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늙기
송차선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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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감은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필연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어느새 40대 중반을 넘어서 이제 50대가 되어갈 나이에 지나온 인생을 생각해보면 후회스러운 점도 많고, 감사한 점도 많고,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도 많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마땅한 답을 찾은 것은 아니다. 

어떻게 나이 먹어가고 늙어갈 것인가?

송차선 신부님이 말씀하시는 곱게 늙는 방법을 들어보았다.  


곱게 늙기의 작가 송차선 신부님은 현재 석관동 성당 주임신부님으로 재직중이신 분이시다. 

이 책은 송 신부님께서 시니어아카데미에서 '곱게 늙자'를 주제로 한 강의 내용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곱게 늙는 방법으로 8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 키워드의 첫 머리글자를 모으니 OLYMPIC이 되었다.

인생의 올림픽에서 곱고 아름답게 완주하기 위한 방법이 이 책에 제시되어 있다.


Open (열린 마음)

Listen (경청하는 자세)

Yield (물러서고 양보하기)

Modesty (겸손하기)

Possession (소유하고 움켜쥐려는 마음을 버리고 비움)

Interesting (삶에 관심 갖기)

Clean and Bright (깨끗하게 밝게)

Smile, Spirit, Soul (미소, 정신, 영혼)


가장 가슴에 와닿는 키워드는 역시 열린 마음과 비움이다. 

마음이 여유로울 때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오는 여러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고, 부질없는 욕심과 욕망을 비우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판단하면 판단받을 것이다. (마태 7, 2)"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을 습관적으로 하는 나에게 참 인상적인 문구였다.

내가 무언가를 판단하면 그 무언가도 나를 판단할 것이다.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내가 완벽하지 못한데 세상도 당연히 완벽하지 못하다.

나에 대한 불만과 세상에 대한 불만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가 삶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인상을 쓰고 다닌다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저 나이가 되도록 저렇게 속이 좁을까라고 비난하며 추하게 바라볼지 모릅니다.(p.27)"


"나이가 들어감을 받아들이는 것이 받아들이지 못해서 몸부림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p.33)"


특히, 직장에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파랑새를 찾아서 몇 번 이직을 해보았지만, 그게 그 회사였고, 내가 특출나지 않는 한 파랑새 같은 회사를 만날 수는 없었다.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받아들임'이라고 할 수 있다.

곱게 늙기 위해서는 부족함과 죽음에 대한 받아들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한 것처럼 모든 존재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한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살아온 과정과 살면서 축적한 생각을 고집하지 말고, 지금 시대의 모습과 젊은 세대의 생각을 변화로 받아들이고 그 변화와 친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진다고 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그래서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말 많은 사람을 누가 좋아하랴.

소리가 작으면 귀를 기울이지만 소리가 크면 귀를 막는다고 한다.


"노인들은 과거를 생각하고 과거 속에서 살며, 희망보다는 기억에 의존한다. 그들의 과거는 길지만, 미래는 짧고 불확실하다.(아리스토텔렉스, p.65)"


요즘 내가 자꾸 과거 얘기를 하면서 후회하는 날이 많았는데 내가 벌써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속에서 살고, 희망보다 기억을 더 많이 이야기했던 것 같다.

많은 반성을 하게 한 말이었다.


과거가 길고 미래가 짧은 삶을 사는 것은 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타령을 그만 하고 지금에 충실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삶속에서 평생동안 따라다녔다는 함석헌 선생님의 말씀을 나도 명심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계속 서 있으면 힘들고 피곤해진다. 더 편한 것은 앉아 있는 것이다. 앉아 있는 것보다 더 편한 것은 누워 있는것이다. 그것보다 편한 것은 자는 것이다. 누워 있는 자체도 견디기 힘들어진다. 더 편한 것은 죽는 것이다. 결국 편한 것을 추구하고 산다면 인간으로서 죽는 길을 가는 것이다. 반대로 자는 것보다 깨어 있기를, 누워 있는 것보다 앉아 있기를, 앉아 있기보다 서 있기를 택해서 힘들고 피곤하지만 그것을 거슬러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다.(p.156)"

편한 삶을 동경하는 마음이 인간의 원초적인 마음이라면, 진정한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는 불편함도 감수하고 살아가는 것이 필요함을 느낀다.

