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협력의 유전자 - 협력과 배신, 그리고 진화에 관한 모든 이야기
니컬라 라이하니 지음, 김정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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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유전자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을 ‘유전자 관점gene’s eye view에서 본다’라고 말한다. 이 용어를 지지한 가장 유명한 이는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다. 유전자는 정말 이기적이다. 하지만 꽤 많은 의미가 담긴 이 말이 실제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는 것이 좋겠다 - <협력의 유전자> 중에서

유전자를 이기적이라고 묘사한다고 해서 이기적 인간의 특징으로 여겨지는 부도덕, 교활함, 고약함 같은 특성이 유전자에 포함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사악하기 그지없는 개체의 몸에만 존재하는 이기적 특성과 관련한 유전자를 가리키는 말도 아니다. 우리 몸에 있는 유전자 약 2만 5,000개 모두를 ‘이기적’ 유전자로, 조금 부드럽게 말하자면 ‘자기중심적’ 유전자로 묘사할 수 있다. 이는 유전자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관심사’*가 있다는 뜻이다. 이들의 관심사란 바로 다음 세대에서 반드시 발현하는 것이다. - <협력의 유전자> 중에서

인간 사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1910년에 미국 가정을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없는 부부는 오목눈이가 그렇듯 친척을 더 많이 도왔다.11 하지만 동시에 모든 친척이 똑같이 가치 있지는 않다는 논리 그대로, 나이 든 부모보다는 조카들을 더 많이 보살폈다. 근연도를 따지면 부모가 더 가치 있겠지만 앞으로 얻을 적합도 이익을 따지면 늙은 부모는 진화적으로 가치가 없다. 달리 말해 부모 대신 어린 조카를 도울 때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 <협력의 유전자> 중에서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구성 요건을 다시 짚어보자. 여러 부분이 모여 새로운 개체로 결합하려면 모든 부분의 이해관계가 거의 영원히, 또 완전하게 들어맞아야 한다 - <협력의 유전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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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 몸 연대기 - 유인원에서 도시인까지, 몸과 문명의 진화 이야기
대니얼 리버먼 지음, 김명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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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심장병이 매우 흔한 이유는 2형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신체 활동 부족, 나쁜 식생활, 비만 등의 새로운 환경조건 때문이다. 게다가 심장병의 경우 음주, 흡연, 스트레스 같은 새로운 위험 인자들도 추가된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신체 활동은 심혈관계가 제대로 성장하고 기능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유산소 운동은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간과 근육을 포함한 온몸에서 지방이 저장되고 분비되고 연소되는 것을 조절한다. 일주일에 25킬로미터 걷기 같은 적당한 운동만으로도 HDL 수치를 크게 높이고 혈중 트라이글리세라이드의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에서 일관되게 밝혀졌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인간은 일생 동안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진화한 존재다. 따라서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면 우리는 죽상동맥경화증을 포함해 다양한 병에 걸릴 수밖에 없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운동이 몸의 보약이라면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다. 독서는 우리 삶의 일부라서 우리는 글자를 읽기 위해 몸이 무슨 일을 하는지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설령 "나는 일부만 깊게 읽는다."24라고 말한 새뮤얼 골드윈Samuel Goldwyn처럼 이 책을 읽고 있다 해도, 당신은 눈에서 팔 길이만큼 떨어진 지점에 잇따라 늘어선 흑색과 백색 점들을 장시간 응시해야 한다. 당신의 눈은 이 단어에서 저 단어로 휙휙 넘어가면서 해당 지면에 매우 집중한다. 나는 진정으로 훌륭한 책에 몰입할 때면 내 몸과 주변 세계를 몇 시간이나 까맣게 잊는다. 하지만 글 같은 것을 얼굴 가까이에 놓고 몇 시간이나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다. 약 6,000년 전에 쓰기가 처음 발명되었고, 15세기에 인쇄술이 등장했으며, 19세기 들어서야 독서가 평범한 일이 되었다. 오늘날의 선진국 사람들은 모니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근시에 대해 아직도 알아야 할 것이 많지만, 왜 어떻게 해서 사람들이 근시가 되며 어떻게 그들을 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우리는 역진화의 몇 가지 전형적인 특징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수많은 진화적 불일치와 마찬가지로 근시는 부모가 자식에게 비다윈주의적non-Darwinian 방식으로 자기도 모르게 전달한다. 특정 유전자들이 어린이들을 근시로 만들기도 하지만, 부모가 자식에게 전달하는 근시 유발 요인은 환경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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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 몸 연대기 - 유인원에서 도시인까지, 몸과 문명의 진화 이야기
