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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한국사 1 - 우리 역사를 바꾼 세계인들
김용만 지음 / 살림Friends / 2015년 1월
평점 :
기존의 역사책에서 다루지 않던 특이한 분야를 다루는 흥미롭고 유익한 책을 읽었다.
'다문화 한국사'라는 책이다.
제목에 다문화라는 단어가 쓰인 점이 요즘 한국 사회의 모습을 살짝 비유한 것 같기도 한다.
요즘은 길에서도 전철에서도 TV에서도 외국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한국도 이제 세계인들과 함께 하는 다문화사회가 된 것이다.
현재 외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사람이 10만 명을 넘었고, 매년 1만 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한국인이 되고자 귀화 시험을 치룬다고 한다.
그렇다면 다문화의 모습이 현대사회에서 나타난 모습인가?
이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옛날부터 우리나라에 다문화가 있었다는 것을 외국에서 우리나라로 귀화한 사람들과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가 활동을 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다문화 한국사'라는 용어는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용어이다.
이 책은 두 권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1권은 '우리 역사를 바꾼 세계인들'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우리나라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외국인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2권은 '세계를 누빈 우리 조상들'로 세계 각지에 나가서 활동한 우리나라 인물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먼저 다문화 한국사 1권을 읽었다.
이 책에는 정말 많은 인물들이 나왔다.
그리고, 1권에 나온 그 많은 인물들이 외국인이라는 점이 신기하다.
기자, 석탈해, 동수, 쌍기, 서긍, 김충선, 허황옥, 리롱뜨렁, 마라난타 스님, 처용, 온사도, 평강공주, 노국공주, 설장수, 이지란, 벨테브레, 리델 신부, 묄렌도르프, 언더우드, 베델이 나온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외국인물은 무려 20명이다.
이름을 들어본 인물들도 있고,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인물들도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역사에서 활동을 했다는 점이 신기하게 느껴지고 어떤 사람들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중국 은나라 사람인 기자가 고조선으로 와서 기자조선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기자는 어질고 뛰어난 신하였는데, 주나라의 탄압을 피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기자를 높이 숭배하고, 여러 유학자들이 기자에 대한 글을 쓰고 기자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여기기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자는 한반도에 온 적이 없고, 기자조선이 고조선의 뒤를 이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기자가 간 곳은 한반도가 아니라 대릉하 주변이었다고 한다.
기자가 우리나라에 온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자가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최초로 이주해 온 외국인인 것을 사실이라고 하는데 왜 이런 역사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궁금했다.
이 책은 이렇게 외국인이 그 나라에서 살아온 배경과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유와 함께 그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활동한 내용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각 인물의 이야기 중간에는 그 인물의 이야기 중 특징적인 부분을 요약해서 재밌는 그림으로 보여주는 페이지가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다문화 역사 상식이 있다.
편하게 읽으면서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해당 인물 및 그 인물과 관련된 곳의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 중에서 신라에 온 일본인 석탈해, 고구려에 온 요동군 출신 동수, 고려에 온 송나라 사신 출신인 서긍,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운 일본 장수인 김충선, 가야의 황후가 된 아유타국 공주 출신인 허황옥, 백제에 불교를 전한 인도인 마라난타 스님, 목숨에 위협을 느껴 고려로 탈출한 베트남 왕자인 리롱뜨엉, 욍위에서 쫓겨나 조선에 온 일본 오키나와 산남국의 왕인 온사도, 고려에 온 몽골 왕국 출신의 노국공주,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기여한 몽골 출신의 설장수,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을 도운 여진족 출신의 이지란 등은 그 동안 많이 들어보지 못한 인물들이었다.
가야,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모두 외국인들이 상당 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부터 우리나라에 외국인들이 있었다는 점이 신기했다.
고려시대에는 베트남 왕자가 우리나라에 왔었고, 태국인들이 고려에 찾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과거제도 실시를 건의한 쌍기는 후주에서 벼슬을 한 사람인데, 고려 광종이 그를 직접 불러서대화를 나누고 그의 재주가 비상한 것을 알고서 그를 고려의 신하로 삼겠다고 요청해서 쌍기는 고려의 신하가 되었다고 한다.
쌍기는 광종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고려를 변혁시킬 새로운 건의를 했고, 그 중에 하나가 과거제도라고 한다.
그렇게 고려시대에 우리나라 첫 과거제도가 실시가 되었다.
저자는 과거제도로 우리나라 관리 선발제도를 크게 바꾼 쌍기는 우리나라 역사를 크게 바꾼 귀화인ㅇ이라고 말했다.
