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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그해 여름 끝자락
허준성 지음 / 마음지기 / 2018년 2월
평점 :
부러운 삶을 살고 있는 여행작가가 쓴 훗카이도 한 달 살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직장인으로 회사를 다니면서 여행을 즐기고, 여행작가를 겸하고 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저자는 이미 살고 있다.
나는 2015년부터 일본 몇 곳을 여행했었다.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고쿠라, 오키나와...
다음 일본 여행지는 훗카이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내게는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2016년에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고, 그게 유행이라는 것을 알았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실행했으며, 그 후 둘째아이가 태어난 후 육아휴직계를 내고
훗카이도에서 한 달 살기를 실행했다.
직장인 외벌이로서 상당히 과감한 도전일텐데, 그 도전을 실행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진정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어차피 타지에서 한 달을 살거라면 제주도보다 오히려 훗카이도가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여행 가이드북은 아니다.
저자가 훗카이도에서 여름 한 달을 지내면서 보고 경험하고 느낀 여행같은 일상, 일상같은 여행을 기록한
책이다.
"일상은 여행처럼, 여행은 일상처럼"은 저자가 표현한 문장으로 여행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보여주는
문장이다.
훗카이도는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는 대신에 여름은 그리 덥지 않고, 일본
속 작은 유럽의 분위기를 보여주면서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캐나다, 호주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원시의 자연환경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저자의 설명만으로 훗카이도의 매력이 충분히 상상이 된다.
저자는 외벌이 육아휴직 직장인답게 항공권 구입부터 매우 경제적인 여행으로 설계하고
준비했다.
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하고,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면서 훗카이도 숙소에 한 달 삶을 위한
터를 잡았다. 훗카이도에 온 지 몇 일 후 여행의 편리성을 위해서 렌터카를
렌트하기는 했다.
책 중간중간에 'Travel Tip'을 통해서 여행 가이드북으로서의 기능도 상당히 해주고 있는
책이다.
사진, 맛집, 지도가 풍성한 기존의 가이드북과는 다르게 텍스트와 풍경사진을 중심으로 차분하고 친절하게
훗카이도 여행 가이드를 해주고 있다.
항공권, 교통, 숙소, 여행지 운영시간과 입장료, 자동차 운전 등...
훗카이도에서 유명한 여행지 중의 하나는 오타루의 오르골당이다.
첫 여행지 오타루에서 저자 가족이 방문한 곳은 오르골당이었고, 이 곳에는 1만5천점의 오르골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오르골 구매 충동을 심하게 느꼈지만, 현실을 직시해 구매를 패스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도 되고,
현실감이 느껴졌다.
우리 아이들이 오르골당에 가면 아마도 나는 구매 욕구를 억누르지 못할 것 같다. 대만에 갔을 때
오르골을 샀던 것처럼...
훗카이도에 도착한 후 예약한 숙소의 체크인 장소를 잘못 알아서 숙소 출입에 문제가 있었지만, 친절한
일본인의 도움으로 해결이 되었다.
여행지에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그대로 보여주는 점이 오히려 이 책이 주는 공감의 정도를 더 크게
해주었다.
책 속에는 훗카이도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이 가득하다.
3∼4일 또는 일주일 정도 다녀온 여행이 아니고, 한 달을 살다온 일상같은 여행이기에 저자가 촬영한
사진은 모두 쾌청하고 맑은 훗카이도의 하늘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사진들이다.
여행을 하려면 한 달 정도는 머물러야 그 지역의 진짜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진들이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훗카이도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책이다.
한 달간 훗카이도에서 머물렀으니 그 여행이 얼마나 자유롭고 여유로웠을까?
책을 보면서 그 자유와 여유가 물씬 느껴졌다.
책 곳곳에 있는 하늘과 바다가 보여주는 푸른 풍경이 정말 멋있었다.
훗카이도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오타루 오르골당, 요테이산, 그랜드 히라우 곤돌라, 니세코 송어 낚시터, 삿포르 마루야마 동물원,
카무이미사키, 도야호, 나카지마섬 유람선, 유코로 온천, 유모토 온천, 키라노유 온천, 고시키 온천, 도야호 비지터 센터, 우스산 로프웨이,
지오캐싱, 텐카츠, 다테시 관광물산관, 후키다시 공원, 반월호, 니세코 뷰 플라자, 오타루 수족관, 시코츠호 비지터 센터, 하코다테 고료카쿠,
하코다테 로프웨이, 노보리베츠, 지옥계곡, 오유누마, 무로란...
훗카이도에서 한 달을 지내면서 저자 가족이 다녀온 여행지는 엄청나게 많다.
한 달간 훗카이도의 모든 것을 보고 즐기고 온 것 같다.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한 지역에서 한 달 정도는 머무르며 다녀야 할 것 같다.
예전에 경영혁신 관련 책으로 읽었던 아사히야마 동물원도 훗카이도에 있었다.
오타루 수족관에 가서 돌고래쇼와 바다사자쇼를 보면서 저자가 느낀 동물들에 측은함은 얼마전 오키나와에
가서 츄라우미 수족관에서 돌고래쇼를 보면서 내가 느낀 감정과 비슷했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사진이 참 행복해보였다.
한 달 간 이국에서 여행을 즐기면서 산다는 것에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런 경험을 해주었어야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렇다면 훗카이도에서 한 달 간 살려면 얼마나 비용이 필요할까?
책 마지막 부분에 '훗카이도 한 달 살기 Q&A' 코너가 있어서 훗카이도의 한 달 살기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주고 있다.
아동이 둘 인 저자 가족 네명이 한 달간 숙소비는 대략 25만엔(한화 250만원)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생활비는 한국에서 생활할 때와 비슷한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차량 렌트비는 경차의 경우 한 달에 10만엔이고, 1주일에 5만엔, 2주일 이상부터는 한 달 렌트비와
같다고 한다.
훗카이도는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날씨가 좋아서 여행을 다니기에 아주 좋다고 한다.
훗카이도에 살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무엇이었을까?
샤코탄 블루가 보여준 영롱하고 푸른 바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일본이지만, 일본같지 않은 훗카이도는 스위스의 시골마을같은 부위기가 느껴졌고, 우리나라 한여름에도
훗카이도는 여름 최고 기온이 25∼27로로 여행하기에 최고인 날씨였다고 한다.
훗카이도의 매력에 한 달간 푹 빠져서 여행같은 일상, 일상같은 여행을 다녀온 저자의 생생한 여행기가
나에게 훗카이도 여행을 자극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그 끝을 걱정했지만, 여행을 끝내면서 또다시 떠남을 기약해
본다.(p.218)"
이 책의 저자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 아빠이다.
평범한 직장인 아빠인 나에게 책 내용에 대해 전혀 거부감 없이 페이지마다 기술된 내용들이 큰 공감이
되었다.
여행전문가이지만 보통사람에 가까운 저자의 여행기가 공감을 더 높여주었다.
책꽂이에 잘 꽂아두고 저자가 실행한 것처럼 나도 훗카이도 여행을 하고, 훗카이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다.
언젠가 그럴 날이 올리라 기대하고 믿는다.
저자의 블로그도 자주 들여다 보아야겠다. (허준성 여행작가 블로그
blog.naver.com/parapilot)
※ 훗카이도, 그 해 여름 끝자락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마음지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