좋은 말씀이었고, 앞으로 내 삶에 닥칠 불편함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감수할 수 있는 에너지를 주는 말씀이었다. 


송 신부님께서는 TV를 보지 않으신다고 한다.

TV를 보지 않으면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과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고 한다.

요즘 부쩍 TV에 빠져들고 있는 나 자신을 생각하며 반성을 했다. 


취미, 공부, 봉사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다.

나이 들수록 깨끗하고 밝게 입고 생활해야 한다고 한다.

때로는 향수가 필요하기도 하다고 한다.


이 책은 신부님의 자상한 설명을 듣는 것 같은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 속 한 문장 한 문장이 참 친절하고 부드럽게 쓰여져 있다.

읽는 동안 마음이 참 편안했다. 


책 후반부에서 다시 한번 받아들임과 버림에 대해서 강조를 하셨다.

받아들임과 버림이 참 중요함을 다시 느낀다.

"받아들이면 됩니다. 그러면 내가 편안해집니다. 우리를 부자유스럽게 하는 것 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p.217)"

"자신이 할 수 없는 것까지 붙들고 있으면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게 되겠지요.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놓아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붙들고 괴로워하거나 고통스러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해결되지 않을 것을 붙잡고 괴로워해봐야 자기만 손해입니다.(p.218)"


늙었다는 표현이 어느새 조금씩 익숙해져가는 나이이다.

곱게 늙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욕심 많고, 비인간적이고, 비양심적인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물론, 곱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면서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곱게 늙는 법을 생각하고 조금씩 실천한다면 분명 타인들로터 곱게 늙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가장 강하게 남는 것은 받아들임, 버림, 경청, 깨끗, 노력이다.

받아들이고, 버리고, 경청하며, 깨끗하게, 노력하며 사는 삶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곱게 늙을 수 있다. 


지금 몇 살인지 나이를 떠나서 나이 먹어감에 대해서 어떻게 인정하고 그것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해서 좋은 조언이 담겨진 책이다.

노인뿐 만 아니라 중장년과 젊은이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 곱게 늙기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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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정답은 아니야 - 세상의 충고에 주눅 들지 않고 나답게 살기 아우름 31
박현희 지음 / 샘터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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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상식과 충고와 같은 고정관념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제시하면서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는 현직 고등학교 사회교사가 쓴 책이다. 


책의 제목은 '상식이 정답은 아니야'이고, 부제목은 '세상의 충고에 주눅 들지 않고 나답게 살기'이다.


세상의 상식과 고정관념에 반대 의견을 던지는 저자는 80년대 학번이다.

기성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저자께서는 누구보다도 더 과감하고 도전적인 의견을 세상에 던지고 있다.


 

책 내용을 읽으면서 충분한 공감과 시원한 통쾌함이 느껴진다.

내 삶에 대해서 후회가 많은 나이기에 그런 공감과 통쾌함이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고정관념을 부정하는 저자의 모습은 현실적이고, 실리적이고, 혁신적이고, 창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위가 아닌 다름이 더 중시되어야 하는 앞으로의 사회에서 고정관념에 반대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창조자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속담에서 찾은 상식의 배반과 충고에서 찾은 상식의 배반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익히 듣고 따르라는 지시를 받고 있는 유명한 속담과 충고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소재이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가다가 그만두면 아니 간만 못하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혼자는 외롭다.

공부에도 때가 있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예능을 다큐멘터리로 받지 마라.


