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숯 더미에 등을 대고 누워 있었다. 새하얀 불똥이 눈앞에둥둥 떠다녔지만, 의식을 잃어버리는 자비는 주어지지 않았다. 얼마나 비명을 질러댔는지 목이 다 쉬었다. 살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연기가 눈에 들어가 따가웠다. 온몸에 부글부글 물집이 잡히히고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살이 한 꺼풀 홀랑 벗어져 그 아래 맨 조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p.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둘다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카스웰이 크레스의 귓가에 다급히속삭였다. "이따가 마저 할까?"
크레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신을 추슬렀다. 여기가 어디인지도잘 기억 나지 않았다. 카스웰은 크레스를 가린 채 문 쪽으로 몸을돌렸다. 그녀는 카스웰의 팔꿈치 틈새로 빠끔히 내다보았다. 문간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을 등지고 선 근위병의 윤곽이 보였다.
p.2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더와 레바나의 마지막 싸움!

카이토는 아수라장 한가운데 못 박힌 듯 우두커니 서 있었다. 레바나는 비명을 질렀다. 아니, 악을 썼다. 평소에는 노래하듯 감미롭게 말하던 그녀가, 지금은 귀청을 찢을 듯 거친 목소리로 고함을 쳐댔다. "그년을 찾아!" "여기로 데려와!" "죽여!" 하지만 그녀의 명령을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p.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랑은 신부의 왼쪽 손목에 리본을 세 번 감아주십시오. 이는 두사람의 가약을 영원히 묶는 사랑, 명예, 존경을 상징합니다."
카민 수상은 그렇게 말하면서 벨벳 리본 타래를 길게 풀었다. 그리고 쟁반에 놓인 반짝이는 은 가위를 집어 들어 리본을 자른 뒤,
리본 토막을 카이토의 손바닥에 올려주었다. 보름달처럼 아른아른빛나는 상아색 리본을 보며 카이토는 얼굴을 찡그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카이토의 손목에는 지구를 상징하는 푸른 빛깔의 실크 리본이 감겨 있었다.
p.5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직원 전용 통로는 완전히 암흑에 잠겨 있었다. 스칼렛은 가만히서서 주변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문 밖에서 새어 들어오는 새 울음소리밖에는 아무런 수상쩍은 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공기 중에 짙게 떠도는 사료, 건초, 배설물 냄새를 맡고 있으니 고향의 농장 생각이 났다.
p.3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