쌍기를 다룬 부분에서는 과걱제도의 배경과 내용에 대해서 상당히 자세하게 서술하여서 이 책은 역사책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쉬워 보이는 내용 속에서 역사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들을 충분히 담고 있었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처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고, 처용가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런데, 처용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 아라비아 상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한다.
아라비아인들은 바다를 누비며 유럽,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 가서 무역 활동을 전개했다고 한다.
그리고, 8∼9세기에 신라와 아라비아는 교역이 있었다고 한다.
온달 이야기로 유명한 평강공주는 고구려 사람이다.
하지만, 온달은 백인 계통의 서역인이거나 서역인 출신의 아버지와 고구려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는 주장이 있다고 한다.
온달의 못생긴 바보로 알려져있지만, 그의 얼굴은 고구려인과 다른 외모였다는 것이고, 그의 무예 실력에서 그를 바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온씨는 중앙아시아에 있는 소그드 족 왕의 성씨라고 한다.
온달이 외국인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 책에서 처음 들어보는 신기한 내용이다.
네덜란드인으로 조선에 온 벨테브레는 여러 역사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다.
우리 역사에서 대표적인 서양출신의 귀화인이다.
벨테브레는 박연이라는 이름으로 귀화하여 조선 여인과 결혼하고, 화포 제작과 조종법 교육을 맡아서 일했다고 한다.
벨테브레가 조선에 있을 때 하멜이 제주도에 왔었으며, 하멜이 도착한 제주도 해안이 용머리 해안이라고 한다.
벨테브레는 1남 1녀의 자식을 두었다는데 유교 중심의 조선사회에서 그 당시 어떻게 살았고, 그 후손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프랑스인 리델 신부의 내용에서 천주교 전파와 관련한 조선말 우리나라의 모습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1866년 조선에 러시아 함대가 나타나 교역의 자유를 요구하자 흥선대원군은 러시아를 막아 낼 방법으로 프랑스, 영국과의 동맹을 생각했는데, 프랑스 신부들이 이 일을 제대로 해줄 것으로 믿었는데 그렇게 하질 않아서 선교사들을 붙잡아 천주교도를 탄압했다고 한다.
프랑스 신부들이 흥선대원군에게 잘 협조했다면 아마 우리나라 역사는 엄청나게 변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을 쓰지 않고 개방정책으로 서구 문화와 문물을 일찍 받아들여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이 중립을 선언할 것을 제안한 인물인 독일인 묄렌도르프는 고종 임금의 외교 고문이 되었다고 한다.
조선 최초의 서양인 공무원이자 조선에서 거주가 허용된 최초의 서양인이었다고 한다.
연세대학교를 설립한 미국인 언더우드와 알렌에 대한 내용도 연세대학교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한국인보다 한국인을 더 사랑하고, 일본인을 더 미워한 대한매일신보 영국 출신의 언론이 베델에 대한 내용을 이 책에서 자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베델은 일사늑약의 무효를 알리고 일본의 침략 행위를 세계에 폭로하는 등 열렬한 항일 운동을 한 인물이다.
원래 무역업을 하던 베델은 영국 언론사의 통신원으로 조선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조선에 와서 양기탁 선생을 만난 후 통신원으 바로 그만두고, 양기탁 선생과 함께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했다고 한다.
타국에 와서 그 나라의 독립운동을 했다는 점에서 정말 특이한 삶을 산 대단한 외국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우리나라에 온 여러 외국인물들을 통해서 교과서에서 만날 수 없었던 교과서 이면의 역사를 느끼면서 역사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이 다문화 한국사 시리즈는 두 권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1권을 재밌게 읽어서 2권도 기대가 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유럽, 미국, 중앙아시아 모두 다문화를 배경으로 성장하고 발전했다고 말하며, 주변 세계의 영향을 받지 않고 단일 문화로 발전한 나라는 없다고 말한다.
우리도 이제 열린시대, 다문화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조선 말기처럼 외국인들을 협오하고 배척하다가 시대의 흐름에 뒤처졌던 경험을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저자의 말에서 우리나라에 진정한 글로벌 시대를 펼치기 위해서는 외국인들에 대해 차별없는 올바른 시각을 갖고, 그들을 포용하며 그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토대로 함께 살면서 발전해야 한다는 메세지가 느껴진다.
이 책에서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역사상의 많은 외국인물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나라 역사에 업적을 남겼는지를 알 수 있었다.
다문화 시대에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역사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갖는 것을 도와주는 흥미롭고 유익한 역사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