자신을 직진형 인간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는 속담을 부정한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배는 항구에 머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파올로 코엘료의 순례자 중, p.15)

실패없는 삶은 없기에 지나친 확인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때로는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삶은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는 삶이다.(p.16)"

"길을 잃을 때 우리가 더 좋은 것을 만날 것을 믿어보자.(p.21)"

저자의 경험을 예로 들고, 피카소의 사례를 예로 들어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과감히 다리를 건너볼 것을 제안했다.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었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속담은 둥글어지기를 강요하는 사회에 적합한 속담이라고 말한다.

뾰족한 어른이 된 저자는 평범보다는 다름에 의미를 더 두려고 한다.

책에 기술된 저자의 성장과정과 저자의 생각을 보여주는 글들을 보면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진다. 


살면서 여러 우물을 파보았고, 이직도 몇 번 해보았고, 실패도 맛보고 작은 성공도 맛보았던 나에게 한우물을 파는 사람도 있고 여러 우물을 파는 사람도 있는 것이라는 말은 정말 깊이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는 글이었다. 

특히, 한 직장에 오래 다닐 수 없게 된 지금의 현실을 안정적이 직업을 가진 저자께서 참 예리하게 지적하셨다.

"의리라는 것도 그것을 지켰을 때 내가 얻는 게 있으리란 기대가 생겨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회사라면 직원에게 한 우물을 파라고 요구하기 전에 먼저 회사가 끈기와 의리의 대가로 무엇을 보장해줄 수 있는지 얘기하는 게 맞다.(p.53)"


"웃음이 나올 때는 웃고, 울음이 나올 때는 우는 게 맞다.(p.63)"

웃는 얼굴에 침 뱉는 사람이 있기에 마냥 웃는 얼굴만 보여주는 게 최선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 사례로 감정노동과 대한항공 라면폭행 사건과 땅콩회항 사건을 제시하는 것도 매우 적합했다.

웃는 얼굴에 침 뱉는 사람이 분명 있었고, 매우 많았다.


저자는 살면서 참 많은 일에 도전을 했다.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마라톤에도 도전했고, 요가도 했고, 뜨게질도 했고, 배드민턴도 했고, 탁구도 했고, 검도도 했다. 

저자의 경험을 이야기 하며 세상에 아무 쓸데없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어떤 일을 시작했다고 해서 꼭 모든 사람들이 그 일에 능숙해지고 더 나아가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건 아니다.(p.75)"

꼭 끝을 보고, 정상에 올라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뭔가 제대로 해내지 못한 나에게 참 공감이 되는 말씀이었다.

수많은 시작들은 언제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준다는데 내가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가다가 그만두면 아니 간만 못한 게 아니라 다 의미가 있는 것이다.


혼자는 외롭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고 충고라고 말한다.

외로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는 외로움과 마주치는 것이 두려워 도망치는 것이고,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은 성공한 사람들이 지금 애쓰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개인차가 있고, 주어진 환경이 다르기 때문일 것 같다. 


너무 성실하면 더 많은 일이 기다린다는 말도 참 공감이 되었다.

나도 세상을 살아보니 살아보니 성실하고 순수한 사람 보다는 정치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이 더 편하게 살고, 돈도 더 많이 버는 것 같다.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불가능한 업무를 완수해내면 회사는 노고를 알주기는커녕 일은 더 늘리고 사람을 줄이는 선택을 한다.(p.128)"

정말 그런 것 같다.


책을 읽다보니 저자의 주장에 많이 설득이 되어 버렸다.

세상의 상식과 충고에 대해서 나도 반대적인 생각이 많이 있었나 보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이 꼭 모두 옳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상식과 충고에는 또 그만큼의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세상에 정답은 없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존 상식과 충고와 같은 고정관념을 맹목적으로 믿기 보다는 조금은 삐딱하게 조금은 다르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제시해주면서 다른 생각으로 세상에 부딪혀 보라는 것이 저자가 진정 하고 싶은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참 살기 힘든 세상이다.