대니얼 리버먼 지음, 김명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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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 몸의 전체적인 상태를 보면, 미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새로운 역설에 직면해 있다. 한편으로 보면 산업혁명 이후 사람들이 더 부유해지고 공공 보건, 위생 시설, 교육이 눈부시게 발전한 덕분에 무엇보다도 선진국에서 수십억 명의 건강이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사실 19세기 전에는 건강을 지키려면 잘 씻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없었다. 1840년대에 헝가리의 이그나즈 제멜바이스Ignaz Semmelweis와 미국의 올리버 웬들 홈스Oliver Wendell Holmes 경이 의사와 간호사가 손만 잘 씻어도 산욕열 발생률을 급감시킬 수 있다고 제안했을 때 사람들은 그들을 비웃었다. 다행히 파스퇴르가 미생물을 발견하고 기본적인 위생이 목숨을 구한다는 증거가 축적되면서 이러한 회의적인 시선은 결국 거두어졌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왜 예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살이 찌고 있는지에 대한 가장 널리 인정받는 설명은 예전보다 더 먹고 덜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설명이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8장에서 말했듯이, 지난 몇십 년간 식품의 산업화로 1인분의 크기는 커졌고 식품의 칼로리는 높아졌다. 노동을 덜어주는 기계와 자동차의 보급 같은 산업적 ‘진보’에 더해,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 같은 생활의 변화는 사람들을 덜 움직이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에너지를 얼마나 더 섭취하고 얼마나 덜 소비하는지를 계산해보면, 잉여 에너지가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 말인즉슨, 사람들의 몸에 지방이 더 많이 축적되고 있다는 뜻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인슐린은 혈류 속 지방(트라이글리세라이드)이 지방세포로 흡수되게 하는 동시에, 지방세포가 트라이글리세라이드를 다시 혈류로 내보내지 못하게 한다.27 따라서 인슐린은 지방이 탄수화물에서 오든 지방에서 오든 관계없이 우리를 살찌게 만든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하지만 그 밖에도 비만을 촉진하는 인자들은 많다. 그중 두 가지가 당과 관계가 있는데, 하나는 음식물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속도다. 그에 따라 인슐린 생산 속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간접적인 것으로, 과당 섭취량과 과당이 간에 도달하는 속도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한마디로, 빠르게 소화되는 포도당이 많이 든 음식은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하고 더 빨리 허기지게 만든다. 단백질과 지방에서 열량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은 당과 녹말 식품에서 주로 열량을 섭취하는 사람보다 더 오랜 시간 배가 고프지 않고, 따라서 전반적으로 적은 양의 음식을 먹는다.30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는 덜 가공된 식품이 허기를 덜 느끼게 하는 것은 그러한 음식이 위에 더 오래 머물면서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31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스트레스’라는 말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지만, 스트레스는 원래 위험한 상황에서 우리를 구해주고 우리가 필요한 순간에 저장된 에너지를 꺼내게 만드는 오래된 적응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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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 몸 연대기 - 유인원에서 도시인까지, 몸과 문명의 진화 이야기
