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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대인의 지혜수업 - 복잡한 세상을 명료하게 보는 힘
심정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런 류의 책은 어릴 때 많이 봐서 그만봐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에는 유대인들의 '토론'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듯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토론까지 가기 전에 '지혜'들에서 참 많이 좋았다.
일반적으로 이렇게 소챕터 여러 개로 구성된 책은, 어떤 챕터는 내용이 참 좋고 어떤 챕터는 내용이 그저 그런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계속 페이지를 넘겨서 챕터가 넘어가도 모든 내용이 다 좋았다!
그래서 어떤 내용을 리뷰에 남길지 고민이 된다.
p22. 섣부른 판단을 보류하라.
=> 이 챕터에는 '신의 눈으로 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얼핏 보기에는 착하게 살았는데 안 좋은 일이 생기고, 욕심많은 부자에게 좋은 일이 생기는 거 같다. 결국 너무 궁금한 랍비가 선지자에게 질문을 하는데...
그동안 내공이 쌓여서인지 나도 선지자가 '이 도시의 모든 사람이 지도자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에서는 느낌이 쌔했다. 그리고 곧바로 따뜻하고 친절한 도시에서는 '이들 중 한 사람만 지도자가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말을 통해 그 의도를 알았다. 모든 사람이 '지도자'인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어? 이거 민주주의 돌려까기인가? ㅋㅋㅋㅋㅋ;;; 모든 국민이 주인인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기가 막히네...
p30. 변절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 30쪽부터는 변절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전개가 흥미진진했는데, 탈무드에서는 변절자의 딸을 보고 '아직도 그의 씨가 남아 있냐고 화를 내며 내쫓으려' 했을 때, 하늘에서 불이 내려 그의 의자를 태웠다고 한다.
그의 자비 없음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한 것이다.
저자가 한국인이라서 좋았는데, 저자 역시 어려서 배운 문학 작품의 좋아하는 작가가 친일을 한 사람들이라는 걸 나중에 알고 꽤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아마 문학에 관심있었던 학생들이라면 다들 겪고 넘어가는 일 같다.
'천재적인 문학가'로 여러 작품을 남겼으나 결국 민족의 배반자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들. 그런데 '어려서->젊어서'의 단계를 넘어 다시 역사에 대한 여러 해석을 듣고 나이를 먹어 성숙해지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이번 말콤 글라드웰의 책에도 나오고, 다른 책에도 한 문장으로 깔끔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인간은 그의 시대를 뛰어넘을 수 없다.'
미국의 위대한 장군이, 그의 시대에 흑인 노예를 가지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는데, 지금와서 지금의 시각으로 그의 동상을 철거한다거나... 하는 식의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당시 우리나라도... 식민통치도 뭐 몇 년이었어야지...
한 세대라고 불리는 30년이 넘는 시간이다. 그 즈음엔 그냥 그것이 너무 당연한 일, 다른 과거를 본 적도 없고, 기억하는 사람도 없기에, 다른 나라-독립이라는 것을 꿈꿔본 적도 없는 그런 사람이 많지 않았을까?
만약 일본이 정말 교묘하게, 한국인을 차별하지 않고(혹은 차별 받는지 거의 모를 정도로) 정책을 잘 조절했다면, 정말 독립이 어려웠을 거 같다.
아무튼... 여러 생각을 던져주는 '변절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챕터였다.
p67. 고품격 유머를 나누자.
=> 유대인들은 수많은 핍박과 환란 가운데서도 유머를 지켰다고 한다. 재밌는 이야기들이 몇 개 실려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두 마디> 라는 작품이 참... ^^
p126. 인간은 먹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
'먹는 것에 의해 내가 결정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유대 사상 중 하나다... 자신들의 몸에 들어가는 음식에 신경쓸 뿐 아니라, 자신들이 듣는 음악이나 보는 영화, 드라마와 읽는 글에도 신경 쓴다. 사람은 바로 자신이 육체와 정신으로 섭취한 것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가 먹는 것, 보는 것, 듣는 것, 그리고 때로는 만나는 사람들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 이번에 같이 읽은 '나이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저자의 얘기는 아니고 저자의 아내 이야기였던거 같은데, 산책하고 책 읽고 유튜브 같은 거 안 보고 평온하게 사신다고 한다.
뭐.. 깊이 생각하고 멀리 나갈 필요없이, 평화롭고 고요하면 그만큼 행복도 가까이 있는 거 같다. 시간만 나면 유뷰트랑 인스타보는 삶보다는 훨씬 좋을 것이다.
유대인들도 진즉에 그런 것을 알았기에 특히 어릴 때는 더 많이 통제하다가 일정 나이가 되면 다양성을 접하게 하고, 그 이후에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거 같다.
훌륭한 방식인 거 같다.
토론 쪽이 궁금해서 읽게된 책인데, 책 자체 내용이 너무 좋아서 전체적으로 다 보고 유난히 마음에 든 것들 위주로 몇 개 적어보았다. 주위 사람들의 영성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