명문대에 진학하기가 예전보다 훨씬 힘들어졌고, 명문대를 졸업한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취업도 진학처럼 예전보다 더 힘들어졌지만, 그 힘들음에 대한 보상은 예전같지가 않다.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기존의 고정관념은 고정관념대로 이해하고, 새로운 생각과 때로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잘못 살아온 것 같은 내 삶을 매번 후회하면서 푸념을 쏟아내는 나에게 이 책은 작은 위로가 되었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준 것 같다.

'다름'의 가치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책이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계시는 저자는 교단에서 어떤 교육을 하고 계실까?

그 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생각과 교실의 모습이 참 궁금하다.


 

※ 상식이 정답은 아니야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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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4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인물 관계도’ 수록,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김동인 외 지음, 박찬영 외 엮음 / 리베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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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따라기, 감자,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사랑손님과 어머니, 봄봄, 동백꽃, 날개, 메밀꽃 필 무렴, 소나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예전에 학창시절에 읽었던 한국단편소설의 제목들이다.

단편소설들의 제목을 다시 보았을 때 내용이 구체적으로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읽고 생각했던 모습들이 살며시 떠오른다.

고등학생 때 시험 공부를 목적으로 또는 문학적 호기심에서 읽었던 단편소설들이다.

지금 그 단편소설들을 다시 읽으면 어떤 감상이 내게 올까?


중고생 아이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유익한 책을 만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도움이 되고, 내게는 고상한 취미생활이 된다.

한국단편소설 40개를 모아놓은 이 책은 유익함과 재미를 함께 주는 책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들의 단편소설들이 집대성된 책이다.

한 권의 책에 한국 대표 단편소설 무려 40개를 담고 있다.

1920년대 단편소설부터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첫번째로 등장하는 단편소설인 김동인 작가의 배따라기는 1921년 작품이다.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40번째 소설인 윤흥길 작가의 종탑 아래에서는 2000년 작품이다.


40편의 단편소설을 수록한 책인데, 본래 목적은 중고생의 수능, 논술, 내신을 위한 책이기 때문에 수험서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중고생에게는 수험서로서 좋은 책이고, 일반 독자에게는 오래된 한국단편소설을 감상하기에 좋은 책이다.


1920년대, 1930년대, 1940년대 순으로 시대별 주요 작품과 시대적 분위기를 요약하여 설명한 점은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익한 글이었다.


중고생이 한국단편소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콘텐츠들이 많은 점이 훌륭하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소설 본문을 보여주기 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여주어서 소설을 읽는 것이 더 편안하도록 해준다.

마치 예습과 복습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구성이다.


작가와 작품세계

작품정리

구성과 줄거리

생각해 볼 문제

인물관계도


작품 전체를 읽지 않아도 이 소설이 어떤 소설이인지 줄거리와 작품 해석을 알게 도와 준다.

많은 소설과 많은 도움자료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은 상당히 두꺼우면서 글자체는 매우 작다.

한 권에 많은 양을 담고 있는 점이 오히려 효율적인 것 같다.

아마도 일반 책과 같은 크기의 글씨체를 사용했다면 이 책은 훨씬 두꺼워졌을 것이다. 


몇 편의 소설을 읽어보았다.

도움글을 읽고 소설을 읽으니 소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배따라기...

감성적인 소설이다.

지금의 소설과는 많이 다른 느낌을 준다.

오해, 후회, 반성, 동감을 키워드로 여러 감정이 연상되고 교차하도록 보여주는 소설이다.

오해와 후회는 새드 엔딩을 야기하지만, 반성과 동감은 작은 해피엔딩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감자...

사실주의적인 소설이다.

다소 비도덕적인 이야기이다.

비극적으로 끝난다.

시대상을 잘 반영한 것 같지만, 이야기는 허무함을 준다. 

복녀의 이름에 있는 복은 반어적 표현이다.

그녀는 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이 없는 여자이다.


술 권하는 사회...

예나 지금이나 사회는 사람들에게 술을 권한다. 

좋은 일이 있으면 그런대로 나쁜 일이 있으면 또 그런대로 술을 마시게 된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비통함과 좌절감을 느끼는 지식인에게 사회가 술을 권한다라는 의미의 소설을 쓴 작가의 사고와 표현력은 참 대단하다.

