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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 - 오십, 운동에서 깨달은 삶의 지혜
김희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p5. 내 자신조차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목표를 향해 가며 겪었던 수많은 실패를 통해 비로소 진짜 나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나 자신을 알고 싶다면 어렵고 불편한 상황에 스스로를 놓아 보자 내가 아는 한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가장 힘들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보인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쟁취하는 근성이 있는지 없는지, 빈번히 찾아오는 유혹과 타협하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지 없는지, 자기 합리화의 늪에 빠진 내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 없는지, 나의 신념이 틀릴 수 있다는 유연한 사고가 있는지 없는지, 시련에 대처할 결단력이 있는지 없는지.
=> 이 책은 꾸준함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50대 중반이라고 믿기 어려운 몸과 근력을 가지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관련된 운동을 한 것이 아니고 40대 중반에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는 재능도 개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저자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건 거의 매일 하루에 몇 시간씩의 훈련을 빠지지않고 했기 때문이다.
1년 간 턱걸이 챌린지를 하며 느낀 것이지만 '꾸준함'의 힘은 정말 무시무시했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턱걸이 10개의 벽이 지나고나니 한 순간이다. 저자도 목과 어깨 등이 굳은 현대인에게 철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만 턱걸이에 가기 전, 매달리기를 먼저 권한다. 매달려보고 오래 매달릴 수 있게 되면 좌우로 흔들어보고. 그렇게 흔들수 있게 되면 그 다음엔 '한 팔' 매달리기가 가능해진다고 한다.
사람이 한 팔로 쉽게 매달릴 수 있으면? 그 다음은 당연히 한 팔 턱걸이도 가능하지 않을까? 턱걸이를 하면서도 한 팔 매달리기는 부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해보지 못했는데, 저자가 추천하는대로 아침에 일어나면 매달리기부터 다시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p50. 친구의 죽음은 나에게 인생의 덧없음과 불확실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고, 동시에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결심을 더욱 확고히 했다. 나에게 인생의 본질과 의미를 깊이 고민하게 만들었고, 어떤 길이 나에게 진정으로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하고자 하는 일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그동안의 사회생활에서 쌓인 수많은 인간관계와 사회적 네트워크도 중요한 것이지만, 그 중에서 의미 없는 관계는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는 것 역시 이해하게 되었다. 30년의 사회생활 동안, 나는 많은 사람들과 만났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 관계 중 일부는 실질적인 의미가 없거나, 내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관계들은 에너지를 소모시키거나, 내 삶의 진정한 가치를 흐리게 만든다. 결국, 진정한 인간적 친분은 의미있는 관계에서만 찾을 수 있었고, 그 외의 관계들은 자연스럽게 끊어졌다.이 과정을 통해 나는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 조금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와 함께하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가 하는 것이며, 그것이 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결정한다. 나는 이제 사회적 지위나 외적인 성공보다 내면적인 만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 나이를 먹고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면서 인연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의미있는 관계란 어떤 것일까? 저자는 젊어서는 일하느라 나이 먹어서는 갑자기 새로운 운동 등 경험과 도전을 하느라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자신처럼 도전하고 사는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고명환 작가님 표현을 빌리면 아마 '사람의 무늬'가 서로 비슷하여 둘이 있을 때 그 무늬가 이어져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이여야 의미있는 관계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가끔 내 무늬와 일부 이어지는 무늬가 있어 친해졌다가도 같이 그려나가는 그림이 엉망인 사람과는 결국 멀어지게 되고, 이런 그림도 저런 그림도 괜찮은 사람과는 좀 더 친해지고 그런 거 같다.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는 일단 서로 업무가 잘 되는게 중요하다. 업무가 잘 맞으면 사적으로도 좀 더 친해지는데, 업무만 잘 하는 사람도 있고 인간 자체가 너무 좋은 사람도 있고 각양각색이다. 자연스럽게 좀 더 이어지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생겼다. 이 관계들에 대해 나도 잘 생각해보면 내가 무엇을 중히 여기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알 거 같다!
p71. "Keep calm and carry on"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본연의 일을 묵묵히 하라. 그냥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말이 맞다.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는다면 적어도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은 분명히 막을 수 있다.
=> 무심하게 꾸준하게. 루틴이 된 활동은 감정적 소모를 덜 하게 한다. 그리고 이 사실은 건강으로의 한걸음과 연결된다.
p80. 내 자신을 포함해 내가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관점에는 '그가 얼마나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나'가 있다. 10대에서 20대까지는 부모에게 받은 것이 그 사람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때의 자기 모습이 자신이라고 착각하는 실수를 흔히 범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30대를 거쳐 40대가 되면 비로소 자기애를 가지고 스스로를 얼마나 혹독하게 키워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이 보여진다. 노력 없이 얻어진 것은 소리 없이 소멸되어, 과거의 누구였는지는 상관없어진다. 그러므로 지금 현재 그 사람이 어떤 태도와 관점으로 삶을 살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게 된다.
=> 많이 와닿은 문장이다. 어려서는 타고난 것과 재능이 참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다가 점점 어디선가 불쑥 실력을 쌓고 나타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오늘 같이 근무한 팀장님도 지방대 법대 가서 사시 합격하고 일하는 처남 얘기를 해주셨는데, 군대 갔다오더니 갑자기 변했다고 한다. 무슨 계기였는지 궁금.
아무튼 불타는듯한 열정은 없이 살아온 나라서 스스로를 혹독하게 키워오진 못했는데 이 부분이 항상 아쉽다. 물론 이 책을 보며 나도 여전히 도전하기에 많이 젊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냥 문득 든 생각은 내 삶은 그릇을 빚는 느낌으로 살아온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뜨겁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섬세하게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p109. 가끔씩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과연 내가 올바른 선택을 했을까?" 하지만 곧바로 깨닫는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을 통해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지만, 동시에 그 선택으로 인해 얻는 것도 있다. 그것이 바로 삶의 균형이다.
=> 사실 이 책은 50대 분에게 선물로 드리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생각보다 운동 얘기가 적어서 망설여지긴 하는데 뭐든지 한쪽의 극에 다가가면 다른 것들과도 통하리라 생각한다. 그분은 등산 쪽으로 정통하신 느낌이기에... 아마 산을 다니며 했던 수많은 생각들과 저자의 생각이 맞닿는 부분이 있어 통하기도 하고 어떤 변화를 불러일으킬 계기가 될 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사소한 것 말고 철봉에 매달리길 권하고 있다. 아직도 철봉에 매달리지 않고 목과 등, 어깨의 통증만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면 철봉에 매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