뭇잎맥, 나무 껍질의 질감 표현까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각 페이지에 실린 그림들은 대체로 크기가 작은 편이다. 그러나 디테일을 보면 원화를 그린 화폭이 그리 작지는 않았을 것 같다. 실제 그 크기는 어떨지, 어느 정도로 인내심을 발휘해 새의 깃과 풀잎을 묘사했을지 상상해보고 그 노고에 감탄하면서 보다 보니 한 페이지 넘기는 데 적잖이 시간이 들었다. 


박새도 귀엽긴 하지만 쇠박새한테 조금 밀린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쇠박새.


우리나라의 텃새와 철새들이 사계절 동안 먹는 먹이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므로 새에 관한 정보가 아주 많지는 않다. 부담스럽지 않게, 편히 읽을 만한 분량인데 하나 아쉬운 점은 존댓말로 쓰인 글이었다. 작가가 어린이 그림책을 많이 내서 그런지 이 책 역시 주요 대상 독자가 아이들인 듯했다. 그래서 글이 둥글둥글하게 대부분 '-요'로 끝나는데... 내 입장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머리에 넣는데 방해가 되었달까, 도무지 빨리 읽히질 않았다. 그게 성인으로서 이 책을 읽을 때 느낀 단 하나의 단점이었다. 


한 마리만 있어도 너무나 시끄러운 직박구리.. 


며칠 전에 뒷산 덤불 사이에서 곤줄박이를 보았다.


반대로 '아이들이 보는 책'이기에 좋은 점도 있었으니, 새의 생태를 언급하면서 필수적으로 나와야 할 전문용어들이 모두 한자어 대신 순한글 표현으로 실린 것이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귀여운 새의 모습과 아름다운 수채화를 만날 수 있는 이 책, 그림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만간 후속작도 나오면 좋겠네. 


귀요미계의 슈퍼스타, 뱁새. 동네 뒷산 덤불에서 자주 보여서 그때마다 따라다니며 추격전(?)을 벌이곤 한다. ㅎㅎ


이 책 덕분에 오랫동안 손 놓고 있었던 그림을 다시 그려봤다. 뱁새는 너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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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2-09 2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예쁘네요!! 제가 찾던책!

JK 2021-02-10 13:34   좋아요 2 | URL
정말 예쁜 책이에요. 보고 있으면 마음이 몽실몽실해집니다.

scott 2021-02-09 22: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jk님 번역만 잘하시는게 아니라 그림, 스케치도 소질이 엄청나쉼 초롱초롱한 새의 눈동자 ɾ⚈▿⚈ɹ

JK 2021-02-10 13:38   좋아요 2 | URL
칭찬 감사합니다. ㅎㅎ 어릴 적에 그림 그리길 좋아했는데 대학 들어간 뒤로는 전공도 아니고 흥미도 좀 떨어지고 해서 줄곧 손을 놓고 있었네요. 뱁새 눈을 신경써서 그렸는데 알아봐주시니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