술 권하는 사회라니 제목부터가 참 재미있다.

제목이 주는 메세지는 명확하다.

부조리한 사회가 지식인을 힘들게 하고, 지식인을 술에 취하게 한다.

명예 싸움, 지위 싸움, 권리 싸움이 가득한 조선사회에 대한 불만과 문제의식을 가진 주인공은 술 밖에는 대안이 없다.

"이런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한단 말이오. 하려는 놈이 어리석은 놈이야, 그렇지 않으면 술 밖에 먹을 게 도움지 없지."

유학간 남편을 기다리고, 돌아온 남편의 고뇌에 동감해주고 위로의 마음을 갖는 아내가 참 대단하다.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

동반자가 필요한 것은 바로 이유때문일까?

이 책은 중국 유학에서 돌아와 어려운 생활을 한 작가의 체험이 묻어난 소설이라고 한다.


운수 좋은 날...

이 책에 담겨진 소설들의 제목을 보고서 아내가 가장 먼저 말한 소설은 운수 좋은 날이다.

아내가 고등학교 때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다고 한다.

아침부터 두 손님을 태우고 평소보다 많은 수입을 올린 인력거꾼 김첨지는 운수가 좋은게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그 날 따라 운수가 너무 좋은데, 김첨지의 마음은 계속 불안하다.

큰 행운이 온 김첨지에게 곧 큰 불행이 온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반반철학이라고 해야할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것이다.

아픈 아내를 둔 김첨지는 아내가 오늘만은 나가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냉정히 거절하고서 일을 하러 나왔다.

소설의 결론은 완전한 새드엔딩이다.

김첨지의 인력거꾼으로서의 모습이 그려지고, 김첨지와 아내의 결혼생활이 눈 앞에 그려지면서 결론은 큰 슬픔을 준다.

소설이 주는 반전과 극적 효과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김첨지도 불쌍하고, 그의 아내도 너무 불쌍했다.


물레방아...

작가의 표현력이 참 대단하다.

"솰 솰 솰, 구슬이 되었다가 은가루가 되고 댓줄기같이 뻗치었다가 다시 쾅 쾅 쏟아져 청룡이 되고 백룡이 되어 용솟음쳐 흐르는 물이 저쪽 산모퉁이를 십 리나 두고 돌고, 다시 이쪽 들 복판을 오 리쯤 꿰뚫은 뒤에 이방원이가 사는 동네 앞 기슭을 스쳐 지나가는데 그 위에 물레방아 하나가 놓여 있다.(p.118)"

"새침한 얼굴이 파르족족하고 기다란 눈썹과 검푸른 두 눈 가장자리에 예쁜 입, 뾰로통한 뺨이며 콧날이 오뚝한 데다가 후리후리한 키에 떡 벌어진 엉덩이가 아무리 보더라도 무섭게 이지적인 동시에 또는 창부형으로 생긴 여자이다.(p.119)"

돈으로 여자를 사고, 돈에 자신을 파는 막장 드라마이다.

내용은 막장이지만, 실제 소설은 감각적이고 사실적이고 예술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물레방아에 대한 부정적 의미는 이 소설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나 보다.


날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라는 소설 시작의 이 문장이 이 소설의 모두를 대표해주는 것 같다.

주인공은 진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이다.

답이 없는 또는 답이 뻔한 질문과 상상을 하는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 주인공이 안스럽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다. 

정말 아내가 하는 일을 몰랐을까?

아니면, 알고서 모른 척 했을까?

소설의 맨 마지막 문장인 "날자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한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시작과 끝에 쓰여진 문장이 주인공의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지옥에 살기에 천국을 생각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아버지는 좋은 분이다라는 말도 인상적이다.

고기냄새 맡으러 갔었대 라는 말도 인상적이다.

이 소설은 전부가 실려져 있지는 않다.


몇 편의 소설을 읽어보니 대부분의 소설이 시대상을 보여주는 사실주의적 소설들이다.

