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마감, 오늘도 씁니다 - 밑줄 긋는 시사 작가의 생계형 글쓰기
김현정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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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글'에 대한 욕심이 늘 있었다. 그걸 인정하고 더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면서 지금 부서로 왔다. 읽고 쓰고 고치는 일을 주로 한다.

그런데...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메인 작가가 쓴 책이라고??? 이건 못참지!!

p40~ -현정 씨. 방송국에서 작가에게 원고료를 왜 주는 것 같아요? ... 그건요. 겸손하게 잘 참았다고 주는 돈이에요.

=> 내가 쓰는 글도, 당연히 무슨 소설 같은 게 아니다. 회사에서 쓰는 글. 양측의 주장과 사실 관계를 잘 담아내야 하는 글. 그 주장과 사실 관계를 보고 판단을 할 위원들을 위해 여러 가지 안을 또 써내는 나.

읽고 읽으면서 소화시킨다. 던져두고 일 하며 몇 번이고 반복하다 보면, 번뜩! 하고 첫 문장이 떠오른다. 그러면 줄줄줄. 믿는 구석이 있으니, 아직까지는 일필휘지를 노려본다. 그게 글 쓰는 이의 '멋' 아니겠는가?

당연히 여지없이 수정할 구석이 있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이런 식으로 천의무봉이 완성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 처음부터 꿰맨 자국이 없는 글은 아니되, 수정에 수정을 거친 글을 '처음' 읽어야 하는 독자에게는 그것이 일필휘지로 쓴 천의무봉인지, 아닌지 어찌 알리오!?

가끔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수정될 때도 있겠지만 괜찮다. '겸손하게 잘 참았다고 주는 돈' 작가가 원고료를 받는 이유다.

p76. 누군가 글쓰기 비법을 물어본다면 나의 답변 1번은 언제나 똑같다. - 신문 하나 정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고 메모하세요.

=> 주식 공부를 해도 신문은 사실 시간을 들여 읽으면 좋다. '당장'의 수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읽고 쌓기. 그렇게 3년이면 돈 되는 것들이 다 연결된다고 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글쓰기가 목적이니 글로 돌아와서... 사실 나의 경우엔 신문도 좋지만 글의 성격상 판례를 읽는 게 가장 좋다. 작가가 저런 조언을 해주는 것은 아무래도 '방송 작가' 특히 시사 전문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것도 앵커브리핑과 KBS 9시 뉴스... 이 정도면 얼굴 없는 앵커나 마찬가지다.

아무튼 몇 장에 걸쳐 저자의 신문 예찬과 종이 신문의 장점이 이어진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신문 하나! 익숙해지면 반대되는 논조의 신문 추가!

p88. 적자생존,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

=> 이 문장을 바라보고 오랜 시간을 버텨왔는지도 모르겠다.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 나는 살아남았다. 숨만 쉬되 죽어있지 않다. 아마도.

p96.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다가가지 않은 것이다.' ... 똑같은 장면을 찍어도 누가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듯 잘 쓰고 싶다면 한 발 더 들어가야 한다. 나의 글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타인의 글을 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면 원인은 단순하다. 한 발 더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 내 안으로, 가능성 속으로 한 발 더 다가가야 제대로 나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겠구나. 나는 늘, 거의 대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나를 잘 잃지 않으려,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한 발 더 들어가야 함을 이젠 좀 더 알겠다. 그것도 5초 안에 ^^

누군가 하나의 일로 수십 년을 밥 벌어먹고 산다는 건 대단한 것이다. 글쓰기로 먹고 살 생각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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