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떠났다.그게 여행의 시작이었다.더 솔직해지자면, 여행마저 위로가 될 수 없다면 도저히 살아갈 자신이 없었기에 여행이라는 문밖세상으로 내삶을 도피시켰다. 여행이 위로가 되어야 했으니 배낭을 짊어 멘 심정은 위태위태한 집착에 사로잡혔다. 이번에는 분명 묵은 기억의 짐들을 풀어버리고 올 수 있으리라는 막연하고 외로운 기대는 번번이 무너졌으나, 나는 또 번번이 다시 일어나 길을 나섰다. - 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