황금만능주의, 비윤리, 사회적 고민, 빈부격차, 이념적 갈등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1920년대가 지금이나 사람들이 느끼는 사회적 문제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지금도 황금만능주의, 비윤리, 빈부격차, 이념 갈등이 판을 치고 있지 않는가?


소설에 대한 도움글이 소설을 이해하고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예전에는 소설만을 읽었을텐데, 지금은 이렇게 소설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도움글이 있다는 게 참 좋기도 하고, 스피디한 시대상을 반영한 점에서는 반대급부로 소설을 소설만으로 이해하고 감상하지 못하는 점이 좀 아쉽기도 하다.


예전에 읽었던 소설을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다.

지금 다시 읽으니 오히려 더 재밌는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문학을 창작하는 작가들의 사고력과 필력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특히나, 1920년대 1930년대 1940년대 소설을 읽으면서 그 사고력과 필력의 위대함은 더 느껴지는 것 같다.


이제 아이들이 읽을 차례이다.

아이들이 한국 근현대 단편소설을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다.

주요 작품을 MP3로 들려준다고 하니 참 좋은 세상이고 참 좋은 책이다.


이제 읽지 않은 나머지 단편소설들을 하나씩 읽어봐야겠다.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단편소설40은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리베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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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월간 샘터 2018년 08월호 월간 샘터
샘터편집부 / 샘터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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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샘터 2018년 8월호는 지식을 많이 넓혀준 느낌이 든다.

얼마전 KBS TV 프로그램 일대백에서 나왔던 문제를 샘터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TV를 볼 때 나는 그 문제를 맞추지 못했는데, 아마도 샘터를 미리 읽었더라면 맞췄을 것 같다.


 

전체 120여 페이지의 작은 책에 참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월간지 샘터이다.

책을 즐겨 읽지 않는 사람도 샘터 한 권을 손에 잡으면 책을 좀 더 가깝게 두면서 생활하는 작은 습관이 생기지 않을까?


소나무를 좋아하는 동화작가의 소나무의 꿋꿋함과 푸른 기상으로 솔향기 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이야기에서 소나무의 매력을 다시금 느낀다.

바비킴 가수가 부른 노래 소나무가 생각나기도 했다.

보은에 있는 정이품송은 2001년에 삼척에 있는 미인송과 결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쇼이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행사였을 것 같다.


걸그룹의 조상들이라는 책을 쓴 최규성 작가의 글에 나온 저고리시스터즈가 내가 일대백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문제의 답이다.

저고리시스터즈는 우리나라 최초의 걸그룹으로 1935년에 결성되었다고 한다.

여성들이 모여서 가수를 하는 것은 정말 오래된 역사이다.


매달 두 가지 정도의 요리 레시피를 보여주는 할머니의 부엌수업 코너에서는 열무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주었다.

요즘 갓 담은 김치가 없는데 열무김치에 도전해볼까?

나는 도전해보고 싶은데, 아이들이 말린다.

그래도 조만간 열무김치 만들기에 도전해볼 것이다.

샘터에서 알려준 레시피대로 하면 맛이 있을 것 같다.


놀이하는 인간 = 호모루덴스.

인간의 본질은 유희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노는 것을 이렇게 좋아하나?

나도 노는 게 가장 좋은데, 그건 당연한 것인가 보다.


어렸을 적에 했던 구슬치기가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놀이로서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세계 어린이 구슬치기 대회가 미국에서 열린다니 신기하다.


이번달 특집 기사는 '여름휴가보다 더 좋은것!'이다.

여름 휴가기간 동안 뭔가를 해낸 사람들의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50대 중반의 직장인이 1종대형운전면허를 취득한 내용이다.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고 걱정하는 시대에 매우 인상적인 도전이고 성과였다.

북카페에서 소확행을 즐긴다는 40대 주부의 글도 공감을 주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자. 마음껏 여유를 누리는 거야"

그렇게 마음먹기가 쉽지 않은데, 그렇게 생각하며 생활하였다니 대단하게 느껴진다.

