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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티지 가족의 지루하지 않은 월요일 ㅣ 쑥쑥문고 78
조안 에이킨 지음, 유영종 옮김, 나오미양 그림 / 우리교육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오늘은 월요일 저녁이다.
현대인에게 월요일은 피하고 싶은 날 중의 하나이고, 특히 회사원에게는 주말의 여유와 달콤함을 잠시 잊고 다시 한주를 시작해야하는 월요일이 그리 반갑지가 않다.
그래서 월요병이라는 말이 있나보다.
아이들도 주말에 신나게 놀은 후 학교에 다시 가야하는 월요일이 그리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미티지 가족의 지루하지 않은 월요일' 이라는 책은 이러한 현실을 거부하는 제목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월요일이 어떻게 지루하지 않은지, 월요일에 무슨일 발생하는 것인지, 아미티지 가족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이 책을 읽기전에 초등학생인 아이가 먼저 읽었는데, 아이의 반응은 정말 재밌다는 것이어서 더 기대를 하고 읽게 되었다.
저자 조안 에이킨은 여성 작가로서 아미티지 가족을 주인공으로 50년에 걸쳐서 25편의 이야기를 썼고, 이 책에는 그 중에서 6편이 실려 있었다.
옮긴이가 영문학을 전공한 대학 교수라는 점도 조금은 특이하게 느껴졌다.
책 초반부에 등장인물이 요약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데 편리함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아무래도 외국 소설을 읽을 때 등장인물의 어려운 이름, 배경, 성격을 인지하는 것이 조금은 불편할 때가 있는데 초반부에 그림으로 잘 정리를 해주어서 좋았다.
첫번째 이야기는 '소원반지'이다.
개인적으로 첫번째 이야기가 가장 심플하면서도 재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미티지 부부가 바닷가에 신혼 여행을 가서 아미티지 부인이 구멍이 있는 조약돌을 손가락에 끼웠는데, 그 반지는 아미티지 부인이 말하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이다.
조금 황당한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동화가 가진 상상과 웃음을 잘 보여준 재미난 이야기이다.
아미티지 부부는 소원반지에게 오래오래 지루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게해주길 빌었고 실제로 그렇게 살게 된다.
물질적인 소원은 과하지 않고 소박하게 빌었고, 삶의 행복을 비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리고, 과감하게 소원반지를 우물 안으로 던져버리는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다.
마음이 여유롭고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소원반지가 있었다면 아마도 어마어마한 소원들을 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과연 그것으로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미티지 부부처럼 마음의 행복을 구한 후 소원반지를 버리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을 것이다.
두번째 이야기부터는 어드벤쳐 판타지 영화와 같은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하지만 오늘은 화요일' 이야기는 아미티지 가족에게는 월요일에만 색다른 일이 생겨야하는데 화요일에 이상한 일이 벌어진 이야기이다.
유니콘이 생기면서 겪게 되는 일화를 그렸는데 진짜 완전 영화같은 동화이다.
유니콘의 꼬리를 빗으면 금화가 마구마구 나오고, 날아가는 유니콘을 타기도 한다.
완전히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세번째 이야기는 '얼어붙은 뻐꾸기'이다.
아미티지의 아들 마크, 딸 해리엇의 사촌 아이 세라가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세라는 짖궃은 장난을 즐기는 고약한 아이라고 한다.
아미티지가 서평 칼럼에서 심하게 비난한 책의 저자 휘자드가 아미티지의 집에서 아미티지 가족을 쫓아낸다.
아미티지는 뻐꾸기로 변하고, 세라가 쏜 물총을 맞고 얼어버리게 되기도 한다.
마티, 해리엇, 세라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야기이다.
네번째 이야기는 '해리엇 생일 선물'이다.
마크가 해리엇 선물을 사러 다니면서 겪게 되는 모험이야기이다.
당돌하고 모험심 강한 마크는 버스를 잘못 타서 마녀의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마크를 오븐에 구워서 먹으려는 마녀와 작은 남자가 만든 위험에서 마크는 탈출한다.
탈출하면서 발에 걸린 물건을 해리엇의 선물로 준비하게 된다.
그런데, 마크가 가져온 선물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책을 몇 번 살펴보았는데도 그 선물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먼저 책을 읽은 우리 아이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다섯번째 이야기는 '마법정원'이다.
이 책에서 가장 판타지한 이야기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보는 듯 했다.
아미티지는 식료품 창고에 갇히고, 마크가 브렉퍼스트 브릭스 포장상자 종이로 정원 만들기 놀이를 하다가 겪게 되는 마법같은 이야기이다.
마크가 만든 종이 정원은 마법 노래를 부르면 실제 정원으로 변한다.
마법 정원에는 소피아 공주와 요한센 선생님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고, 아직도 그들은 서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정원 모형을 완성하기 위해서 브렉퍼스트 브릭스만을 주식으로 먹는 마크의 집중력도 대단했고, 마법 정원의 사랑 이야기도 참 아름다웠다.
마크 엄마의 봄맞이 대청소로 종이 정원이 사라지면서 소피아 공주와 요한센 선생님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한 것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
마지막 여섯번째 이야기는 '거울나무'이다.
거울나무는 세계 9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100년에 딱 한그루만 자라는데 완전히 크는데는 4년이 걸린다고 한다.
화려하게 햇빛을 반사하는데 열매와 나무껍질, 향기가 모든 질병을 치료해주고 마법 주문의 재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아미티지 집 옆에 새로 이사온 고약하고 사나운 퍼시가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퍼시는 자기 나무라고 주장하는 나무에 고양이 윌러스가 자꾸 올라가자 아미티지 가족들과 다투게 되면서 윌러스를 늑대로 변하게 한다.
마크와 해리엇이 늑대로 변한 윌러스를 다시 고양이로 과정에서 마법 정원이 다시 등장하고, 퍼시의 과거 이력이 노출되고, 요한센 선생님이 소피아 공주와의 사랑을 찾아 떠나게 된다.
가장 마지막 이야기답게 앞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모두 집대성한 느낌을 주었다.
마치 뮤지컬에서 마지막 장면에 모든 배우들이 나와서 연기를 하는 것 같은 구성이었다.
책 마지막 부분에 '조안 에이킨의 아미티지 가족 이야기' 부분에서 저자의 삶이 정리되어 있다.
저자에 대한 전기문처럼 잘 정리 되어 있고 저자가 어떻게 살았고 어떤 영향을 받고 살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가 아미티지 가족 이야기를 어떻게 저술해왔는지 그 이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저자는 어린이에게는 강한 정신력이 있기 때문에 소설에서 불행과 역경을 다루면서 결말에는 희망과 행복을 보여준다면 이러한 소설은 어린이가 실제 사건을 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이러한 철학을 생각해보니 이 책에 나온 여섯편의 이야기는 어린이에게 불행과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모험심과 용기를 증대시켜주면서 해피엔딩의 메세지를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법과 모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아이들이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그 결말이 항상 해피엔딩이어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우리 아이도 책을 펼치자마자 혼자 웃으면서 순식간에 책을 다 읽었다.
내가 읽은 후 아이가 제대로 읽었는지 몇 가지 퀴즈를 내보았는데 모두 정답을 말하였다.
요즘 어린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할 정도의 높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재미있게 읽고 상상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