대니얼 리버먼 지음, 김명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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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키의 변화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잘 먹는지, 질병 등의 스트레스에 얼마나 시달리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인간의 키에 대한 분석들을 보면, 초기에는 세계 전체는 아니더라도 많은 지역에서 농업이 인간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하지만 다른 것들은 해결책이라기보다 불일치 질환의 증상만을 치료해주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그러한 미봉책들은 불일치 질환의 원인은 그냥 두고 증상만을 해결해 때때로 질환을 존속시키거나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현상을 ‘역진화’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다루기에 앞서, 우리 몸의 역사에 또 다른 장을 열어젖힌 ‘산업 시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현재 우리 몸의 전체적인 상태를 보면, 미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새로운 역설에 직면해 있다. 한편으로 보면 산업혁명 이후 사람들이 더 부유해지고 공공 보건, 위생 시설, 교육이 눈부시게 발전한 덕분에 무엇보다도 선진국에서 수십억 명의 건강이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우리 몸은 몇 세대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문제와 마주했다. 오늘날 우리는 2형 당뇨병, 심장병, 골다공증, 결장암 같은 새로운 불일치 질환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다. 이 질병들은 농업 시대를 포함해 대부분의 인류 진화사에서 존재하지 않았거나 극히 드물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산업혁명은 자본주의, 의학, 공공 보건과 함께 우리 몸이 성장하고 기능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지난 몇백 년 사이의 중요한 사회적, 기술적 변화들이 농업 시대에 발생한 수많은 불일치 질환을 어떻게 완화하고 해결했으며, 그와 동시에 새로운 불일치 질환을 어떻게 유발했을까?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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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우리 몸 연대기 - 유인원에서 도시인까지, 몸과 문명의 진화 이야기
대니얼 리버먼 지음, 김명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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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치 질환을 구별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질병을 직접 유발하거나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인자들을 정확하게 집어낼 만큼 우리가 잘 아는 질병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폐증은 과거에는 드물었지만 최근에 흔해지고 있으며(진단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불일치 질환으로 볼 수 있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요즘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먹지 않는 사람들에서조차 괴혈병이 드문 이유는 가공식품에 비타민 C를 첨가하는 방법으로 이 병을 쉽게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충치는 괴혈병처럼 인과관계가 잘 밝혀진 불일치 질환이지만 아직도 기승을 떨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충치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우리는 문화적 진화를 통해 사후에 충치를 치료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치과의사는 충치를 갈아내고 그곳을 충전재로 때운다. 그뿐 아니라 우리는 충치가 더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몇 가지 효과적인 방법들도 알아냈다. 오늘날 우리는 이를 닦고, 치실을 사용하고, 치아의 홈을 메우고, 매년 한두 번씩 치과에서 가서 치석을 제거한다. 이러한 조치가 없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충치로 고생했을 것이다. 물론 충치를 정말로 예방하고 싶다면 당과 녹말의 섭취를 대폭 줄여야 한다. 하지만 농업을 시작한 뒤로 전 세계 사람들 대부분이 필요 에너지를 곡물에 의존하고 있어서, 그런 식생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충치는 값싼 에너지를 얻는 대가인 셈이다. 대부분의 부모처럼 나도 딸이 충치를 일으키는 음식을 먹어도 말리지 않고, 그 대신 양치질을 시키고 치과에 데려간다. 이 자리를 빌려 딸에게 용서를 구한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고혈압은 비만을 야기하는 고칼로리 식단, 염분 과다 섭취, 신체 활동 부족, 지나친 음주로 인한 것이다. 고혈압 치료제가 많이 나와 있지만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다. 정답은 옛날의 건강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이다.34 유병률을 줄이는 방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질병을 야기하는 환경 인자들을 고스란히 후대에 전달한다는 점에서 고혈압도 충치처럼 역진화의 사례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그런 불일치 질환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째, 그것들은 원인을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어려운 비감염성 만성질환이라는 것이다 - <우리 몸 연대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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