언젠가 나도 실직과 퇴직의 때가 올 것인데, 그때는 넘어진 김에 쉬어가야겠다.


"비슷한 것은 참되지 않다."

연암 박지원 선생은 옛것을 본뜨는 행위를 반대하면 나의 글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고전은 그 당시에는 통속 소설이었고, 당시에 가장 즐기던 유행가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눈앞의 현실과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글로 옮겨내면 훗날 진정한 고전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가성비의 유행시대...

이제 가격이 저렴한 것이 최고인 시대이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해서 반드시 최고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성비를 좇다가 쓴 맛을 본 경우가 몇 번은 있을 것이다.

"정확하게 가치를 파악하고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는 사회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바람직한 사회가 아닐까"라고 말하는 기자 출신의 햄버거 쉐프의 글이 공감이 되었다.


혼자하는 도보여행은 자신을 단련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계기를 준다고 한다.

최효찬 기자출신 작가는 아들과 함께 하는 도보 여행을 무려 열두 번이나 했다고 한다.

길 위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우고 인생을 뒤바꾸기도 한다고 한다.

아들과의 도보여행? 도전해보고 싶다.


경춘선 숲길 여행 안내 내용도 좋았다.

내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기에 올 가을에 한 번 가보고 싶은 여행 코스였다.

1구간, 2구간, 3구간의 특징과 여행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경춘선 숲길에서 만나는 태릉은 문정왕후의 무덤이라고 한다.

문정왕후는 명종을 대신해 수렴청정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여걸이라고 한다.

올 가을에 꼭 여행을 가봐야겠다.


내가 여행지로서 좋아하는 국가 중의 하나인 대만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대만 사람들은 도교를 믿으며, 도교에서는 현세에서 신의 가르침대로 심신을 수양하면 사람도 신과 같은 신선이 된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래서, 대만 사람들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고, 주어진 생활과 환경에 만족하고 기뻐한다고 한다.

내가 대만에 여행을 갔을 때 느꼈던 평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아마도 도교의 영향이었나 보다.


정지용의 대표작 '향수'는 충북 옥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는 바로 옥천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타인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같은 칭찬인 것 같다.


강원도 원주에 가면 박경리 옛집이 있다고 한다.

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가 살던 집이다.

한번 가보고 싶다.

근데, 토지를 드라마로만 보고 책으로 읽지를 않았으니 박경리 옛집에 가기 위해서 토지를 읽는 것은 사전 과제인 것 같다.

박경리 작가의 사위가 김지하 시인이라는 것을 이번에 샘터를 읽고서 처음 알았다.


샘터 2018년 8월호는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이었다.

다른 때보다 더 내게 공감과 동감을 주는 콘텐츠들이 많았다.

좋은 내용들을 읽으면서 지식과 지헤를 넓힐 수 있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글 속에서 작은 행복과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샘터 속에 글을 올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하나가 되는 것에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언제가는 내가 쓴 글이 샘터에 인쇄될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 샘터 2018년 8월호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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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마음 사이
이서원 지음 / 샘터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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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위로와 힘을 주는 책을 읽는 것은 힘들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책 속의 내용이 내 현실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그리고 나 스스로를 얼마나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내 삶을 얼마나 바꿔주는지에 대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그런 책을 읽고 있는 순간만큼은 나는 변화하고 또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의 길에는 말, 마음, 사이가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상담전문가가 쓴 말, 마음, 사이에 대한 책이다.


다양한 상담 사례들 속에서 저자가 내담자에게 준 조언들과 이 책의 독자들에게 주는 조언들이 함께 실려져 있다. 

사람 관계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가를 상담을 통해서 배우고, 저자의 조언을 통해서 또 배운다.


 

맨 처음에 등장하는 맞벌이 부부의 아침상 이야기는 실제 우리 집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은 이야기였다.

읽으면서 놀랐고, 읽고난 후 아내에게 읽으라고 하니 아내도 놀랐다.

