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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과 사라진 글벗 - 차별 없는 세상을 꿈꿨던 조선의 문장가 허균 이야기 ㅣ 위대한 책벌레 8
김해등 지음, 문월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4월
평점 :
허균 선생과 홍길동전은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아는 인물이고 고전소설이다.
얼마 전에도 아이들과 함께 2014년에 출간된 홍길동전을 읽었었다.
허균 선생에 대한 위인전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허균 선생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간 천재 학자이고 문장가라는 정도만 알고 있다.
이 책의 부제목 '차별 없는 세상을 꿈꿨던 조선의 문장가 허균 이야기' 는 허균 선생의 삶과 이 책이 지향하는 바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허균 선생은 홍길동전에서도 보여준 바와 같이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다.
지금 2015년 대한민국에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작가인 김해등 작가는 예전에 읽었던 '흑산도 소년 장군 강바우'에서도 만난 적이 있다.
그 책도 탄탄한 스토리에 반전과 교훈이 있는 좋은 동화였다.
그래서, 이번에 읽게 된 '허균과 사라진 글벗' 책도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허균 선생의 어린 시절을 다루고 있다.
허균 선생은 어릴적부터 책을 정말 좋아하였다고 한다.
어느날 '서유기' 책을 갖고 싶은 허균은 아버지의 묵호를 훔쳐서 책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들킬 것을 염려하는 허균에게 친구인 이문이 자신의 아버지 묵호를 가져와서 허균에게 준다.
허균과 이문은 같은 서당에 다니는 친구였다.
둘은 어느날 저잣거리에서 전기수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
그 이야기의 내용은 박거정이라는 인물이 왜구를 무찔러서 왕이 박거정에게 상을 내리려는데, 박거정이 서자라는 이유로 신하들이 반대해서 상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거정의 이야기에서 양반 출신인 허균과 서자 출신인 이문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이문은 전기수의 이야기에 화를 내고, 허균은 재밌는 이야기인데 왜 그러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허균은 이문이 서자 출신인 것을 그때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저잣거리에서 있은 일 이후로 이문은 더 이상 서당에 나타나지 않았다.
허균은 이문에게 서유기 책을 돌려주고자 이문의 집을 찾아 가는데, 이문의 집에 가서 여종으로부터 이문이 서자 출신이고, 이문이 아파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문은 허균에게 한 편의 시를 남겼다.
"감꽃 향 따라 십 리 먼 길 날아온 벌은 꽃술에 앉을 적마다 접붙여 자란 가지인가 본디부터 자란 가지인가 묻지 않고 가리지 않네"
조선시대의 차별을 꼬집고 비판한 이문의 시였다.
"눈 먼 벌 하나 날아와 접붙인 가지에 달린 꽃인지 본디 가지에 달린 꽃인지 자꾸 가려 앉으려고 하네. 끝내는 꽃술 다 뭉개져 한 해 감 농사를 다 망쳐 놓았네"
이문과 허균의 시에는 조선시대 신분 차별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진정 신분 차별제의 모습과 폐해를 지적한 명시였다.
신분제의 문제점을 어떻게 저렇게 잘 표현할 수 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균은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고, 조선시대 신분 차별의 폐해를 실감하면서 소설을 쓰기로 마음 먹는다.
그 소설의 주인공은 친구 이문으로 하기로 한다.
그리고, 그 소설은 백성들 누구나가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쓰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난다.
허균이 친구 이문을 생각하면서 쓴 소설이 홍길동전으로 생각된다.
책 마지막에는 교산 허균 선생에 대한 자세한 일대기가 수록되어 있었다.
허균 선생의 아버지는 청렴한 관리이자 유학자였고, 허균의 작은형은 스물두 살에 과거게 급제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허균의 아버지는 허균이 열두 살에 세상을 떠났고, 허균의 작은 형은 잠시 관직생활을 하다가 유배를 다니게 되고 허균이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세상을 떠났고, 누나 허난설헌도 작은 형이 세상을 떠난 다음 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허균은 임진왜란 때에는 아내와 첫아들을 잃는 불행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허균은 20대 초반에 세상의 온갖 슬픔과 불행을 한꺼번에 경험한 것이었다.
슬픔을 딛고 허균 선생은 26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관리가 되었는데, 관직을 얻었다가 잃기를 반복하였다.
허균 선생의 평범하지 않은 삶은 그의 관직 생활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45세가 되어 역모죄에 휘말렸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후 출세길이 트여 세력을 얻었는데, 허균을 시기한 무리들에 의해서 광해군 10년에 또다시 역모죄로 몰려서 급히 처형을 당하며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허균의 삶이 고달펐던 이유는 그의 자유분방하게 사고하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허균 선생은 시대를 앞서간 천재 사상가이며 문장가라고 칭송하고 있다.
허균 선생의 사상은 홍길동전을 비롯한 여러 책에 반영이 되어 있는데, 조선시대의 여러 문제점을 비판하며 신분 차별이 없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는 허균의 친구 이문에 대한 이야기는 작가가 상상하여 쓴 이야기라고 한다.
이 책은 허균 선생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통해서 어린인들에게 허균 선생의 책에 대한 애정과 조선시대 신분 차별제의 문제점을 알려주면서 허균 선생의 명작 홍길동전의 배경을 알려주는 책이다.
허균 선생에 대한 어린이책을 읽으면서 어른인 나는 허균 선생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
정말 파란만장한 삶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 허균 선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행과 슬픔 속에서도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어 세상을 살았다는 점에서 존경심이 느껴지는 인물이었고, 기성세대와 다른 새로운 사상을 주장했다는 점에서도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읽기 쉽게 쓰여져 있고, 이야기 전개가 재미있으면서 교훈을 주기 때문에 어린이에게 참 유익한 책으로 생각되었다.
우리 아이도 읽기 시작하더니 재밌는 내용이라는 반응이었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도 허균 선생같은 인물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큰 문제점이었던 신분차별이 과연 지금 현대사회에는 사라진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허균 선생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았을 때 과연 어떤 말씀을 해주실지 궁금하다.
※ 허균과 사라진 글벗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개암나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