아침 밥상의 맛이 없다며 안 먹으려는 딸을 보면서 남편은 아내에게 "맛 있게 좀 하라"고 말하니, 아내는 "그럼 니가 해줘"라고 말한다.

우리 집에서도 여러 번 있었던 일이고 대화이다.

그러면, 이럴 때 어떤 말을 해야 괜한 갈등과 다툼이 생기지 않을까?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부부는 서로가 서로를 알아주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딸이 입이 짧아서 어쩌지" 또는 " 우리 엄마가 내가 어릴 때 입이 짧았다던데 내 피가 애한테 간 건가"라는 말을 해서 남편이 아내의 고생을 알아주는 말을 하라는 것이다.


학교와 인생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학교는 무엇을 배운 후에 시험을 치르는데, 인생은 시험을 치른 후에 배운다고 한다.

그런데, 그 시험의 대가가 가끔 너무 아프다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살아보니 준비 없는 시험을 많이 치루게 되고 가끔은 정말 너무 아프다.

그렇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시험을 많이 치루었다고 말을 잘하거나 원만한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조심하고 노력해야 말을 잘하고 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발렌타인 17년산 술이 있는 것처럼 사람도 몇 년산이라는 것이 있다는 내용도 공감이 되었다.

사람 중에서 나이를 많이 먹었지만 실제로 내면의 나이를 많이 먹지 못한 사람도 있다는 말에도 공감이 되었다.


"욕을 하기는 쉽습니다. 욕을 먹기는 어렵습니다. 남이 해놓은 일을 보고 단점을 조목조목 잡아내기는 쉽습니다.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실낱같은 장점 하나만 보고 시작하기는 어렵습니다.(p.53)"

회사를 다녀보고 돈을 벌어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부모가 자식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은 "언제나 넌 괜찮다. All the time you are OK"라고 한다.


상담의 기록들과 조언들이 참 쉽게 읽혀진다.

어려운 심리학 용어는 거의 없어 일상 생활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말, 마음, 사이를 어떻게 잘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읽기 편해서 참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작은 것에 행복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행복에 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주지 않는 대화법과 상처받지 않는 대화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배려와 마음을 작게 갖기만 해도 사람 관계와 사이에는 큰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책을 읽는 내내 배울 수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방법이 참 잘 설명된 책이다.

사람 관계에서 폭력은 가장 싼 수단이고, 화는 싼 수단이고, 대화는 보통 수단이고, 감동은 비싼 수단이고, 감화는 가장 비싼 수단이라고 한다.


자녀교육, 부부생활, 부모와의 관계, 자기고민 분야에 대한 많은 상담 사례들이 충분한 간접 경험과 교육을 주는 책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상담 사례를 보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그렇게 사는구나,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으면서 내가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부분이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성격은 변하지 않지만, 관리할 수는 있다고 한다.

결과보다는 원인에 집중하고, 나로 사는 것에 노려갛고, 쫓기듯 살지 않는 것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악한 일을 당한다고 한다.

이때 복수를 시도하다 더 큰 일을 당하기도 하고, 어설프게 선으로 갚으려다 사람 꼴만 우스워지기도 한다고 한다. 

악하게 행동한 사람에게 분명히 알리고, 용서나 선행은 그다음에 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그것이 어렵다는 것도 알려준다.


세상의 눈으로 나를 보는 것이 감시, 나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주시, 고요하게 나의 눈으로 나를 보는 것이 응시이다.

사람은 인생에서 감시, 주시, 응시 모두를 합격해야 기품 있는 얼굴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참 어려운 시험이다.


인생을 사는데는 살아가는 방법과 요령들이 분명 필요하다.

지혜로운 방법과 요령이 있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 수 있따.

여러 사례들 속의 사람들에 나를 투영해보면서 저자의 상담을 듣다보니 이 책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따뜻한 해석과 조언들이 가슴에 부드럽게 안착하는 기분이다.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지만 가벼운 책이고,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묵직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말과 마음 사이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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